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패배보다 더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경기 결과보다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 도중 빠진 김도현, 윤도현의 몸 상태에 더 시선이 쏠렸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는 경기 초반 선발 양현종이 흔들리며 2-7로 패했다. 이날 경기의 초점은 승패가 아니었다. 팀 핵심인 김도영과 윤도현이 경기 중 잇따라 부상을 당하며 더그아웃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먼저 윤도현이 2회초 불운을 겪었다.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은 윤도현은 타석을 끝까지 소화했지만, 고통을 숨기지 못했다. 2회말 수비까지 나섰지만 결국 3회말 대수비 오선우와 교됐다. 발을 절뚝이며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윤도현의 모습에 KIA 벤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 큰 충격은 8회말 김도영의 부상이었다.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박동원의 좌측 파울라인 강습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진 김도영은 슬라이딩 이후 허리를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했고, 잠실구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KIA 더그아웃 분위기도 급격히 가라앉았다.
결국 김도영은 후속타자 문성주 타석에서 김규성과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시즌 초반부터 '슈퍼스타' 김도영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자 KIA 이범호 감독 표정은 굳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단순한 담 증세라면 2~3일이면 회복되지만, 팔이나 어깨가 찝히는 부상이었다면 최소 보름은 결장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도영이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 중 누구라도 한 명씩 넘어지면 '이제 야단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해 부상 악몽을 떠올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구단 관계자는 윤도현에 대해 "병원 X-레이와 CT 검사 결과 단순 타박상"이라고 밝혔다. 김도영 역시 선수 본인이 "문제 없다"고 밝혔고,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을 뿐 병원 검진도 진행하지 않았다.
가장 놀랐던 김도영은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며 2일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IA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반면 윤도현은 하루 더 쉬어간다.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은 오늘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생각"이라며 무리한 기용 대신 확실한 회복을 선택했다.
KIA가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지난해 악몽 때문이다. 2024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2025년 김선빈, 나성범, 김도영, 윤도현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정상적인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고 결국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일까. 1일 패배보다 김도영과 윤도현의 부상 소식이 더 뼈아팠다. 그리고 다행히 두 선수 모두 큰 부상을 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IA 더그아웃에도 다시 안도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시즌 초반, 승패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선수들의 건강이었다. KIA가 지난해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는 여전히 '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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