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에게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단순한 소방수 이상이다.
토트넘은 1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데 제르비가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데 제르비를 구단 감독을 선임하게 되어 기쁘다. 장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계약은 워크퍼밋 발급을 조건으로 한다'고 밝혔다.
데 제르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명망 있는 축구 클럽 중 하나인 이 환상적인 클럽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구단 경영진과의 모든 논의에서 그들의 미래에 대한 포부는 명확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팬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는 축구 스타일을 구사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포부를 믿기에 이곳에 왔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어 "단기적인 목표는 프리미어 리그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며,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집중은 그 목표에 맞춰질 것이다. 하루빨리 훈련장에 나가 선수들과 함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10년간 에이스 역할을 한 손흥민을 떠나 보낸 토트넘은 브렌트포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선임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하지만 프랭크 감독은 최악의 지도력을 보였고, 팀은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토트넘은 임시 감독 체제로 변화를 줬고, 이고르 투도르 감독을 데려왔다. 하지만 토트넘은 더 큰 추락을 이어갔다.
정말 강등 위기에 놓인 토트넘은 새로운 감독을 찾았고, 데 제르비 감독을 데려왔다. 데 제르비는 베네벤토, 사수올로 등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브라이턴과 마르세유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토트넘은 EPL 최고 수준 연봉과 5년이라는 장기계약을 제시해 데 제르비를 품었다.
토트넘은 데 제르비에게 또 하나의 롤을 약속했다. 이른바 '퍼거슨 롤'이다. 1일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데 제르비는 경기장 밖 영역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잉글랜드식 매니저 역할을 약속 받았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맨유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수단 구성은 물론 방향성, 장기적인 계획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EPL은 과거 퍼거슨, 아르센 벵거 시절 이후 감독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조차도 퍼거슨 만큼의 권한을 갖지 못한다. 토트넘은 지휘봉을 잡길 꺼리는 데 제르비를 설득하기 위해, 이같은 역할을 제안했다. 토트넘은 데 제르비가 단순한 소방수가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으로 여기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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