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실제로" 이정후 왜 헬멧 벗겨지고 인터뷰 했나…다저스 전설의 귀환, 3000K 눈앞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커쇼를 실제로 보다니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5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전에서 5-11로 패한 뒤 이색 경험을 했다. 삼진을 당한 소감을 인터뷰한 것.
삼진을 당한 장면이 특별하다면 특별했다. 이정후는 6회초 무사 1루 3번째 타석에서 돌아온 다저스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와 마주했다. 커쇼와 앞선 2차례 맞대결에서는 볼넷, 뜬공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커쇼와 3번째 만남에서 4구 연속 파울 타구를 날리고 볼카운트 0B2S로 몰린 가운데 커쇼의 5구째를 기다렸다. 직구2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던 커쇼의 선택은 커브였다. 커브는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좌완 에이스 커쇼의 마구. 좀처럼 헛스윙을 잘하지 않는 이정후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고, 헬멧까지 훌렁 벗겨졌다. 헛스윙 삼진.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커쇼는 이날 이정후가 처음 타석에 들어서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233명의 서로 다른 타자를 상대한 투수였다. 맞대결 목록은 거의 끝이 없다. 커쇼의 회색 수염은 그의 나이를 보여줬다. 이정후에게 던진 초구의 구속은 87.9마일(약 141.5㎞)이었고, 결국 볼넷을 내줬다. 그만큼 적응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쯤, 이정후는 커쇼가 다시 머리 위로 두 팔을 들어 올려 커브를 던지기 전까지 4번 연속 파울 타구를 날렸는데, 이 커브는 이정후의 목 높이에서 시작해 그의 무릎 높이로 떨어졌다. 이정후는 스윙을 했고, 이 과정에서 헬멧이 벗겨졌다. 커쇼의 커브는 여전히 공공의 적 1순위였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커쇼는 내가 항상 TV로 지켜봤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를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디애슬레틱은 '지금 커쇼는 이정후가 한국에서 지켜봤던 세계를 장악했던 그 투수는 아니다. 지금 버전의 커쇼는 지난 24개월 동안 어깨와 발가락,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해 그는 여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커쇼는 왜 그가 나이 37살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는지 질문하는 이들을 무시했다. 커쇼는 지난주에 자신이 삼진을 잡을 때마다 동료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이 그가 역대 20번째 3000탈삼진 달성까지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지 계속 상기시켜 준다고 농담한 적이 있다. 커쇼는 이제 3000탈삼진까지 12개를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커쇼는 이날 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다저스타디움 관중들은 커쇼가 등판을 마쳤을 때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커쇼는 관중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다 아내와 그의 아이들을 발견한 뒤 손을 흔들기도 했다. 2023년 6월 21일 이후 커쇼가 가장 긴 이닝을 버틴 경기였고, 그의 커리어 통산 65번째 7이닝 이상 무실점 경기였다. 현역 투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디애슬레틱은 '커쇼의 슬라이더는 여전히 효과적인 무기였고, 그의 직구는 최고 구속 90.7마일(약 146㎞)에 그쳤으나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놀았다. 그는 몇 개의 파괴적인 커브를 던지기도 했다'고 호평했다.
커쇼는 3000탈삼진 달성 시점을 묻자 "아마 9월쯤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켜보자. 분명 매우 멋진 일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12개를 더 기록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누가 알겠다. 8월까지 갈 수도 있고, 지켜봐 달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커쇼는 나이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려 위력이 예전과 같지 않지만, 그의 업적은 여전히 전설로 불릴 만하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다저스 원클럽맨의 길을 걷고 있다. 통산 성적은 438경기, 214승94패, 2770⅓이닝, 2988탈삼진, 평균자책점 2.51이다. 2011, 2013, 2014년 3차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영광의 시간은 점점 과거형이 되고 있지만, 커쇼는 여전히 커쇼다.
커쇼는 "여기서 투구하는 게 정말 좋다. 나는 이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내가 여기에 얼마나 더 남아 있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나. 그래서 나는 그냥 즐기려 한다. 누군가 그렇게 언제나 응원해 주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 꽤 특별한 일"이라며 계속해서 다저스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랐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2025-06-16 05: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