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위치한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설립자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의 이름을 붙인 도로명이 생겼다. 인천광역시 남동구는 지난 2월, 남동대로 755부터 792, 남동대로 774번길 1부터 30까지 530m 구간을 '가천이길여길' 명예도로명으로 지정했다. 암센터앞사거리에서 길병원사거리 방향 6차선 도로와, 여성전문센터 앞 2차선 도로가 해당한다. 남동구는 '가천(嘉泉) 이길여 박사는 여성 의사 최초로 의료법인을 설립해 인천 의료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교육 분야를 혁신으로 이끌어 왔다'며 '박애, 봉사, 애국을 실천한 업적을 기리고자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명예도로명은 실제 주소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해당 도시의 위상을 알리고,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군수·구청장이 지정하는 도로명이다. 사회 헌신도와 공익성 등을 고려하여 주소정보위원회, 주민의견 등을 수렴해 지정한다. 이를 기념하는 제막식이 25일 오후 5시 가천대 길병원 대강당 가천홀에서 개최됐다. 신재경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정해권 인천광역시의장, 김충진 남동구 부구청장, 이정순 남동구의장과 남동구의회 의원, 안승목 인천경영포럼 명예회장, 강창규 한반도통일연구원 이사장, 박철원 인천시 의사회장 등 인천시, 남동구 관계자 및 가천대 길병원 임직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명예도로명 지정으로 병원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유정복 인천시장, 정해권 인천시의장, 박종효 남동구청장, 안승목 명예회장, 강창규 이사장 등 5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가천길재단이 달려온 길은 혼자만의 길이 아닌, 인천이라는 도시와 지역사회 시민 여러분이 보살피고 함께 키워주신 길이었으며, 의료진과 학생, 수많은 가천의 가족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해왔기에 가능한 길이었다"며 "인천광역시와 시의회, 남동구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 관계자 분들, 가천의 가족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또 "'가천이길여길'이 가천길재단의 정신과 인천의 자부심을 아우르는 길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가천대학교 총장)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1958년 인천 중구에 산부인과의원을 개원하며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시민을 위한 종합병원이 절실하다는 생각으로 1978년 전 재산을 환원해 한국 여의사 최초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인천길병원(현 동인천길병원)을 개원했다. 1987년 현재 병원이 위치한 남동구 구월동에 중앙길병원(현 가천대 길병원)을 설립,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으로 발전시키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왔다. 또한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해 1998년 가천의대를 설립하고 2012년 가천대학교를 출범시키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리더십을 보여왔다. 이길여 회장은 인천 지역에 뿌리내린 지난 68년 동안 의료, 교육, 문화,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루며 지역 발전도 함께 견인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제막식에서 공개된 명예도로명 안내판은 행사 후 남동구와 협의해 안전한 위치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25일은 가천대 길병원이 개원 68주년을 맞이하는 날로, 제막식 후 개원기념식이 이어서 개최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개원기념식에서 모범직원 및 장기근속 직원 등을 시상하고 격려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3-26 08:43:35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박재찬 교수가 지난 19~21일 부산 윈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39차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박재찬 교수는 경북대병원 진료부원장, 연구원장, 연구중심병원 총괄 연구책임자 등을 역임했으며, 학회의 상임이사로 활동해 왔다. 임기는 2026년 3월부터 1년간이다. 특히 이번 임기는 학회 출범 40주년으로 마치 대나무의 마디와 같이, 또 다른 10년을 바라보며 성장과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과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술, 연구, 간행, 대정부 활동, 대국민 활동 등을 아우르는 43명의 실행이사회가 구성됐다. 각각의 실행이사 산하에 크고 작은 수많은 위원회가 구성되어 학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40주년을 맞아 여러가지 간행과 연구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요사업으로는 ▲ 뇌혈관외과학 제3판 편찬(방재승, 교과서 편찬이사), ▲ 학회 40주년사 발간(박동혁, 역사편찬이사), ▲ 3가지 중요 뇌혈관질환에 대한 치료 지침 제정: 모야모야병(이상원, 정도관리이사), 뇌지주막하 출혈(김용배, 정도관리이사), 비파열 뇌동맥류(최석근, 정도관리이사), ▲ 다기관 임상시험 시행(조원상, 다기관임상시험이사) 등이다. 학회가 꾸려나갈 주요 학술대회는 대한뇌혈관외과학회-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합동연수강좌 (2026년 7월 11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제18회 한일 뇌혈관외과학회(2026년 9월 18~19일, 일본 오사카 도요나카시 센리 라이프 사이언스 센터), 동계학술대회(2027년 1월 29~30일, 곤지암 리조트), 제40차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정기학술대회(2027년 3월 25~27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등이 준비되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3-26 08:36:32
미국·이스라엘의 갑작스러운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한 달간 지속되면서 중국의 손익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내수 침체와 경제 둔화에 대응하느라 갈 길이 바쁜 상황에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관세·대만 문제 등 현안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열 예정이던 정상회담도 '휴전 이후'로 미뤄졌다. '미국 일극 체제'를 극복하겠다고 공언해온 중국으로서는 이번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정치적 위신에 손상이 생겼다는 점은 나쁘지 않은 구도일 수 있다. 다만 중국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중립' 위치를 강조하고 있다. ◇ 경제 회복 갈길 바쁜데 터진 전쟁…에너지 가격 급등은 中에도 부담 이란 전쟁 발발은 경제 둔화 국면에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중국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수 부진과 산업 과잉 생산·출혈 경쟁, 부동산시장 침체, 높은 청년실업률 등 경제를 옭아매는 갖가지 문제 속에 올해 35년 만에 가장 낮은 '4.5∼5%'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했다. 성장세가 꺾인다는 안팎의 불안 심리를 불식하기 위해 연초부터 무역액을 크게 늘리고 정부 재정 지출 강도를 높이는 등 '경제 실적' 쌓기에 박차를 가하던 중 전쟁이 시작됐다. 내수 진작과 국내 투자에 집중해야 할 재원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국의 잇따른 피해로 인한 에너지 위기 대처에 쓰이게 됐다.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석유는 총수입량의 33%를 차지하고, 이는 전국 총소비량의 22%에 해당한다. 러시아 등으로의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자동차 전기화, 대체에너지 개발을 장기간 추진해왔음에도 국제 유가 불안은 피하기 어려웠다. 대규모 산업 현장이나 발전이 더딘 지방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에도 중국만은 원유·가스 수급에 지장이 없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12일 중국 선주가 소유한 컨테이너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포탄 파편에 맞는 등 중국 선박도 무탈하지는 못했다. 결국 중국은 24일 올해 다섯 번째 휘발유·경유 소매가 인상을 발표하며 시장가에 따른 인상 폭의 절반만을 적용하는 '임시 조절 조치'를 가동했다. 중국 정부가 유가 조절 조치로 직접 개입한 것은 현행 유가 메커니즘이 도입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현 상황을 '비상'으로 인식한 것이다. 유가 급등이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한 산업계에 충격을 주는 것을 경감하려는 시도지만, 어느 정도의 '내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약 19만7천원), 국내 정유 가격이 L당 10위안(약 2천200원)을 넘어서면 소매가 통제와 공급 보조금 지급 등으로 대응하는 카드도 공식화했다. 다만 한국·일본 등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비해 사정이 다소 낫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경제가 고(高)유가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전쟁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국내 매체에 곧잘 등장한다. ◇ '휴전 이후'로 미뤄진 미중 정상회담…"시간 벌었다" 평가도 미국이 전쟁 당사자가 되면서 원래는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은 미뤄졌다. 당초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대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요청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했고, 그 이튿날에는 이란 전쟁 때문에 미국에 있어야 해 중국에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만난 19일에는 미중 회담이 '한 달 반 정도' 연기됐다고 언급, 시간표는 5월 중순까지 늦춰졌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을 겨냥해 초고율 관세와 무역 제재, 거친 언사로 공격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뒷전'으로 미뤄둔 모양새다. 중국이 정상회담 연기에 별다른 공식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중 정상회담 연기는 단순히 중동 전쟁 때문만이 아니라 최근 수개월 동안 미중 사이에 쌓인 불만과 트럼프 행정부의 주의 분산 등이 얽힌 문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중은 작년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희토류, 펜타닐 등 주요 의제에 대한 1년의 시한을 두고 '휴전' 합의를 했다. 하지만 양국 실무 그룹의 소통이 올해 1월부터 뜸해졌고, 중국 제안에 미국이 응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간을 벌고 국내 일정과의 충돌도 피하기 위해 4월 말에서 5월 초를 선호했지만 '방중' 자체에 의미를 둔 미국은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의 일정을 고수하는 등 이견 존재했고, 회담 내용에 관해서도 세부 조율이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정상회담이 자칫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수 있었는데, 이번 연기로 인해 까다로운 이슈를 놓고 차분하게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초점은 무역 문제와 희토류 수출 통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공산품·에너지 구매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과 중동 문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 등이 될 것이고, 시 주석은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관세 문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등에서 미국의 양보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단칼에 해결하기 힘든 복잡한 쟁점이다. 천치 칭화대 교수는 중국이 이란 전쟁을 '트럼프가 만든 문제'로 보고 있고, 미중 관계 안정화라는 최우선 과제가 이 문제에 의해 가려지거나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회담 연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란은 군사 보호 필요한 동맹 아냐"…SNS선 美 비판 물결 이번 전쟁에서 중국은 대외적으로 '이란 편'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의 제재에 직면한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수입해왔고, 국제 무대에서도 이란에 힘을 실어줬지만, 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중립'과 '중재자'를 자처하는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5일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정치적으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드론 전술 제공과 중국의 고체 미사일 연료용 전구체 공급 정황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중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중동 지역 및 유럽 국가들과 소통할 때마다 '미국·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비판하면서도 이란이 관련된 '무고한 민간인 살상'을 함께 거론하면서 균형을 맞추기도 한다. 중국공산당 베이징시위원회 기관지 북경일보는 19일 논평에서 일부 서방 매체들이 '중국은 동맹(이란)이 죽어가는데도 구하지 않는다'라거나 '중국이야말로 막후의 승자'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모두 부인했다. 논평은 "중국이 언제 이란을 군사적 보호가 필요한 동맹으로 여겼다는 말인가. 중국은 중동에서 일관되게 군사 동맹을 맺지 않았고, 대리전을 치르지 않았으며, 진영 대결도 벌이지 않았다"며 "타국의 관계를 '네가 나를 도와 싸우면 내가 책임진다'는 동맹 논리에 덧씌우는 것은 그 자체로 중국 외교에 대한 오독(誤讀)"이라고 주장했다. 절제된 공식 입장과 달리,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평소보다 미국 비판과 조롱이 한층 늘어난 상황이다. 폭격당한 이란을 동정하거나 미국대사관 계정을 찾아가 분노를 쏟아내는 중국 네티즌이 적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희화화한 이미지가 제작·유포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소셜미디어가 당국에 의해 통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미국의 정치적 쇠퇴' 메시지가 유포되는 것을 굳이 막지 않으면서 자기 정당성을 축적하려 하고 있다는 해석도 힘을 얻는다. xing@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30: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다음날인 지난 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면서 언론과 일련의 전화 인터뷰를 했다.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개시 첫날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를 대거 제거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특히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란이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전쟁 4주차에 접어든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조기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란이 협상 진행 자체를 부인한 데다 계속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전쟁은 4주보다 훨씬 긴 장기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 집권 1·2기 통틀어 첫 전면전…호르무즈발 유가 폭등에 진퇴양난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와 전면적인 전쟁을 감행한 건 집권 1기(2017∼2021년)와 2기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집권 1기 때 진행 중이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이미 2001년 시작된 것이었고, 2기 출범 후인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기습 타격, 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체포작전 등은 일회성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감행하면서 베네수엘라를 모델로 삼았다. 막강한 화력으로 지도부를 제거하고 탄도미사일 및 드론 등 이란의 무기 체계와 생산 시설, 해군을 파괴하면 전쟁이 일찌감치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랜 국제 제재로 약화한 경제 탓에 올초 이란 내부에서 대대적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에 맞춰 이란 지도부 및 군부를 회복 불가능하게 타격하면 민중 봉기와 더불어 친미 정권이 들어서고, 이란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구상으로 보였다. 실제 미국의 대(對)이란 공세는 일방적이었다. 미 중부사령부가 4주차에 접어든 23일 발표한 전황에 따르면 미군은 9천곳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고, 9천기 이상의 전투기를 공격했다. 격침하거나 손상을 입힌 이란 해군 선박도 140척 이상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지도부, 무기, 해군 등이 모조리 파괴됐다면서 계획보다 빨리 종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4일 백악관 행사에서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이겼다.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주류 언론의) 가짜 뉴스뿐"이라고 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이런 낙관론이 의구심을 증폭시켜왔다는 점이다. 우선 이란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하메네이 폭사 이후 그의 차남 모즈타바를 최고 지도자로 추대했고, 지속해서 항전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세계 석유 및 가스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 급등을 유발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안기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조달량이 미미한 데도 전 세계적인 유가 급등은 미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24일 고시한 일반 등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한달 전보다 1달러 이상 오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집권 후반 2년의 국정 동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11월 중간선거(연방 상·하원의원 등 선출)를 앞두고 그간 쌓아온 물가 안정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일각에서 전쟁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분열 양상을 보였다. 이란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 폭등이 현실화하자 이란은 지난 11일 종전 방안으로 정당한 권리 인정, 배상금 지급, 향후 침략 방지 보장 등 미국이 수용하기 극히 어려운 제안을 내놓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만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 속에 이란도 '굽히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내놓은 구상들은 거푸 좌절됐다. 먼저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등에 대한 미군의 호위 계획을 내놓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동맹들에 군함 파견을 요구한 것도 사실상 퇴짜를 맞았다. 종전 출구가 아득해지자 이스라엘이 지난 21일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남서부 아살루예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했지만, 이란은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 에너지 시설에 잇따라 미사일을 날리면서 맞대응했다. 결국 이번 전쟁의 장기화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장악에 실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그의 전쟁 목표, 종전 전략은 며칠새 계속 뒤바뀌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호르무즈 미개방시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를 초토화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으나, 23일 갑작스레 이란과 종전 협상을 시작했다면서 이를 5일간 유예했다. ◇ 전쟁 4주째가 장기화 여부 변곡점…변수는 이란 지도부 상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예 기간은 오는 27일 만료된다. 지난달 28일 전쟁을 개시했으니 정확히 4주가 채워지는 시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를 발표하면서 이란과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중재국을 통한 간접 메시지 교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르면 이번주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당국자들과 만나 종전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24일 트럼프 행정부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항으로 이뤄진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한 달을 즈음해 협상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만약 이란이 비핵화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조건을 다 수용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문제에서 최대의 업적을 남긴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미국과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며 서방에 각종 테러를 자행한 혐의를 받는 이란발 위협이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풍부한 이란의 에너지 자원에 접근할 기회까지 얻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면서 국제 유가 및 세계 경제도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고, 경쟁상대이자 잠재적 적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세력 제거라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이란이 '항복'을 택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을 위한 5일의 공격 유예는 연막작전 혹은 시간벌기용이라는 분석도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날린 이란 발전소 초토화 위협이 협상 진행을 빌미로 공격을 유예하며 체면을 살리는 동시에 전쟁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획득할 시간을 번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일본 오키나와와 미국 서부에서 각각 출발한 미 해병원정대 4천500명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으며, 24시간 이내 세계 어디든 배치가 가능한 미 육군 최정예 제82공수사단 병력 3천명이 중동으로 급파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병력을 이란 석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 장악 혹은 호르무즈 인근 섬 및 이란 해안 점령, 행방이 묘연한 이란의 농축 우라늄 확보 작전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뭘 택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협상을 통해 전쟁 목표를 달성하고 종전을 선언할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5일 유예가 끝나기 전에 재차 기습을 감행할지, 스스로 선을 그어왔던 지상군 투입이라는 정치적 모험을 결단할지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는 이란 정권의 상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이란 지도부가 실제 붕괴한 상황에서 아직 실체가 없지만 새롭게 헤게모니를 잡은 이란 내 세력과 미국의 협상이 급진전한다면 이란은 항복 선언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치적을 쌓을 수도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최고지도자 모즈타바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거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군부가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이란발 위협의 근원을 뽑아버리는 것이었다면 이란 정권은 이제 장기 소모전으로 버티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가는 것으로 승리 기준을 설정했을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파키스탄이나 이집트, 튀르키예 등 주변국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더라도 이란이 계속 세계 경제를 '인질' 삼아 버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새롭게 이란 해안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지상군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이란의 반격 능력을 충분히 약화시켜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게 재개방된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미국이 또 다른 중동 전쟁의 수렁으로 빠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악의 상황을 안길 수 있다. 이란은 협상설을 부인하면서도 협상의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은 채 '주전론'과 '주화론'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는 25일(현지시간) "당신(미국)같은 자들과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라고 미국과 협상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은 지난해 '12일 전쟁'과 이번 전쟁 모두 미국과 핵 협상 논의를 진행하던 와중에 공격을 받았던 탓에 미국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 그러나 같은 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는 전혀 없다"고 못 박으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대화와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다만 "종전을 위해서는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파괴한 시설에 대한 배상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과 함께, '셀프 종전'을 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견해가 나온다. 그냥 현 상태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발을 뺄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이란의 강성 신정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복수에 나서고 핵무기 개발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내세운 전쟁 정당성을 송두리째 훼손할 수 있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고, 이란의 앙갚음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 및 다른 중동 국가들은 거세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min22@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30:32
온실가스 관리로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하는 '중간 수준' 온난화가 진행되더라도 일부 지역과 분야에서는 3~4℃ 상승 시 평균적으로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극단적 기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UFZ) 에마누엘레 베바쿠아 박사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호우·가뭄 등 기후 영향 요인과 산림·농업·인구 밀집 지역 등 취약 부분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온난화 영향을 분석, 여러 기후 모델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기존 기후평가가 극단적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드레스덴공대 야코프 츠샤이슬러 교수는 "이 결과는 2℃ 상승 시 위험이 3~4℃ 상승과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취약하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특정 분야에서는 2℃에서도 충분히 극단적인 온난화 영향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는 주로 지구 평균기온이 3~4℃ 상승하는 상황에서 여러 기후 모델의 예측 평균값을 기준으로 제시돼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평균값 중심의 접근은 특정 지역이나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극단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 제1 저자 겸 교신저자인 베바쿠아 박사는 "기후 모델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어 지구 기후가 예상보다 훨씬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위험 평가를 위해서는 가장 가능성 높은 범위를 넘어 사회·환경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극단적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극한 강수, 가뭄, 산불 위험 조건 등 기후 영향의 주요 요인과 산림·농업·인구 밀집 지역 등 취약 부문 지역을 식별하고, 이런 요소들을 결합해 특정 지구적 기후 위험과 밀접한 지역의 기후 변화를 분석했다. 또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기반이 되는 다수의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부문별 최악·최선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부 기후 모델에서 인구 밀집 지역의 집중호우와 전 세계 농업 지역의 가뭄, 산림 지역의 화재 위험 등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지구 기온이 2℃만 상승하더라도 전체 모델 평균이 3~4℃ 상승할 때보다 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농업 분야의 경우, 옥수수·밀·대두·쌀 주요 생산지에서는 기후 모델에 따라 2℃ 상승 시 가뭄 빈도가 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대 50% 이상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베바쿠아 박사는 "42개 기후 모델 중 10개는 2℃ 상승 조건에서 4℃ 상승 시 평균보다 훨씬 큰 가뭄 증가세를 보였다"며 "모델 평균만 보면 이런 위험이 가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구 밀집 지역의 집중호우와 산림 지역의 화재 위험 부문에서도 2℃ 상승 시 예상되는 '최악의 기후 시나리오'가 3℃ 상승 시의 평균적 시나리오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의 범위가 이처럼 넓은 것은 자연적 기후 변동성보다 기후 모델 간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바쿠아 박사는 "기후 모델 예측의 불확실성 때문에 지구 평균 기온이 2℃ 상승하더라도 극단적 기후는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기후모델 평균에만 주목하면 이런 위험이 과소평가 되고 중간 수준 온난화에 대한 잘못된 안전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 상승이 이미 1.5℃에 근접하는 상황에서, 2℃ 상승 시 심각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온난화를 더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 결과가 기후 위험 평가와 적응 정책 수립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Nature, Emanuele Bevacqua et al., 'Extreme global climate outcomes possible under moderate warming',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237-9 scitech@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9:58
목요일인 26일은 낮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올라 따뜻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 짙은 안개가 끼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7.3도, 인천 5.5도, 수원 5.9도, 춘천 3.8도, 강릉 7.2도, 청주 7.5도, 대전 5.8도, 전주 6.6도, 광주 7.4도, 제주 9.8도, 대구 5.6도, 부산 8.5도, 울산 6.9도, 창원 8.0도 등이다. 낮 기온은 15∼23도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이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 0도 안팎이고, 낮 기온은 중부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20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20도로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오전까지는 인천·경기 서부와 충청권, 전라권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고 이로 인해 이슬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공항에서는 짙은 안개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항공교통 이용객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하늘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제주도는 구름이 많겠다. 경기 동부와 강원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동부, 경북내륙에 새벽부터 아침 사이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중부지방과 경북권은 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및 화재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호남권·영남권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남해 0.5∼1.5m, 서해 0.5∼1.0m로 예상된다. ※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쓴 초고와 기상청 데이터 등을 토대로 취재 기자가 최종 기사를 완성했으며 데스킹을 거쳤습니다. 기사의 원 데이터인 기상청 기상예보는 웹사이트(https://www.weather.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2026-03-26 08:29:52
금융감독원은 10만원 대출이 5영업일만 연체돼도 금융거래 때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소비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26일 '은행 이용 시 소비자 유의사항'을 내고 최근 접수된 주요 민원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연체일수가 5영업일 이상이고 연체금액이 10만원 이상이면 은행 등 금융사들이 단기연체정보를 신용평가사에 송신하고, 신평사가 해당 정보를 다수 금융사에 공유한다. 단기연체정보가 공유되면 카드정지, 대출거절 및 금리인상, 신용점수 하락 등 금융거래 때 신용상 불이익이 발생한다. 특히 해당 채무가 상환돼 단기연체정보가 해제돼도 그 기록은 일정 기간 삭제되지 않고 활용되므로 평상시 신용도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또 은행과 대출계약을 맺을 때 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대출금리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주는데, 대출받는 은행의 본인계좌에서 카드이용대금이 인출되지 않으면 카드실적을 충족해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착오 송금이 발생했을 때 통상적으로 은행이나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착오 송금액을 반환받을 수 있지만, 수취인의 압류계좌로 착오 송금된 경우 송금인이 직접 법원에 압류금지 채권 범위변경 신청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반환받아야 한다. 이에 은행 앱 등으로 송금할 때는 수취인명, 금액, 계좌번호 등 기본 정보를 반드시 꼼꼼히 확인하라고 금감원은 당부했다. 이밖에 5년 고정금리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 계약을 맺으면 5년 경과 후 변동금리로 전환돼 은행 금리산정 기준에 따라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점 등도 유의사항으로 안내했다. ykbae@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9:48
"신입생 환영회다, 개강총회다 해서 단체 손님이 몰려도 예전처럼 술이 나가질 않아요. 가게에 10개 테이블이 있으면 그중 7개 테이블이 콜라만 마셔요." 신촌 대학가에서 5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부어라 마셔라' 음주 문화가 대학 생활의 낭만처럼 여겨졌던 시절은 갔다.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해지며 대면 행사가 활발해진 3월이지만, 주점 테이블 위에 술병이 쌓이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학가 문화가 바뀌고,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20대가 건강과 효율을 중시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 "8명이 와도 겨우 한두병 먹는 수준" 1997년부터 고려대가 자리한 안암동에서 '이가네 곱창'을 운영해 온 이재홍 씨는 "예전에는 1인당 최소 한 병 반씩은 마셨는데, 요즘은 평균으로 따지면 한두 잔 정도 마시는 수준"이라며 "술이 아예 안 나가는 날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술 매출은 예전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고, 곱창 매출도 4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새벽 4시까지 하던 영업도 밤 11시로 줄였다"고 말했다. 신촌 대학가에서 27년째 주점 '연대포'를 운영하고 있는 장홍복 씨는 "8명이 와도 한두 병 겨우 먹고 가는 수준"이라며 "신입생들이 들어왔는데도 예전처럼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영업시간을 새벽 4~5시까지에서 밤 11시~자정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NH농협은행이 농협카드 고객과 NH멤버스 회원 등 1천200만여 명의 소비 데이터 2억6천만 건을 분석한 결과, 주점 카드 결제 건수는 최근 1년 동안 2023년 대비 76.6%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점 업종 가맹점 수 역시 3년 전보다 1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안암동에서 주점 '한잔의 추억'을 운영해온 이모 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이 거리 일대 바들이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붐볐는데, 그때 문을 닫았던 가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며 "술을 마시는 문화도 그때를 기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새벽 6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지만, 늦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은 20대 학생들보다는 주로 다른 가게에서 일하다가 퇴근한 종업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 지역 호프집·간이주점 점포 수는 2023년 1만6천512개에서 2024년 1만5천312개, 2025년 1만4천200개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부터 안암동에서 주점 '희야'를 운영해 온 김현태 씨는 "코로나 전에는 새벽 4시에도 자리가 꽉 찼고, 새벽 6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자정만 넘으면 손님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포장마차 형태의 술집을 운영하는 공모 씨도 "예전에는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학생들도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게 마시면 다음 날 후회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최근에는 도수가 낮은 술이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고깃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암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요즘 학생들은 4명이 와서 고기는 배부르게 먹어도 술은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거나 아예 탄산음료만 마시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며 "예전에는 과 단위로 수십 명씩 예약하면 술을 궤짝째로 마셨는데, 이제는 단체 손님이 와도 자정이면 다들 집에 간다"고 말했다. 신촌 대학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 역시 "예전에는 새벽 2시까지 북적였는데, 요즘은 밤 10시만 되면 손님이 뚝 끊긴다"며 "늦게까지 술을 마셔야 안주도 더 먹는데, 학생들이 술을 안 마시니까 고기 매출도 함께 줄어들어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 "과음 후 숙취로 하루 날리는 건 굉장히 비효율적" 대학생들은 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연세대 24학번 김모(22) 씨는 "술을 진탕 마시고 다음 날 숙취로 하루를 날리는 게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며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구식 문화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을 못 마시면 콜라를 마셔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분위기라, 도수 낮은 하이볼 한 잔을 시켜놓고 대화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24학번 최모(23) 씨는 "선배들로부터 막걸리를 사발에 담아 돌려 마시는 '사발식'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요즘은 그런 문화가 거의 없다"며 "고연전 같은 큰 행사 뒤풀이도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는 기차놀이 같은 이벤트를 즐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25학번 임모(21) 씨 역시 "술을 잘 못 마시기도 하지만, 많이 마셔야 한다는 분위기 자체가 없어서 제로 콜라나 무알코올 하이볼을 주로 마신다"며 "친구들과는 술집보다 카페나 코인노래방, 보드게임카페를 더 자주 간다"고 밝혔다. 또 이화여대 21학번 이모(24) 씨는 "코로나 이후 엠티(MT)나 신입생환영회 같은 술 중심 행사가 많이 줄어들면서 술을 안 마시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일상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21년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 김모(29) 씨도 "내가 신입생이었을 때는 밤새 술을 마시는 게 당연했는데, 작년에 대학에 입학한 동생에게 물어보니 요즘은 술을 거의 안 마신다고 하더라"며 "술집에 가보면 무알코올 맥주나 하이볼 메뉴가 눈에 띄게 많던데, 곧 무알코올 소주도 나오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20대(만 19세 포함)의 하루 평균 주류 섭취량은 64.8g으로, 1년 전 95.5g에서 30% 이상 급감했다. 이는 60대의 하루 평균 섭취량인 66.8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와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자리 잡고 있다. 소버 큐리어스는 술에 취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소버'(Sober)와 호기심이 많다는 뜻의 '큐리어스'(Curious)를 합친 말로, 건강한 삶을 위해 의도적으로 음주를 줄이거나 멀리하는 태도를 뜻한다.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도 코로나19 이후 각광 받는다. 이에 주점들도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 안암동에서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최근에는 사진 찍기 예쁜 하이볼이나 도수 없는 무알코올 칵테일 주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제는 단순히 술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술 없이도 올 수 있는 안주 맛집으로 자리 잡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희야'의 주인 김현태 씨는 "주점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변화는 단순한 매출 감소가 아니라 '생태계 변화'라는 표현이 더 맞는다"며 "예전 방식으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에 대응하고자 2년 전부터 무알코올 음료를 메뉴에 추가했다"며 "다만 그럼에도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5일 "요즘 20대는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라 음주처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을 굳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억지로 술을 마셔야 하는 회식이나 집단 문화에 예전만큼 가치를 두지 않는 것도 음주 감소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대학가 주점도 예전처럼 양과 가격으로 승부하는 방식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무알코올 음료나 웰빙과 관련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메뉴와 마케팅 전략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minjik@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9:42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다소 오르면서 1,500원 선을 다시 넘어섰다. 미국의 휴전안 제안에도 이란이 이를 거부하자 국제유가가 낙폭을 줄이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는 소폭의 강세로 돌아섰다. 26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6.50원 상승한 1,50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3시 반) 종가 1,499.70원 대비로는 2.00원 높아졌다. 달러-원은 1,490원 후반대로 뉴욕 장에 진입한 뒤 이란 관련 소식을 소화하며 고개를 들었다. 한때 1,503원 안팎가지 오르기도 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이 미국이 건넨 제안을 검토했으나 내용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고 익명 당국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시점을 좌지우지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결정하는 시점에 종전이 이뤄질 것이며 우리의 조건이 충족될 때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조건으로 ▲공격과 암살의 완전한 중단 ▲이란에 대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구체적 메커니즘 수립 ▲전쟁 피해 배상금 보장 및 확실한 지급 ▲중동 내 모든 전선과 저항단체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모넥스의 닉 리스 거시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현재 외환시장은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어느 쪽으로든 더 명확한 소식이 나올 때까지 시장은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음 촉매제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전 2시 49분께 달러-엔 환율은 159.213엔, 유로-달러 환율은 1.1579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006위안에 움직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41.91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217.27원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로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505.60원, 저점은 1,490.20원으로, 변동 폭은 15.40원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까지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60억700만달러로 집계됐다. sjkim@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7:07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중동발 공급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27일 2차 고시에서 석유 최고가격을 얼마로 정할지를 비롯한 원유 수급 불안 대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 보도로 공급 불안이 커진 액화천연가스(LNG),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재료가 되는 나프타의 수급 방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현 에너지 안보 위기 상황의 콘트롤타워로 삼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 강훈식 비서실장이 중심이 되는 '비상경제상황실'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본부'를 유기적으로 운영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water@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7:02
경기도 시군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12억700여만원으로 한해 사이 4천500여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가 경기도보와 공직윤리시스템(www.peti.go.kr)을 통해 공개한 2026년도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2025년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기초의원 454명이 신고한 평균 재산은 12억76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평균 11억6천223만원보다 4천539만원(3.9%) 증가했다. 전체 의원 가운데 313명(68.9%)의 재산이 많아졌는데 5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이 19명(4.2%)이었다. 20억원 이상을 신고한 시군의원은 74명(16.3%)에 달했고 1억원 미만은 32명(7.0%)이었다. 성남시의회 서은경(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1억4천224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고 남양주시의회 김지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이너스 42억3천753만원을 신고해 가장 적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14명의 평균 재산은 19억2천666만원으로 전년도 19억8천230만원에 비해 5천564만원(2.8%) 줄어들었다. 이들 가운데 6명이 20억원 이상을 신고했고 1명은 1억원 미만으로 신고했다.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번 신고내역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심사를 진행해 재산 허위 신고, 중대한 과실로 인한 누락 및 오기,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재산 취득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chan@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6:35
[※ 편집자주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오는 28일로 한 달을 맞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및 경제에도 메가톤급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종전을 위한 협상과 동시에 미군의 지상전 투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전쟁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그동안의 전황 전개와 향후 종전 전망, 한국 금융시장 및 경제에 미치고 있는 파장과 대책, 전문가 진단 등 총 14건의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오는 28일로 한 달째를 맞는다. 전쟁이 '단기 참수 작전'으로 끝날 것이라던 낙관론은 산산조각 났다. 이제 전쟁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을 넘어 중동 전역의 에너지 동맥을 끊으려는 '공멸의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가 급등이라는 메가톤급 충격으로 대혼돈의 늪에 빠져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선 중동에 병력 증파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강제 개방을 위해 지상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번진 '공멸의 치킨게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불바다로 만들며 시작된 전쟁은 한 달 만에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화마로 돌변했다. 초기 이란 지도부를 겨냥했던 '참수 작전'에도 결정적 승기를 잡지 못하자, 이스라엘은 이란의 목숨줄과도 같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과 아살루예 에너지 허브를 초토화하는 '기반 시설 파괴전'을 병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자예드 항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정유 시설, 카타르의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등에 무차별적인 드론 및 미사일 보복을 가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란의 맞불은 예상외로 파장이 컸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한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럽 등에서 LNG 가격이 30% 폭등하는 등 패닉 상황이 연출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가스전 공습 자제를 요청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 에너지는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등 4개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또 전선은 걸프 지역을 넘어 레바논 접경지까지 확대되었다. 이란의 편에서 참전을 선언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간의 격렬한 지상 교전이 격화하는 레바논은 '제2 전장'으로 굳어졌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양자 분쟁을 넘어 군사력을 보유한 각국과 반군 등이 가담하는 '제5차 중동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에게 공격을 받고 주변국에 보복을 감행한 이란은 고립의 길에 접어들었다. ◇ 한 달간의 비극…중동 현대전 사상 최대수준 인명피해 한 달간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란에서는 국가 기반 시설이 초토화되고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보건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지금까지 약 1천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이란 인권 단체 측은 사망자 수를 최대 1만명으로 추산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전쟁 중 이란군 약 4천~5천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4일 미군이 이란 작전 개시 후 9천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이란 선박 140여척을 손상·파괴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B)의 인공위성 분석에 따르면 이란 내 전력망의 45%, 상하수도 시설의 30%가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약 1천500만 명의 민간인이 전력과 식수 공급 없이 고통받고 있다. 미국도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군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2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복과 북부 헤즈볼라의 파상공세로 적지 않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봤다. 특히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대도시 인프라의 15%가 파손되었으며, 북부 접경 지역에서는 약 25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제2의 전장이 된 레바논에서도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이후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1천1명이 사망하고 2천584명이 다쳤다. 100만명이 넘는 피란민도 발생했다. 전쟁의 불길은 걸프 지역 주변국으로 번지며 피해를 키웠다. 국제이주기구(IOM)는 UAE의 정유 시설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기지 인근 에너지 허브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현지에서 근무하던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외국인 노동자 7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보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중동 전역에서 필수 의약품과 수혈용 혈액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핵시설 겨냥' 맞불…인도양까지 뻗은 이란의 칼날 전쟁 3주 차에 접어들며 전황은 상호 '핵시설'을 겨냥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개발의 심장부인 나탄즈와 포르도의 지하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감행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이스라엘의 금기 구역인 네게브 사막의 디모나 핵 연구소를 조준했다. 비록 핵시설 타격에 따른 방사능 유출 등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는 핵시설을 겨냥한 양국의 공방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수십 발의 미사일을 섞어 쏘는 전술을 구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탄두가 디모나 원전 인근에 낙하했다. 동시에 이란은 원거리 타격 범위를 인도양까지 확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해안에서 약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영 합동 기지를 조준했다. 이는 서유럽까지 타격 사정권에 넣는 이란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공세에도 이란은 이전보다 강력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배수진을 친 셈이다. ◇ 호르무즈 '에너지 인질극'에 발 묶인 트럼프…'장기전' 늪에 빠지나 세계 경제의 혈맥이자 이번 전쟁의 최대 승부처인 호르무즈 해협이 트럼프 행정부의 조기 종전 구상을 옭아매는 '전략적 덫'으로 변했다. 개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안에 전쟁을 끝내고 석유 흐름을 정상화하겠다"며 조기 종전을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이란이 철벽 봉쇄에 나서면서, 전쟁은 트럼프의 계산과 달리 소모적인 장기전 태세로 급격히 전환될 조짐도 보인다. 미국은 지난 18일, 나토(NATO)와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연합 함대' 구성을 위한 파병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자국 경제 타격과 보복을 우려한 동맹국들은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나 전투 병력 파병은 곤란하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동맹의 외면 속에 미국은 홀로 해협 개방의 총대를 메야 하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고,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해협 봉쇄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해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되어 돌아왔다. 이란은 이러한 미국의 내부 사정을 정확히 꿰뚫고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22일 특별 담화를 통해 "우리는 미사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민의 고지서와 싸우고 있다"고 조롱하며 "유가가 200달러가 될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협 봉쇄를 강화해 미국이 먼저 무릎을 꿇도록 하는 이른바 '에너지 고사 작전'을 예고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압도적 무력'을 자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기름값'이라는 또 다른 적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렸다가, 지난 23일 이란과 종전을 위한 협상을 거론하며 다시 시한을 닷새로 정정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부인한 가운데 양측이 개전 후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종전의 실마리를 풀기를 전 세계가 기원하고 있다. ◇ 미 지상군, 이란 석유 수출 허브 하르그섬 점령하나 협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지상군 투입 준비가 완료되는 등 양면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호르무즈 항로를 강제로 개방하기 위한 미군의 지상군 투입이 단순한 가설을 넘어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천명 이상의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의 중동지역 투입을 승인했으며, '향후 며칠내' 투입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도 '피의 보복'을 예고하며 맞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2일 "미군 군화가 이란 영토에 닿는 순간, 그곳은 미군 병사들의 거대한 공동묘지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포스트 하메네이' 안착 의문 폭사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은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최고지도자 피선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첫 메시지는 국영방송 앵커가 대독했고, 이란의 가장 큰 명절이자 국가적 결속을 다지는 새해 명절 노루즈에도 국영 방송 등을 통해 문서로 된 신년사만 발표하면서 그의 건재함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서방의 중동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의 의사결정 구조가 모즈타바 개인의 통제력을 벗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도부의 생사 불명은 급기야 이란 내부의 권력 암투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meolakim@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6:29
"또 쾅쾅하네요. 여러 번 (공습) 알림 왔어요. 앰뷸런스 소리도 들려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한인 단톡방엔 늦게까지 잠이 들지 못한 사람들의 공습 경험 글들이 이어졌다. 한 교민은 "아부다비 지금까지 8발. 마지막은 많이 컸네요"이라고 썼고, 이어 다른 교민은 "두바이에는 (알림 문자가) 안 오긴 했는데"라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고 이란이 걸프 지역 미군 기지와 공관 등을 겨냥해 반격에 나서면서 이 지역에 체류했던 한인 중 상당수는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 등 이용 가능한 항공편으로 한국 또는 인근 국가로 빠져나갔다. 전쟁이 길어지자 일부 한인들은 이드 연휴와 자녀들의 짧은 봄방학 기간을 이용해 유럽 등지로 일시 대피했다. 그러나 불가피한 이유로 삶의 터전을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한 채, 별도의 SNS 채팅방에서 전쟁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거나 서로 대책을 논의하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이란의 주변국 공격은 이드 연휴 시작일인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게 한인들의 전언이다. 다른 교민은 "(드론, 미사일 공격) 횟수가 줄어든 것 같아요. 이드라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이드 후가 문젠데, 안쏘겠죠?" 실제로 UAE 국방부가 매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개하는 드론 및 미사일 공격 빈도 자료에 따르면 최근들어 그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성사된 상황도 아니고, 빈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두바이나 아부다비가 돌아가도 될만큼 안전해진 건지, 돌아가는 비행편은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아진 이유다. 두바이에 머물다가 전쟁 초기에 튀르키예로 피신한 한 대기업 주재원은 "이란의 공격 횟수가 확연하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달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여기게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귀국한 한 두바이 교민은 현지 단톡방에 "잠깐 한국 나와 계신 분들 언제 들어갈 계획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 주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다들 상황을 조금 더 보실 예정이신가 궁금하네요"라고 물었다. 카타르 도하 교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타르 교육부가 오는 29일부터 대면 수업 재개를 예고한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대피했던 교민들은 도하로 돌아가도 안전한지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놓고 있다. 한 도하 교민은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부른 거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해도 불안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교민은 "종전 선언이나 최소한의 협상 발표 나고 나서 들어가는 게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생활 터전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하는 교민들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과 관련,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며 이란에 보낸 48시간 최후통첩, 이란과의 대화 발표와 시한 5일 연장, 이란 측의 대화 부인 등 종전 협상에 관한 반전 상황이 생길때마다 한숨과 기대가 교차하는 일상이다. 또 협상 분위기와 달리 갑자기 지상전이 벌어지면 통제불능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두바이에 체류 중인 한인 A씨는 "곧 개전 한 달인데 만약 (미국) 지상군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작전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지상전이 시작되면) 이란이 막 나갈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전쟁 경험은 처음인데, 안전한 곳이 있으면 좋은데 그런 곳이 있을지…"라고 말끝을 흐렸다. 장기화하는 전쟁이 생업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과장 보도에 대한 불만도 있다. 현재 자녀가 있는 아부다비에 체류중인 두바이 교민 B씨는 "비록 이란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 민간인 거주 지역은 안전하고 현지 쇼핑몰 등의 상황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에 체류중인 교민들도 여전히 불안한 상황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 핵시설이 있는 남부 디모나는 물론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에 이란에서 쏜 탄도미사일이 방공망을 뚫고 떨어져 큰 피해를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한다. 예루살렘 교민 C씨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가자 전쟁에 이어 다시 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사업도 어려워졌고 교민들도 고통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엔 이란 탄도 미사일이 요격되지 않고 주거지 등에 떨어졌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한층 커졌다"며 "그동안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대도시에선 거의 모든 미사일이 요격됐었는데, 전쟁이 길어지면서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난게 아닌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전쟁 장기화는 한국기업의 현지 사업에도 적지않은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집트 카이로로 피신한 한국기업 사우디 주재원 D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선적한 제품 운송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운송 비용도 대폭 올랐다"며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의 경우 신변에 위협을 느낄 만큼 위험한 상황은 없었지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는 28일까지는 카이로에 머물다가 상황을 보고 사우디로 돌아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meolakim@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6:22
미국 투자 분석 기관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가 SK텔레콤을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의 '다크호스'로 지목하며 낙관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26일 잭스가 공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대부분 통신사가 완만한 성장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머무르지만, SK텔레콤은 AI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최고 등급인 '적극 매수'를 부여했다. 투자 등급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다. SK텔레콤은 2024년 9월 1등급을 기록했으나 보안 이슈 여파로 2025년 중순 5등급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속해 상승해 올해 2월과 3월에는 연속으로 1등급을 기록했다. 잭스는 한국이 반도체 산업과 제조 경쟁력, 소비자 가전 생태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경쟁의 핵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경쟁력, 높은 산업용 로봇 밀도, 정부의 투자 확대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SK텔레콤은 약 50% 시장 점유율과 2천300만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AI 중심 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등 인프라 사업 ▲ 통신망 및 기업용 고객센터에 AI를 적용한 내부 효율화 ▲ '에이닷' 등 에이전틱 AI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전략적 투자 성과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잭스는 SK텔레콤이 2023년 앤트로픽에 투자한 1억 달러의 지분 가치가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확대됐으며, 향후 기업공개(IPO) 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올해 SK텔레콤의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283.1% 증가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도 전했다. 잭스는 "한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AI 중심 국가"라며 "AI 전략과 앤트로픽 투자 등을 고려할 때 SK텔레콤은 향후 AI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inzz@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6:08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는 보험 약값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무게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단순히 지출 금액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전체 진료비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약값이 더 빠르게 치솟고 있어 국민이 낸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건강보험공단의 '2024년 급여 의약품 지출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이런 현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2021년 약 22조원이었던 약품비는 2022년 24조원, 2023년 26조 원을 거쳐 2024년에는 27조6천625억원까지 매년 1조∼2조원씩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2024년 전체 진료비 증가율이 4.9%였던 것에 비해 약품비 증가율은 5.6%를 기록하며 더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체 진료비에서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도 23.8%까지 높아졌다. [연도별 진료비 및 약품비 지출 추이] (단위: 억 원, %) ┌──────────┬──────┬──────┬──────┬─────┐ │ 구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 진료비 │ 954,376 │ 1,058,586 │ 1,108,029 │1,162,375 │ │ (증가율) │ (10.1) │ (10.9) │ (4.7) │ (4.9) │ ├──────────┼──────┼──────┼──────┼─────┤ │ 약품비 │ 220,093 │ 241,542 │ 261,966 │ 276,625 │ │ (증가율) │ (8.1) │ (9.8) │ (8.5) │ (5.6) │ ├──────────┼──────┼──────┼──────┼─────┤ │진료비 중 약품비 비 │ 23.1 │ 22.8 │ 23.6 │ 23.8 │ │ 중 │ │ │ │ │ └──────────┴──────┴──────┴──────┴─────┘ * 2024년 건강보험환자 진료일 기준(약품비는 정액 수가ㆍ포괄 수가 제외, 2025년 4월까지 심사 결정분까지 반영) 우리나라의 약값 지출 수준은 이미 국제적인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최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경상 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은 19.4%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인 14.4%보다 5.0%포인트(p)나 높은 수치다. 약값을 참조하는 주요 국가인 일본의 17.6%, 독일의 13.7%, 영국의 9.7%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약값 지출 비중은 유독 높은 편이다. [OECD 국가별 경상 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 현황] (2023년 기준, 단위: %) ┌────────┬────┬────┬────┬────┬────┬───┐ │ 구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2023년│ ├────────┼────┼────┼────┼────┼────┼───┤ │ 한국 │ 19.6% │ 19.3% │ 20.0% │ 18.3% │ 18.3% │19.4% │ ├────────┼────┼────┼────┼────┼────┼───┤ │ OECD 평균 │ 15.4% │ 15.1% │ 14.9% │ 14.1% │ 14.1% │14.4% │ └────────┴────┴────┴────┴────┴────┴───┘ 이처럼 약값이 줄지 않고 계속 불어나는 배경에는 인구 고령화와 중증 질환에 대한 보장성 확대라는 현실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 사용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고가 항암제나 희귀 난치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암?희귀 난치 환자 약품비 현황] (단위: 억원, %) ┌──────────┬─────┬──────┬──────┬──────┐ │ 구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 암 환자 약품비 │ 31,870 │ 34,665 │ 38,402 │ 42,958 │ │ (증가율) │ (10.6%) │ (8.8%) │ (10.8%) │ (11.9%) │ ├──────────┼─────┼──────┼──────┼──────┤ │희귀 난치환자 약품비│ 24,858 │ 26,662 │ 29,185 │ 31,831 │ │ (증가율) │ (9.8%) │ (7.3%) │ (9.5%) │ (9.1%) │ └──────────┴─────┴──────┴──────┴──────┘ 실제로 2024년 효능군별 지출 현황을 보면 암 치료에 쓰이는 항악성종양제 지출이 3조1천4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나 급증하며 지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동안 지출이 가장 많았던 동맥경화용제 역시 3조1천28억원이 지출되며 뒤를 이었다. 성분별로는 고지혈증 치료를 위한 복합제인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 성분의 약품비가 7천46억원으로 가장 많이 청구됐으며, 뇌 기능 개선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가 5천57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출 상위 5개 효능군 약품비] (단위: 억 원, %) ┌──┬────────────────┬──────────────┬──┐ │순위│ 2023년 │ 2024년 │전년│ │ ├────────┬───┬───┼───────┬───┬──┤대비│ │ │ 효능군 │청구액│점유율│ 효능군 │청구액│점유│증가│ │ │ │ │ │ │ │ 율 │ 율 │ ├──┼────────┼───┼───┼───────┼───┼──┼──┤ │ │ 소 계 │103,48│ 39.5│ 소 계 │111,65│40.4│7.9%│ │ │ │ 8│ │ │ 3│ │ │ ├──┼────────┼───┼───┼───────┼───┼──┼──┤ │ 1 │ 동맥경화용제 │28,490│ 10.9│항악성종양제 │31,432│11.4│15.0│ │ │ │ │ │ │ │ │ %│ ├──┼────────┼───┼───┼───────┼───┼──┼──┤ │ 2 │ 항악성종양제 │27,336│ 10.4│동맥경화용제 │31,028│11.2│8.9%│ │ │ │ │ │ │ │ │ │ ├──┼────────┼───┼───┼───────┼───┼──┼──┤ │ 3 │ 혈압강하제 │20,091│ 7.7│ 혈압강하제 │20,529│ 7.4│2.2%│ │ │ │ │ │ │ │ │ │ ├──┼────────┼───┼───┼───────┼───┼──┼──┤ │ 4 │ 소화성궤양용제 │13,904│ 5.3│소화성궤양용제│14,549│ 5.3│4.6%│ │ │ │ │ │ │ │ │ │ ├──┼────────┼───┼───┼───────┼───┼──┼──┤ │ 5 │ 당뇨병용제 │13,667│ 5.2│ 당뇨병용제 │14,115│ 5.1│3.3%│ │ │ │ │ │ │ │ │ │ └──┴────────┴───┴───┴───────┴───┴──┴──┘ 정부는 이처럼 늘어나는 약값 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 신약이나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적정한 보상을 통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보장하되 약값 관리 체계를 다듬어 재정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예상보다 많이 팔린 약의 가격을 조정하는 제도를 정비하고 임상적 유용성이 낮은 오래된 약제는 주기적으로 재평가해 보험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또한 고가 의약품의 경우 치료 성과가 없으면 제약사가 약값의 일부를 돌려주는 방식 등을 도입해 재정 부담을 나누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제도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고 환자의 약품비 부담 완화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hg@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6:01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공식 외교 관계를 맺은 지 14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지난해부터 프랑스 파리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 역시 릴, 아비뇽, 몽펠리에, 낭트, 스트라스부르 등 10여 개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예정돼 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TV 시리즈 페스티벌 '시리즈 마니아'에는 한국이 포럼 부문 주빈국으로 초청됐다. 7월 열리는 아비뇽 페스티벌은 한국어를 초청 언어로 선정해 한국 공연과 문학을 소개할 예정이다. 국립 기메동양박물관에서도 '케이뷰티', 천년 고도 신라 등 한국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연중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기념행사가 줄을 잇는다. 6월 4일 덕수궁에서는 기념식이 열리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무대에 오른다. 같은 시기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는 퐁피두센터 분관이 문을 연다. 문학과 음악, 전시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배우 전지현과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는 수교 140주년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돼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겉으로 보면 양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기념행사가 곧 관계의 내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교는 상징이 아니라 이해관계와 전략, 그리고 지속적인 협력의 축적 위에서 형성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한·프 관계를 돌아보면, 그 밀도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선뜻 긍정하기 어렵다. 양국은 아직 서로를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한 듯하다. 한국은 안보와 경제라는 구조적 이유로 미국, 중국, 일본에 외교 역량을 집중해 왔고, 그 결과 유럽의 한 축인 프랑스는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역시 한국을 중요한 아시아 파트너로 평가하면서도, 외교·안보·경제 측면에서는 일본이나 중국, 인도와의 협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일·방한 일정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일본을 방문한 뒤, 2일부터 3일까지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일본 체류 일정이 더 긴 것은 양국 관계의 상대적 비중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은 G7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비슷한 온도 차가 읽힌다. 파리 근교에서 26∼27일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인도, 우크라이나가 초청됐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각국과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인데, G7 회원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각각 30분을 배정한 반면 한국과 브라질에는 20분을 할애했다. 문제는 이런 거리감이 프랑스의 태도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역시 프랑스를 대하는 데 있어 그만큼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수교 14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총괄해야 할 주프랑스 한국 대사 자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장기간 공석 상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임 정부가 임명한 대사를 소환한 뒤 아직 후임을 임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교 140주년을 축하하는 각종 기념행사는 오히려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기념하고 있는가. san@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5:57
중소기업이 수입하는 나프타 중 중동산이 80%를 넘어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원부자재 수급 안정과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일부 핵심 원자재에서 중동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수입 나프타의 82.8%를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어,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알루미늄 웨이스트·스크랩(11.2%), 비합금 알루미늄괴(8.8%) 등도 중동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수출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의 취약성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5.4%로, 전체 기업의 수출 비중(2.9%)보다 높아 중동 정세 악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는 구조다.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대(對) 중동 수출 중소기업은 지난해 기준 1만3천859개로,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14.2%를 차지했다. 이들의 주요 수출 품목은 화장품, 중고차, 자동차 부품 등이었다. 경영 환경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 환율 변동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으로 비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중소기업의 중동 현지 파트너사의 발주 조정, 거래 변동·취소, 대금결제 지연, 선적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중동 거래 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동전쟁이 단기 종료뿐 아니라 저강도, 고강도 분쟁 형태로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민이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중소기업의 원부자재 수급 안정과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을 선제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 측면에서는 전략비축, 우선 공급 협력체계 구축, 대체 공급선 확보 등을, 수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등 신규 시장 진출 지원을 각각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pseudojm@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5:20
이재명 정부의 제1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사정 대표가 26일 처음 회동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제1차 노사정 대표 만남을 개최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19일 제1기 경사노위 출범식에서 강조된 '상생의 협력 구조 마련'의 후속 조치다. 첫 만남인 만큼 노사정은 향후 모임의 기본 원칙과 운영 방식, 모임의 취지와 의미를 담은 명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노사정 최고 의사결정권자 간 상호 신뢰 구축에 중점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 노사정 대표는 앞으로 정례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복합위기의 시대에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체의 미래를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사회적 연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ok9@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5:14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타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오는 28일로 한 달을 맞는 가운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불완전한 종전과 파괴적인 확전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만으로는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기 어려우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글로벌 지배력 약화와 한국 등 동맹국의 안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는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 담론이 전쟁을 끝내려는 진지한 의지를 반영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전술적 양동작전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미국이 지금 종전을 원한다고 해도 거기 다다르는 길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바에즈 디렉터는 특히 "이란이 의미 있는 보상 없이 물러나는 데 동의할지 극히 불투명하다"며 "이란 내 일각에서는 지금 고통을 감수하고 장기 대치를 하는 편이 취약해 보이거나 억지력을 잃어 미래의 전쟁을 부르는 쪽보다 안전한 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종전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전쟁을 계속하는 쪽이 더 위험한 선택지라면서 이는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더 순응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환상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상황에 대해 "깔끔한 결말과 어수선한 결말 가운데 고르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하더라도 지금 멈추는 것과 앞으로 훨씬 더 파괴적인 확전으로 치닫는 것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종전이 쉽지 않은 배경에는 이란 내부 권력 구도가 강경파 중심의 '군사 국가'로 더욱 응집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바버라 슬래빈 석좌 연구원은 "전쟁은 강경파의 영향력을 더욱 키웠다"며 "(온건개혁파 정치인들인)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부통령과 같은 실용주의 목소리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슬래빈 연구원은 "생존한 지도자들과 과거 전쟁의 참전용사들이 뭉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은 강경파 정권 핵심 인사들의 위원회가 이끄는 군사 권위주의 국가가 됐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 절차가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겠지만 더욱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정권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이란 국민에게는 선택지가 없으며, 새로운 내부 봉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슬래빈 연구원은 이란 지도부가 요구할 조건에 대해 트럼프 임기 내 새로운 전쟁 금지와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통행세 등을 꼽았다. 미국 국내 정치와 한국 등 동맹국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올 여름까지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에 이 분쟁을 종결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선거 전 여름철의 경제 상황이 유권자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동맹국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미국이 동맹을 거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동맹국들도 마찬가지로 행동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미국이 중동 문제에 발이 묶임에 따라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국방비 증액과 미사일 방어 등 자기방어를 분담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가속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중동으로 옮겨간다면 다시 돌아오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병력(주한미군) 배치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아시아 동맹국들은 선택적 전쟁에 끌려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한국과 일본 지도자 모두 난색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지원 요청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결국 동맹국들이 미묘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여 석좌는 미군의 군사 자산이 중동으로 재배치되는 상황과 관련해 "이는 미국의 억지력을 약화하고 동맹국들에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모호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국방부 내 '중국 (견제) 우선주의자'들이 큰 불만을 품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란 전쟁이 한두 달 내에 종결되고 연말까지 자산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복귀한다면 미국의 신뢰성과 군사 태세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동 지역에 장기간 병력을 주둔시키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지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국방부의 메시지가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직접적인 군사력으로 상황을 돌파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다른 전문가들의 지적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잇따르고 있다. 걸프 지역을 연구하는 케이틀린 탈마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이란은 지리적 이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깊이 고민해왔다"며 이란이 보유한 소형 무기를 절벽이나 동굴, 터널 등에 숨겨뒀다가 해안선을 따라 배치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설명했다. 해병대 예비역 대령인 마크 F. 캔시안 CSIS 선임 연구원도 "그들(이란)에게는 미사일 포대를 배치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며 "게다가 미사일 포대는 기동성이 뛰어나 위치를 파악하고 표적으로 삼기가 어렵다"고 단언했다. 앨프리드 매코이 위스콘신대 석좌교수는 독립매체 '데모크라시 나우'에 "현재 이란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우리(미국)는 위협 수단을 모두 소진한 반면 이란이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위협 수단은 무한하다"고 지적했다. 매코이 교수는 "이란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위한 적대행위 중단일 것"이라며 "이란은 이미 해협 봉쇄 능력을 입증했으니 자신들이 만족할 최소한의 조건이라도 받아들여질 때까지 미국을 인질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전쟁을 1950년대 수에즈 운하 사태에 빗대면서, 당시 수에즈 사태 이후 영국의 세계적 영향력이 사라졌던 것처럼 이번 전쟁으로 미국의 세계적 지배력과 패권이 약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태의 여파로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대만 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다. comma@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5:05
국내 증시는 지난달 말 사상 첫 '6천피'(코스피 6,000포인트) 축포를 쏘아올린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맞닥뜨렸다. 중동지역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키우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과 증시를 뒤흔들었다. 전쟁 발발 직후 5,000선마저 위협받았던 코스피는 지난 25일 5,642.21에 거래를 마감하며 낙폭을 어느 정도 줄였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점인 6,307.27(종가 기준)까지는 갈 길이 멀다. ◇ 정점에서 전쟁 '암초' 만난 코스피…이틀에 1번꼴 사이드카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쟁이 발발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급락하며 지난달 26일 6,244.13에서 5,791.91로 452.22포인트나 내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도 한 달 만에 발동됐다. 다음날인 4일 상황은 더 나빠졌다. 코스피는 가파르게 하락해 장중 5,059.45까지 밀렸고, 종가는 전날보다 12.06% 폭락한 5,093.54였다. 코스피 낙폭과 하락률은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사상 최고치인 80.37까지 올랐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두 시장의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반면, 5일에는 원유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됨에 따라 코스피가 9.63% 급등하며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후에도 전쟁의 흐름과 유가 향방,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우리 증시는 울고 웃었다. 9일에는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자 또다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장 초반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전 10시 31분께에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되자 서킷브레이커마저 발동됐다.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10일과 18일에는 매수 사이드카, 23일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발동됐다. 지난 3일부터 23일까지 15거래일간 7번, 즉 이틀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 이달 낙폭 세계 3위…"장기화 시 종전 후 회복도 느려질 것" 국내 증시는 지난해와 연초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던 만큼이나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낙폭 또한 컸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25일 세계 주요 주가지수 하락률(한국시간 25일 오후 5시 기준)은 한국 코스피가 9.64%로 베트남(-10.18%), 인도네시아(-9.84%)에 이은 3위였다. 코스피 하락률은 일본 닛케이(-7.42%), 중국 상하이종합(-6.00%), 중국 선전종합(-5.85%), 대만(-4.72%) 등 주요 아시아 주가지수의 하락률을 크게 웃돌았다. 원유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 상승 부담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또 고공행진하는 환율은 수출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여기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소가 됐다. 투자자별로 보면 지난 3∼25일 외국인이 누적 23조5천43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달 순매도액은 이미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 인 지난달 월간 순매도액(21조730억원)을 넘어섰고, 이대로 가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 역시 3조4천113억원 매도 우위였고, 개인만 24조9천152억원 '사자'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으로 24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란에 종전을 위해 15개 항으로 이뤄진 계획을 보도했다. 이에 휴전 가능성도 제기되나 아직 전쟁의 향방은 미궁 속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증시에 가해지는 하방 압력은 점점 더 세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국제유가가 곧바로 안정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전쟁이 길어져 에너지 공급망이 복합적으로 훼손된다면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리스크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들어가 비용·금리가 상승해 이익 추정치가 하향되고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멀티플(배수)이 축소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는 여러 시나리오의 일부이고,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 장기화의 실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에 협상이 언급되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un@yna.co.kr <연합뉴스>
2026-03-26 08: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