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미국에서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하면서 너무 낮게 날아 가로등과 충돌한 사실이 드러났다.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3일(현지시각) 이탈리아에서 출발,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고속도로 상공을 불과 약 5.8m 높이로 비행하다 가로등을 충돌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약 200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美 교통안전당국이 작성한 초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는 착륙 전 약 1.2㎞ 구간 동안 안전한 접근 고도보다 낮은 상태로 비행했다. 특히 공항 인근 고속도로 상공에서는 지면에서 불과 약 5.8m 높이까지 내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에는 항공기의 랜딩기어가 지나가던 대형 트럭을 직접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결과 실제 충격은 여객기가 들이받은 가로등 구조물이 부서지면서 발생한 파편 때문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대형 트럭 운전자가 부상을 입었으며, 또 다른 차량인 지프 차량 역시 파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장은 착륙 과정에서 자동조종장치를 해제한 뒤 강한 바람 영향으로 항공기 속도가 빨라지자 엔진 출력을 조절해 속도를 안정화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부기장이 "속도가 느려지고 있으며 고도가 다소 낮다"고 경고한 직후 기내 승객들은 "쿵 하는 충격", "약한 흔들림", "큰 폭발음"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항공기는 무사히 활주로에 착륙했지만 동체 외부에는 상당한 손상이 발생했다. 랜딩기어 타이어 일부가 찢어지고 동체에는 구멍과 파손 흔적이 발견됐다. 다행히 탑승객과 승무원 가운데 부상자는 없었으며, 당시 관제탑 역시 사고 직후까지 특이 상황을 즉각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대형 트럭 운전자가 주행하던 중 갑자기 불안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본 뒤 거대한 항공기가 머리 위를 스치듯 지나가며 유리 파편이 쏟아지는 장면이 담겼다. 공항 보안 카메라 영상에서도 항공기가 트럭 지붕과 거의 맞닿을 듯한 거리에서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과 조종 절차 적정성 여부를 포함한 정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6-07 09:45:09
현역 군인은 원칙적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대상이 아니지만, 유죄 판결 확정으로 군인 신분을 잃게 될 경우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해 벌금 800만원만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현역 부사관이던 A씨는 2020년 후배 군인의 아내인 B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후배 군인의 집에서 후배를 포함한 다른 군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1·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쟁점은 A씨에게 성범죄 유죄판결에 따른 수강명령·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지였다.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자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 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해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16조 9항은 이수명령에 관해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보호관찰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보호관찰법 56조는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대상자에게는 보호관찰 등을 하지 않도록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이는 현역 군인들에 대해서는 군 지휘관들의 지휘권 보장이 필요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 등의 집행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단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심(2심)은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면서도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군법 적용 대상자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이수명령 자체를 명할 수 없단 판단에서다. 대법원은 그러나 해당 판결 확정 시 A씨가 군인 신분을 잃는다는 점을 짚었다. A씨에게 적용된 옛 군인사법상 성폭력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현역군인 신분을 잃는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현역 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되므로, 원심판결 선고 시 피고인이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판결 확정과 함께 현역 군인 신분 상실이 예정된 경우라면 선고 당시에는 군법 적용 대상자라고 해도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그와 동시에 선고돼야 하는 (재범방지용) 이수명령이 누락된 위법이 있는 경우 그 전부가 파기돼야 한다"며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lready@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1:42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세운 이후 관영 매체에서 독도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독도 문제를 주민들의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소재로 활용했던 북한이 2023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독도를 적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철저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연합뉴스가 북한 관영 매체 보도 내용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독도 문제를 매개로 일본 정부를 비난한 건 2023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기념행사 개최에 대한 논평을 내고 "일본반동들의 '독도영유권' 주장놀음은 역사적 정의와 진실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며 "우리 민족의 영토주권, 자주권에 대한 침해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조선중앙TV를 통해 고려인 형제가 우산도(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증명하는 금불상을 목숨 바쳐 지킨다는 내용의 영화 '피묻은 약패'를 방영하는 등 주민들의 항일 투쟁 의지를 고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이 있었던 2023년 말부터는 '독도'에 대한 언급은 자취를 감췄다. 가장 최근 언급은 2024년 1월 조선중앙통신이 남한 내 반정부 시위 소식을 전한 보도로 시위대가 "윤석열 패당이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만들었다"고 규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실었을 뿐이었다. 이후 현재까지 독도를 직접 다룬 북한 측 자체 보도나 평론은 전무한 상태다. 이는 김 위원장이 2023년 말부터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이자 적대적인 두 국가 체제로 선언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영토상 독도가 북측 관할이 아닌 남측에 속하는 만큼, 대남 단절 조치의 하나로 독도 이슈 자체를 의도적으로 지워버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헌법에 한반도 북측 지역만 영토로 규정한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조항을 삭제하는 등 '두 국가' 노선을 반영한 개정 작업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자국의 지리적 특징을 중국어로 소개하는 지도와 책자에서 독도를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남북관계를 한 민족이 아닌 외국이자 적대국으로 취급하겠다는 노선이 선전 매체는 물론 대외용 지리 정보에까지 철저히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sk@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1:34
인공지능(AI)이 사진만으로 제품 정보를 파악하고 시세를 추정하는 '디지털 감별사' 역할을 하면서 기혼자들의 소비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나 동호인들만 알 수 있었던 제품 정보가 AI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손쉽게 제공되면서다. 7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아내가 생성형 AI로 새로 산 키보드 값을 정확히 알아내 난처해졌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 키보드를 구매했지만, 아내에게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C-커머스) 플랫폼에서 값싸게 부품을 산 뒤 15만원 정도 들여 교체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아내가 생성형 AI에 키보드 사진을 올려 가격을 물어보자 AI가 실제 가격에 근접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그는 "와이프가 컴퓨터를 잘 몰라 지금까지는 넘어갔는데 AI 때문에 결혼생활에 대 위기가 왔다"고 토로했다. 고가 취미용품 가격을 배우자에게 축소해 설명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다. 고가 취미용품 가격을 배우자에게 낮춰 설명하는 것은 평화 유지를 원하는 기혼자들의 오래된 '비책'이다. 해외 취미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죽으면 아내가 물건을 내가 말한 (저렴한) 가격대로 처분할까 봐 두렵다"라는 문구가 밈처럼 사용된다. 낚시 장비와 골프채, 카메라, 게임기, PC 부품 등 고가 취미 용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배우자 몰래 비용을 숨기거나 실제보다 저렴하게 설명하는 상황을 풍자한 표현이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이 같은 농담도 점차 통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 3월 한 해외 자전거 동호회 페이스북 그룹에는 "AI의 새로운 피해자가 됐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아내가 생성형 AI에 고급 자전거 사진을 올린 뒤 "남편은 이 자전거가 300달러(약 46만원)라고 했는데 맞느냐"고 묻는 대화 화면이 담겼다. AI는 자전거의 브랜드와 부품 구성을 분석한 뒤 "수천 달러 상당의 고급 모델로 보이며, 사양에 따라 1만달러(약 1천500여만원)를 넘을 수 있다"고 답했다. 게시물에는 "왜 이런 걸 공개해서 우리까지 배우자에게 혼나게 하나", "디지털 고자질쟁이"라는 농담 섞인 반응과 함께 "AI의 피해자가 아니라 배우자에게 거짓말하다가 들킨 것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취미 용품 넘어 중고거래·명품 감정까지 이 같은 변화는 취미 용품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AI를 활용해 제품의 적정 가격을 추정하는 서비스가 사용되고 있다. 당근은 지난해 7월 이용자가 판매하려는 물건을 촬영하면 AI가 유사 거래 사례를 분석해 예상 판매가를 제시하는 '내 물건 가격 찾기' 기능을 공개했다. 판매 경험이 많지 않은 이용자도 적정 가격대를 가늠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명품 시장에서도 AI 감정 서비스가 등장했다. 트렌비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사진 기반 AI 정·가품 감정 서비스 '클루비'는 사용자가 명품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정·가품 가능성과 근거를 제시한다. 사람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감정 영역에도 AI가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전문가나 동호인의 경험에 의존했던 정보에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 "감별 지식의 민주화"…AI가 바꾸는 정보 비대칭 사진만으로 제품 가치와 특성을 추론할 수 있는 AI가 등장한 배경에는 멀티모달(텍스트·이미지 등 여러 형태의 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AI) 기술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김상균 경희대 AI비즈니스 MBA 주임교수는 "예전 이미지 인식 AI가 '이것은 가방이다' 정도 분류에 머물렀다면 최근 멀티모달 AI는 로고와 형태, 부품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품의 가치까지 추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명품 감정이나 고가 취미용품의 시세 파악은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동호인이나 전문 감정사의 머릿속에 축적된 지식이었다"며 "AI가 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만들면서 일종의 '감별 지식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는 사진이 보여주는 정보만 분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 현상은 전문가의 대체라기보다 전문가를 위한 1차 필터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pun9@yna.co.kr 제보용 카카오톡 친구추가 ID는 'okjebo' <연합뉴스>
2026-06-07 08:31:26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2월 발생한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고로 약 25억원을 보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비트는 작년 11월 대규모 해킹 사고 후속 조치로 약 7억9천만원을 보상했다. 7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빗썸은 지난 2월 직원 실수로 이벤트 당첨금 단위를 잘못 입력, 62만원 대신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훨씬 많은 62만개의 비트코인을 보내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이재원 빗썸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금감원 검사와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고 있는 다양한 민원을 통해 좀 더 폭넓게 피해자 구제 범위를 설정해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약 25억원을 보상한 것이다. 업비트는 작년 11월 27일 새벽 알 수 없는 외부 지갑으로 솔라나 계열 24종 코인 1천40억6천470만여개(약 445억원)가 전송되는 해킹 사고를 당했다. 당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네이버의 합병을 알리는 행사를 종료한 후 해킹 사실을 홈페이지에 뒤늦게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업비트는 피해 자산 445억원 중 26억원을 동결하고, 회수와 보상 절차를 진행했다. 두 사고를 포함해 최근 6년(2020년∼2026년 4월) 동안 5대 거래소가 자체 집계한 해킹·전산 사고는 총 57건에 달했다. 거래소별 사고 건수는 업비트 26건, 빗썸 14건, 고팍스 8건, 코인원 6건, 코빗 3건 등이었다. 다만, 거래소 사고 집계 기준과 보상 규모, 형태는 제각각이었다. 예를 들어 고팍스는 자산목록 조회 오류까지 전산 사고로 집계했지만, 빗썸은 전체 고객이 10분 이상 핵심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만 전산 사고로 집계했다. 또 빗썸은 전산 장애 피해보상 신청자 일부에게 보상금이 아닌 수수료 무료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했다. 전산 사고 보상액은 업비트가 32억1천여만원, 빗썸이 32억여원, 코인원이 4천900여만원 등이었다. 코빗과 고팍스는 보상한 금액이 없었다. 대표적으로 업비트는 12·3 비상계엄 당일인 2024년 12월 3일 일어난 전산 사고로 1천153건의 피해 신고를 접수했고, 일부를 받아들여 약 32억원을 보상했다. 빗썸은 작년 9월 2일 진행된 긴급 시스템 점검으로 132명에게 1억2천여만원과 1억원의 수수료 무료 쿠폰을 지급했다. 코인원은 작년 3월 가상자산 닐리온(NIL)의 지정가 매도 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사고로 47건의 보상 신청을 받아 4천900여만원을 보상했다. suri@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1:20
2023년 9월 이후 수술실 폐쇄회로TV(CCTV) 설치·운영이 의무가 됐지만, 2년이 지난 시점에도 국민의 절반은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만 실제 CCTV로 수술을 촬영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들 중 75%는 의료사고와 과실에 대비하고자 촬영을 선택했다. 의료진은 CCTV 의무화로 환자와의 신뢰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한편 제도의 실효성도 미심쩍어했다. 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9월 25일∼10월 28일 사이 최근 2년 이내 전신마취 또는 의식하 진정으로 수술한 경험이 있는 만 15세 이상 환자 1천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수술실 CCTV 제도를 아는 이들은 49.5%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실제 수술실 CCTV를 촬영한 경우는 18.5%에 불과했다. CCTV 촬영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안내받지 못해서'(33.5%)와 '제도를 몰라서'(28.1%)가 상위를 차지했다. 환자가 CCTV 촬영을 요청한 경우 그 이유로는 '의료사고·과실 대비'(74.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촬영 후에는 '안심됐다'는 긍정적 정서가 84.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료진은 수술실 CCTV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도의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수술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 17일∼11월 13일 조사한 결과, 이들이 근무하는 기관의 수술실 93%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이들은 CCTV가 환자-의료진 간 신뢰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72%가 부정적일 것으로 답했다. 이들은 또 제도 운용 방식을 두고 '수술실 CCTV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41.0%)는 개선안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현재처럼 환자 요청 시에만 촬영'(24.0%), 'CCTV 불필요·신뢰 관계가 더 중요'(21.0%) 순으로 나타났다. 또 효율적 제도 운용을 위해 가장 시급한 지원 사항으로는 '의료진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한 명시'(4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조사 당시 인터뷰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의료진 10명을 따로 인터뷰했을 때 7명(70%)이 2023년 9월 설치 의무화에 맞춰 CCTV를 도입했지만, 의무화만 아니었다면 CCTV를 설치할 가능성은 없거나 매우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의료인은 "(의무화에) 엄청나게 분노했다.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이라며 "학교로 따지면 참관 수업을 매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인은 "문제가 되는 걸 찾아내서 증거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 썩 좋지는 않았다"며 "게다가 수술 필드를 녹화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방에서 사람이 서 있고 무언가를 하는, 굉장히 모호한 상황을 촬영해서 도대체 뭘 쓴다는 것인지 실효성도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제도 개선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환자의 제도 인지도를 높이고, 의료진에도 수술실 CCTV 활용의 긍정적 사례를 홍보하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 관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환자 안전을 보장할 균형점을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ho@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1:1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함에 따라 두 정상이 논의할 각종 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두 정상의 대면 회동은 이번이 일곱 번째로, 전통적인 우호를 재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협력과 외교·안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전략 경쟁, 북러 밀착 등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중 관계의 현재 위치를 재점검하고 미국에 맞선 북중러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 시도 등 향후 협력 방향을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반서방 연대·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시도 속 북중관계 복원 주목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중 동맹의 전략적 복원과 미국에 맞서기 위한 북중러 연대 심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달 베이징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과 국제관계 민주화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견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도 미국과 서방 제재 및 압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에 따라 양측은 회담에서 국제정세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전략적 협력 의지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동성명이나 공개발언에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일방주의 반대, 국가 주권 수호 등의 표현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조약은 한 국가가 무력 침공을 당하면 다른 국가가 바로 참전하도록 하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겨 있어 북중 동맹의 상징으로 평가돼 왔다. 냉전 종식 이후 해당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협력 관계를 제도화한 만큼 북중 관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북러 밀착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안보 후원자를 확보한 데 이어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통해 경제적 공간 등을 넓히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北, 비핵화 거부하고 핵 보유 묵인 요구할 듯…中 입장 주목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남측과의 대화를 일절 거부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고도화한 핵무기 보유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중국을 상대로 핵 보유를 묵인해달라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의 방북 일정 발표를 하루 앞두고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새 핵시설' 방문을 보도한 것 역시 회담에 앞서 핵 능력을 과시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원칙을 견지해 온 중국이 북한의 이 같은 요구에 어느 수준까지 호응할지 여부다. 최근 시 주석의 연쇄 정상외교를 살펴보면 그간 견지해왔던 '북핵 불용' 원칙에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재 역할을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도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팩트시트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을 뿐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는 등 온도 차가 드러났다. 이어진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만 명시돼 중국의 기조 변화가 뚜렷이 감지됐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양국은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춰 미국을 견제하는 한편 대만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동조 의사를 밝히며 그 대가로 외교적 뒷배를 공고히 하려 할 수 있다. 다만 북핵과 관련한 의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르더라도, 방북 일정 중 공식적인 합의문이나 대외 발표를 통해 양측이 합의된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한반도 내 독점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피함으로써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 경제협력 확대…中은 두만강 출해, 北은 관광·교역 확대에 관심 경제 분야에서는 북중 교역 확대와 접경지역 개발 협력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코로나19 이후 북중 교역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 여객열차와 항공 노선도 재개됐다. 양국 모두 경제 발전과 지역 개발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실질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이 지대한 관심을 두는 두만강 하류 수로를 이용한 출해 문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중국은 지린성 훈춘에서 동해로 연결되는 안정적인 해상 통로 확보를 추진해 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조선(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역시 나선경제특구 개발과 물류 인프라 확충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한 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두만강 하류 수로 이용, 나선항 활용 확대, 접경지역 개발 협력, 물류 인프라 구축 등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의 북한 관광 확대와 교역 정상화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완공된 뒤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신압록강대교 문제 역시 양국 경제협력 확대 차원에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khan@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1:05
사용이 늘어나는 전기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현시점에서 '재활용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FP 배터리를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에 포함하려는 정부는 재활용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설계를 고심 중이다.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이 작년 진행한 'LFP 배터리 재활용 가치 평가'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1팩을 재활용하는 경우 비용 대비 편익(B/C) 값은 0.44였다. 비용 대비 편익이 1 미만이면 어떤 행위를 할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의미다. 삼원계 배터리 대표 격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같은 조건에서 재활용 비용 대비 편익이 1.06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배터리 종류별 재활용 비용 대비 편익 값이 산출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LFP 배터리 재활용 경제성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유가 금속 함량이 적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 구성 물질 가운데 회수할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물질은 리튬인데, 함유율이 보통 2∼3% 수준에 그친다. NCM 배터리의 경우 전체 50∼60%를 차지하는 니켈과 코발트 등 유가 금속 함유율이 LFP 배터리보다 훨씬 높다. 유가 금속 함량이 적다 보니 LFP 배터리는 분쇄해 '블랙매스'로 만든 뒤 산성용액으로 녹여 리튬 등 유가 금속을 추출하는 일반적인 배터리 재활용 방식으로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화학 용액을 사용해 필요한 물질을 녹여내 추출하는 습식법의 경우 필연적으로 금속 물질이 든 폐수가 발생하는데, LFP 배터리는 이 폐수를 처리하는 비용이 배터리에서 회수할 수 있는 유가 금속 가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 문제는 LFP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LFP 배터리는 비교적 싼 금속인 리튬, 인산, 철을 활용하기에 원가가 싸고, 수명이 긴 데다가 열폭주가 시작되는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열폭주 시 최고 온도는 낮아 NCM 배터리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작년 기준 LFP 배터리 가격은 NCM 배터리보다 평균 40% 이상 낮았다. 이에 작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가운데 55%가 LFP 배터리였다. 이 비율은 재작년보다 5%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형 에너지 저장장치의 경우 작년 설치된 물량의 90% 이상이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하나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LFP 침투율은 53.0%로 전월보다 7.8%p 상승했다. 중국의 경우 LFP 배터리 침투율이 78.5%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외국산 자동차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부 의뢰로 한국환경공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신규 전기차 비율은 2022년 2.0%, 2023년 13.3%, 2024년 26.0%로 높아졌다. 기후부는 기업 등에 LFP 배터리 재활용 책임을 부여하지 않으면 그냥 매립·소각되는 경우가 많아 자원 낭비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 적용을 검토 중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는 제품 판매·수입업자에게 출고·수립량의 일정 비율을 재활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기후부는 이달 연구용역을 발주, LFP 배터리를 생산자책임재활용제 대상 품목으로 할지, LFP 배터리 탑재 제품을 대상으로 할지 등 제도를 설계할 계획이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48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시작된 중동 전쟁이 7일로 100일째지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무기 개발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게 미·이스라엘이 각각 '장대한 분노'와 '사자의 포효'로 명명한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전개한 명분이었다. 미·이스라엘군은 압도적 화력을 앞세워 개전 이래 이란군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37년간 이란을 철권 통치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주요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제거됐다. 이란은 자국 영토에 날아든 미사일로 막대한 피해를 보자 현대전의 주 무기로 떠오른 드론을 활용해 '가성비' 높은 항전에 들어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장악으로 미국의 의표를 찔렀다.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대함 공격과 기뢰 부설로 가로막히자 국제유가는 순식간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금융시장 역시 전황에 맞춰 요동쳤다. 호르무즈 봉쇄가 세계 경제에 가한 직·간접적 충격은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건진 무형의 소득으로 꼽힐 정도로 타격감이 컸다. 해협 개방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 등 주요 동맹국을 향해 외쳤던 '헬프콜'은 그의 다급함을 보여줬다. 호르무즈를 열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석유 시설을 때려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속에 미 지상군의 투입 준비 등 전면전 확산 위기가 고조되던 4월 8일, 양측은 한 달여 만에 극적으로 휴전에 들어갔다. 나흘 뒤 중재국 파키스탄에서 열린 첫 대면 협상에서 미·이란은 입장차만 확인한 채 '노딜'로 돌아섰다. 그러자 미국은 이란의 에너지 수출을 막는 해상 봉쇄로 역공했다. 이란의 자금줄을 묶는 '경제적 분노' 작전도 병행됐다. 이처럼 상대방의 숨통을 조르는 교착상태에서 양측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요인이 뒤얽힌 고차방정식 같은 협상은 좀처럼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은 개전 명분인 이란의 핵 문제가 최우선이다.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이 레드라인이다.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넘기거나 파괴하고, 최소 20년간 농축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아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개방과 해상 봉쇄 해제는 주고받기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란에 대한 제재 및 동결자금 해제는 핵 문제 해결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핵 문제는 차근차근 다루자고 맞선다. 당장 경제를 옥죄는 해상 봉쇄를 푸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제재 해제와 동결자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에 노출된 채 스스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무장 해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동의 이란 추종세력, 특히 레바논 내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까지 합의 조건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전쟁의 또 다른 주체인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안전한 생존을 담보하는 게 지상과제다. 가자지구 하마스에 이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자국에 인접한 친(親)이란 무장세력의 해체를 추구해 온 일환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을 도와 전쟁에 가담한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국경을 넘었다. 이란이 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헤즈볼라가 반발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위태로운 휴전 협정이 지난 3일 체결됐다.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레바논 문제를 분리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다독여 변수를 줄이려는 반면, 이란은 레바논 문제가 풀리는 게 종전 협상의 일부라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지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 카드'가 된 레바논 국민들의 애꿎은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동지중해 연안을 오가며 한쪽이 풀리는 듯하면 다른쪽이 꼬이기를 반복한 이번 종전 협상은 양측의 잠정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MOU) 초안이 마련됐다는 소식에도 장기화 우려가 여전하다. 세계 각국이 고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하며 MOU 서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이를 승인하지 않고 이란으로 돌려보냈다. 자신이 비판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이란 핵합의(JCPOA) 수준을 넘어서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경우 폭사한 부친을 이어 새 최고지도자가 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중상을 입은 처지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됐지만, 여전히 강경·온건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체계적인 의견 교환이 어려워 협상이 늘어진다는 게 미국 측 설명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산발적 교전이 오가고는 있지만, 당장 휴전을 파기할 만한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모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각자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소득 없는 전쟁에 피로도가 점증한 데다 퇴행적인 전쟁 재개는 국내외적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끝이 보이는가 싶다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전쟁의 향배는 악화일로인 자국의 정치·경제적 상황 속에 양측의 군 통수권자가 내릴 결단에 달렸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관측통들은 전한다. 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마주한 전쟁 회의론과 유가 불안 장기화에 따른 11월 중간선거의 여론 지형이, 이란 측에선 에너지 생산시설 포화와 수출입 봉쇄에 따른 경제난 가중 및 반체제 위협이 종전 협상의 기저에서 작용할 변수로 꼽힌다. zheng@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41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이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하방 압력이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보유세 개편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핵심지는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했지만, 외곽 지역은 상승세 지속과 조정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렸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6만1천630건으로 한 달 전(7만133건) 대비 12.2% 감소했다. '매물 잠김' 현상과 함께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천940건으로 직전 달(8천503건) 대비 30.1% 감소했고, 전년 동월(7천577건)과 비교하면 21.6% 줄었다. 거래는 위축됐지만 가격은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의 경우 매물 부족과 실거주 수요 영향으로 가격 하방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권과 한강벨트는 가격 조정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경우 매수자들의 가격 저항감이 완화되면서 거래가 회복될 수 있다"며 "다만 가격이 오르면 규제가 뒤따르면서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은 비거주 1주택자들이 매도보다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실거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매물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는 늘지 않더라도 가격 상승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외곽 지역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렸다. 남 연구원은 "외곽지역은 공시가격 인상 폭이 크지 않아 비교적 세금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세제 개편 등 규제 강화를 피해 갈 수 있어 현재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양 위원은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가시화되면 시장이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발생하면서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보유세 강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세제 강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매물 잠김을 심화해 가격 하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 강화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박 교수는 "양도세 부담을 감안하면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며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거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면서 기존 세입자가 밀려나 전월세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1주택자를 중심으로 10억∼15억원대 주택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물까지 줄어들 경우 서울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dindong@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31
[※ 편집자 주 =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인구이동으로 전국에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생겨나는 빈집은 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우범 지대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농어촌 지역은 빈집 문제가 심각합니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빈집은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되지만, 일부에서는 도시와 마을 재생 차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매주 한 차례 빈집을 주민 소득원이나 마을 사랑방, 문화 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조명하고 빈집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도시의 삭막함을 벗어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 수 있는 시골 학교를 찾고 있었는데, 주거 부담까지 덜어준 덕분에 온 가족이 안심하고 내려올 수 있었어요." 지난해 경남 남해군 서면으로 전입한 40대 유씨는 남해살이의 만족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유씨가 정착한 서면 일대에는 조용한 바닷가 마을인 장항마을과 노구마을이 있다. 이곳은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거주하던 어르신이 떠난 뒤 잡초가 무성한 채 흉물로 방치돼 가던 빈집들이 있던 자리였다. 그러던 이곳에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직격탄을 맞아 허물어져 가던 빈집들이 도시 지역의 젊은 부모와 아이들을 불러 모으는 '희망의 보금자리'로 재탄생한 것이다. 7일 남해군에 따르면 군이 추진한 '로컬라이프 남해살이 해랑(海浪) 주거사업'이 폐교 위기에 몰렸던 지역의 작은 학교인 성명초등학교를 살려내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며 농어촌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해랑'은 바다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물결이라는 의미다. 단순히 건물을 수리하는 차원을 넘어 남해라는 지역의 정주 인구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그동안 지자체의 빈집 정비사업은 각기 다른 부서에서 제각각 맴도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군은 '지역 내 방치되는 빈집'과 '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폐교'라는 공통의 소멸 위기를 '학생 유입을 위한 주거 기반 마련'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묶어 부서 간 장벽을 허물었다. 인구청년정책단과 교육협력팀이 손을 잡고 2024년 한 해 동안 총사업비 4억원을 투입해 서면 일대의 빈집들을 전면 리모델링하는 '해랑 주거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대상지 선정부터 철저했다. 전문 용역업체가 서면 일원 22개 마을 전체의 빈집 데이터를 수집한 뒤 건축물·토지대장을 기초로 법적 문제가 없는 곳을 1차로 걸러냈다. 이어 소유주 동의를 거쳐 마을 내 사업 우호도, 거주 쾌적성, 성명초등학교와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구마을 3개소와 장항마을 1개소 등 최종 4개 가구를 확정했다. 하지만 추진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수십 년간 방치된 농어촌 빈집을 쓸 만한 정주 공간으로 되돌리는 일은 첫 단추를 끼우는 것부터 마감 공사에 이르기까지 숱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선 사업지인 서면 일대가 여수해저터널 건설이라는 대형 호재와 맞물리면서 지가 상승 기대감 탓에 소유주들로부터 7년 장기로 빌릴 수 있는 빈집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노후한 목조 가옥 자체의 물리적 한계도 있었다. 막상 공사를 위해 빈집 뼈대를 뜯어보니 내부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낡은 목조주택 특성상 단열과 습기를 잡기가 극히 어려웠고, 리모델링 설비를 고정할 내부 벽체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다. 특히 집의 기초가 낮은 경우 습기가 바닥을 통해 쉽게 올라오는 탓에 마당의 흙 높이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등 복잡한 토목 작업이 추가로 동반됐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진행된 사업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주를 희망하는 지역 밖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내 최종 4가구를 선정했다. 이들은 2025년 신학기 전 입주를 모두 마쳤으며, 올해 현재 기준으로 청년층(20∼46세)과 유·아동을 포함해 총 21명의 새 식구가 남해에 둥지를 틀었다. 이 중 초등학생들은 성명초등학교로 한꺼번에 전·입학하면서 전교생을 손가락으로 꼽던 시골 작은 학교는 단숨에 활력을 되찾았다. 유씨는 "처음에는 낯선 시골 생활에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는데, 주민들이 반겨주시고 학교 프로그램도 알차 만족스럽다"며 "깨끗하게 고쳐진 집에서 아이가 뛰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남해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의 성공 비결은 파격적인 임대 조건과 마을 공동체와 유기적 위탁 관리 시스템에 있다. 군은 빈집당 1억원 안팎의 리모델링 비용을 투입하는 조건으로 빈집 소유주와 7년의 장기 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소유주 입장에서 흉물인 빈집을 완벽하게 고쳐 7년 후 돌려받으니 이득이다. 이렇게 조성된 집은 '관리운영 협약'을 맺어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입주자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 임대료 2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거주한다. 도시의 비싼 주거비 부담을 덜어내 청년 부모들의 자연스러운 정착을 유도하고 월세 수입으로 공익적 마을 사업 재원을 마련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정주 인구를 넘어 지역에 활력을 주는 생활인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군의 뚝심 있는 정책이 소멸 갈림길에 선 농어촌 지역의 소중한 교과서가 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장에서 낡은 집을 뜯어고치며 겪은 시행착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단순히 새집을 짓는 것을 넘어 인근 정주 여건 개선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25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를 중심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일부에서 접종을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접종 이후 반려동물이 폐사했다는 주장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영향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제도와 관련해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 확인이 원칙으로 제시되면서 일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사실상 접종을 강요하는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장기간 광견병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 "백신 사망 단정 어려워"…수의계 "과도한 불안감 경계해야" 7일 대한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반려견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건강하던 반려견이 광견병 예방접종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백신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영상은 70만회 이상 조회되며 온라인상에서 광견병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특정 사망 사례의 원인을 광견병 백신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임상 경과와 기저질환, 진료기록, 병리학적 소견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은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나 충분한 의학적 분석 없이 광견병 예방접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이라며 "발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공중보건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예방접종과 야생동물 미끼백신 살포 사업 등 방역정책이 장기간 유지돼 왔다"며 "현재 광견병이 오랜 기간 발생하지 않은 것도 국민 협조와 감시 체계가 지속적으로 운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만9천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 광견병의 대부분은 감염된 개에 물려 발생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사람의 경우 2005년 이후, 동물의 경우 2014년 이후 광견병 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 접종 불안 줄일 안전관리 필요…정부 "지원·보완책 검토" 전문가들은 광견병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보호자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안전관리 강화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수의사회는 보호자들에게 ▲ 접종 전 식욕·활력 등 건강 상태 확인 ▲ 가급적 오전 시간대 접종 ▲ 접종 직후 병원 내 관찰 ▲ 귀가 후 상태 모니터링 등을 권고했다. 동물병원에는 ▲ 예방접종 전 건강 상태 확인 절차 강화 ▲ 충분한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 마련 ▲ 이상 반응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체계 구축 ▲ 예방접종 예약 단계에서의 사전 안내 체계 개선 등을 당부했다.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 관계자는 "예방접종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보호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과 보호자들이 균형 잡힌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되는 광견병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절차를 거친 제품"이라며 "정부는 예방접종 지원 등을 통해 방역 체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광견병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인 만큼 그간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며 "최근 제기된 사례와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추가 지원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thena@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17
단기간에 급등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던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조정에 돌입하면서 코스피가 '9천피' 목전에서 미끄러졌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브로드컴 실적발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등을 빌미로 본격화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대규모 차익실현과 달러/원 환율 급등 등 겹악재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15.56포인트(3.72%) 내린 8,160.59로 한 주 거래를 종료했다. 주초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밝았다.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넘어선 지수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달 2일에는 장중 한때 8,933.62까지 치솟으며 9,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LG,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등 주요 그룹 총수와 만날 것이란 보도도 주식시장에 기대감을 밀어넣었다. 흐름이 바뀐 계기는 한국시간으로 4일 아침 진행된 브로드컴 2026회계연도 2분기(2∼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었다. 브로드컴의 회계연도 2분기(2~4월)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221억9천만 달러(약 33조4천억원)로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222억7천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회계연도 AI 반도체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서 충격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탄 CEO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 인프라 및 부대시설 구축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매출 증가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프라는 하루아침에 건설되는게 아닌 만큼 AI 관련 투자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뜩이나 시장에선 이란 전쟁과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던 상황이었다. 이밖에 내주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실탄 확보'를 위해 과열 우려가 제기되는 반도체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급격히 치솟는 달러/원 환율 등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코스피는 5일 장중 한 때 전장보다 6.96% 급락한 8,038.10까지 밀리며 8,000선을 위협받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6.40%와 9.92%씩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올해 최장 기록인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주(1∼5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은 한 주 사이 18조6천30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된다. 개인과 기관은 15조9천775억원과 2조5천32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직후인 지난달 7일 이후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도합 69조4천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코스피 보유비중(시가총액 기준)은 5일 장마감 기준 37.82%로 전날(38.17%)보다 0.35%포인트 감소했다. 외국인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대형주 주가가 꾸준히 오른 까닭에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도를 지속하면서도 보유비중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며 그런 흐름이 끊긴 모양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스퀘어(7천678억원), 대한전선(2천102억원), 두산(1천837억원), 대우건설(1천495억원), POSCO홀딩스(1천54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9조7천896억원), SK하이닉스(4조7천125억원), LG전자(1조7천761억원), 삼성전자우(1조960억원), NAVER(8천762억원) 등이다. 코스닥은 전주 대비 72.36포인트(6.73%) 내린 1,002.44로 장을 마감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5일 미국 뉴욕증시는 기술주 투매 속에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5%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2.65%와 4.18%씩 급락했다. 특히 AI 관련주와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컸던 까닭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폭락했다. 브로드컴은 전날 12.6% 급락에 이어 이날도 7.92% 하락했고 마이크론(-13.25%), 샌디스크(-11.39%), 웨스턴디지털(-11.06%), 인텔(-11.28%), AMD(-10.86%), 램 리서치(-9.85%) 등 반도체주 대다수가 두자릿수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6.20%), 마이크로소프트(-2.66%), 아마존(-3.06%), 테슬라(-6.56%) 등 주요 빅테크도 낙폭이 컸다. 이날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7만2천명 증가해 컨센서스(8만명 증가)를 크게 웃돌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커졌다는 진단이 나오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2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할 확률을 하루 전 약 50%에서 이날 약 70%로 상향해 반영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시장 예상을 상회한 고용보고서 결과에 국채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진행되자 하락 출발했다. 특히 브로드컴 실적 발표로 AI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입됐고, 그간 빚을 내서 자본지출을 확대했던 오라클(-9.59%)이 (금리인상 우려에) 급락하는 상황 등이 이어지며 지수가 낙폭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수치들도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14.11% 폭락했고 MSCI 신흥지수 ETF도 6.53%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26% 내렸고, 러셀2000지수는 3.47% 하락했으나 다우운송지수는 0.65% 올랐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8.00% 내려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때 이번주 국내 증시는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모리 고점론이나 브로드컴 실적발표 등은 빌미일 뿐 4월 초부터 이달 4일 사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80% 가까이 급등하며 차익실현 압력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 이번 조정의 진짜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고점론 등은) 코스피 상대강도지수(RSI)상 과매수 구간 진입 및 5월 종목 쏠림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 중심 상승에 따른 단기 노이즈이자 차익실현 명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중국 AI 모델 딥시크와 구글 터보퀀트 등으로 이미 여러번 겪어 본 게임"이라면서 "5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9.4% 증가하며 2분기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효과까지 감안하면, 7월 실적 발표 이후 주당순이익(EPS) 재상향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 저가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서상영 연구원도 "브로드컴 발표는 결국 AI 수요는 강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전력망이 문제일 뿐이란 점에서 시장의 변화는 과도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심리가 견조했다면 주가 상승 요인이 됐을 수도 있는 이벤트이고,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어도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긴 힘든 상황이란 이야기다. 한편,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의 향방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움직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된다. 서 연구원은 "(현지시간) 11일 발표될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장기금리가 상승해 AI 및 반도체 종목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물가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발표된다면 반도체 조정은 단기 차익실현 과정으로 평가되며 성장주 중심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날 진행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과 매파적 기조가 나올 것인지도 변수다. 이에 앞서 한국시간 11일 오전 발표될 오라클 실적 역시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로 꼽히며, 해당일은 한국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이기도 해 주목된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 8일(월) = 일본 1분기 GDP 성장률 ▲ 9일(화) = 한국 1분기 GDP 성장률, 한국 5월 실업률, 미국 5월 NFIB 소기업지수, 미국 5월 기존주택매매, 중국 5월 수출 ▲ 10일(수) =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중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 11일(목) = 한국 6월 1~10일 수출, 한국 선물옵션 만기일,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 유럽 6월 ECB 통화정책결정회의 ▲ 12일(금) = 미국 6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 일본 4월 설비가동률 hwangch@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30:07
주말 백화점 명품관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다. 캐리어를 끄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오픈런' 대열에 합류한 내국인들이 뒤섞여 진풍경을 자아낸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백화점 업계에서는 내수 침체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 감지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백화점들은 2분기에도 '역대급' 매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호황으로 자산 가치가 오르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대기업 성과급 효과, 외국인 수요까지 맞물리며 백화점 업계는 표정 관리 중이다. ◇ 가격 인상이 자극한 '포모'…경기 남부권 매장 폭발적 성장 백화점 매출의 핵심 축인 명품과 워치·주얼리 부문은 브랜드들의 릴레이 가격 인상이 오히려 구매를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월 불가리와 까르띠에에 이어 6월에는 롤렉스와 쇼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거나 앞두고 있다. 인상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포모'(FOMO·자신만 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하며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고해지면서 명품 카테고리의 수요가 굳건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4∼5월 명품 매출은 5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41.1%, 현대백화점은 33.4% 늘어 백화점 3사 모두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5.8%에 달했다. 지난 2024년 1분기(39.9%)와 비교하면 명품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셈이다. 특히 IT 대기업과 반도체 라인이 밀집해 '자산 효과'의 온기가 가장 먼저 확산된 경기 남부권 매장의 강세가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명품(40%), 가전 등 라이프스타일(50%) 카테고리의 매출 증대에 힘입어 5월 매출이 30% 늘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가운데 명품 매출 신장률은 44.7%에 달했다. 특히 고가의 워치·주얼리(56%)와 프리미엄 의류(31.5%)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신세계 사우스시티점 5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었다. ◇ "원화 싸다"…외국인 관광객, 백화점 '큰손'으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환율 영향도 백화점 명품 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 내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인식되면서 외국인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5월 외국인 명품 매출은 140.6% 뛰었고 하이주얼리 매출은 220.1%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명품 매출 중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9.2%에서 올해(1∼5월) 15.8%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단순 방문객 증가를 넘어 실제 구매 전환과 고가 소비 확대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에서 외국인의 기여분은 3%포인트 내외로 추산되는데, 성수기에 진입하는 4월에는 3사 평균 8%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 중 외국인 매출 비중이 10%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매출뿐 아니라 이익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백화점 사업 구조상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판관비 부담이 빠르게 희석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자산시장 강세와 외국인 수요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서 명품과 패션을 중심으로 고가 상품군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58
지난달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누르고 연료별 판매 2위에 오르는 등 최근 수년간 이어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극복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테슬라의 대표 모델인 모델Y는 지난달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판매 순위에서 '부동의 1위' 기아 쏘렌토를 누르고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 시장에서 연료별 신차등록 대수는 휘발유차(4만3천664대), 전기차(3만2천785대), 하이브리드차(3만1천808대), LPG차 (9천314대), 경유차(3천922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국내 신차 등록 대수에서 하이브리드차를 누르고 연료별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전기차는 올해 2월에도 하이브리드차를 처음으로 앞서고 휘발유차에 이어 연료별 판매순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캐즘 등으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전기차가 전성기를 맞은 모습이다. 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 흐름이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도 있지만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선전이 국내 전기차 시장 파이를 키웠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해석이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모델Y와 모델3가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가격 인하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성능 등에 힘입어 국내에서 판매가 크게 늘자 국내 전기차 시장도 반사효과를 누린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5월 국산차와 수입차를 아우르는 국내 신차 시장에서 모델Y는 8천762대가 신규 등록되며 '부동의 1위' 쏘렌토(7천788대)를 누르고 처음으로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수입차인 테슬라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 모델을 제치고 판매 순위 1위에 오른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전기차가 판매 1위를 차지한 것도 최초다. 테슬라와 더불어 중국 BYD(비와이디) 등 중국에서 생산된 수입 전기차가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것과 관련해선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이에 대항할 신차 출시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현대차, 기아가 가성비 모델을 만들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응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생산환경을 고려하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해외에서 생산한 국내 브랜드 차를 역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45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500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으며 시장 판도를 흔드는 상품이 부각되며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ETF 시장은 대형사 삼성(KODEX)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의 '쏠림'이 심화하고 있지만, 정작 올해 개인 '최애' ETF는 이들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1위 ETF는 1천136개에 달하는 ETF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TOP2 플러스'로 집계됐다. 이 ETF의 개인 순매수 금액은 2조6천579억원으로, 30조원에 이르는 순자산으로 우리나라 ETF 중 가장 덩치가 큰 KODEX 200(2조6천394억원)을 눌렀다. 지난 3월 17일 상장한 이후 약 2개월 반 만에 상장한 지 24년이 다 돼가는 KODEX 200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지난 5월 한 달간만 봐도 개인 순매수 1위는 'SOL AI반도체TOP2 플러스'(1조9천736억원)였고, 최근 일주일(5월 28일∼6월 4일) 개인 순매수 역시 6천664억원으로 1위(단일종목레버리지 제외)에 올랐다.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이 ETF의 지난 2일 기준 순자산도 5조2천634억원으로 불어났다. 삼성과 미래에셋의 양대 대형사가 아닌 중소형 운용사의 상품이 개인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과 미래에셋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50개 ETF 중 삼성(22개)과 미래에셋(19개) ETF가 80% 이상을 점하고 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함께 삼성전기, SK스퀘어 등을 편입해 AI 메모리 핵심 수혜기업과 관련 밸류체인에 투자한다. 이와 유사한 ETF가 대형사에 없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셋의 TIGER반도체TOP10은 올해 개인 순매수가 2조141억원에 그쳤다. 2021년 8월 상장돼 올해 5개월 이상 동안 순매수도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1위 삼성은 '베끼기' 논란 속에 기존 ETF 상품을 SOL과 똑같은 이름으로 바꾸었지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1년 7월 상장했던 'KODEX AI반도체'를 지난달 13일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로 변경했다. 그러나 올해 개인 순매수 순위에서는 10위에 들지도 못했고 5월 순매수는 4천303억원으로 SOL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돌풍은 중소형 운용사라 할지라도 똘똘한 한 개 ETF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인기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고든 결과"라며 "시장 니즈에 맞는 적재적소의 상품은 브랜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서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 출시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삼성이 유사 상품을 서둘러 출시했다"며 "이런 상품은 ETF 시장에서 대형사의 독식 구조 속에 중소형사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taejong75@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38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 대형주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면서 시가총액 상위권의 지각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의 순위가 일제히 오른 반면, 이차전지·조선주는 줄줄이 내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 가운데 7개 종목이 지난해 말 대비 순위가 바뀌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SK하이닉스, 10위인 KB금융만이 순위를 유지했다. 현재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삼성전기로 지난해 말 34위에서 이달 5위로 29계단 뛰었다. 이 기간 시총은 19조470억원에서 131조2천370억원으로 7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공지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589%에 달한다. 두 번째로 순위 상승폭이 큰 종목은 삼성생명으로, 지난해 말 순위는 18위에 불과했지만 이달 7위로 11계단 올라 10위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따른 지분가치 재평가 기대가 번지면서 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또다른 삼성그룹주인 삼성물산 순위가 13위에서 8위로 5계단 올라 상승폭이 세 번째로 컸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62%, 92% 급등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 순위도 7위에서 3위로 올랐는데,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기대로 주가가 오른 점이 영향을 줬다. 이밖에 이번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방한한 가운데 엔비디아와 협력 기대감이 커진 현대차도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랐다. 반면 이차전지주와 조선주는 순위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말 3위에서 이달 6위로 순위가 3계단 내렸으며, HD현대중공업도 6위에서 이달 9위로 3계단 밀려났다. 작년 말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종목 중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종목도 다수였다. 지난해 말 시총 4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위로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8위→15위), 두산에너빌리티(9위→14위)도 10위권에서 이탈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의 순위가 바뀌었다. 시총 1위부터 3위까지 종목인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만이 순위를 유지했다. AI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반도체 장비주 순위가 대폭 상향됐다. 가장 많이 순위가 오른 종목은 반도체 장비주로 분류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이었다. 지난해 말 순위는 63위에 머물렀지만, 이달 5위로 58계단 수직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 관련주인 원익IPS 순위도 지난해 말 21위에서 이달 10위로 11계단 상승해 두 번째로 많이 올랐으며, 또다른 반도체 장비 관련 종목인 리노공업이 11위에서 7위로 4계단 상승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삼천당제약이 작년 말 10위에서 이달 8위로 올라섰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5위→4위), 코오롱티슈진(7위→6위)도 한 계단 올랐다. 반면 HLB 순위가 6위에서 9위로 3계단 밀려나 하향 폭이 가장 컸다. 에이비엘바이오(4위→13위), 리가켐바이오(8위→15위)는 작년 말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주도주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며 IT 업종 중심의 투자 전략을 제안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이 나타났지만, 이는 AI(인공지능) 수요 둔화보다는 높아진 기대치 대비 가이던스 상향 폭이 부족했던 데 따른 실망 성격이 강하다"며 "반대로 알파벳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Capex(설비투자) 확대는 AI 인프라 투자 장기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여전히 6월 핵심은 주도주 이탈이 아니라 주도주 유지 속 순환매 확산"이라며 "후행적 명분을 대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IT 섹터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익 모멘텀 개선이 기대되는 이차전지, 증권주 등 소외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반도체의 이익 주도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지주사의 이익 모멘텀이 개선 중"이라며 "내년까지 감안하면 이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이익 회복 기대도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거래대금이 급증하는데 증권업종은 소외되고 있다"며 "증권업종의 실적이 거래대금 추이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mylux@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32
선임병의 '업어치기'로 어깨를 심하게 다친 30대가 신청한 보훈대상자 등록을 거부한 보훈당국의 결정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단독 강현준 판사는 A(35)씨가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등급 기준 미달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7일 밝혔다. 강 판사는 "인천보훈지청은 A씨에게 한 등급 기준 미달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도 전액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2011년 육군에 입대한 A씨는 이듬해 생활관에서 선임병에게 옷깃을 잡힌 채 침상에 내리꽂히는 '업어치기' 폭행을 당했다. 왼쪽 어깨로 침상에 떨어진 A씨는 해당 부위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수술 뒤에도 1년 동안 9차례나 탈구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CT 영상에서도 왼쪽 어깨의 심각한 골 결손 증상이 확인됐다. 결국 A씨는 전역 후인 2024년 3월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고, 보훈보상심사위원회는 A씨가 직무 수행 도중은 아니지만 군 복무 중 가혹 행위로 다친 점을 인정해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는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역시 지난해 2월 중앙보훈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서 A씨가 '상이등급 7급'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냈다. 상이등급 7급에는 한 팔의 3대 관절 중 1개 관절에 경도의 기능장애가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인천보훈지청은 이후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에서 "팔 관절의 운동 가능 영역이 4분의 1 이상 제한되지 않아 상이등급 기준에 미달한다"며 A씨에게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비해당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중앙보훈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법원 신체감정의 등의 의학적 소견을 토대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정형외과 신체감정의는 "A씨 상태가 상이등급 7급 기준에 부합한다"며 "향후 적합한 치료 후에도 장애가 남을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강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A씨의 상태는 상이등급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인천보훈지청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chamse@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27
저렴한 가격과 쇼핑 편의를 내세운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인기를 끌면서 각지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국내 첫 창고형 약국으로 알려진 '메가팩토리'가 작년 6월 경기도 성남에서 문을 연 이후 창고형 약국은 1년 만에 약 40곳으로 늘었다. 대형 마트와 유사한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 소비의 틀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지만, 약사 단체는 동네 약국 붕괴와 약물 오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약국계 코스트코' 등장…쇼핑 카트로 의약품 구매 "일반 약국에서는 약사가 주는 약을 사야 하잖아요. 하지만 창고형 약국은 약사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약을 골라서 살 수 있어서 좋아요. 가격도 싼 편이고요."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을 최근 이용했다는 40대 주부 안모 씨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창고형 약국은 기존 동네 약국과는 확실히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온라인에서 창고형 약국은 가격 경쟁력이 있고 매장이 넓다는 점에서 '약국계 코스트코'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대형 약국이 많지 않았던 배경으로는 약사법이 꼽힌다. 약사법은 약사나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고, 약사나 한약사도 하나의 약국만 개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약국 대형화를 이끌고 있는 창고형 약국은 외국에 있는 드러그스토어와 흡사하다. 소비자가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며 선반 위에 쌓여 있는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반려동물 의약품 등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또 대부분 늦은 시간까지 개장하고, 일부 창고형 약국은 쉬는 날이 없다. 메가팩토리를 세운 정두선 대표약사는 "약국은 약사와 고객이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상담하는 구조이고, 정보가 약사로부터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흘러간다"며 "요즘 사람들은 소비를 주체적으로 하는데 약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가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원하는 약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며 "의약품 소비자가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창고형 약국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가팩토리는 성남, 서울 금천구에 이어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 세 번째 매장을 열 예정이다. ◇ 약국 생태계에 균열…약사들 사이서 위기감 확산 창고형 약국 등장에 대한약사회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반인이 약사의 복약 지도 없이 무분별하게 의약품을 구매해 남용할 수 있고, 기존의 약국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약사회는 지난해 12월 특정 지역의 창고형 약국에서 불법 마약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함유 조제용 의약품이 매대에 대량 진열된 것을 확인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약사회는 "슈도에페드린 제제는 부작용과 오남용 가능성이 있다"며 관리·감독이 필요한 의약품을 대량 진열해 파는 것은 국민 안전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선 약사들도 창고형 약국 확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창고형 약국 인근 약국 대상 설문조사에서 81.6%는 창고형 약국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535개 약국을 대상으로 했던 이 조사에서 약국은 매출이 감소한 주요 품목으로 영양제(72.8%), 상비약(53.3%)을 꼽았다.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회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 주변의 작은 약국 중 일부는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창고형 약국은 세세하게 복약 지도를 하기 어려워서 의약품 오남용을 막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은 일반적 공산품이 아니어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약국 기능 왜곡' 명칭에 제동 걸릴까 창고형 약국이 논란이 되자 국회에서는 창고형 약국의 명칭 변경을 염두에 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4월 약국 개설자가 고유 명칭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표시를 명시한 약사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약국 기능을 왜곡하거나 의약품을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금지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창고', '메가' 같은 표현을 약국 명칭에 쓰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 쇼핑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약국 대형화에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메가팩토리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 명칭을 '미니'로 변경한다고 해서 본질이 바뀐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창고형 약국 출현을 계기로 의약품 구매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9:16
"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잘못한 건 다른 사람인데 너무 억울했고, 조사 과정에서 회사에 많이 실망했어요." (퇴사 브이로그 A씨) "퇴근 1시간 전, 권고사직 당했습니다. 수습 기간 끝난 지 딱 한 달 만에 '경영악화로 같이 갈 수 없다'네요. 어떠한 객관적인 지표도 없이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퇴사 브이로그 B씨) 최근 젊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자발적으로 올린 '중소기업 퇴사 브이로그(V-log)'의 실제 내용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튜브에 게시된 중소기업 퇴사 경험을 다룬 영상 314개에 담긴 텍스트 53만594자를 텍스트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7일 밝혔다. ◇ "퇴사 원인 1위는 인간관계"…조직 내 '연결' 갈등 가장 컸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동료, 상사, 선배와의 관계를 뜻하는 '연결' 키워드(출현 빈도 499회)였다. 전체 영상의 36.9%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이는 중소기업을 떠나는 가장 큰 원인이 단순한 연봉 액수를 넘어 조직 내에서의 고립감과 '인간관계'라는 점을 보여준다. 상사의 부당한 괴롭힘이나 소통이 통하지 않는 경직된 조직 문화가 젊은 인재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원인이었던 셈이다. 반면, 회사의 가치관이 나와 맞는지를 뜻하는 '적합'(81회) 키워드는 최하위를 기록해, 당장 눈앞의 인간관계 갈등이 퇴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방증했다. 이 밖에 연차 및 휴가 등이 포함된 '희생'은 175회, 면접 및 이직 등이 포함된 '이탈용이성'은 165회로 집계됐다. ◇ '성장 기회·교육 부족'도 주요 원인…영상 과반은 '1년 미만' 신입 두 번째로 많이 언급된 핵심 키워드는 구성원의 성장과 교육을 뜻하는 '직무자원'(256회)이었다. 성장 기회와 교육 부족이 퇴사의 주된 이유로 작용한다는 의미라고 중소기업연구원은 해석했다. 특히 재직기간을 파악할 수 있는 영상 중 근속 기간이 1년 미만인 퇴사자의 비율은 53.6%로 과반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이탈이 초기 단계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로, 중소기업의 체계적인 온보딩(조직 적응 지원) 프로그램 구축이 이직 예방의 핵심 과제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 "정부 차원 온보딩 지원 필요"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퇴사 브이로그'라는 자발적인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기존 연구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퇴사자의 진솔한 내면을 담았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용희 에이치앤컨설팅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은 인사관리 전담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중소기업 맞춤형 온보딩 표준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관련 플랫폼 보급을 도입할 수 있다"며 "플램폼을 도입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본 보고서는 연구원의 '중소기업정책연구' 최신 호에 게재됐다. shlamazel@yna.co.kr <연합뉴스>
2026-06-07 08:2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