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요즘 세계 배드민턴계는 '15점제' 도입을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현행 '21점-2선승제'를 '15점-2선승제'로 변경하는 안을 놓고 4월 정기총회에서 표결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슬로스타터' 스타일인 안세영(24·삼성생명)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변경 아니냐는 우려가 대세였다.
이런 가운데 안세영 경쟁자가 즐비한 중국의 일부 매체가 최근 '15점제가 안세영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뜬금없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가장 최근 안세영이 제패한 인도오픈을 들었다. 안세영이 인도오픈에서 치른 총 10게임(32강~결승) 가운데 상대 득점이 15점 미만인 경우가 80%(8게임)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통계의 착시효과다. 겉으론 '80%'의 높은 확률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우선 인도오픈의 경우 안세영은 오쿠하라 노조미(일본)와의 32강전부터 위태로웠다. 실제는 2대0(21-17, 21-9) 승리였지만 1게임에 15점제를 적용하면 14-16으로 패한다. 결국 32강을 무난하게 통과했을지 장담 못하는 상황에서 이후 결과는 의미가 없게 된다.
앞서 새해 첫 우승한 말레이시아오픈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 당시 안세영은 미셸 리(캐나다)와의 32강전서 2대1(19-21, 21-16, 21-18)로 역전승했는데 '15점제'였다면 3게임에서 13-15 상황을 만든 적이 있어 조기 탈락이다. 뿐만 아니라 16강서도 21-17로 승리했던 1게임은 13-15로 먼저 내주게 되고, 왕즈이(중국)와의 결승도 24-22로 우승을 확정한 2게임에서 9-15로 패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안세영의 승승장구를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BWF 역대 단일시즌 최다 우승(11회) 타이기록을 작성했던 지난해 주요 대회 데이터를 보더라도 안세영의 '눈부신 2025년'은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3월 전영오픈 왕즈이와의 결승에서 안세영은 '15점제'를 가정할 경우 21-18로 승리했던 2, 3게임 모두 14-16, 13-15로 패하게 되고, 세계혼합단체선수권(5월) 결승도 왕즈이에게 패배로 결과가 뒤집힌다. 왕즈이를 또 만났던 인도네시아오픈(6월) 결승 역시 2대1(13-21, 21-19, 21-15) 역전승이 아닌 0대2 패배로 끝난다.
결국 '15점제'는 안세영에게 유리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데이터가 말해준 셈이다. 박주봉 대표팀 감독은 "수비형인 안세영을 공격형으로 바꾸기 위해 준비 중이다. 15점제 스타일에 맞춰 초반부터 적극적인 경기 운영에 나서도록 미리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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