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이 악물고 걸으면서 다리가 좀 나아졌다"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 방문해 대한민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첫 설상 금메달을 수확하며 겪었던 경험들을 밝혔다. 최가온은 먼저 메달 소감에 대해 "메달 딴지는 하루, 이틀이 됐는데, 아직도 꿈 같고 실감이 안나서 잘 즐기고 있는 중이다"고 했다.
최가온은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88.00점)을 제치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드라마 같은 금메달이었다. 눈 내리는 리비뇨, 1차 시기부터 절반이 넘는 선수가 파이프에 쓰러졌다. 최가온도 피할 수 없었다. 1차 시기에서 기술 시도 후 내려오는 과정에서 파이프 엣지와 충돌했다. 일순간 경기장이 고요해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최가온이 눈밭에서 쉽게 일어서지 못하자 모두가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봤다. 다행히 일어났지만, 2차 시기까지 여파가 남아있었다.
최가온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나는 DNS를 완강하게 하지 않고 무조건 뛰겠다고 했다. 코치님은 걸을 수도 없으니까 DNS(DO Not start) 하자고 했다. 이악물고 걸으면서 다리가 조금 나아졌다. 직전에 DNS를 철회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넘어진 후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최가온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야지' 했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갔다. 의료진이 내려와서 들것에 실려가면 병원을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후회할 것 같았고,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해서 발가락부터 힘을 줬다. 이후 다시 다리에 힘이 돌아와서 내려왔다"며 급박했던 순간을 묘사했다.
마지막 3차 시기, 반전은 시련 끝에서 나왔다. 스위치백나인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캡세븐에 이어 프런트나인, 백나인, 백세븐으로 연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최가온은 점수가 나오자 입을 틀어막으며 감격했다. 무려 90.25점이었다. 3차 시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최가온은 부상보다 오직 자신의 런에 집중했다. 최가온은 "1, 2차 모두 심하게 넘어져서 몸이 많이 아팠다. 긴장은 하지 않았다. 기술 생각만 하고, 무릎이 많이 아파도 끝까지 한 번 타보자고 했다. '내 런을 완성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내 런을 성공하고 감격해서 울음이 나왔다"고 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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