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원클럽맨' 함지훈(42)이 정든 코트를 떠난다. 현대모비스 구단은 27일 "18시즌째 현대모비스에서 활약한 함지훈이 2025~2026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은퇴한다"고 밝혔다.
함지훈은 전성기 시절 미국프로농구(NBA)의 레전드 팀 던컨처럼 탄탄한 기본기, 영리한 플레이, 기복 없는 활약을 한다고 해서 '함던컨'이라 불렸다. 양동근 감독(47)과 함께 현대모비스의 '왕조시대'를 만든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7년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후 한 번도 이적하지 않은 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 현대모비스 구단 역대 최초로 40대를 넘긴 최고령 '원클럽맨' 은퇴 선수로 남는다.
함지훈은 현대모비스에서 18시즌을 보내는 동안 숱한 기록과 영광의 순간을 만들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2010, 2013, 2014, 2015, 2019년)를 경험했고, 2009~2010시즌에는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챔프전+한국농구대상 MVP)을 달성했다. 한국농구연맹(KBL) 리그 역사상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누린 이는 함지훈을 비롯해 김주성 DB 감독(2002~2003시즌), 양동근 감독(2006~2007시즌), 오세근(현 SK·2011~2012시즌) 등 4명뿐이다.
더구나 함지훈은 개인 통산 8338득점(27일 현재)으로 구단 통산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양 감독이 2020년 은퇴할 당시 개인 통산 7781득점으로 현대모비스 프랜차이즈 최다 득점 기록을 작성했지만, '불혹'을 넘기도록 현장에 남은 함지훈이 최다 기록을 경신하게 된 것이다.
현대모비스 구단은 2월 6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은퇴투어'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식 은퇴식은 4월 8일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열린다. '은퇴투어'에도 사연이 있다. 함지훈은 지난해 비시즌, 코칭스태프와의 면담에서 '2025~2026시즌 종료 후 은퇴'를 이미 결정했다. 이에 구단 측은 '은퇴투어'를 제안했으나,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함지훈은 "쑥스럽다"며 한사코 사양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구단이 '은퇴투어'를 재차 권유하자 함지훈이 수락했다. '마음이 바뀐(?)'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족 앞에서 떳떳한 아빠,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은퇴투어를 중단하면 향후 은퇴하는 후배들이 눈치 보게 될 것 같아서 고집을 꺾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함지훈 역시 "함께 뛰어온 현역 선수들과 가족에게 귀감이 되고, 농구 인생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은퇴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함지훈의 신인 시절부터 줄곧 지켜봐 왔던 구본근 사무국장은 "선수로서 기량, 자세, 인성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선수였다. 수많은 연봉 협상에서 한 번도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을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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