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도 믿기지 않아요."
김건희(19·키움 히어로즈)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이 가장 먼저 이름을 부른 선수다. 1라운드(전체 6순위)로 입단한 그는 고교시절부터 남다른 '힘'을 자랑했다.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투수와 타자 모두 가능했다는 것. 투수로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0㎞ 중·후반이 나왔고, 구속 이상의 묵직함이 있다는 평가였다. 타자로서는 중장거리 타구 생산이 가능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키움은 일단 투·타 모두 가능성을 보기로 했다. 시즌에 들어와서도 둘 다 해보는 것으로 결정. 그러나 프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군에서 투수로는 3경기에 나와 2이닝 5실점을 했고,타자로는 9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서 키움은 전반적인 육성 가닥을 타자로 잡았다. 그러나 일단 올 시즌 퓨처스에서는 투수로 1이닝씩 던지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도록 했다.
27일 '타자 김건희'의 진가가 나왔다.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퓨처스와의 경기.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건희는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후 볼넷도 하나 골라낸 뒤 뜬공과 삼진, 두 번? 안타를 쳤다.
8-11로 지고 있던 9회말. 고양 히어로즈(키움 퓨처스팀)는 11-11로 동점을 만든 뒤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타석에 선 김건희는 한화 류희운의 2구 째를 받아쳤고, 타구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 됐다. 끝내기 만루 홈런. 김건희의 프로 데뷔 첫 아치였다.
경기를 마친 뒤 김건희는 "9회말에 김태완 코치님께서 누가 타석에 들어가든 자기가 경기를 끝내겠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타석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내가 경기를 끝내자고 생각했다. 끝내기 찬스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기회가 와서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초구에 슬라이더가 들어와 다음 공은 직구를 던질 거라고 생각했다. 헛스윙이 되더라도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려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끝내기 안타는 많이 봤지만 끝내기 홈런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는데 끝내기 홈런을 쳤다는게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고 끝내기 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끝내기 홈런은 김건희의 또 한 번의 성장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김건희는 "김태완 코치님께서 타격할 때 손목 사용을 신경써보라고 조언해주셨다. 코치님 말씀대로 하니 내 스윙이 나오는 느낌이라 새로웠다"고 말했다.
김건희는 "타석에서는 투수와 싸우려 하니 집중도 더 잘된다. 타석에서든, 마운드에서든 나만의 루틴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남은 시즌 각오를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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