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충청권 축구 맹주'가 불과 6개월만에 바뀌었다. 이제는 '청주가 대장'이다.
K리그2에서 은근히, 때로는 대놓고 이어져 왔던 충청 지역 연고 팀간의 자존심 대결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듯 하다. K리그1으로 승격한 대전 하나시티즌을 빼고, 현재 K리그2에 남아있는 충청 지역 연고구단은 총 3군데인데, 이 중에서 충북 청주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나머지 두 구단을 따돌렸다.
남은 시즌 역전이 거의 쉽지 않아보인다. 기존의 '맹주'격이던 충남아산FC도 승점 10점 차이로 뒤쳐진 상태. 적어도 올 시즌 K리그2의 '충청권 맹주' 타이틀은 청주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K리그2 신입생'임에도 충북 청주는 확실한 팀 컬러를 앞세워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원래 K리그2의 터줏대감인 충남아산이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고 있었다. 충남아산은 전신인 아산무궁화 시절에는 K리그2 우승(2018)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때 원래는 1부리그로 자동 승격해야 했지만, 팀의 모태격인 경찰청의 의경제도 폐지로 인해 팀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던 때라 2위인 성남 FC에게 승격권을 양보했다. 결국 아산 무궁화는 2019시즌을 끝으로 해체됐지만, 이후 2020시즌부터 충남아산FC로 재창단 해 K리그2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충북청주와 천안시티FC가 새롭게 K리그2에 참여하며 묘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맏형' 격인 충남아산은 애써 '아우들'과의 비교를 사양했지만, 충북청주와 천안FC는 충남아산을 '넘어야 할 벽'으로 삼았다. 또한 두 팀끼리는 '창단 동기'라며 개막 전부터 라이벌 의식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여전히 외부의 평가는 충남아산의 우위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런데 개막 이후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개막전에서 충북청주가 서울 이랜드를 3대2로 꺾으며 돌풍을 예고한 것. 천안은 예상대로 리그 최하위로 밀려나며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지만, 충북청주는 충남아산과 훌륭한 라이벌 관계를 만들었다.
3월 초반 상승곡선을 그리던 충북청주는 4월을 기점으로 리그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때 충남아산이 다시 비상하며 중위권을 확보하면서 '충청축구 맏형'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하지만 6월 초부터 반전의 서막이 열렸다. 충북청주가 '지지 않는 팀'으로 변신한 것이다.
충북청주는 지난 5월 27일 경남FC와의 15라운드(0대2 패)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K리그2 신기록이다. 지난 2일에는 '리그 1위' 김천 상무를 상대로도 끈질긴 수비 투혼을 보여주며 무승부를 달성했다. 최윤겸 감독의 수비전술이 나날이 빛을 발하고 있다. 13경기 무패(7승6무) 기간 동안 무려 승점을 27점이나 쌓으면서 현재 리그 7위다. 반면 충남아산은 득점력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현재 리그 10위로 내려앉았다.
'불패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충북청주가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창단 첫 해 승격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위 경남FC, 6위 FC안양과의 격차가 불과 5점, 2점이다. 역전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는 차이다. 과연 '새로운 충청대장' 타이틀을 획득한 충북청주가 창단 첫해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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