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십수년 전 K리그를 누빈 '그저그런' 외국인 선수가 한 리그를 그야말로 씹어먹고 있다. 베르손(35·조호르) 이야기다.
베르손은 지난 2011년 당시 20세의 나이로 수원 삼성에 입단했다. 브라질 1부 명문 그레미우 출신으로 브라질 U-20 축구대표팀을 거친 발 빠른 공격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한 채 단 7경기 출전에 그친 베르손은 브라질로 돌아갔다가 2014년 다시 K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엔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다. 2011년 당시 수원 삼성 사령탑이었던 윤성효 감독이 부산으로 옮긴 뒤 다시 베르손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베르손은 부산에서도 똑같이 7경기 무득점 기록만을 남긴채 한국을 떠났다.
베르손의 커리어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브라질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베르손은 2021년 '말레이시아 1강' 조호르에 입단하며 아시아 무대로 복귀했다. 말레이시아 리그는 베르손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첫 시즌 빠르게 적응한 베르손은 두 번째 시즌 조호르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광저우전(5대0 승)이었다. 2022년 한해 동안 36경기에서 46골을 넣으며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 등에 못지 않은 득점력을 뽐냈다.
베르손은 2024~2025시즌엔 커리어 하이인 리그 32골, 지난 2025~2026시즌 27골을 넣었다. 지난시즌엔 컵대회까지 포함해 42골을 낚았다. 브라질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르손은 2021년 이후 모든 브라질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조호르 유니폼을 입고 186경기를 뛰어 191골 33도움을 기록한 베르손을 '말레이시아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칭하고 있다.
조호르는 베르손을 앞세워 2025~2026시즌을 말레이시아 리그를 무패로 마감했다. 조호르는 지난 10일 켈란탄과의 경기를 14대1 대승을 따내며 리그 최다 연속 무패 신기록인 108경기와 타이를 이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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