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무려 5년을 기다린 대회였다. 태극전사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메달을 향해 도전했다. 누군가는 굵은 땀방울의 결실을 맺었다. 반면, 어설픈 행동으로 웃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T1)은 5년 전 아쉬움을 금메달로 털어냈다.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시범종목이었다. 이상혁은 당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이상혁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면서 그 첫 발자취에 금메달을 한국의 이름으로 딱 남기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3년 뒤 다음 아시안게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가서 좋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근대5종 간판'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환호했다. 그는 첫날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10위에 그치며 주춤했다. 하지만 승마에서 순위를 5위까지 끌어 올렸다. 수영, 레이저 런(사격+육상)에서 역전 우승하며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그는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정상에 서며 대회 첫 한국 선수 2관왕을 차지했다.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해피엔딩'으로 끝낸 태극전사도 있다. 여자 에페의 최인정(계룡시청)은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남자 플뢰레의 허준(광주시청)도 단체전에서 한국의 2연패를 합작한 뒤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육상 '베테랑' 김국영(광주광역시청)도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 한국 타이기록을 남겼다. 동메달을 목에 건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게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게 조금 더 슬펐던 것 같다. (아시안게임)첫 메달 아닌가. 신기록은 수없이 세워봤지만 어떻게 보면 진짜 스타디움에서 태극기 휘날린 게 처음이라 정말 좋은 것 같다"며 웃으며 떠났다.
여자농구의 김단비(아산 우리은행)와 이경은(인천 신한은행)도 후배들의 뜨거운 박수 속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이경은은 "아쉬운 것도 있지만 유종의 미를 잘 거둬서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단비는 "다음에는 동메달 아닌 금메달 딸 수 있는 여자농구가 됐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반면 '테니스 스타' 권순우(당진시청)는 이번 대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탈락한 뒤 비매너 행동을 했다. 라켓을 거세게 내리치며 분풀이했다. 상대 선수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의 악수를 받지 않은 채 짐 정리만 했다. 결국 그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이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롤러스케이트의 정철원(안동시청)도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는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3000m 계주에 출전했다. 마지막 바퀴 때 결승선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다 대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정철원이 금메달을 예감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 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내밀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한국은 눈앞에 있던 금메달을 놓쳤다. 결국 정철원은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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