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하나가 전부가 될 수 없는 야구. 그러나 때로는 하나가 전부를 이끄는 힘이 될 때도 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34)이 그렇다. FA로 KIA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한 데 이어, 올해는 부상 악재를 딛고 돌아와 팀 리더 역할까지 막힘 없이 소화하면서 가치를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19일까지 나성범의 정규시즌 기록은 36경기 타율 3할3푼8리(139타수 47안타) 10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 왼쪽 종아리 미세 파열로 개막 후 두 달 넘게 재활에 매달렸던 그는 뒤늦은 출발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월 한 달간 타율은 무려 3할9푼3리에 달한다. 뒤늦은 출발에도 중심 타자로 제 몫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의 나성범은 단순히 기록 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팀 안팎에 끼치는 영향력 탓이다.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3회말 선발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구자욱에 만루포를 얻어맞으면서 리드를 내준 KIA는 4회초 1점을 만회했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재차 실점했다. 5회초 공격이 무산되면서 추격 동력도 사라지는 듯 했다. 5회말 수비 후 그라운드 정비 시간. 찰나의 순간 나성범이 동료들을 불러 모았다. "우린 약하지 않다. 강하다. 할 수 있다. 1점씩 따라가보자." 2-5로 뒤지던 7회초 대타로 나서 투런포로 쏘아 올리며 역전 교두보를 만들었던 이우성은 나성범의 이 연설을 두고 "(후반 집중력을 높이는 데) 팀원 모두에게 좋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하루 전 삼성에 10점차 대패로 가뜩이나 처진 분위기 속에 추격 동력을 잃을 수도 있었던 상황. 동갑내기인 주장 김선빈 홀로 짊어질 수 없는 짐, 팀 중심 타자이자 베테랑으로 힘을 보태고자 하는 마음은 깊은 울림을 만들었다.
나성범은 KBO리그 데뷔 이후 실력 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생활로 사랑 받아왔다. KIA에서도 이런 모습으로 후배들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개막 직후 왼쪽 중족골 골절로 나성범과 함께 일본에서 치료 받기도 했던 김도영은 재활 기간 루틴부터 개인 운동 방법까지 습득하면서 2년차인 올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6월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최원준도 일명 '나스쿨' 수강생으로 지목되기도. 피나는 노력으로 습득한 노하우임에도 나성범은 "후배들에게 언제든 전수해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IA는 나성범을 잡기 위해 당시 FA 역대 최고액 타이인 6년 총액 15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한 명이자 FA 최대어였던 만큼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었고, 입단 첫 해부터 가을야구행에 일조하는 중심 타자로 그 역할을 다하면서 효과를 증명했다. 올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팀 안팎에서 드러나는 '나스타 효과'는 KIA의 투자가 옮았음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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