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울산 HD가 지긋지긋한 '원정 징크스'까지 넘으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는 모습이다.
울산은 1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3라운드에서 야고와 이동경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전에서 강원FC에 3대1 승리를 거둔 울산은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특히 지난해 5월 제주전 승리 후 12경기 동안 이어진 원정 무승을 끊었다. 무려 308일 만의 원정 승리였다. 반면 '승격팀' 부천은 개막 3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무패행진이 13경기 만에 마감됐다.
경기 전 시선은 울산이 아닌 부천으로 향했다.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 못한 승격에 성공한 부천은 '2강'으로 꼽힌 전북 현대(3대2 승), 대전하나시티즌(1대1 무)과의 2연전을 무패로 마치며 깜짝 1위에 올랐다. 그래서인지 김현석 울산 감독은 말로 먼저 기선을 제압하려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나는 부천과 작년, 재작년들 통틀어 6경기 정도를 상대해 봤다. 완벽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장단점이나 패턴을 잘 알고 있다"며 "지난 시즌 부천을 상대로 2승1무를 기록했다. 물론 부천이 지금 상승세에 있는 것은 맞으나 우리도 경기를 비기거나 지려고 온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충만하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 감독님이 왜 작년만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재작년 충남아산에 계실 때는 저에게 한번도 승리하시지 못했다. 물론 농담이고 우리가 전남에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며 "우리는 홈에서 할 때 무기력한 경기를 한 적이 없다. 오늘 김 감독님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게 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상승세의 부천은 무서웠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8분 티아깅요의 컷백을 김민준이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부천의 도장깨기가 계속되는 듯했다. 하지만 울산은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9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김 감독이 "올해 20골 넣으라 했더니 20골 더 넣겠다고 하더라. 본인의 성격대로 하게 해주니 컨디션이 최고"라고 칭찬한 야고가 또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이진현이 오른쪽을 돌파하며 내준 볼이 골키퍼 맞고 뒤로 흐르자 야고가 밀어넣었다.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야고의 2경기 연속골.
기세를 탄 울산은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 시즌 MVP를 거머쥔 '에이스' 이동경 차례였다. 이동경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홍성욱에게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사실 울산의 1번 키커는 야고였지만, 이동경이 차길 원했다. 김 감독이 지시했고, 야고가 군말없이 받아들였다. 이동경은 골키퍼를 속이며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리드를 잡은 울산은 부천의 파상공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더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한 기자가 자신감이 넘친다고 하셨는데, 사실 긴장을 감추려고 그렇게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원정에서 기세 좋은 부천을 꺾고 승점 3을 얻은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전북(2무1패)과 대전(3무)이 부진한 가운데, 울산이 새롭게 '우승후보'로 떠오른 상황. 하지만 아직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동경은 "우리가 아직 우승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반이 중요하다. 매라운드 지지 않고 간절히 싸운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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