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오늘은 하늘에서 승리를 주는 거 같았네요."
NC 다이노스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대3으로 승리했다.
7회까지 0-0으로 맞선 가운데 NC는 8회초 김성욱의 대타 투런 홈런으로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8회말 SSG가 한 점을 추격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탄 상황. NC 박민우의 발이 상대의 기세를 꺾었다. 박민우는 2014년 50도루를 시작으로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해왔다. 올해는 26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SSG는 마무리투수 서진용을 올리면서 9회말 반격을 꾀했다.
박민우가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도태훈이 희생번트를 댔고, 1사 2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한 점이 절실한 상황. 박민우는 마틴 타석에서 3루를 훔쳤다.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진 채 타석에 선 마틴은 안타로 화답했다.
마틴도 2루를 훔쳤고, 이후 서호철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4-1까지 점수를 벌렸다. NC로서는 9회의 두 점은 천금과 같았다. 9회말 하재훈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다시 한 점 차가 됐다. 추가 실점이 없으면서 NC는 웃을 수 있었다.
2015년 10구단 체제에서 시행된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플레이오프로 올라갈 확률은 100%.
경기를 마친 뒤 박민우는 "원래 3루 도루를 많이 하는 편이다. 시즌 때도 그렇고 3루 도루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신인 때 처럼 타이밍이 늦어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떨어졌다. 디테일한 생각을 많이 하려고 주루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1루에서 2루 도루보다는 2루에서 3루 도루는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과감성이 중요했다"고 성공 비결을 말했다.
과감성을 앞세운 박민우의 도루는 동료들까지 놀라게 했다. 박민우는 "다들 거기서 뛸 생각을 한다는 거 자체가 대단하다고 했다. 아무래도 1점 차라 죽었으면 타격이 클 뻔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민우는 "두산이랑 할 때도 도루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뛸 때 그 부분에 타이밍이 왔었다. 엘리아스가 분석을 하고 온 거 같다. 아무래도 내가 뛴다는 걸 알고 시즌 때와 다르게 주자를 묶더라. 우리도 준비한 만큼, 상대도 대비하고 왔을테니 항상 타이밍만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승리를 잡았지만, 엘리아스와의 승부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패배했다. 올 시즌 5타수 3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날 만큼은 좀처럼 엘리아스의 공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박민우는 "가을야구는 그동안 많이 했지만, 점수가 휙휙 나지 않다. 아무래도 투수들이 1선발 나오고 에이스 선발 나오고 초인적인 힘이 나와서 던진다고 하는데 오늘 엘리아스의 공이 워낙 좋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제구까지 잘 됐다. 투수가 잘 던지면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와도 못친다. 할 수 있는 거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8회초 터진 김성욱의 대타 홈런은 NC의 분위기를 올리기에 충분했다. 박민우는 "(서)호철이 만루 홈런보다 더 소름이었다. 치기 쉽지 않은 상대고 잘 던지고 있는 투수였는데 하늘이 오늘 우리에게 승리를 주는 거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박민우는 "이제 내일까지 인천에서 하고 돌아가야 하는데 한 경기라도 이기고 돌아가야 창원에서 계시는 팬들이 더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해줄 것이고, 우리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비할 수 있다"라며 "항상 시리즈 1차전이 중요하다고 한다. 다 알고 있으니 오늘 좋은 분위기에서 잘 쉬고 내일 준비하면 될 거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