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월드컵은 작은 변수 하나로 승부가 갈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규정들이 더해지고 있다. 축구 경기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서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는 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기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또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도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는 규정도 통과됐다. 두 가지 규칙 개정안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안한 것이다.
이른바 '비니시우스 법'이다. 지난 2월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언쟁을 벌이다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것이 도화선이었다. 당시 프레스티아니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며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조사 결과, 프레스티아니는 동성애 혐오 행위를 인정받아 6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프레스티아니가 문제의 발언을 할 때 유니폼으로 입을 가려 인종차별 발언을 입증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전격적으로 새 제재 규정이 도입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선수가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면, 당연히 퇴장당해야 한다"면서 "숨길 게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도 조심해야 한다. 선수들은 종종 상대와 대화할때 입을 가리기도 한다. '캡틴' 손흥민(LA FC)도 자주 하는 버릇 중 하나다. 물론 언쟁이 아닌 상황에서는 상관이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해당 행동을 할 경우, 퇴장을 당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은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FIFA의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당시 하석주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FIFA가 언급한 백태클로 퇴장을 당한 바 있다. 한국은 1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스로인, 골킥, 선수 교체 시 카운트다운제도 시행된다. 심판은 스로인이나 골킥 처리가 너무 오래 걸리거나, 의도적으로 지연한다고 판단할 경우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만약 5초 이내에 처리하지 않을 경우 스로인은 상대 스로인, 골킥은 상대 코너킥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골키퍼가 볼을 너무 오래 소유하는 걸 막기 위해 도입한 규칙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안일한 판단 하나로 실점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또 선수 교체 시에는 10초 카운트다운을 적용한다. 교체로 나가는 선수는 심판 신호 이후 10초 이내에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1분 동안 교체로 들어올 선수가 뛸 수 없다.'침대 축구'를 막기 위한 규칙도 도입된다. 경기 중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경우,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뒤 경기 재개 후 1분간 대기해야 한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경고 완화도 놓쳐서는 안될 변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반 22분과 후반 22분이 지난 시점에 3분간 선수들이 수분을 섭취할 수 있는 휴식 시간이다. 한국은 지난 3월 A매치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여기에 FIFA는 이번 월드컵 부터 경고 1장은 조별리그와 8강전 후 각각 기존 경고를 소멸키로 했다.
이로 인해 최근 현대축구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고강도 플레이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통해 전술적 세밀함을 손볼 수 있어, 경기 템포나 분위기도 빠르게 바뀌게 될 전망이다. 경고를 불사한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팀에게도 유리한 점이 될 수 있다. 바뀐 환경을 우리 것으로 만든다면 그만큼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남은 기간 홍명보호의 숙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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