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마이오세에 남미 등장 직후 4~5m로 진화…더 큰 뱀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상에서 가장 큰 뱀 중 하나인 아나콘다(Eunectes)는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화석 분석 결과 아나콘다는 1천200여만년 전 4~5m 크기로 진화한 후 지금까지 그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안드레스 알폰소-로하스 연구원(박사과정) 연구팀은 2일 과학 저널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서 남미에서 발견된 마이오세의 뱁 화석을 분석,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알폰소-로하스 연구원은 "아나콘다는 1천240만년 전 출현 직후 최대 4~5m 크기로 진화한 후 지금까지 크기가 유지돼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따뜻했던 마이오세에는 아나콘다가 7~8m로 지금보다 더 컸을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그런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마이오세(2천300만년~530만년 전) 중 중기와 후기로 알려진 1천240만년 전부터 530만년 전까지 시기에는 지구가 더 따뜻했고 광활한 습지가 존재했으며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에 많은 동물 종이 현대 근연종보다 훨씬 컸다.
악어의 일종인 카이만(Purussaurus)은 12m에 달했고, 거대 민물거북((Stupendemys)은 길이가 3.2m나 됐다. 마이오세의 이런 거대 동물들은 이후 멸종했지만, 아나콘다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아나콘다는 일반적으로 길이가 4~5m이고, 드물게는 7미터까지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아나콘다가 언제부터 이렇게 큰 몸집을 진화시켰는지는 화석 증거 부족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나콘다는 등쪽에 척추뼈가 300개 이상 있다며 화석화된 척추뼈 크기를 측정하면 고대 아나콘다의 전체 길이를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베네수엘라 팔콘주 중기~후기 마이오세 소코로(Socorro) 및 우루마코(Urmaco) 지층에서 발견된 고대 뱀 척추뼈 화석 183개를 분석했다. 이 들 화석은 최소 32마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척추뼈 크기를 기반으로 척추뼈를 몸길이와 연결하는 모델 분석을 통해 몸길이를 추정하고, 보아뱀 같은 보이드과(Boidae)의 시간보정 계통수를 이용한 조상 형질 재구성(ancestral state reconstruction) 모델로 진화 시기를 추정했다.
그 결과 아나콘다는 1천240만년 전인 마이오세 중기 열대 남아메리카에 처음 나타난 직후 최대 크기 4~5m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뱀 계통수의 아나콘다와 나무보아·레인보우보아 등 현생 근연종 데이터를 이용한 조상형질 재구성 결과에서도 아나콘다는 마이오세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몸길이가 4~5m였고 이후 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폰소-로하스 연구원은 마이오세에는 남미 북부 전체가 현 아마존과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아나콘다는 훨씬 널리 분포했을 것이라며 아마존에는 현재도 카피바라·물고기 등 적합한 먹이와 서식지가 충분해 아나콘다가 큰 몸집을 유지하며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Andres Alfonso-Rojas et al., 'An early origin of gigantism in anacondas (Serpentes: Eunectes) revealed by the fossil record', http://dx.doi.org/10.1080/02724634.2025.2572967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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