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홈런을 쳤는데 기쁘지가 않아요. 자꾸 번트 실패 생각이 나서…."
KT 위즈 문상철은 영웅이 됐다.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KT.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3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2회 배정대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불안불안한 리드를 하던 KT. 7회 문상철이 결정적인 쐐기포를 터뜨렸다. 1점이지만 소중했다. 불펜 투수들이 2점과 3점 차이에서 공을 던지는 건 압박 자체가 다르다.
문상철은 이번 가을 강백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주전 지명타자가 됐다. 1차전 상대 에이스 페디에게 혼쭐이 나고 있는데, 자존심을 살리는 홈런을 쳤다.
하지만 2차전이 악몽이었다. 2-3으로 추격한 9회말. 무사 1, 3루 상황서 문상철에게 스퀴즈 작전이 걸렸다. 그런데 파울이 됐고, 2S 상황에서 3구 삼진을 당했다. 너무나 아쉬운 순간. 그렇게 KT는 동점도 만들지 못하고 졌다. 문상철은 자신 때문에 경기를 내줬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힐 게 뻔했다.
여기에 3차전에서 또 번트 사인이 나왔다. 4회 무사 1루 찬스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천금같은 홈런 한방으로 팀을 살렸다. 번트 실수는 잊어도 될 듯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문상철은 "홈런이 전혀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는 작전이 나오면 수행을 잘해야 한다. 2차전을 나 때문에 졌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오늘도 번트를 실패하니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나도 사람인지라 2차전 생각이 또 났다"고 말했다.
문상철은 이어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고민이 많아지면, 결과는 안좋을 게 뻔했다. 어차피 앞 두 타석에서 삼진 2개 먹었으니, 어떻게든 시원하게 때려보자고 생각했다"고 홈런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문상철은 마지막으로 강백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구 자리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주전이든, 백업이든 상관 없이 똑같이 준비했다. 백업이라고 절대 대충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하고 가장 많이 경기에 나간 시즌이다. 좋을 때, 안좋을 때가 있는데 좋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요령이 생기더라. 이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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