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역대급 결말이다. '용두용미'라기도 그러하고 '용두사미'라고 하기에도 그러하다.
해피엔딩인가 새드엔딩인가. 결론마저도 기괴하고, 막장에 파격이다.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아씨 두리안'은 조선시대 양반집의 두 여인이 시간 여행을 통해 2023년 현재의 남자들과 얽히게 되는 판타지 멜로드라마이다.
방송 초반부터 고부간 동성애 코드로 파란을 일으키더니 끝까지 상식을 뛰어넘는 전개와 반전으로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49금 수준의 설정과 대사가 이어진 것은 기본. 뒷목 잡게 하면서 어느새 빠져들게 하고, 배꼽잡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감정에 완벽 이입돼서 눈물짓게 한 임성한. 절로 엄지손가락을 높이 치켜들게 되는 그녀의 필력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막강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16회 내내 화려하게 펼쳐진 상상초월 막장 퍼레이드 속, 시청자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일까. 최명길과 30살 연하 곽민호의 사랑에 이야기가 집중되니 정작 나머지 인물들의 앞뒤 서사가 '지나치게' 생략됐다. 휘몰아치듯 16회가 끝나고 나니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한두개가 아니다.
하기에 벌써부터 시즌2 만들어달라는 소리가 높다. 남겨진 사연들, 엔딩 이후가 더 궁금해지는 3가지 포인트를 뽑아봤다.
주남까지 왜 덩달아서 조선시대로? …'주남 생환기 나올까'
이날 방송에서 두리안(박주미) 김소저(이다연)의 정체를 알게 된 단씨 집안은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전생을 보게 된 가정부가 단등명(유정후)에게 "전생에 소저가 각시였다. 아주 그림 같은 신랑 신부였다"고 말하고, 단치정(지영산)에게는 "두리안과 부부였다"고 과거 인연을 폭로한 것. 이미 자신이 두리안과 연모하는 사이였고, 단등명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있는 단치감은 깊은 갈등 속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숨겼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단치정은 두리안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섰고, 결국 괴로운 상황 속 두리안은 조선시대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이 왔던 별장 연못으로 향하는데, 이 시간 헌팅을 하러 왔던 주남(곽민호)이 이 상황을 목격했다. 또 하필 그때 백도이가 선물해준 선글라스 알이 연못에 빠지고, '사랑꾼' 주남은 안경 알을 찾기 위해 연못으로 들어가는 순간 조선시대로 넘어가게 됐다. 마침 이때 별장을 찾았던 단치감(김민준)도 이들과 함께 했다.
이에 졸지에 사랑하는 두 남자를 잃게 된 백도이는 치매에 걸려 여생을 보내게 되는데, 시청자들은 주남의 갑작스런 '조선행'에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 "백도이에게 벌을 주기 위해 주남을 조선시대로 보낸 건가. 주남 개인에겐 너무 야속한 설정" "주남의 죄라면 30살 연상 성형미인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한 것밖에 없는데…" "갑자기 조선시대 떨어진 주남, 어떻게 하고 있을까"라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사랑꾼' 주남의 생환기를 꼭 보고 싶다는 반응 또한 이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져버린 뒤 이은성-윤세미, 그리고 오이지
단치감과 두리안이 갑자기 사라진 뒤 이은성(한다감)과 윤세미의 애프터 스토리 또한 시즌 2를 기다리게 하는 이유 중 하나.
둘째 며느리 이은성은 두리안에게 씨받이를 권했을 정도로 남편 단치감에게 애정이 지나치다 못해 집착을 보여왔던 인물.
13일 방송에서 이은성은 "다 같이 득 되는 방향이 뭘까 생각해 봤다. 난 아이 문제 완전 포기했었다. 근데 두리안 보면서 바뀌었다. 낳을 생각 없냐. 우리 그이 애. 평생 풍족히 누리고 살 수 있다. 부모님 미국 가시면서 물려주신 한국 재산 꽤 된다. 생각해 보라. 우리 그이 너무 안됐지 않냐. 누구보다 속정 깊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라 나 내치지도 않고 데리고 살아준다. 두리안도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라고까지 했다.
이런 이은성이 갑자기 두리안과 단치감이 동시에 없어진 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했음을 알 리도 없고 아마 정신줄 놓는 상황이 벌어졌을 테다.
황당하다못해 기절할 상황은 큰 며느리 윤세미도 마찬가지다. 시어머니를 사랑한 윤세미는 연적이 바로 자신의 사촌 주남이라는 사실에 이미 한차례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한술 더 떠 주남이 시어머니 백도이를 실성하게 만들었으니, 미치다 못해 팔짝 뛸 지경이었을 것. 여기에 이렇게 지독한 인연이라면 윤세미 또한 전생에 무언가 사연이 있을 듯하기에, 다뤄지지 않은 '비포&애프터' 스토리에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개 같지 않은 눈빛을 한 은성의 애견 '오이지' 또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 중 하나. 무언가 다 알고 있다는 듯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은성이 종종 사람을 표현하듯 오이지에 대해 묘사를 해왔기 때문이다. 오이지 마저도 기상천외 전생에서 주인공들과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물음표를 남긴다.
전생의 사랑을 이룬 단치감-두리안 어찌 살았을까? 다시 일식이 오면 현대사회로 타임슬립하나요?
우여곡절 끝에 두리안과 김소저는 사랑을 이뤘다.
현대사회에 남은 김소저는 여우주연상까지 받으며 단등명과 사이에 애를 낳는 등 일과 사랑을 모두 성취한 '위너 중 위너'가 됐다.
두리안 또한 전생의 돌쇠, 현생의 단치감과 함께 다시 조선시대로 돌아가 야반도주를 했으니 못다했던 사랑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두리안이 단치감과 사랑의 도피를 떠난 사실은 아주 짧게 암시된다. 하룻밤을 보낸 이들의 방문이 열리고, 짐 보따리가 얼핏 보인 것이 전부. 다음날 시어머니 백도이가 이 사실을 확인하긴 하나, 두리안과 단치감이 함께 하는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지는 않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즌 2를 만들어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리안과 단치감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당차고 현명한 두리안이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또 일식이 오면 타임슬립 방법을 알게 된 이들이 다시 현대로 넘어올 수도 있지 않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같은 곳에서 일식이 일어나려면 300년을 기다려야한다지만, 이미 드라마에서 과학적 개연성은 가볍게 건너뛰었기에, 이같은 시청자들의 즐거운 상상은 얼마든지 가능해보인다. 또 임성한이 전작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배우 교체에도 불구하고 능수능란하게 시즌 3까지 이야기를 이끌어간 바 있기에, '아씨 두리안' 또한 시즌제로 만들어지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8월 13일 방송된 TV조선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 16회는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시청률 7.114%, 8.103%를 기록했다. 이는 15회가 기록했던 기존 자체 최고 시청률 7.389%를 넘어선 수치로, 화려한 성적표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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