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강백호가 금메달을 따고 편해지지 않았을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우리에게 큰 소득이다."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 초반 꼴찌를 할 것 같은 '폭망' 분위기에서, 차근차근 치고 올라와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 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도 되기 전, 감독 최고 대우로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팀의 간판스타인 강백호와 마운드의 미래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따왔다. 특히 이 감독은 강백호의 메달 획득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고참 역할을 잘했다. 금메달을 따면서 정신적으로 편해졌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우리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KT에 없어서는 안될 중심타자. 정규시즌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승부처에서 큰 타구를 쳐주고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무조건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갖춘 타자는 리그에 많지 않다. KT에서는 강백호가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다.
하지만 강백호는 최근 몇 년 계속해서 야구 인생이 꼬이고 있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더그아웃 '껌 사태'가 시작. 지난 시즌에는 개막을 앞두고 발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무서울 게 없던 강백호에게 찾아온 시련. 2022 시즌 전체를 망쳤다. 하지만 겨울 연봉 협상에서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고자세로 협상을 한 게 알려져 또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여러 구설을 만회하려 애썼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2루타를 치고, 팀 사기를 끌어올리려 환호하다 아웃되는 황당한 장면으로 또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시즌 중에는 성의 없는 외야 송구로 혼이 난 뒤, 오랜 기간 2군에 내려갔는데 공황장애를 겪었음을 실토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 아픔들을 한방에 날리는 기회였다. 병역 혜택을 받은 것도 선수 생활에 중요하지만, '강백호가 또 무슨 일을 벌일까'라는 우려의 시선 속에 아무 문제 없이 훌륭한 성과를 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강백호도 금메달을 목에 건 후 후련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 가을야구 강백호의 활약이 기대됐다. 심적으로 편한 상태에서 야구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허무한 결말을 맺게 됐다. 플레이오프를 코앞에 두고, 연습경기를 하다 옆구리 근육이 찢어진 것이다. 이제 잘 풀릴 일만 남았다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악재에 KT도, 선수 본인도 허탈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강백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이 감독 입장에서 플레이오프 구상을 다시 해야 하니 골치가 아플 듯. 이 감독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강백호가 빠졌을 때, 치고 나갔던 기억을 살려 최대한 타선의 응집력을 끌어내는 일이 중요해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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