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여자축구가 '미지의 땅' 올림픽을 향해 출격한다. 막강 카드는 '막내' 케이시 유진 페어(16)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2024년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을 펼친다. '벨호'는 16일 파주NFC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12팀이 4팀씩 3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위 세 팀,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팀 등 총 네 팀이 최종예선 티켓을 얻는다. 아시아에선 두 팀이 올림픽 본선에 나선다. 한국은 태국(26일)-북한(29일)-중국(11월 1일)과 B조에서 격돌한다.
한국 여자축구는 올림픽 무대와 지독히도 인연이 없었다. 여자축구는 1996년 애틀랜타대회부터 정식 채택됐다. 한국은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1년 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플레이오프에서 중국에 패해 진출권을 놓쳤다.
이번에도 상황은 좋지 않다. '죽음의 조'에 속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7무29패로 크게 밀린다. 2015년 8월 EAFF 여자 동아시안컵 본선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단 한 번도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북한을 상대로도 1승3무16패로 열세다. 2005년 8월 여자 동아시아연맹컵 본선에서 딱 한 번 승리를 맛봤다.
분위기 자체도 좋지 않다. 한국은 지난 7월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다. 당시 한국은 8강 진출을 목표로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무2패, 일찌감치 탈락했다. 그나마 '최강'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위안이었다. '벨호'는 9월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오열했다. 미얀마(3대0)-필리핀(5대1)-홍콩(5대0)을 잡고 토너먼트에 올랐다. 하지만 녹아웃 스테이지 첫 판에서 북한에 1대4로 완패했다. 퇴장 변수, 판정 논란 등 각종 얼룩 속 고개를 떨궜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1998년 방콕대회 5위 이후 25년 만의 일이었다.
벨 감독은 최악의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최정예 멤버'를 불러 들였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2007년생 페어의 합류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깜짝 출격했다. 만 16세26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 투입돼 월드컵 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비밀병기'였던 페어는 월드컵 무대에서 활발한 움직임, 압도적 피지컬로 합격점을 받았다. FIFA는 그를 '세상을 놀라게 할 10대'로 선정했다. 그는 이전에 몸담았던 축구 클럽을 나와 미국 프로 구단 2개 팀과 입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 페어는 "(또 파주에 와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 (본선 무대를 밟는다면) 역사적으로 큰 사건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된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새로운 팀을 만들고 있다"며 어린 선수 기용을 예고했다.
최근 남자축구 대표팀에서 '막내형'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새로운 세대의 움직임이 눈부시다. 여자축구에서도 '막내 온 탑' 페어가 한국 축구의 새 역사 창출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24년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참가 여자대표팀 명단(22명)
GK=김정미(인천현대제철) 류지수(서울시청) 최예슬(창녕WFC)
DF=김혜리 장슬기(이상 인천현대제철) 심서연 추효주(이상 수원FC) 이영주(마드리드 CFF) 이은영(고려대)
MF=지소연 전은하(이상 수원FC) 이민아(인천현대제철) 이금민(브라이턴) 천가람(화천KSPO) 배예빈(위덕대) 권다은(울산 현대고)
FW=최유리(버밍엄시티) 손화연, 강채림(이상 인천현대제철) 문미라(수원FC) 박은선(서울시청)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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