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명장면 재현을 바랐던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걸까.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 선발로 낙점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등판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이 술렁이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13일(한국시각)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마모토가 베네수엘라전 등판을 마치고 팀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야마모토는 이번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팀 승리를 결정 짓고 포효하는 명장면을 만들어낸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투구 대신 지명타자 역할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마운드 중심 역할을 맡았다. 지난 1라운드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 투구로 13대0, 7회 콜드승 발판을 만들었다. 대만전을 마치고 8강 등판이 예상됐고,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선발로 낙점하면서 계획이 실현됐다.
1라운드에서 65구였던 선발 투수의 투구 수 제한은 8강전에서 80개로 늘어난다. 이바타 감독은 "(야마모토가) 몇 개의 공을 던지게 될 지 모르지만,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한다"며 "아마 처음부터 전력을 다 하지 않을까 싶다. (이닝-투구 수)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이닝 중간에 투수가 교체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야마모토가 80개의 투구 수 제한을 모두 채울지는 미지수다. 다저스가 베네수엘라전을 마친 뒤 야마모토를 곧바로 불러들이는 건 메이저리그 개막 로테이션 준비와 무관치 않기 때문. 당장 시즌 준비를 위해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는 상황에서 야마모토의 전력 투구를 허용할 지도 불투명하다.
WBC는 메이저리그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회다. 빅리거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도 각 소속팀 의견이 대표팀에 반영된다. 미국 대표팀이 그동안 빅리거를 다수 포함시키고도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까다로운 제한 사항 탓에 선수 기용 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2023년 대회 당시 투-타 겸업 이도류를 실행했던 오타니가 이번 대회에서 지명타자 역할에 주력하는 것도 본인 의중과 더불어 출전을 허락한 다저스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대표팀 합류 전 부상했다가 최근 시범경기 등판에서 159㎞를 뿌린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류지현호 합류를 원했음에도 최종 불발된 배경 역시 소속팀 반대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오프시즌 에드윈 디아즈, 카일 터커를 영입하는 데 3억달러(약 4463억원) 이상을 썼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 있는 오타니, 야마모토의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고, 또 다른 일본 대표팀 합류 후보였던 사사키 로키는 WBC 출전을 불허했다.
다만 야마모토가 중도에 일본 대표팀에서 이탈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전망. 디애슬레틱은 소식을 전한 지 1시간여 만에 '다저스로부터 추가 확인 결과 야마모토는 일본 대표팀과 끝까지 동행한다'고 전했다. 당장 스프링캠프로 돌아오는 일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그러나 다저스의 움직임을 볼 때 야마모토가 8강전 이후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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