[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할 말이 없다. 내일 열심히 해서 연패를 끊도록 하겠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장기 연패에 빠진 사령탑이 경기 후 밝히는 소감에는 별 차이가 없다.
LA 에인절스가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올시즌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이다. 에인절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끝에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내리 6경기를 패한 에인절스는 56승57패를 마크, 지난달 18일(47승48패) 이후 20일 만에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졌다.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4위인 에인절스는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승차가 7경기로 벌어졌다. 에인절스가 따라잡아야 할 타깃인 토론토는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를 13대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공교롭게도 지난 2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6경기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에인절스는 7월 말 시카고 화이트삭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셋업맨 레이날도 로페즈, 1루수 CJ 크론과 외야수 랜달 그리칙 등 굵직한 선수들을 보강했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 3연속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2승8패로 급전직하했다. 또다른 와일드카드 경쟁팀인 시애틀에, 그것도 홈에서 4연전 스윕을 당했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토론토의 승률(0.558)을 플레이오프 진출 커트라인이라고 보면, 에인절스는 남은 49경기에서 34승, 즉 0.694의 승률을 거둬야 한다. 5할 승률도 버거운 팀이 곧바로 7할에 가까운 승률을 올린다는 건 기적이다.
6연패 동안 에인절스는 팀 타율 0.213, 팀 OPS 0.606, 평균 득점 3.33점, 팀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 득점은 AL 12위,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11위다. 투타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후 "내일 일어나서 운동장에 나와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는 걸 안다. 우리를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에서)제외시켰다는 것도 안다. 좋다. 우리는 26명의 선수들가 스태프가 있다. 그들도 우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안다. 우리 앞에 뭐가 있는지도 안다"고 밝혔다. 별로 할 말이 없다는 메시지다.
오타니 쇼헤이를 붙잡아 두면서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을야구를 꿈꿨던 에인절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한 셈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에 실패하고 시즌 후 오타니를 놓친디면 에인절스는 팀 개편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일 수밖에 없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은 걸 후회할 것이다. 아마추어 드래프트 픽으로 뽑은 선수를 빅리거로 키우는 게 다른 팀 유망주를 받아 육성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FA 시장에서 오타니를 빼앗기고 내년 드래프트 지명권 1장을 받느니 이번에 다수의 유망주들을 확보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플레이오프 희망이 사그라들수록 오타니의 이적 의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이날 4타수 1안타 1득점 2삼진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이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려 오타니를 1개차로 바짝 추격했다. 가을야구 꿈이 멀어지면서 홈런 타이틀도 빼앗길 수 있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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