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동반 사망’ 톱스타 묘소엔 비석 없이 조개껍질 하나뿐..1326억 상속 전쟁 시작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푸른 잔디 아래 나무 그늘,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그리고 단 하나의 소라껍데기만이 놓여 있는 조용한 묘소.
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배우 진 해크먼(95)과 고인의 부인 벳시 아라카와(65)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묘소에는 안내판 하나 없고, 누군가 꽃이라도 바친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진 해크먼의 유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진 해크먼은 사망 당시 세 명의 성인 자식을 의도적으로 유언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 해크먼 부부는 지난해 2월 26일 뉴멕시코 산타페 자택에서 관리인에 의해 발견됐다. 벳시 아라카와는 2월 11일 산타페 CVS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고, 12일에는 호흡기 문제를 호소하며 의사에게 전화한 것이 마지막 연락이었다. 산타페 검시관에 따르면, 그는 같은 날 한타바이러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해크먼은 아라카와 사망 후 일주일간 집에서 부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내다가 2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이 부부는 사망 한 달 후 산타페 메모리얼 가든에 나무 아래에 안장됐다. 비밀리에 진행된 장례식에는 진 해크먼의 세 자식 크리스토퍼(66), 엘리자베스(64), 레슬리(59)가 참석했다. 하지만 세 자식 모두 아직까지 아버지의 무덤을 찾지 않았으며,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해크먼의 유언과 약 9000만 달러(한화 약 1,326억 원) 상속 문제와 관련해 '이해 당사자' 지위를 신청한 상태다.
지난달, 진 해크먼이 소유했던 산타페 53에이커 부동산이 매각되면서 유산은 약 625만 달러(한화 약 93억 원) 늘어났다. 본 매각에는 1만3,000평방피트 규모의 본채와 세 개의 침실이 있는 게스트하우스, 진 해크먼이 그림을 그리던 스튜디오가 포함됐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진 해크먼의 개인 소장품과 영화 관련 기념품 400여 점이 뉴욕 보넘스 경매에서 팔리며 300만 달러(한화 약 44억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 경매 품목에는 진 해크먼이 '로열 테넌바움', '언포기븐', '프렌치 커넥션'으로 수상한 골든글로브 3개도 포함됐다.
하지만 진 해크먼의 사생활은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복잡했다. 세 자식 모두 첫 번째 부인과의 결혼 생활에서 태어났으며, 사망 당시 모두 아버지와 소원한 상태였다. 유언장에 따르면, 진 해크먼은 세 자식을 유산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전체 재산을 벳시 아라카와에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벳시 아라카와의 유언 또한 세 자식을 언급하지 않고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명시했다.
현재 진 해크먼 부부의 유산에 대한 법적 절차는 진행 중이며, 신탁 관리인들은 최근까지도 신용카드 채무 등을 정산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에는 1,800달러(한화 약 265만 만 원) 청구서가 지급됐다.
진 해크먼의 유산 관련 사건 외에도, 그는 검시관을 상대로 촬영된 사망 현장 사진 공개를 막는 민사 소송에도 연루됐으며, 세 자식 역시 사망 후 아버지 사진 공개를 금지해 달라는 신청을 냈으나 사건은 활동 부족으로 종료됐다.
진 해크먼은 살아생전 자신의 가족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1989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매우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이 있었지만 3~4개월씩 떨어져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돈과 명예의 유혹이 너무 컸다"고 고백했다.
tokkig@sportschosun.com
2026-03-10 14:2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