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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BIFF] "슈퍼히어로보다 스크린히어로"…제28회 BIFF, 故윤정희 추모→주윤발 수상으로 포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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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운영위원장 직제 신설을 둘러싼 잡음부터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까지 많은 내홍을 겪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힘겨운 항해를 시작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본격적인 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 영화의 발상지인 부산에서 4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펼쳐지는 올해 부산영화제는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을 통해 공식 초청작 69개국 209편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더해 총 269편을 선보이게 됐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출발을 알리는 개막작은 한국의 장건재 감독 신작 '한국이 싫어서'며 폐막작은 중국의 닝하오 감독 신작 '영화의 황제'로 닫는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 축제 부산영화제는 해외 스타들 외에도 국내 최고의 스타들도 개막식에 대거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개막식에는 호스트 송강호를 주축으로 배우 정준호, 윤시윤, 권소현, 김재화, 기주봉, 하윤경, 임세미, 예지원, 한예리, 전소니, 이유영, 진서연, 이레,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박성웅, 김준한, 이솜, 안재홍,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 유지태, 이준혁, 김소진, 홍석천,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 전종서, 김지훈, 한효주, 조진웅, 차승원, 오승훈,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 이주영, 김규리, 유태오, 판빙빙, 주윤발, 존 조 등과 정지영 감독, 박흥식 감독, 민병훈 감독, 민용근 감독, 이창동 감독, 강제규 감독, 필감성 감독, 이충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와이 šœ지 감독, 정이삭 감독 등 국내·외 스타, 거장이 대거 참석했다.

부산영화제는 여러 잡음으로 사퇴한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전 이사장이 부재한 부산영화제는 공석인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을 대신해 배우 송강호가 영화제 호스트로 게스트를 맞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또한 사회를 맡은 박은빈 역시 함께 사회를 맡기로 한 이제훈이 예상치 못한 허혈성 대장염을 진단받고 응급 수술을 받으면서 영화제 최초 여성 단독 사회를 맡게 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은빈은 "부산영화제 첫 단독 사회를 맡아 떨리기도 하지만 이제훈 오빠의 응원과 여기 계신 여러분의 뜨거운 에너지를 받아 부산영화제를 힘차게 진행해 보겠다"며 "부산영화제는 분명 수많은 아시아 영화에 기회를 주고 용기를 주는 곳이다. 열흘간 좋은 작품을 만나고 수많은 영화인을 만날 생각하니 무척이나 설렌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은빈의 개막식 선언과 함께 고(故) 윤정희의 추모 영상이 이어졌다. 윤정희의 인생작과 수상 장면 위로 딸 백진희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더해지면서 모두의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만들었다. 이후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하게 된 윤정희. 딸 백진희와 고인의 남편인 백건우 피아니스트,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이 함께 무대 위로 올랐다.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 선생은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별이었다. 10대 때부터 내 마음의 별이었던 윤정희와 '시'를 찍었던 순간은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상을 딸 백진희에게 준 것도 너무 영광이다. 10여년의 시간 동안 백진희가 지극한 정성으로 엄마를 돌봤는지 안다. 또 하지 말아야 할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안다. 백진희와 하늘의 별이 된 윤정희에게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추억했다.

백진희는 "이 자리에 초대해 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어렸을 때 제1회 부산영화제를 부모님과 함께 축하하며 행복해했던 일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여러분은 변함없이 윤정희를 사랑해 줬다. 어머니가 지난 십여 년은 중병과 싸워야 했지만 '시'와 여러분의 사랑이 어머니를 행복하게 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을 위해 무대 위로 올랐다. 송강호는 "이 자리에서 이분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호명할 수 있어 너무 영광이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영화인이나 수많은 영화 팬에게 잊혀지지 않는 마음속 우상이다. 슈퍼히어로가 아닌 스크린의 히어로다. 영화계 큰 형님이자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영화인이다"며 주윤발을 소개했다.

주윤발은 "배우 일을 시작한 게 1973년인데 올해 딱 50년이 됐다. 50년은 확실히 긴 세월이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면 어제 같기도 하다. 홍콩 방송국에 감사하다. 내가 배우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줬다. 홍콩 영화계도 감사하다. 내가 먼 곳까지 갈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나의 아내도 감사하다. 내가 걱정 없이 앞만 보고 연기할 수 있게 도와줬다. 의미 깊은 상을 주셔서 부산영화제에도 고맙다. 한국 팬도 감사하다. 긴 시간동안 사랑과 응원을 줬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건승을 빈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주윤발은 자신의 수상 소감을 끝낸 뒤 통역가는 물론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참석한 관중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주윤발은 한국어로 "기쁘다.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외치며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