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까지 16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기쁨과 아픔, 흥성과 암흑기를 두루 겪었다.
그래서 전준우의 속내는 더욱 간절하다. 데뷔 시즌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맛봤다. 2010년부턴 자신도 주축 선수로 올라서며 뜨겁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 11년간 2017년 단 1번 진출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기간 동안 최고 성적이 플레이오프다. 21세기가 된지도 어언 23년이 됐건만, 여전히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20세기(1999년)다.
전준우는 24일 김태형 신임 감독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FA가 되는 입장이지만, 팀의 최고참으로 수장의 취임식에는 참여하는게 예의라고 판단했다. 이날 현장에는 역시 예비 FA인 안치홍도 함께 했다.
전준우는 "포스트시즌 경기 보고 있다"며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NC)손아섭과 거의 매일 연락한다. 오랜만의 포스트시즌이라 긴장된다면서도 올해 성적이 좋으니 자신감이 있다. (KT에는)황재균이 있다. NC와 KT가 만나면 직접 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손아섭은 오랫동안 전준우와 함께 롯데 외야의 양쪽을 지켰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하지만 2021시즌 후 NC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에도 맹활약중이다.
반면 롯데는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5월까지만 해도 승패마진 +10을 기록하며 LG 트윈스-SSG 랜더스와 3강 구도를 이뤘다. 하지만 6월부터 급격히 추락하며 전반기 막판 5할 승률이 깨졌고, 끝내 7위에 그쳤다.
4년전 성민규 전 단장의 취임과 함께 변혁을 꿈꿨던 롯데는 이번엔 그와 결별하고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현장에 무게를 실었다.
김태형 감독은 "우승이 목표다. 선수들은 알아서 각오하라"며 그다운 직설 화법을 과시했다. 예비 FA인 전준우와 안치홍을 향해선 "구단에 요청했다. 꼭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언급했다.
전준우는 "명장과 함께하는 자체로 영광이다.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라고 했다. 이어 취임식 전 담소에 대해서는 '부산에선 어딜 가든 많이 알아보니 조심하시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부산이 워낙 야구에 열광적인 도시라는 걸 체감하시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올시즌 내게 점수를 주자면 50점이다. 초반은 0점이었다. 팀이 힘들 때 내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에 미안했고, 고참으로서 아쉬웠다. 후반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냈다."
FA로서의 시선은 냉정하다. 4년전 4년 최대 34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혜자 FA'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제 2번째 FA에 임하는 심경은 차분하다.
올시즌 타율 3할1푼2리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2의 호성적을 냈다. 35세를 넘긴 그는 보상선수 없이 이적할 수 있다. '원클럽맨'의 자부심을 제외하며 행로가 자유로워진다.
이어 FA에 대해서는 "여러 조건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롯데에 남고 싶나'라는 질문에도 "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이 부럽다. 내년 목표는 우승이다. 순리대로 기다리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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