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매타석 못쳐도 또 치겠구나 싶다. 와, 그동안 현수 데리고 있었던 팀들은 참 행복했겠다 싶다."
사령탑의 예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38세 베테랑의 집중력은 마지막까지 날카로웠고, 최후의 승리를 안겼다.
1일 한화생명볼파크.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가 4시간 혈투를 치른 전날보다 더욱 믿기힘든 혈전이 펼쳐졌다.
4시간 20분의 명승부 끝에 승자는 KT였다. 2-4로 뒤지던 경기를 11-6으로 뒤집고, 다시 11-11 동점이 됐지만 흔들리지 않고 기어코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중심에 '98억 듀오' 최원준과 김현수가 있었다. 두 선수는 이날 6안타 9타점을 합작하며 영화 같은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반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었던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다"면서 "5타점을 기록한 최원준의 활약을 칭찬해주고 싶고, 결승 타점을 기록한 김현수는 김현수다운 활약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 부임 이래 KT는 두터운 마운드로 버티며 필요할 때 점수를 적립하는 영리한 타선의 조화가 돋보이는 팀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매경기 선취점을 따내고, 폭발적인 화력으로 상대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KT는 올시즌 들어 11-6-9-14득점을 올리며 4경기에서 무려 40점을 따냈다. 그 상대가 '한국시리즈 듀오' LG 트윈스와 한화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경기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확실히 요즘 우리 타자들에게 기대감이 좀 생긴다. 특히 (김)현수는 스윙하는 거 보면, 매타석 들어갈 때마다 못 쳐도 또 치겠구나 치겠구나 싶다. '현수 데리고 있었던 다른 팀들은 참 행복했겠구나' 하는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안현민 장성우는 늘 신뢰에 보답하고, 베테랑 김상수 허경민이 타격감이 좋고, 힐리어드도 기대치를 채워주고 있다.
덕분에 KT는 2013년 창단 이래 첫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김진욱 전 감독 시절인 2017년의 개막 3연승이었다. 2019년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론 개막시리즈 2연승조차 한번도 없었다.
이날 경기에선 최원준이 이끌고, 김현수가 마무리지었다.
최원준은 3-4로 뒤지던 7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김현수도 뒤이어 적시타를 치며 6-4를 만들었다. 최원준은 8회초 2사 만루에서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쳤다. 김현수-안현민-힐리어드의 안타가 이어지며 11-5로 앞서나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한화의 뒷심도 만만찮았다. 한화는 8회말 KT 주권-우규민을 상대로 강백호-채은성의 적시타, 허인서의 희생플라이, 심우준의 동점 3점포를 묶어 단숨에 11-11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KT는 한화 김도빈의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우익선상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치며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김현수는 "팀이 연승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경기 중간 내 실수로 인해 힘든 상황이 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긴 경기였지만, 끝까지 기본에 충실하면서 훈련했던 부분들을 생각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이어 "경기장에서 항상 나 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가 즐거워야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 연속 4시간 넘는 혈투를 치른 KT와 한화의 시즌 3차전 선발 매치업은 KT 오원석-한화 문동주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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