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강추위가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심장질환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과 심박 변동이 커지며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온 변화는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부정맥 질환 중 하나인 '심방세동'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심방세동 및 조동 환자는 2020년 22만 9000여 명에서 2024년 29만 2000여 명으로 4년 새 약 27% 급증했다. 이 중 60대 이상 고령층은 25만 7000여 명으로 나타나 전체 환자의 약 88%로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미세하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질환이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혈액이 심장 내부에 정체되고, 이 과정에서 '혈전(피떡)'이 생성된다. 이 혈전이 혈관을 타고 뇌로 이동해 혈관을 막으면 치명적인 뇌졸중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이어진다.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사망률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심장 근육의 변화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이 동반되거나, 겨울철 추위로 혈관이 수축해 전기 신호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증상이 발생하거나 더욱 악화되기 쉽다.
심방세동은 초기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슴이 유난히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고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환자 3명 중 1명은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60대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시술적 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로는 혈전 생성을 막는 항응고제 등이 사용되며, 시술적 치료는 좌심방 내 4개의 폐정맥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술 방법으로는 고주파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극저온 카테터로 조직을 냉각시켜 괴사시키는 '냉각풍선절제술'이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열이나 냉각 대신 전기장만을 이용해 심장 주변의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펄스장절제술(PFA)'이 차세대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명지병원 황의석 부정맥센터장(심장내과)은 "심방세동은 방치할 경우 뇌졸중이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르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시술을 받는다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지낼 수 있는 질환"이라며, "특히 심장 기능이 약해지기 쉬운 60대 이상부터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에 건강 상태를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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