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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어떻게 하면 뻔하지 않게 만들까' 하는 것이었어요. 역사의 빈 공간을 상상해서 채우는 설계 작업이 쉽지는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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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단종을 기존에 알려진 대로 나약한 이미지로만 그릴 거면 굳이 이 영화를 만들어서 재생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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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캐릭터도 "'한 번도 보지 못한 한명회, 압도적인 무게를 지닌 한명회를 그려보자'는 생각으로 배우 유지태를 모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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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감독은 "매력적이면서도 적당히 인간적인 면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인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사와 야사의 기록을 이어 붙이고, 역사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메꾸는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장 감독은 "유해진은 촬영이 없을 때도 감정을 떠올리다 갑자기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역할에 깊이 몰입했다"며 "인물에 대한 판단이 굉장히 예리하고, 한 장면 한 장면을 진득하니 끝까지 파고들어 가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고 칭찬했다.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처음 만난 장 감독과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로 2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장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가 유해진의 부끄럽지 않은 대표작 중 하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주요 서사를 새롭게 창작해내고 인물을 재해석하는 작업과 함께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 광천골에 걸맞은 촬영 장소를 찾는 일도 까다로웠다.
장 감독은 "강원도 영월에서도 산 사이로 강이 굽이치는 곳을 어렵게 찾아냈다"며 "차량 진입도 힘들 만큼 외진 곳이었는데, 군의 허가를 받아 길을 내고 토목공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촬영 뒤 현장을 다시 원상복구 하는 데에도 세트 제작에 못지않은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종을 보위하는 궁녀 매화 역으로 출연한 배우 전미도는 "감독님에게 세트를 전부 지었다는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원래 그 장소에 있던 고택이라고 생각했다"며 "세트를 철거해야 해서 아쉬울 정도로 그 장소가 주는 힘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장 감독의 아내인 김은희 작가는 영화 흥행을 조심스럽게 낙관했다고 장 감독은 전했다.
그는 "촬영이 끝날 즈음 김은희 작가가 현장에 다녀간 뒤 '이거 진짜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다른 작품 때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아마 현장 공기가 다르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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