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 나라를 대표하는데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란 대회의 위상이 180도 달라진 순간이다.
2013 WBC 당시 페르난도 로드니(당시 탬파베이 레이스)는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종목을 대표할만한 국제대회가 없었던 야구, 자랑거리가 많지 않은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국가들의 현실과 정확히 맞닿는 얘기다. 이는 곧 WBC에 대한 불같은 열정과 애국심으로 표현됐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2라운드 진출이 막히기 시작한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조국'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물며 국적이 다른 '한국계' 선수에게 태극마크는 한층 더 특별한 느낌일 수밖에 없다.
저마이 존스(뉴욕 양키스)는 대회 종료와 함께 자신의 SNS에 WBC를 돌아본 소감을 남겼다. 존스는 "내 뿌리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팀 코리아에 감사하다. 태극기를 달고 있는 모든 순간이 나에게 세계 그 자체였다. 너무나 영광스럽다. 코치진과 스태프들, 그라운드에서의 하루하루를 모두 특별하게 만들어준 팀원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에너지와 응원은 우리에게 좋은 연료가 됐다. 매순간 모든 것을 바치도록 밀어붙인 힘이었다"면서 "한국을 대표해서 내가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순간의 기분은 평생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인 더닝 역시 "한국 대표팀은 내겐 진정한 영광이자 영원히 간직할 경험"이라며 "내 커리어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 있는 순간을 겪었다. 팀 동료와 코치진 덕분에 더 특별해졌다. 팬분들의 변함없는 응원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위트컴은 "내가 여러분의 나라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해준 한국의 모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번 WBC를 통해 세계의 벽을 절실하게 체감했다.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의 힘이 앞으로는 더욱 필요해질 전망이다. 아직 자기 포지션에서 유망주에 불과한 이들이 4년 뒤에는 더 큰 선수가 되어 돌아오길, 지난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참여했던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한국계 선수들에게 대표팀 합류를 적극 추천하길 바라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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