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명준의 이숭용 감독 '지갑 털이'는 올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조짐이다. 이렇게 빨리, 그리고 쉽게 연타석 홈런을 치면 충분히 가능하다. 30홈런까지 28개만(?) 더 치면 된다.
SSG 랜더스는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최고의 출발을 했다.
28일 개막전은 사실 SSG가 잘했다기보다, 상대 불펜이 무너지며 '어부지리'로 승리를 따낸 경우. 그게 자존심이 상했는지, SSG 타자들은 29일 2차전 초반부터 상대 마운드를 맹폭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선발 이의리가 2이닝 4실점, 두 번째 투수 황동하가 1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 중심에 고명준이 있었다. 고명준은 0-0이던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이의리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치며 대량 득점 물꼬를 텄다. 그리고 3회에는 타자일순 후 다시 선두로 나와 황동하를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냈다. 미사일같이 날아가던 타구가 좌측 파울 폴대를 직격했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기세를 몰아 4회 다시 만난 황동하로부터 좌중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시원한 타구.
더그아웃에 있던 이숭용 감독이 '아빠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경기를 이기고, 분위기가 좋아서만은 아니었을 듯. 고명준이 홈런을 쳤기에 아마 두 배로 기뻤을 것이다.
이 감독은 "주장 오태곤과 함께 나에게 '들이대는' 선수가 고명준"이라고 말한다. 말은 그렇지만, 아끼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 감독은 2024 시즌을 앞두고 SSG 감독으로 부임 후 고명준에게 꽂혔다. 장타 유망주가 많지 않았던 SSG인데, 결국 고명준이 성장해야 최정, 한유섬 다음 중심 타선 계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기회를 줬다. 고명준도 2024 시즌 11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감독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30홈런 얘기를 했다. 하지만 그게 선수에게 부담이었을까. 17홈런에 그쳤다. 그래도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이 감독도 30홈런 내기를 20개로 줄여주고, 17개에 포스트시즌 3홈런을 더해 무승부로 만들어주며 제자의 기를 살려줬다.
그리고 다시 한 번 30홈런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 내기도 했다. 30홈런을 치면, 큰 선물이 기다린다. 이 감독은 "내 지갑은 언제나 열려있다. 선수들이 꼭 내 지갑을 털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하지 못할 목표로 놀리는 게 아니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충분히 3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준비를 정말 잘했다. 올해는 원하는만큼의 수치 목표를 이룰 것이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 자체가 진지해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도 하고, 연봉도 오르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SSG는 김재환을 영입하며 에레디아-최정-김재환-한유섬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타선을 완성했다. 그 사이 고명준이 키플레이어다. 이 감독은 "5번 타순에서 고명준이 얼마나 해결을 해주느냐가, 우리팀의 올시즌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포인트"라고 밝혔다. 그 말인 즉슨, 고명준이 30홈런을 치면 SSG는 우승 도전도 가능한 타선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는 의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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