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서비스가 6년 만에 다시 도입된 가운데 국내 생성형 AI 플랫폼 기업 뤼튼은 2년 만에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음의 실시간 검색 부활에 따른 트래픽 영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 시도 자체가 검색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뤼튼은 지난 9일부로 실시간 검색 키워드 순위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로써 뤼튼은 2024년 도입 이후 2년 만에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뤼튼은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일부 기능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뤼튼의 이번 조치는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 자회사 에이엑스지(AXZ)가 지난 3일 실시간 인기 검색어 서비스 '실시간 트렌드'의 베타 서비스를 개시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다음의 실시간 검색 서비스 재개는 2020년 종료 이후 6년 만이다. AXZ는 재도입 이유에 대해 "이용자들이 생활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이야기 주제를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재도입한 다음의 검색 비중은 소폭 올랐지만 그 변화 폭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다음의 검색 비중은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지난 3일 2.99%를 보인 뒤 지난 10일 기준 3.16%를 기록했다. 일주일 사이 0.17%포인트 오른 셈이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1.14%포인트 감소한 62.15%, 구글은 1.47%포인트 오른 29.22%를 각각 기록했다. 다음의 검색 비중 증가 폭이 현재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네이버와 구글의 변동 폭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다음의 비중도 3%대 초반에 머물러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변화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AI·모바일 서비스 스타트업 '실검위젯'이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에서 다음 앱 다운로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렇다할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트렌드 조사에서는 최근 '다음' 검색량이 실시간 검색 부활 이후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검위젯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색 트래픽은 아직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3:48
지난해 항공사를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 신청이 3천건을 넘기며 전년보다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수와 비교한 피해구제 신청은 외국 항공사들에 몰린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주의와 이들 항공사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항공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내외 항공 여객 운송 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은 전년(2천537건)보다 26.8% 늘어난 3천216건으로 집계됐다. 항공사 국적별로 보면 국내는 1천458건, 외국은 1천99건으로 각각 전년보다 22.5%, 32.4% 증가했다. 나머지 659건은 국내·외국 항공사에 함께 구제 신청이 제기됐거나 신청 처리가 진행 중이어서 분류가 되지 않은 건 등이었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국내 항공사가 더 많지만, 실제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 수를 고려하면 외항사를 상대로 한 구제 신청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승객은 총 5천381만명이며, 외항사는 그 56% 수준인 3천38만명이었다. 다만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외항사가 국내 항공사의 75%에 달했다. 국토부가 분기별로 공개하는 항공 소비자 100만명당 피해 접수 건수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항공사는 11건, 외항사는 31.2건이었다. 지난해 3분기는 국내 항공사 12.4건, 외항사 25.3건으로 나타났다. 외항사를 상대로 한 구제 신청이 집중되는 것은 외항사 홈페이지 등에 충분한 한글 안내가 없거나 국내 소비자를 위한 안내가 명확하지 않아 항공사에 직접 피해 구제를 신청하기가 쉽지 않거나, 원활한 연락이 되지 않아 처리에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잦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접수된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항공권 구매를 취소하려 하자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환급을 지연 내지는 거절한 사안이 1천896건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항공편이 약속한 시각에 뜨지 않는 '운송 불이행(결항)·지연' 건수가 564건(18%)으로 뒤를 이었다. 위탁 수하물의 분실·파손·지연은 125건(4%), 탑승 위치 및 관련 정보 제공 미흡에 따른 미탑승은 94건(3%) 등으로 집계됐다. 항공 서비스 피해 구제 신청은 우선 각 항공사가 접수한 뒤 일정 기한 내에 처리가 어렵거나 신청자가 처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소비자원으로 이송된다. 다만 기상 상태나 공항 사정, 안전 운항을 위해 예상치 못한 정비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따른 지연 등은 피해 구제 대상이 아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 처리 개선을 위해 피해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피해 신청 발생 건수가 특히 많은 외항사에는 피해 저감 계획을 제출받는 등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에게는 피해 예방을 위해 항공권 구매 전 취소 가능 여부와 위약금 규정을 확인하고, 항공권 구매 후 항공편 일정이 변경되지는 않는지 수시로 정보를 확인할 것, 위탁수하물을 인도받은 뒤에는 꼭 파손·분실이 있는지 검수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항공사에 즉시 통보할 것, 사후분쟁에 대비해 증빙 자료를 확보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sh@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3:2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600mm 초정밀다연장방사포 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 타격훈련이 전날 진행됐으며, 훈련에는 600mm 초정밀다연장방사포 12문과 2개의 포병중대가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함께 훈련을 지켜봤다. 김 위원장은 훈련 목적에 대해 "군대가 자기 할 일을 하게 하자는데 있는 것뿐"이라며 "우리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세력 즉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는 불안을 줄 것이며 전술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20km 사정권'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이 무기가 대남 타격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통신은 "방사포탄은 364.4km 계선의 조선동해 섬목표를 100%의 명중률로 강타하며 자기의 집초적인 파괴력과 군사적가치를 다시한번 증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방사포 성능에 만족감을 표한 뒤 "정말로 대단히 무서운 그리고 매력적인 무기"라며 "세계적으로 이 무기체계의 성능을 능가하는 전술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수년간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강력한 공격력이 곧 믿음직한 방위력"이라며 "외세의 무력도발과 침공을 예방하지 못할 경우 이 방위수단들은 즉시에 제2의 사명 즉 거대한 파괴적 공격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무력을 전쟁 억제력으로 사용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반격 수단으로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통신은 방사포 12문에서 순차적으로 미사일이 발사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중계되는 화면을 가리키며 주애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최근 주애는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특히 군 관련 행사에 대부분 동행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방사포는 지난달 18일 증정식이 열렸던 신형 600mm 대구경 방사포로 보인다. 포에는 부대 마크로 추정되는 마크도 식별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2개의 포병 중대라고 표현으로 부대 편제가 6문 1개 중대임을 처음으로 언급했다"며 "실전배치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후 1시 20분께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포착했다. 이번 도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보이고 난 직후에 이뤄졌다. 한미가 지난 9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도 해석됐다. ask@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3:00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상장사 10곳 중 6곳꼴로 시장 기대치를 밑돈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제시한 246개사 중 158개사(64%)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은 88개사(36%)에 불과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가장 크게 밑돈 기업은 크래프톤으로 컨센서스(1천232억원)를 98% 하회하는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인건비 및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데다, 계절적 비수기 속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컨센서스(483억원)를 97% 밑돌며 두 번째로 하회 폭이 컸다. 연말 시장 수요 둔화 및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합성고무 부문 수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뒤이어 POSCO홀딩스(-96%), 한화시스템(-85%), 씨앤씨인터내셔널(-82%), 현대무벡스(-79%) 등 순으로 하회폭이 컸다. 한편 예상치를 가장 크게 웃돈 이익을 거둔 기업은 대원제약으로 집계됐다. 대원제약의 4분기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컨센서스(6억원)의 약 10배에 달했다. 작년 4분기 감기 등 호흡기 질환 환자 수가 증가한 점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엘앤에프의 영업이익은 825억원으로 컨센서스(187억원)의 4배를 웃돌아 두 번째로 상회폭이 컸다. 녹십자도 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컨센서스(11억원)의 4배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뒤이어 CJ CGV(103.3%), 인텔리안테크(93.1%), 미래에셋증권(92.5%), CJ ENM(79.8%), 컴투스(79.0%) 등 순으로 기대치를 많이 웃돌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반도체 대형 기업의 호실적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20조7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8% 웃도는 실적을 냈으며, SK하이닉스 영업이익도 19조1천69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6% 상회했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 속한 기업의 실적은 대체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1조6천954억원)와 기아(1조8천425억원)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37%, 1% 하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적자는 4천549억원으로 기존 예상(영업적자 615억원)보다 적자 폭이 컸다. 이밖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 두산에너빌리티(-32.0%), HD현대중공업(-22%) 등의 실적도 줄줄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4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국내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실적 눈높이도 줄줄이 내려간 상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제시된 146개 상장사 중 3개월 전 대비 실적 추정치가 하향된 상장사는 68곳이다. 전체 상장사의 47%가 3개월 전 대비 1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하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이익이 견조한 반도체 업종 중심의 투자는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동 사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국내 실적 추정치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정유, 증권, 금속업종 등의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실적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코스피 대비 높은 이익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투자가 유효하다"며 "이밖에 조선, 방산업종도 주목한다"고 부연했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정학적 갈등이 국내 기업 실적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현재 이익 전망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반도체 업종과 낙폭이 확대된 필수소비재 종목은 변동성을 감내할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한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경우 반도체를 비롯한 실적주 등에 대한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mylux@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2:54
새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가 이른바 '4심제'나 사건 폭증 우려를 불식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사전심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사전심사 단계에서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가진 사건을 엄격히 선별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야만 '기본권 사각지대 해소'라는 재판소원 도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15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청구 사건은 총 36건이다. 재판소원 제도는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재 심리 결과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문제는 "사법권 작용도 헌법적 통제 대상에 포함해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한다"는 헌재의 목표와 달리 재판소원 제도가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해 분쟁의 장기화로 이어지거나 '강자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단 지점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법원 판결을 확정받은 당사자가 너도나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나서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사건이 폭증하리란 우려도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재판소원 대상을 제대로 걸러내야 하고, 결국 사전심사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헌법재판소법 72조에 따라 헌재는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헌법소원 심판의 사전심사를 진행한다. 헌법소원이 적법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지정재판부는 본안 판단을 위한 전원재판부에 회부하지 않고 청구를 각하한다.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경우가 대표적으로, 이를 보충성 요건이라고 한다. 또 헌재법상 청구 기간을 넘겼거나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심판 청구를 한 경우, 그 밖에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도 각하 대상이 된다.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한해 1만∼1만5천건의 사건이 추가로 접수되겠지만 상당수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구체적인 사전심사 기준에 대해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새로운 적법 요건을 적용할지, 기존 적법 요건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헌재 산하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는 오는 20일 '재판소원 적법요건 심사방안'을 주제로 내부 발표회도 진행한다. 헌법 교수 출신으로 발제를 맡은 김진한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사전심사는 재판소원 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핵심 장치"라며 "결국 사전심사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한 첫 발자국"이라고 말했다. 만약 엄격한 선별 없이 모든 사건을 심판하는 경우 우려와 같이 재판소원이 부자와 권력자에게 유리한 '그들만을 위한 게임'이 되므로 사전심사에서 소수의 사건을 선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변호사는 그렇다면 결국 '어떤 기준으로 사건을 선별하느냐'는 물음에는 "공동체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가지는 사건"이라고 답했다. 그는 독일의 재판소원 사전심사 제도를 분석한 2023년 논문('독일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의 사전심사 제도')에선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고 사건 선별 절차를 재판소원 사전심사와 비교해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전원재판부가 접수되는 사건을 선별해 '가장 집중해야 할' 시대적 사건에 역량을 집중한다. 사건이 제기하는 법적 쟁점의 중요성을 토론해 심리할 사건을 선별하는 것이다. 헌재도 지난달 언론에 배포한 참고 자료에서 "독일과 스페인 등 사례를 참조해,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가지거나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경우에 한정해 전원재판부에 회부하는 등 재판소원의 본질에 부합하는 사건에 헌재 역량을 집중한다면 심판사건 수 증가에 따른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본권 침해가 명백하고 중대한지', '어떤 헌법적 쟁점이 중요한지'는 본질적으로 추상적이란 점에서 자칫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전심사 통과 여부가 갈릴 우려도 있다. 김 변호사는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궁극적으로는 전원재판부에서 사건을 선별하는 방법도 제안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행 헌재법상 지정재판부가 사전심사를 담당하게 돼 있다 김 변호사는 20일 헌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발제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회에는 헌법재판관과 재판연구관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독일의 경우 재판소원의 요건으로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들어가야 하므로 실제로 인용되는 비율은 낮다"며 "우리도 재판소원 자체가 많이 제기될 여지는 있지만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하는 것처럼 많은 국민들에게 소송비용에 큰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시간이 흐르면서 재판소원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헌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독일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헌법소원은 연평균 4천731건으로 이 중 대부분인 3천994건이 재판소원이었다. 다만 전체 헌법소원 가운데 수리돼 본안 판단을 받은 건 연평균 144건이었다. 헌재는 재판소원 사건 사전심사 업무를 강화하고자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법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전담 사전심사부도 구성했다. 지성수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재판소원 적법 요건과 관련한 법리를 확립해 재판소원 제도가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lready@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2:0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식수절(3월 14일)을 기념해 러시아 파병 전사자 유족을 위해 평양에 조성한 '새별거리'에 나무를 심으며 보훈 행보를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 위원장이 전날 주요 간부들과 새별거리 못가공원에서 나무를 심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딸 주애도 함께했다.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가죽 재킷을 입은 주애와 김 위원장이 함께 흙더미를 옮기는 모습도 담겼다. 김 위원장과 주애, 최선희 외무상과 김여정 총무부장 등 간부들이 한 데 어울려 삽질을 하는 사진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돼 전사한 북한 군인들을 떠올리며 "열사들의 고결한 정신이 이 땅에 소중히 깃들어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애국의 기둥을 억척으로 세워주고 세세년년 후손들을 가장 정의로운 인간들로 억세게 키우는 자양"이 되기를 기원했다. 이어 "애국심이야말로 한계를 초월하는 기적의 힘을 낳게 하는 열정의 샘줄기"라며 "우리는 애국의 위대한 힘으로 부흥강대한 나라, 천하제일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직접 참전군과 유족을 위한 주택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달 15일에는 거주단지를 준공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참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파병군에 대한 예우와 보훈 사업을 부각하고 있다. ask@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1:56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에 고립됐던 국민들이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타고 귀국한다. 15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 1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한국인 204명과 외국 국적 가족 5명, 일본 국민 2명 등 총 211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쿠웨이트, 바레인, 레바논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수송기 탑승을 위해 리야드로 집결했다. 쿠웨이트에 머무르던 한국인들은 현지 대사관 인솔하에 버스로 리야드까지 이동했고, 레바논 체류 한국인들은 항공편으로 리야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막의 빛'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을 위해 수송 경로상의 10여개 국가에 영공 통과 협조를 구하고, 이재웅 전 외교부 대변인을 단장으로 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공군 조종사와 함께 안전을 책임질 최정예 특수부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10여명과 정비·의료 등 병력 60여명이 시그너스에 동승했다. 앞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을 위해 외교 교섭을 거쳐 민항기와 전세기 운항을 끌어냈고 이를 통해 UAE 및 카타르의 단기 체류자 문제는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쟁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UAE나 카타르로의 이동이 여의찮은 다른 중동 국가에 체류하는 국민이 여전히 남아있었고, 정부는 고심 끝에 리야드로의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리야드에도 민항기나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현지 항공사 및 대한항공 측과 협의했으나 안전상 문제 등을 고려해 수송기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군이 총 4대를 운용하고 있는 시그너스가 해외의 우리 국민 수송을 위해 투입된 것은 이번이 일곱번째다. 2024년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상대 지상 작전이 진행된 레바논에 투입돼 국민 96명 등을 태우고 나온 게 가장 최근이다. 정부는 관련 규정과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성인 기준 88만원 내외의 비용을 군 수송기 탑승객에게 청구할 예정이다. jk@yna.co.kr, ssun@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1:35
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5분께 여수시 학동의 한 모텔에서 지인인 4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직접 경찰에 신고해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당시 모텔에 함께 투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in@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1:04
북한이 15일 남쪽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 등을 통해 "국가번영의 긍지 높은 새 전기를 펼처나갈 철석의 신념과 의지를 안고 선거에 적극 참가하여야 한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우리의 국회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입법권은 물론 행정부·사법부 등에 대한 조직 권한도 갖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통상 5년마다 열리지만, 이번에는 2019년 이후 7년 만에 열린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와 주기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선거일이 법정 공휴일인 남쪽과 달리 북한은 일요일에 선거를 치른다. 18세 이상 주민들이 참여하며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신체적인 이유로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유권자에겐 이동 투표함이 제공된다. 다른 사람을 지정하는 대리투표도 허용된다. 2023년 8월 제14기 제27차 전원회의에서 대의원 선거법을 개정하면서 노동당이 낙점한 후보자 1명에게 찬성표를 몰아주던 방식을 탈피해 대의원 후보 선발 과정에 일종의 경선 절차를 도입했다. 또 반대 의사를 표시하려면 투표용지에 쓰인 후보 이름에 가로줄로 그어야 하던 방식에서 투표용지를 찬성 투표함 또는 반대 투표함에 넣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가림막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비밀투표로 진행될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에서는 한 선거구에 한 명의 후보를 추천·등록하며, 100% 선거 참여와 찬성투표를 촉구하고 있어 이번에 등록한 선거구별 단독 후보들은 투표를 거쳐 전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주민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거짓 선전'을 펼쳤다. 신문은 '선거를 통해 본 두 사회의 판이한 모습' 제하 기사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범한 근로자들이 선거에 나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범한 근로대중은 재산 및 지식정도, 성별, 인종, 거주기간 등 각종 제한조건이나 차별규정에 의해 선거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억만장자나 그의 대변자들, 특권계층만이 선거에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도했다. ask@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0:57
공정률 99% 상태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6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결국 '부분 개통'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개통 구간을 둘러싼 이견과 뒤늦은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구성으로 인해 전체 개통은 여전히 기약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부분 개통 두고 엇갈린 시각…실시협약 변경도 과제 1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부전~마산 복선철도 사업시행자인 '스마트레일'과 부분 개통을 위한 실시협약 변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지만 국토부와 사업 시행자 간 견해차가 커 진척이 없었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경남 타운홀 미팅 당시 "비용 정산은 나중에 하더라도 개통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민간투자사업(BTL)인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사업시행자가 공사를 진행한 뒤 임대료 지급방식으로 20년간 공사비 등을 보전받는 형식이다. 부분 개통을 하려면 국토부와 스마트레일 측이 맺은 실시협약을 변경해야 한다. 국토부는 당초 부산 강서구 금호역~마산역 구간을 우선 개통하는 것으로 추진했지만 사업 시행자는 부전~사상 구간까지 개통을 요구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토부는 부산 강서구 금호역~마산역 구간의 우선 개통을 추진하고 있으나, 스마트레일 측은 부전~사상 구간까지 포함한 개통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부산 부전~사상까지 열차가 운영되고 부산 강서 금호역에서 경남 마산역까지 별도의 열차가 운행되는 '반쪽 개통'이 불가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 부분 개통 협상에 소극적인 부분이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당초 계획보다 부분 개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분 개통을 두고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간에 열차 운행이 끊기면 이용객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고 광역철도 기능을 사실상 상실하기 때문이다. 부분 개통으로 철도 운영에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혈세로 메꿔져야 할 가능성도 있고 미개통 부분에 대한 공사도 더 지연될 우려가 있다. 부산의 한 상공계 관계자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과 경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광역 교통 인프라인데 전체 개통되지 않으면 수요가 충분히 형성될 수가 없다"며 "개통되지 못하는 구간에 대한 공사도 차일피일 미뤄질 게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남도, 김해시 등 부분 개통을 요구하는 측의 입장은 시설을 만들어놓고 이용하지 못해 낭비되는 경제적 손실이 훨씬 더 크다는 입장이다. ◇ 책임 공방 속 기약 없는 전체 개통 부전~마산선은 부산 부전역에서 경남 김해시 진례역까지 32.7㎞ 구간에 5개 정거장을 신설하는 민간투자 사업이다. 건설이 완료되면 부전역에서 마산역까지 51.1㎞ 구간에 열차가 운행된다. 2014년 착공해 2021년 2월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2020년 3월 낙동강 하저터널(낙동 1터널) 피난갱 공사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공정률 99% 상태에서 공사가 멈췄다. 낙동 1터널은 올해 1월 복구가 완료됐지만 사업 시행자인 스마트레일 측은 미시공 상태인 피난갱 2개소 시공 구간이 사고 구간과 유사한 지반 여건이라 시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마트레일 측은 설계 원안인 피난 터널대신 스크린도어 형태인 '격벽형 피난 대피 통로'를 설치를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안전 우려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미뤄지면서 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스마트레일 측은 지난해 정부를 상대로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비용에 대해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의 공정을 남겨두고 개통은 1년 단위로 계속 연장됐고 결국 국토부는 뒤늦게 부전∼마산 복선전철의 사고 조사와 공사재개를 위해 사조위를 지난 2월 구성했다. 앞서 사업시행자인 스마트레일 주도로 2020년 12월과 2022년 8월 2차례에 걸쳐 사고 조사를 한 결과, 시공 공법상의 문제가 아닌 지반 불량에 따른 불가항력으로 원인이 도출됐다. 하지만 공사 지연에 따른 책임 공방이 소송전으로까지 비화하자, 국토부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독립적 사조위를 통해 미시공 상태인 피난갱 2곳에 대한 시공 방법과 2020년 3월 발생한 사고 원인을 밝혀 개통이 지연된 책임소재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결국 사조위 조사가 끝나야 피난갱 2곳에 대한 공사 재개 여부가 결정돼 전체 개통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사조위는 6개월간 가동되며 활동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조위가 뒤늦게 구성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한다. 실제 기존 사고 현장 복구공사와 별개로 2023년 말부터 미시공된 피난 터널 2곳에 대한 시공 논의가 이뤄졌지만, 2년 넘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뒤늦게 사조위가 구성된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 복구까지 다 됐는데 뒤늦게 구성된 사조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미 비용 문제로 정부와 사업 시행자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적절한 공법 등이 제시되더라도 사업 시행자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모르겠고 사업 지연으로 피해는 부산·경남 시민만 보게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handbrother@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0:30
광주와 전남 지역 중고등학교에서 학생 활동성을 고려한 '편한 교복'(생활복)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15일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의 교복 도입 현황에 따르면 광주의 경우 올해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정장형 생활복' 교복을 도입한 학교는 전체 161개교 중 106곳으로 집계됐다. 2024년 70곳에서 2025년 103곳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교복 미착용 학교도 16곳에서 25곳으로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인 정장형 교복만 입도록 한 학교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정장형 교복 학교는 2024년 76곳에서 2025년 32곳, 2026년 30곳으로 많이 줄었다. 전남지역 학교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정장형 생활복' 교복 도입 학교는 전체 408개교 중 314곳으로, 전년도 280곳보다 34곳이나 늘었다. 정장형 교복 학교는 같은 기간 101곳에서 68곳으로, 교복 미착용 학교는 30곳에서 26곳으로 줄었다. 일선 학교는 해당연도에 다음년도 신입생이 입을 교복을 결정하는데, 신입생 교복이 바뀌더라도 기존 2~3학년 학생들 교복은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활동 편의성과 실용성을 고려해 생활복 형태 교복을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 일부 학교에서는 정장형 겉옷만 야구복과 유사한 생활복으로 바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내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복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교복을 바꾸더라도 학부모 추가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각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연합뉴스>
2026-03-15 08:40:25
"속초중앙시장에 '알바'하러 갑니다. 방학 때라 근무 시간이 더 길어요." 지난 2월 23일 오후 1시께 강원 고성 경동대 글로벌 캠퍼스 부근에 있는 한 버스정류장은 방글라데시와 네팔 등에서 온 이 학교 출신 유학생 10여명으로 빼곡했다. 여기서 약 7㎞ 떨어진 속초중앙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이다. 경동대 정보통신기술(ICT)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네팔 출신 유학생은 "방학 때라 근무 시간이 길다"며 "하루에 7시간 정도 일하니, 1주일에 30∼40시간은 속초중앙시장에서 근무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있는 오징어순대를 파는 식당에서 일한다고 밝힌 그는 "음식을 조리하고 손님도 접대한다"며 "월 200만원 정도 벌어서 생활비와 등록금에 보태고, 고국에 사는 가족에게 송금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 책·펜 대신 주방기기 잡은 유학생들…"이들 없으면 장사 자체가 힘들어"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학위를 취득해 모국이나 한국 등 전 세계에서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 외국인 유학생 제도가 학업이 아닌 '근로'에 방점을 둔 채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부·일을 병행해야만 하는 외국인 고학생의 현실과 구인난에 시달리는 지역 경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이 또 다른 이주노동자가 아닌, '학생'으로서 한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펴낸 '체류 자격별 안내 매뉴얼'을 보면 ▲ 업무와 전공 간에 연관성이 있거나 학업과 병행 가능한 활동 ▲ 사회 통념상 학생이 통상적으로 행할 수 있는 범위 내의 활동에만 유학생의 취업을 허용하고 있다. 대학교 1∼2학년의 경우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 이상 이수, 세종학당 중급1 이상을 이수했을 때 주중에는 25시간, 주말이나 방학엔 별도의 시간제한이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근무 시간은 주 10시간으로 제한된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유명무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주는 일손이 부족하고, 돈이 더 필요한 유학생은 일을 더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속초중앙시장에서 튀김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유학생이 없으면 장사 자체가 힘든데, 구체적인 규정은 잘 모른다"며 "한국인은 힘들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이 일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 씨의 가게에서 근무하는 직원 대부분은 외국인 유학생이었다. "튀김 팔아요"라고 손님을 불러 모으는 일을 비롯해 요리와 각종 뒷정리가 이들의 차지다. 강원 강릉시에 있는 강릉중앙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각종 부각을 만들거나 닭강정을 튀기고, 과즐 반죽을 치대는 일은 유학생의 몫이다. 시장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강릉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일손이 부족했는데 (시장 근처의) 강릉원주대 출신 유학생이 이를 메워주고 있다"며 "꽤 고된 일인데 대부분 꾀 안 부리고 열심히 한다. 더 오래 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유학생 중 불체자 11%…"한국어 교육 강화하고 근로 허용 시간 줄여야" 문제는 이들의 한국 생활이 공부 대신 일에 방점을 찍히다 보니 졸업한 이후에 취업하거나, 국내에 제대로 정착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40∼50시간씩 일하는 학생이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창용 서울대 언어교육원 전임강사는 "유학생 유치에 혈안이 된 대학, 돈이 필요한 유학생, 이들이 없으면 지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지자체의 '윈윈윈'의 결과"라면서도 "유학생 제도의 본질인 '교육'을 놓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학 비자와 구직(D-10) 비자를 거치면서 최대 10년간 한국에서 '알바하는 유학생'으로 머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잇따른다"고 진단했다. 한국이민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국인 유학생 출신 불법체류자는 3만4천267명으로, 2014년(6천782명)보다 5배 넘게 불어났다. 전체 유학생 대비 불법체류자 비율은 2014년 7.8%에서 2018년 8.7%, 2022년 15.7%로 늘었다. 재작년에는 11.6%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2010년대 중반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학생의 규모는 커졌지만, 체류의 질과 안정성은 악화했다는 의미다. 이 강사는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학업에 집중하도록 근로 허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을 해야만 하는 유학생의 현실에 맞게 제도를 손질하고, 불법체류를 양산하는 지자체나 학교에 대해서는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도균 제주 한라대 특임교수는 "출석부를 조작해 유학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등록금만 내면 눈감아 주거나, 불법체류로 전락한 재학생이 많은 학교에 대해서는 유학생 모집 제한 등의 페널티를 줄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유학생의 일손이 필요한 지역 상황을 인정하고 관련 규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졸업장을 얻어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다는 선례가 쌓인다면 자연스럽게 공부에 전념하는 학생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학생이 학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근로를 허용한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이를 고수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자체, 유학생, 학교, 정부의 인식 차를 좁혀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hlamazel@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4:47
"네팔,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매일 60∼7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찾아오죠. 모국에서만 파는 식료품이 여기에 있으니까. 한국인은 잘 안 와요." 지난 달 23일 강원 고성 경동대 글로벌 캠퍼스 근처의 한 수입 식품 가게에는 겨울 방학임에도 유학생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 학교 유학생이자 가게 아르바이트생은 "다음 달(3월)에 개강하면 지금보다 더 정신없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유명한 향신료나 과자 등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이 학교 재학생과 외국인 학생은 각각 1천126명, 1천169명이다. 내외국인 비율이 거의 일대일로, 학생 2명 가운데 1명은 외국인이라는 의미다. 경동대 인공지능(AI) 학부 2학년이라고 밝힌 네팔 출신 유학생 A씨는 "학교 주변 편의점이나 카페, 식당 등에서 일하는 직원도 유학생이고, 평소에 어울리는 친구도 같은 국적의 재학생이 대부분"이라며 "생활 안내문도 모국어로 쓰인 경우가 많아 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고 귀띔했다. ◇ 외국인 유학생 '5년 새 곱절로'…달라지는 대학가 "유학생 덕에 지역경제 활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30만5천807명으로, 전년 동월(26만989명) 대비 17.2% 늘었다. 유학(D-2) 22만여명과 연수(D-4) 8만5천여명을 더한 결과다. 팬데믹 시절인 2020년 15만5천여명이던 외국인 유학생은 K팝 등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2023년 22만6천507명으로 올라섰고, 작년엔 30만8천여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를 넘어섰다. 5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교육기본통계를 기준으로 전체 대학생이 301만명인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대학생 10명 가운데 1명은 외국인이라는 의미다. 국적별로는 베트남(11만5천939명)이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7만8천25명), 우즈베키스탄(2만160명), 몽골(1만8천883명), 네팔(1만6천670명) 등의 순이다. 캠퍼스에서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대학가 주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실제로 경동대 근처의 중고 옷 가게 무인 매장 입구에는 폐쇄회로(CC)TV 설치 공지와 교환 및 환불 안내, 계산 방법 등이 적인 안내문이 한글과 영어, 동남아시아 언어로 붙어 있었다. 이 가게를 찾은 네팔 출신 유학생은 "의사소통할 정도로 한국어를 배우진 못했다"면서 "학교 수업은 영어로, 일상생활은 모국어로 하다 보니 (한국어를) 쓸 일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경동대 맞은편에 있는 한 부동산에는 영어로 'RENT. room for 2 or 3 students'(학생 2∼3명이 사용하는 방 세 놓음)이라고 써 붙여놨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육모 씨는 "외국인 학생끼리 모여 살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 붙여놨다"며 "한국인은 외국인이 밀집한 오피스텔에 살기를 꺼리다 보니 외국인들이 밀집해 사는 건물이 있다"고 전했다. 고성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김모 씨는 "외국인 유학생이 있어서 이 지역이 유지가 된다"며 "인구가 줄고 있는 여기에 유학생이 와서 일하고 소비하고 생활하면서 지역 경제가 돌아가고 동네에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근 카페와 편의점,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이 외국인 유학생이다.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유학생 60만명까지 불어날 수도…"사회 적응 프로그램·관리 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유학생 유치 확대 기조와 학령 인구 감소를 외국인으로 메우려는 대학가의 움직임 등을 근거로 한국을 찾는 유학생의 발걸음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미국이나 호주 등 그간 인기 유학 국가가 유학생에 대한 빗장을 내걸면서 한국이 반사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발표하면서 신(新)성장 동력으로서의 유학생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학생을 지역의 맞춤형 인재로 육성하는 지역특화형 비자 쿼터를 확대하는 한편, 유학생 체류 관리를 잘하는 대학 내 학과에는 유학생 유치·취업·정주를 위한 비자 혜택을 부여하는 '유학생 사회통합·자립역량 우수학과 평가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임동진 한국이민정책학회장은 "정부의 유학생 확대 기조와 함께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학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동시에 한국에 오고자 하는 외국인도 늘면서 유학생 규모는 50만∼6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유학생 3분의 1을 차지했던 전통적인 인기 유학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이 해외 유학생 유입을 속속 제한함에 따라 한국을 찾는 유학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이민학회가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정책으로 본 고등교육의 탈세계화' 논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영국의 외국인 유학생은 73만2천285명으로, 전년(75만8천855명)보다 4% 줄었다. 호주의 작년 1∼7월 전체 유학생은 79만1천1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유학생 유입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았던 캐나다도 2023년 58만명에 육박하던 유학생을 2024년엔 48만여명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기존에 유학생이 많던 지역에 유입을 제한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처럼 전통적 유학 목적국이 유학생 유입을 억제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유학생이 분산 배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연구진은 "전통적 유학 목적국의 유학생 억제 정책이 한국의 유학생 확대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면서도 "유학생에 대한 비우호적인 담론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확신도 없다"고 짚었다. 이 때문에 유학생의 파이 키우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이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임동진 회장은 "유학생이 대학 수업에서 낙오하지 않도록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일상에서 적응하도록 사회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며 "내국인에 비해 부족한 장학금 제도도 지금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hlamazel@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4:42
이쯤 되면 대한민국 기업 박람회이자 홍보쟁이들의 경연장이다. "100만닉스보다 100만선태"(SK하이닉스), "형, 설명할 시간이 없어. 어서 배에 타"(HD현대중공업), "은행 번호표 뽑는 속도로 왔습니다"(iM금융그룹), "홍보 과장 대신 이제 정관장으로 모시겠습니다"(정관장), "김선태 어디로가? 11번가"(11번가)…. 지난 2일 문을 연 유튜브 채널 '김선태'에 달린 댓글들이다. 연예인도 구독자 10만명을 모으기가 극도로 어려운 세상에서 '민간인' 김선태의 유튜브 채널이 개설 단 10일만에 구독자 140만명을 넘어섰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전대미문의 댓글잔치다. 대한민국 홍보쟁이들은 모두 이곳에 좌표를 찍고 "나 좀 봐주세요"라고 외친다. 머리를 쥐어짜낸 홍보 경연이 난리도 아니다. 이 '현상'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 "독립하신 기념으로 독립기념관에 방문해주세요"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떠난 '충주맨' 김선태 전 주무관이 일으킨 '김선태 신드롬'이 심상치 않다. 100만을 앞뒀던 '충TV' 구독자수는 지난달 13일 그가 사직을 알리자 닷새만에 20만명이 빠져나가 현재 77.9만명이다. 반대로 그가 퇴직 후 개설한 채널 '김선태'는 '충TV'가 손꼽아 고대했던 100만 구독자를 순식간에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누가누가 더 댓글을 잘 다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일반 누리꾼 차원이 아니다. 민간기업, 공기업, 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홍보담당자들이 너도나도 몰려와 유튜브 최고의 '핫 플레이스'에 '눈도장'을 찍으려 혈안이 됐다. 특히 공공기관들의 '노오력'이 웃음을 자아낸다. "[기상속보] 유튜브계 (김선)태풍이 발생했습니다"(기상청), "독립을 축하합니다. 독립하신 기념으로 독립기념관에 방문해주세요"(대한민국독립기념관), "바다에서 불법조업과의 전쟁 중이라 늦었습니다. 이제 독도로 함께 가시죠"(해양경찰청), "일반인은 접근도 못하는 은밀한 곳 같이 가실래요? 저희가 모시겠습니다!"(원자력안전위원회), "대한민국 모든 데이터를 다 긁어모았는데, 딱 하나 '김선태 섭외하는 법' 데이터만 없습니다. 제발 저희 데이터의 null값을 채워주세요"(국가데이터처), "춘천시입니다. 닭갈비 드시러 오시면 제가 치즈뿌려서 볶음밥까지 말아드리겠습니다. 공복에 오십쇼!"(춘천시), "불사조 선태님, 저희와 함께 열정 한번 태워보시죠?(국립소방연구원), "노화는 피할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아픈데 아프면 서울대병원 와요"(서울대병원)…. 홍보의 장이 크게 선 까닭에 홍보쟁이들은 자존심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댓글놀이의 '고충'에 'EBS 라이프스타일'은 "댓글 고민하는 것도 극한직업이네요"라고 토로했다. ◇ "내가 원서 냈던 기업들이 여기서 원서를 내고 있다" 자연히 일반 누리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무슨 댓글이 광고주 박람회장이야", "내가 원서 냈던 기업들이 여기서 원서를 내고있다", "나 진짜 댓글창에 기업 공식 홍보용 계정 이렇게 많은 거 처음 봄", "댓글만 달아도 기업 홍보가 된다. 듣도 보도 못한 기업 이름을 댓글에서 읽는다", "여기가 그 유명한 기업 박람회죠?", "이 정도면 댓글창 불법 광고물 부착 수준 아닌가요?" 등 온갖 기업들이 몰려와 김선태에 협업을 제안하는 모습이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퇴직하면 영향력이 사라지는 법인데 그와 반대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주목을 받는다. "기업들이 홍보하기 위해 방송국을 기웃거리는 게 아니라 퇴직 공무원 집앞에 와서 다 줄 서 있는 거 골 때리네", "공무원 그만 뒀더니 월급주던 국가기관들이 홍보를 부탁하는 기이한 상황" 등 그가 '퇴직 공무원'이라는 점을 짚는 댓글도 많다. 기업들도 김선태 인기에 편승하려는 '숟가락 얹기'임을 숨기지 않는다. "안 유명한데 돈많은 중견기업입니다. 선태씨, 나 유명해지고 싶어"(친환경 에너지기업 'EST'), "광고주 줄이 너무 길어서 저희는 그냥 뒤에서 도우나 늘리고 있겠습니다"(파파존스), "조폐공사입니다. 저 많이 늦은 거죠?"(한국조폐공사) 등 '광고 본색'을 드러낸다. 급기야 기업들이 올린 댓글창에 '지원 원서'를 내는 사람도 생겼다. "여기가 취업박람회보다 기업체가 많아서 구직해봅니다", "채용공고보다 여기에 기업이 더 많네. 저 데려갈 안목 좋은 기업 구합니다" 등이라 적으며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나열하는 식이다. ◇ "돈을 더 벌고 싶었다"…말단 홍보맨의 성공 신화 응원합니다 이러한 신드롬에 대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선태님 이건 연구감입니다"라고 적었다. 농담인 것 같지만 실제로 지금 유튜브 채널 '김선태'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분석 대상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의 배경으로 김선태가 말단 9급 공무원 출신으로 홍보맨의 성공신화를 쓴 점, 개인 채널을 개설하면서 "나가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돈을 더 벌고 싶었다"고 솔직히 밝힌 점을 꼽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댓글창에는 "돈에 욕심없어요 = 믿을수없는사람, 돈 벌고싶어요 = 김선태", "'돈을 더 벌고 싶었습니다' 솔직해서 좋다", "선태야, 이젠 돈을 많이 벌어도 된다" 등의 '호응'이 줄줄이 달렸다. 일반인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자 기업들이 "돈 벌러 가시는 길 안전한 이동은 한국타이어가 책임지겠습니다! 선태님은 돈만 버세요"(한국타이어), "광고주 미팅 다니실 택시 필요하지 않으세요?"(우버코리아), "광고도 식후경이다. 일단 저희 비비고 만두부터 드시고 시작하시죠? 식사하시는 동안 돈길 깔아 놓겠습니다"(CJ제일제당) 등 발빠르게 맞장구를 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 'ga***'는 "한국 회사문화에서 은근히 무시당하는 게 홍보나 마케팅"이라며 "제품이 잘되면 '제품이 좋은거 아니냐', '시장 상황이 좋았던 거 아니냐'는 시선에 맞서 그게 아님을 증명해야 하고, 제품 출시가 망하면 '마케팅의 실패 아니냐'는 질책에 대해 그게 아니었단 소명을 해야하는 운명을 가진 부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선태도 시기질투로 그의 가치가 저평가됐지만 퇴사 후 100만 팔로워와 함께 함께 스스로 증명하면서 홍보 마케팅의 개인 역량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줬다"며 "즉 영상에 달린 여러 홍보팀들의 댓글은 단순 광고 효과 좀 보겠다고 쓴 게 아니라 동종업계 동료에 대한 리스펙트(존경)와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 축하 메시지고, 앞으로 본인들의 가치 또한 증명해내길 바라는 실무자들의 외침"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격한 공감", "전직 홍보마케팅 쪽 종사자로서 한맺힌 부분을 콕 찝어주는 글이네", "매장 굴리면서 본사랑 겪은 느낌" 등의 공감이 달렸다. 직장인 임모(29) 씨는 13일 "유튜브라는 시장이 정말 운 좋게 알고리즘을 타거나 콘텐츠에 엄청난 소구 포인트가 있지 않는 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힘든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자체 유튜브로 성공하고 개인 유튜브까지 벌써 잘되니 부럽기도 하고 정말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그가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느냐에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공무원에서 100만 구독자로 성공한 김선태 씨의 사례는 홍보 직종뿐만 아니라 여러 직장인의 로망처럼 여겨진다"며 "직장을 때려치는 순간을 꿈꾼다고들 하는데, 순식간에 100만 구독을 찍은 상황은 직장인들이 김선태를 보고 '대리 만족'하는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 평론가는 그러나 "김씨가 지자체 유튜브 채널치고 참 기발하게 운영한다는 이미지로 화제가 됐으나 그동안 개인의 콘텐츠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며 "새로 개설한 채널에서도 개인 콘텐츠가 충분히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구독자 수나 댓글 반응은 전 '충주맨'의 화제성이 반영된 거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공무원이 아니고 한 개인으로서 채널을 운영하는 것인 만큼 추후에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금의 열기가 식을 수도 있고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ju@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4:30
끝내 열린 엡스타인 '판도라 상자'는 누구를 파멸시킬까?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 성착취범으로 밝혀져 복역 중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명단을 말한다. 수사 관련 문서 600만 쪽 중 현재 절반 이상이 미국 법무부에서 공개됐는데, 공개 문서 중 6만5천여 쪽은 다시 삭제됐다. 비공개 문서는 중복돼 불필요한 것이며, 삭제 분량은 피해자 정보 노출 피해를 막으려 지웠다는 설명이 따랐다. 그러자 삭제 또는 미공개 부분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 양 진영 간 사생결단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파일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의 승패가 향후 미국 정치는 물론 국제정치 전체에 미칠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가장 도덕적으로 금기하는 '아동성애' 범죄인 데다 거명된 인사 모두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 거물이고, 양대 정파 중 한쪽에 치명타를 입힐 메가톤급 이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각국 유력 인사들까지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란과 전쟁 중이지만, 미국 내에선 그 못잖은 관심사다. 공교롭게 논란이 재점화한 것도 민주당 진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연루된 엡스타인 파일 사건을 묻으려 이란을 공격했다"는 주장을 하면서부터다. 민주당이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엡스타인 논란의 결말은 트럼프 정권의 명운은 물론 미국-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도 파장을 미칠 변수가 됐다. 다만 현재까지 그림은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진영 인사들의 연루 정황이 주로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선 오히려 무관하다거나 엡스타인의 결정적 비위를 신고하고 유일하게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는 증언만 받아들여진 상태다. 특히 민주당 전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엡스타인 범죄 이력이 집중된 시기에 수십 차례 그의 전용기를 탄 기록이 나와 미 하원 출석 조사까지 받았다.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판도라 상자를 열자던 민주당이 상자 속에 자기들 이름만 가득한 걸 깨달을 것'이란 조롱까지 나돈다. 민주당은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섰고 자연스레 초점은 '사라진 6만5천여쪽'과 미공개 영상에 집중됐다.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 정황을 숨기려고 핵심 증거를 은폐하며 선별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진영과 주류 진보 언론의 주장이다. 반대로 공화당 진영과 보수 언론은 파일 공개로 트럼프 결백이 입증됐으며, 클린턴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의 혐의를 조속히 밝혀 처벌하자고 맞선다. 클린턴의 경우 희대의 성 스캔들이었던 '르윈스키 추문' 때처럼 의회 증언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해 미 의회가 그를 위증 혐의로 기소 요청할지가 미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스코어는 민주당 진영이 불리해 보인다. 삭제 문서 속에 민감한 정보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라진 6만5천여 쪽'이 엡스타인 스캔들의 승부처로 지목된다. 워낙 엽기적이고 파장도 큰 사건이니 음모론이 안 나올 리 없다. 대표적인 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문서 전체에서 자신의 무혐의가 확실함을 이미 다 파악하고 도박하듯 '패'를 숨긴 채 민주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이려 '삭제 문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현실이 될 경우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도덕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된다. 반대로 트럼프가 고의로 자신의 혐의를 은폐하려 자료를 삭제했다는 음모론이 사실이 되면 정권 중도 하차와 조기 대선 시나리오가 유력해진다. '역겨운 스캔들'이 현대사를 뒤바꿀 세기의 사건으로 비화했다. leslie@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3:49
주말이나 명절 연휴는 흔히 재충전의 시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 몸, 특히 심혈관계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연휴를 보낸 뒤 처음 맞는 평일에 '병원 밖 심정지' 발생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병원 밖 심정지는 말 그대로 병원이 아닌 곳에서 심장이 갑자기 멎는 상황을 말한다. 대개 급성 심장질환, 치명적 부정맥, 호흡부전, 질식, 외상 등으로 발생하는데, 즉각적인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심정지가 언제 많이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일은 응급의료체계 운영과 예방 전략 수립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 논문에 따르면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2013∼2023년 국가 감시자료에 등록된 병원 밖 심정지 20만3천471건을 분석한 결과, 연휴 다음 첫 평일의 병원 밖 심정지 발생이 일반적인 평일보다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 분석 대상자의 연령 중앙값은 71세(56∼81세)였고, 남성이 64.1%를 차지했다. 전체 병원 밖 심정지 중 4만9천199건(24.2%)은 연휴 다음날 평일에, 15만4천272건(75.8%)은 일반 평일에 각각 발생했다. 연구팀은 주말이나 공휴일 직후 처음 돌아오는 근무일을 '연휴 다음날 평일'로 정의하고, 나머지 일반 평일과 비교했다. 이 결과 연휴 다음날의 하루 병원 밖 심정지 발생 건수 중앙값은 88건으로, 일반 평일의 80건보다 유의하게 많았다. 통계적으로는 연휴 다음날 평일의 심정지 발생이 일반 평일보다 9%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 같은 병원 밖 심정지는 주말과 연휴 후 며칠 내내 이어지는 양상이 아니라 첫 번째 평일에만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휴의 길이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이틀 연휴, 사흘 연휴, 나흘 이상 연휴 뒤의 병원 밖 심정지 발생 위험은 다른 평일에 견줘 각각 10%, 9%, 10% 높았다. 연휴가 이틀 이상 길어질수록 심혈관계에 누적되는 부담이 일관되게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하루짜리 공휴일이나 임시공휴일 뒤에는 병원 밖 심정지 증가와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연휴 다음날 심정지 증가가 생물학적, 행동학적 요인이 겹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느슨했던 휴식 상태에서 갑자기 일상으로 복귀하면 신체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 분비가 촉진되면서 혈압을 높이고 심근의 산소 요구량을 늘려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휴 기간의 과음,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패턴 등도 일상 복귀 후 심정지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중 과도한 음주는 구조적인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심방세동, 급성 부정맥, 돌연심장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한 연휴 동안 수면 패턴이 깨졌다가 다음 날 갑자기 평일 기상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패턴도 자율신경계 리듬을 어지럽혀 심혈관계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부전 같은 만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연휴 중 복약이 흐트러지거나 흉통, 호흡곤란, 두근거림 같은 전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연휴 이후로 진료를 미루는 것도 연휴가 끝난 직후 중증 심혈관 사건이 한꺼번에 집중되는 배경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의 심정지 발생 위험은 65세 미만보다 8% 높았다. 연구팀은 "심정지 위험이 연휴 동안에만 높아지는 게 아니라,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첫 평일에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령층이나 기존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연휴 마지막 날 과음과 수면 부족을 피하고, 평소 복용하던 약을 거르지 않으며, 흉통·호흡곤란·실신 같은 이상 신호가 있으면 연휴가 끝날 때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응급의료체계 역시 연휴 직후 첫 평일을 단순한 평일이 아닌, 심혈관계 사건이 몰릴 수 있는 고위험 시점으로 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3:32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상이 생겨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탓에 조기에 알아채기 어렵다. 특히 신장은 한번 망가지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우므로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는 만성질환자라면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집계 기준 국내에서 만성신장병(만성신부전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4년 15만7천583명에서 2024년 34만6천518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만성신장병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질환 등에 의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이 피로감, 부종 등이어서 병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유호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 기능은 악화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거품뇨, 야간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신장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부전이 장기간 진행되면 결국 투석이나 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이 필요해진다. 투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하고 애초에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만성신장병 예방을 위한 첫걸음은 혈압과 혈당 관리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지나치게 짠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적절한 신체활동과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이미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신장 기능 검사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중 고혈압은 만성신장병을 유발해 진행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신장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 신장 기능이 나빠지면 염분과 수분 조절이 어려워져 혈압이 더 오르는 등 악순환에 빠진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약을 2∼3가지 복용하는데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신장 질환에 의한 2차 고혈압 가능성이 있다. 충분한 용량을 사용했는데도 최근 갑자기 혈압이 더 상승했다면 신장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거나 혈뇨가 나타나고, 소변량이 급격히 줄거나 야간뇨가 있을 때도 신장 기능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또 얼굴, 발목, 종아리 등의 부종이 하루 종일 지속되면서 혈압 상승을 동반할 때도 신장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윤혜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추고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고혈압이 있다면 단순히 혈압 수치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신장 기능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만성신장병으로 진단받았다면 지나친 단백질 섭취를 삼가고,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사과, 바나나 등 과일도 조심하는 게 좋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에 들어온 여분의 칼륨을 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3:07
최근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T) 관련 사업 소개나 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다. 'API를 공개했다'라거나 'API 연동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식의 내용이다. 흔히 '앱 활용 경로' 또는 '앱 연결 창구'로 해석되는 이 표현은 거창한 전문 용어처럼 들리지만, 실은 우리 일상 속 디지털 환경을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개념이다. 챗GPT와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 모델부터 우리가 매일 쓰는 지도와 결제, 쇼핑, 물류에 이르기까지 현대 디지털 서비스의 혈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API다. 이 때문에 IT 업계에서는 API를 두고 '디지털 핵심 연결 통로' 또는 '디지털 수도관'으로 불린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식당에서 손님과 주방 요리사를 연결해 주는 '식당 직원'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시스템(손님과 요리사)이 각자 원하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당의 주문 방식을 상상하면 이해가 수월하다. 손님(사용자)이 메뉴판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면, 식당 직원(API)이 이 주문 내역을 주방(서버)에 전달한다. 요리가 완성되면 직원은 다시 손님에게 음식을 가져다준다. 손님이 요리 재료와 조리 과정을 몰라도 원하는 음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직원'이라는 중개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날씨 앱이 기상청의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불러오거나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버튼 하나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과정 역시 '디지털 직원'인 API가 물밑에서 지원해 준 결과다. API는 AI 시대에 들어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생성형 AI 생태계 자체가 API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개발해야 했지만, 현재는 잘 만들어진 AI 모델의 API를 가져다 쓰면 된다. 유통 기업의 경우 고객 상담용 AI 챗봇을 직접 개발할 필요 없이 챗GPT나 제미나이를 자사 고객 데이터에 연결하면 단기간에 AI 챗봇이나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거액의 투자나 개발 시간도 들이지 않고 고성능 AI 모델 서비스를 고객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주요 플랫폼·핀테크 기업들도 API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도와 검색, 온라인 쇼핑, 선물하기 등 핵심 기능을 API로 공개해 다수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이 자사 생태계 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금융 데이터를 표준화된 API로 주고받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러 은행에 분산된 잔액 정보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것도 API 연동 덕에 가능하다. 쿠팡은 자체적으로 물류·결제 시스템을 API화해 외부 판매자들이 쿠팡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국내 물류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역시 API 공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T 업계에서 '과거 소프트웨어 경쟁이 '누가 더 잘 만드느냐'였다면 AI 시대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서비스와 효율적으로 연결되느냐'로 귀결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gogo213@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2:49
인천 주택가에서 현금 2천500만원이 들어있는 쓰레기봉투가 발견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4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동구 금곡동 빌라 옆에 버려진 20L(리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서 현금 2천500만원이 발견됐으나 소유주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유실물 통합포털과 지역 신문에 유실물 습득 사실을 공고하고 습득 장소 주변에 전단까지 부착했으나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지문 감식으로도 소유주를 특정할 만한 생체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주인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장소 주변 주택 수십세대를 직접 찾아가 현금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는지 물색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발견 당시 현금다발은 5만원권 100장씩이 한국은행 명의 띠지로 묶인 채 옷으로 덮여 있었다. 당시 60대 A씨는 헌 옷 수거를 위해 쓰레기봉투를 확인하던 중 현금다발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금다발의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돈의 출처를 놓고 각종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4년 4월 경기 안산시에서 발견된 현금 4천875만원의 사례처럼 치매 노인이 소유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아파트단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러닝머신에서 현금이 발견됐고, 조사 결과 소유주는 치매를 앓는 90대 노인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7월 울산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발견된 현금 7천500만원은 경찰 수사를 거쳐 80대 노인의 재개발 보상금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각종 범행에 사용된 현금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경찰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이 6개월간 공고한 뒤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A씨가 현금 다발 소유권을 갖게 된다. 주인이 나타날 경우 유실물법에 따라 분실물 습득자에게는 가액의 5∼20% 범위에서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쓰레기봉투를 버릴 수 있는 주변 주택을 모두 탐문하고 한국은행까지 찾아갔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주인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g@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2:44
경남 창원시 한 정신병원에서 추락한 환자가 제때 이송 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병원 원장을 입건했다. 마산중부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이 정신병원 원장인 50대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정신병원 4층 높이에서 추락한 50대 환자 B 씨에게 적절한 응급조치와 이송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병원 측은 오전 7시 23분께 119에 낙상 환자가 있다고 신고했으나, 11분 뒤인 오전 7시 34분께 이송 요청을 취소했다. 119구급차는 신고 취소 직후 현장 인근까지 도착했지만, 병원 측 요청에 따라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추락 당일, 오전 8시 45분께 이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 차량이 있어 119구급차 요청을 취소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병원 측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ymp@yna.co.kr <연합뉴스>
2026-03-14 08: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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