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즈벡 김민재'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맨시티)가 소위 '아시안 패싱'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맨시티는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5~2026시즌 카라바오컵(EFL컵) 결승에서 후반 니코 오라일리의 멀티골로 2대0 승리했다. 2020~2021시즌 이후 5년만에 통산 9번째 카라바오컵을 거머쥐었다. 최다 우승팀인 리버풀(10회)과의 격차를 1개로 좁혔다. '맨시티 10년차'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팀에 19번째 트로피를 선물했다.
반면 아스널은 1992~1993시즌 이후 33년만의 카라바오컵 우승, 2019~2020시즌 FA컵 우승 후 첫 메이저 트로피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올 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며 어느 때보다 우승컵에 가까워진 상태지만, 리그 우승 경쟁팀인 맨시티에 패하며 자존심에 생채기까지 입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이날 선발 골키퍼로 NO.1 다비드 라야 대신 케바 아리사발라가를 투입했다. 백업 골키퍼 기용은 올 시즌 아르테타 감독의 컵 대회 운영 방식 중 하나다. 아르테타 감독의 '스승'인 과르디올라 감독도 잔루이지 돈나룸마 대신 제임스 트라포드를 선발로 기용했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원톱에 두고 앙투안 세메뇨, 라얀 셰르키, 베르나르두 실바, 제레미 도쿠로 공격 2선을 구성했다. 로드리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수비진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 마테우스 누네스,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나단 아케, 오라일리가 포백을 꾸렸다.
아스널은 빅토르 요케레스를 공격 선봉으로 세우고 부카요 사카, 카이 하베르츠, 레안드로 트로사르로 공격 2선을 구축했다. 마르틴 수비멘디, 데클란 라이스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고, 벤 화이트, 윌리암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피에로 인카피에가 포백을 구성했다.
득점없이 0-0 동점으로 맞이한 후반 15분 첫 골이 터졌다. 셰르키가 상대 페널티 지역 우측에서 골문 방향으로 오른발 크로스를 띄웠다. 아스널 골키퍼 케파는 높이 뜬 공을 두 손으로 잡으려다 놓치고 말았다. 공은 뒤로 흘렀고, 오라일리가 영리하게 빈 골문을 향해 헤더로 밀어넣었다.
오라일리는 5분 뒤인 후반 20분 이번엔 누네스의 크로스를 헤더로 밀어넣어 추가골을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맨시티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케파는 2019년 첼시 시절 감독의 교체 지시 거부 사건, 2022년 승부차기 실축에 이어 또 카라바오컵에서 악몽을 겪었다.
논란의 장면은 경기 후에 발생했다. 맨시티 선수단은 관중석으로 올라가 트로피 세리머니를 펼쳤다. 차례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장면을 중계카메라가 잡았다. 필 포든, 오라일리를 거쳐 수비수 존 스톤스가 트로피를 건네받아 높이 들어올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겼다. 스톤스 옆에는 후사노프가 해맑은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데 후사노프가 트로피를 건네받는 순간, 중계화면은 갑자기 전체 관중석을 잡는 앵글로 바뀌었다. 그러고는 후사노프 옆에 있는 홀란이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다시 선수를 클로즈업했다. '아시안 패싱'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이다. 후사노프는 이날 풀타임 출전해 팀의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한 우승 주역이다.
일종의 동양인 인종차별로 여겨지는 '아시안 패싱'을 당한 아시아 선수는 후사노프가 처음이 아니다. '해버지' 박지성을 비롯해 기성용(포항), 손흥민(LA FC), 지소연(수원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이 '아시안 패싱'이 의심되는 상황을 겪었다. 가장 가깝게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지난해 여름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에 중계화면이 뜬금없이 UCL 우승 트로피를 잡아 국내 축구팬의 분노를 자아냈다. 당시 중계카메라도 아치라프 하키미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클로즈업했다.
축구팬들은 한국인 선수가 해외 유명 리그, 유명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만, 어떤 영문인지 아시아 선수들 차례에선 카메라가 다른 곳을 비추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카메라맨 혹은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된 인종차별 행위일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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