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웃카운트 3개가 단 한 번의 공격에 지워졌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를 노리는 LG 트윈스, 준비를 단단히 한 모양새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회초 주자 3명을 한 번에 아웃시키는 트리플플레이를 성공시켰다.
LG가 2-1로 앞선 2회초.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는 선두 타자 장성우에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문보경의 실책으로 장성우가 출루한 가운데, 켈리는 배정대에도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 선 것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문상철. 이날 중계에 나선 이순철 해설위원은 "KT 이강철 감독이 고민이 적잖이 될 것이다. 1점차이기에 강공으로 갈 지, 번트로 주자를 진루시켜 찬스를 이어갈 지가 고민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투구. 켈리의 초구에 문상철은 번트 모션을 취했고 공을 배트에 맞췄다. 그러나 포수 앞에 떨어진 타구. LG 포수 박동원은 재빨리 공을 3루로 뿌렸고, 베이스를 찍은 문보경은 지체 없이 1루로 공을 뿌려 더블플레이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2루로 뛴 배정대가 3루로 가려는 듯한 모션을 취하자, 1루수 오스틴이 추격에 나섰고, 배정대가 3루행을 감행한 가운데 오스틴이 송구, 결국 배정대를 태그아웃시켰다. 찰나의 순간 뒷걸음질 치다 넘어진 심판이 일어나 취한 제스쳐는 아웃. 정규시즌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트리플플레이가 한국시리즈에서 완성된 순간이었다.
KBO 공식기록원은 이 장면을 문상철의 병살타에 이은 배정대의 주루사로 기록했다. 하지만 이내 삼중살(트리플플레이)로 기록이 정정됐다. 2004년 한국시리즈 7차전 이후 19년 만에 처음 나온 장면.
자신의 실책으로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던 문보경은 동료들과 포효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무사 1, 2루의 위기를 공 하나로 지운 켈리는 투구 수를 크게 아끼면서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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