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안방에서 일본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트로피를 내준 미국이 제대로 칼을 갈고 있다.
2026 WBC 미국 대표팀 주장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다. 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4월 저지를 주장으로 임명했다.
저지는 지난 대회에도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2023 WBC를 앞두고 미국 대표팀 합류 기회에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2023시즌을 마친 뒤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6000만달러 계약을 맺은 상태였고, 결국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저지는 미국 대표팀 주장으로 손색이 없는 커리어를 쌓았다. 2024~2025년 2시즌 연속 3할 이상 타율과 50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간 wRC+(조정 득점 창출력)가 무려 200이상(2024시즌 220, 2025시즌 204)에 달한다. 기록만 놓고 보면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보다 오히려 임팩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에게 2023 WBC는 전환점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중심이 돼 여는 대회임에도 관심도는 현저히 낮았다. 그러나 마이크 트라웃을 앞세워 나선 지난 대회에선 높은 관심 속에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안방 마이애미에서 치른 결승전에서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에 트라웃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우승을 내줬다. 대회 전반의 흥행을 확인하면서 WBC를 보는 눈빛 자체가 달라졌다.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도 저지의 미국 대표팀 참가를 환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YES네트워크의 '핫 스토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지가 WBC에 가게 돼 기쁘다. 그의 기량, 이 대회의 인기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며 "저지에게 미국 대표팀 주장직을 맡긴 건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분 감독은 WBC 참가로 양키스 훈련을 수 주 건너 뛰게 되는 부분을 두고도 "그가 몇 주 정도 자리를 비웠으면 좋겠다"고 농을 치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부상 우려에 대해선 "시즌 초반 중요한 경기를 치르다 보면 따르는 걱정이다. 하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라며 "물론 투수들의 경우 피해야 할 특정한 상황이나 시기가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WBC에서의 경쟁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알고 있다. 때문에 오프시즌 더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회에서 트라웃은 미국 대표팀 주장으로 메이저리거들의 참가를 적극적으로 독려한 바 있다. WBC를 향한 미국의 관심이 급성장하는 데 일조했다. 저지의 자세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는 미국 대표팀 주장 선발 뒤 "나라를 대표할 기회를 얻는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용감한 이들을 떠올려 보면, 이 땅에 서서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겸손해진다"고 말했다.
현재 저지 외에 윌 스미스, 브라이스 하퍼, 타릭 스쿠발, 클레이 홈즈 등이 미국 대표팀 합류를 확정했다. 지난 대회 주장이었던 트라웃도 참가를 고려 중이다. 곧 발표될 최종 명단에서 미국이 내놓을 '드림팀'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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