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지난 8일 객실 승무원 희망자를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티웨이항공은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항공사들이 중동전쟁으로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비용 절감을 위해 노선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등 자구책을 가동하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이후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왕복 기준 900편가량의 운항 편수를 줄였다. 아직 6월 운항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항공사들도 있어 감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은 5∼6월 두 달간 국제선 전체 운항 편수의 4%에 해당하는 왕복 187편을 줄였다. 지난 8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인천발 푸꾸옥, 다낭, 방콕, 싱가포르 노선을 각각 주 7회에서 주 3∼4회로 줄였다. 오는 12일부터는 하노이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4회로 감편한다. 지난 달 29일부터는 비엔티안 노선 운항을 2개월간 중단했다. 제주항공 측은 국제선 운항을 축소하면서 불가피하게 객실 승무원 무급휴직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도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중거리 이상 노선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져 여행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동남아 위주의 감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일본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적어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거리인 동남아 노선은 현지에서 추가 급유를 해야 하는데 유가가 올라 추가 요금을 많이 내야 하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이달까지 왕복 176편을 줄였다. 지난 달 괌 등 8개 노선에서 45편을, 이달에는 푸꾸옥 등 14개 노선에서 131편을 감편했다. 6월 운항 일정이 확정되면 감편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은 왕복 212편을 줄였는데 다달이 감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다음 달에는 부산발 다낭, 방콕, 비엔티안, 괌, 세부 노선과 인천발 치앙마이, 홍콩 노선까지 8개 노선에서 운항 편수를 줄인다. 이스타항공은 푸꾸옥 등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왕복 150편 운항을 줄였다. 에어서울은 이달과 다음 달 베트남과 괌 노선에서 왕복 51편을 감편한다. 에어프레미아는 모두 왕복 73편의 운항을 줄였다. 지난달과 이달 31편을 줄였으며 6월에서 8월까지 42편의 감편을 확정했다. 티웨이는 왕복 35편을 감편했으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대형 항공사 가운데는 아시아나항공이 전쟁 이후 오는 7월까지 프놈펜, 이스탄불 등 6개 노선 왕복 27편 운항을 줄였다. 대한항공은 아직 운항 편수를 줄이지는 않았지만, 비상 경영체제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유 가격은 중동전쟁 이후 2.5 배로 치솟았다. 5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2개월 전보다 150.1% 상승했다. 전쟁 전인 1월 16일∼2월 15일 평균 가격은 갤런당 204.40센트(배럴당 85.85달러)였다. 유가는 항공사 경영에 핵심적이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은 3천50만배럴로, 유가 1달러가 변동할 때 3천50만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이미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잇따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에어로케이가 무급휴직을 도입했으며 진에어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안전격려금을 연기했다.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에는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으며 제주항공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동전쟁의 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고유가·고환율 비용 급증에 여행 수요 감소까지 겹쳐 줄줄이 적자에 빠질 것이라고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저비용항공사는 대형 항공사보다 재무 여력이 취약해 더 타격이 크다. 이미 티웨이항공은 2년 연속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금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이 작년 말 기준 3천400%가 넘는다. 에어프레미아는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132%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에어프레미아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가 취소된다. 해외에서도 최근 미국 스피릿항공이 경영난 악화로 창립 34년 만에 전격 폐업했다. ykim@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46
엄마가 느끼는 양육 부담이 클수록 어린 자녀가 스마트폰 등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육아정책연구소 학술지 육아정책연구에 실린 '부모의 양육분담이 양육부담을 매개로 영아의 미디어 이용시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엄마가 양육을 분담하는 수준과, 양육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이 영아의 미디어 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 영유아 교육·보육 패널 2차 연도 조사 대상 가운데 부모 1천416쌍의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가 스스로 느끼는 양육 분담 정도, 신체적·정서적·경제적 부담감, 아동의 미디어 이용 시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부간의 합이 10점이 되도록 한 양육분담 정도는 엄마가 평균 6.97점, 아빠가 평균 3.07점으로 엄마가 상대적으로 양육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담 정도는 양육에 대한 부담감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엄마는 스스로 양육을 많이 분담한다고 느낄수록 부담감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아빠는 스스로 인식한 양육 분담 정도가 부담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오히려 엄마가 양육을 많이 분담할수록 아빠의 부담감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엄마의 부담감이 클수록 영아의 미디어 이용 시간이 길어지는 점을 확인했다. 반면에 아빠의 양육 부담감은 어린 자녀의 미디어 이용 시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엄마가 양육을 분담하는 정도는 영아의 미디어 이용 시간에 직접적으로는 영향이 없었지만, 분담 수준이 높을수록 부담감도 커지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발행한 지침에서 1세 이하 영아에게 TV 시청이나 컴퓨터게임 등 주로 앉아서 하는 미디어 이용을 허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2세 아동의 경우에도 화면 노출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되 적게 노출할수록 좋다고 적었다. 연구진은 "가정 내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부담이 영유아를 돌보는 행위, 심리적 상태 등에 영향을 줘 미디어 노출 시간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며 "어머니의 양육부담 증가는 심리적 소진과 효능감 저하로 이어져 영아의 미디어 노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indy@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42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아 구금되고도 지속해서 양육비를 주지 않은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종건 부장판사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법원으로부터 '2019년 12월부터 5개월 동안 매월 말일에 자녀 양육비 220만원을 전처인 B씨에게 지급하라'는 이행 명령 결정을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2년 6월 열흘간 감치 명령을 받았으나 그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간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양육비이행법상 양육비 이행 명령을 받고도 3회 이상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최대 30일간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감치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그 이후에도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정 부장판사는 "양육비는 미성년 자녀의 적절한 성장과 복지를 위해 제때 지급되어야 하는 점과 피고인이 미지급한 양육비가 상당한 액수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onanys@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24
국내 주요 뷰티 상장사 3사의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유럽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이피알 등 3사의 해외 실적은 중국 비중이 작아지는 대신 미국과 유럽으로 성장축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 아모레퍼시픽, 미주·유럽 성장으로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해외 매출이 4천97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로 5.9% 증가했다. 중화권 매출이 13.5% 감소했지만 미주(11.1%), 기타 아시아(15.0%), 유럽·중동·아프리카(EMEA)(16.5%)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지역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미주에서 이커머스 중심의 채널 확장과 멀티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북미가 주력 시장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예컨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하이브의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3월 아이오페를 세계 최대 뷰티 유통 채널인 '세포라'의 온오프라인에 입점시키며 북미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진출 브랜드와 제품군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더마(피부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효능을 강조한 기능성 화장품)와 고기능 스킨케어 중심으로 사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EMEA의 선전은 유럽 지역의 성장세가 주요 요인이다. 핵심 브랜드인 코스알엑스가 유통 구조 최적화와 주요 리테일러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대했고, 에스트라도 유럽 다수 국가에 신규 진출하며 성장 동력을 새롭게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이번에 영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가 확인됐다고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명했다. [표] 아모레퍼시픽 1분기 경영실적 (단위: 억원, %) ┌───────┬──────┬──────┬────┐ │ │2025년 1분기│2026년 1분기│ 증감률 │ ├───────┼──────┼──────┼────┤ │매출액 │ 10,675│ 11,358│ 6.4│ ├───────┼──────┼──────┼────┤ │영업이익 │ 1,177│ 1,267│ 7.6│ ├───────┼──────┼──────┼────┤ │해외매출 │ 4,696│ 4,971│ 5.9│ ├───────┼──────┼──────┼────┤ │미주 │ 1,572│ 1,747│ 11.1│ ├───────┼──────┼──────┼────┤ │중화권 │ 1,328│ 1,149│ -13.5│ ├───────┼──────┼──────┼────┤ │기타 아시아 │ 1,244│ 1,431│ 15.0│ ├───────┼──────┼──────┼────┤ │EMEA │ 553│ 644│ 16.5│ └───────┴──────┴──────┴────┘ ※ 아모레퍼시픽 IR 자료에서 발췌. ◇ LG생활건강, 북미 급성장에도 중국·일본 부진에 '정체' LG생활건강은 1분기 해외 매출이 5천408억원으로 0.9% 증가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역별 온도 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북미 매출은 닥터그루트·빌리프·CNP 등 주력 브랜드의 고른 성장과 디지털 채널 확대, 코스트코 입점 효과 등에 힘입어 1분기 매출액이 1천680억원으로 35.0%나 증가했다. 특히 아마존과 틱톡 등 온라인 채널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입점한 코스트코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채널로 자리 잡았다. 또한 3월 '세포라' 입점을 통해 프리미엄 채널 확장 기반을 마련했고, 코스트코에서는 3월 말부터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1분기 매출이 14.4% 감소했다. 중국 매출이 1천788억원으로 북미 매출(1천680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다음 분기엔 북미가 LG생활건강의 제1시장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매출이 13.0%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단, 지난해 1분기 자회사 비바웨이브의 색조 전문 브랜드 '힌스'가 일본 내 편의점 패밀리마트의 전 매장에 입점하면서 힌스 매출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역기저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LG생활건강 측은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VDL, 유시몰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오프라인 점포 수도 1년 사이 550개에서 3천200개로 크게 늘었다. [표] LG생활건강 1분기 경영실적 (단위: 억원, %) ┌─────┬──────┬──────┬───┐ │ │2025년 1분기│2026년 1분기│증감률│ ├─────┼──────┼──────┼───┤ │매출액 │ 16,979│ 15,766│ -7.1│ ├─────┼──────┼──────┼───┤ │영업이익 │ 1,424│ 1,078│ -24.3│ ├─────┼──────┼──────┼───┤ │해외매출 │ 5,361│ 5,408│ 0.9│ ├─────┼──────┼──────┼───┤ │중국 │ 2,088│ 1,788│ -14.4│ ├─────┼──────┼──────┼───┤ │북미 │ 1,245│ 1,680│ 34.9│ ├─────┼──────┼──────┼───┤ │일본 │ 1,139│ 991│ -13.0│ ├─────┼──────┼──────┼───┤ │기타 │ 888│ 948│ 6.8│ └─────┴──────┴──────┴───┘ ※ LG생활건강 IR 자료에서 발췌 ◇ 에이피알 미국·유럽 동반 급성장…해외 매출 '폭발' 에이피알은 해외 매출이 5천281억원으로 179.9% 급증하며 세 회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중 미국에서의 매출이 2천48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로 251.0% 증가하며, 1분기 전체 매출의 41.9%나 차지했다. 주력 브랜드메디큐브가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의 점유율 상승과 얼타뷰티 등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신규 고객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여기에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라인·토너패드·뷰티 디바이스 등 핵심 제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긍정적 반응과 K-뷰티 트렌드 수혜가 맞물리면서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에이피알 측은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미국에서 2∼3분기엔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입점도 예정돼 있다. 기타 지역의 매출이 216.1% 증가한 것은 유럽 지역에서의 선전 덕분이다. 영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주요 국가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보였다. 특히 1분기부터 아마존이나 틱톡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일본 역시 스킨케어와 홈뷰티 중심 소비가 계절성을 넘어 지속적인 수요로 자리 잡으면서 온오프라인 채널 동반 성장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중심의 해외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으로 성장 축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특히 유럽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중장기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표] 에이피알 1분기 경영실적 (단위: 억원, %) ┌─────┬──────┬──────┬───┐ │ │2025년 1분기│2026년 1분기│증감률│ ├─────┼──────┼──────┼───┤ │매출액 │ 2,660│ 5,934│ 123.1│ ├─────┼──────┼──────┼───┤ │영업이익 │ 556│ 1,523│ 173.9│ ├─────┼──────┼──────┼───┤ │해외매출 │ 1,887│ 5,281│ 179.9│ ├─────┼──────┼──────┼───┤ │미국 │ 708│ 2,485│ 251.0│ ├─────┼──────┼──────┼───┤ │일본 │ 293│ 589│ 101.0│ ├─────┼──────┼──────┼───┤ │중화권 │ 284│ 307│ 8.1│ ├─────┼──────┼──────┼───┤ │기타 │ 601│ 1,900│ 216.1│ └─────┴──────┴──────┴───┘ ※ 에이피알 IR 자료에서 발췌 pseudojm@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16
법망 미비로 불법 콜택시 범죄수익이 국고로 환수되지 못하고 범죄자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벼운 처벌에 범죄수익까지 거둬들이지 못하면서 재범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지난해 11월 자가용을 이용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해온 업체 대표 4명을 재판에 넘겼으나 범죄수익은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콜뛰기'로 불리는 불법 택시 영업은 차량 안전 점검이나 보험 가입, 운전자 자격 검증 등의 제한을 받지 않아 2차 범죄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해 5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으로부터 콜뛰기 기사 40명을 넘겨받은 뒤 이들의 통신 내역 등을 추적한 끝에 6개월 만에 업주들까지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4년여 동안 벌어들인 영업 수익은 모두 5억원이 넘는다. 운전기사들로부터 월 40만원씩 사납금을 받아 세금도 떼지 않고 각자 6천500만∼1억7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추징·몰수해 국고로 환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행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모든 죄'를 수익 환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객자동차법 위반은 법정형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어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게다가 콜뛰기 영업은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드물고 상당수가 벌금형에 그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검찰이 적발한 업주 중 두 명도 동종 전과가 있었다. 서울중앙지검도 강남구 일대에서 성매매 업소 홍보 전단 54만장을 만들어 뿌린 일당의 총책 A(30)씨를 지난 3월 구속기소했으나, 일당이 전단 살포 대가로 주고받은 돈을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검찰은 일당에게 옥외광고물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이들 모두 법정형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그쳤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당이 전단을 한 회 살포할 때마다 30만∼50만원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했으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 역시 이미 불법 전단지 살포로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세 차례나 됐다. 2022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개정되면서 범죄수익 환수 대상은 56개 법률 168개 조항에 해당하는 범죄에 국한한 '나열식'이 아닌 법정형 장기 3년 이상 범죄를 모두 포함하는 '기준식'으로 바뀌었다. 일부 범죄는 법정형이 장기 3년 이하라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도 뒀으나 음란물 유포와 입찰방해, 관세 포탈 등 9개에 그쳤다. 범죄수익 추징금 집행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모든 범죄에 대해 국가가 수익 환수를 책임진다면 자칫 행정력 부담이 커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확정된 범죄수익은 모두 33조6천522억원에 달하지만, 추징된 금액은 1천262억원으로 전체의 0.38%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가 처벌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고 범행 의지 자체를 꺾는 첫걸음이라고 짚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7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공소청에서 검찰은 보다 능동적이고 실효성 있게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탈바꿈할 것"이라며 "범죄수익 환수 기능 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법규정은 피고인의 재산권 침해 등을 고려해 중대 범죄에 한해 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범죄 예방 측면을 감안하면 환수 기준을 낮추거나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away777@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10
"토스에는 일을 강제로 시키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자기가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국내 금융권은 물론 IT 업계에서도 '가장 젊은 회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토스 전체 직원은 약 1천600명으로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이다. 개발자들 상당수 역시 30대로,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구성원이 많다는 게 토스 측 설명이다. 토스 내부에서 자주 언급되는 조직 문화의 핵심은 직급 중심 위계보다 역할과 신뢰를 앞세우고,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을 구성원에게 함께 부여한다는 점이다. ◇ "시키는 사람 없다"…의사결정·실행 함께 맡는 토스 문화 2017년 입사해 9년 5개월째 토스에서 근무 중인 조은지 구매입찰 플랫폼팀 프로덕트 오너(PO)의 설명에서도 이러한 조직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조 PO는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토스 오피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토스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이 동일한 업무 구조를 만들었다"며 "의사결정권자와 실행하는 사람이 다르면 구성원의 참여감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인풋을 주고, 이후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해 해결할지는 팀이 결정한다"며 "방향성과 상황만 공유하고 팀에서 맞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다"며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을 동시에 가지면서 부담도 있지만 개인이 일을 진행해 나가며 참여감과 몰입감을 느끼는 구조"라고 했다. ◇ "팀장도 없고 모두 ○○님"…역할 중심 수평 조직 운영 토스에는 일반 기업에서 흔히 쓰는 직급 호칭도 없다.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 프로덕트 오너 등 각자의 역할은 있지만 서로를 '○○님'으로 부른다. 이승건 토스 대표를 부를 때조차 '이승건 님'이라고 한다. 조 PO는 "과거 조직 기준으로 보면 팀장급 역할을 하더라도 누구도 팀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직책은 나뉘지만, 누구나 자기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에게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이 동시에 주어지는 만큼 물론 부담도 따른다. 조 PO는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지만, 오히려 부담감이 책임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며 "매일 팀원들과 논의하면서 걱정과 고민, 결정을 나누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실수에 대한 공포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부족하면 팀원이 채워줄 수 있고, 반대로 팀원이 부족하면 내가 채워준다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 "일을 위한 일 없앤다"…AI 활용·최복동 문화로 몰입 강화 토스 조직 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일을 위한 일'을 줄이는 데 있다. 조 PO는 "업무에 방해되는 요소는 제거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관행적으로 해오던 정기 미팅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해 잡은 미팅이라도 대면 미팅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누구나 슬랙으로 논의하자는 의견을 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스펙이나 기능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과감히 없애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 PO는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은 토스에 없다"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일만 남기고, 그 시간에 진짜 할 일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토스의 조직 문화가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영향을 준다는 게 조 PO의 생각이다. 그는 "예쁜 보고서 같은 일을 위한 일이나 구성원을 통제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힘을 쓰지 않는다"며 "고객을 위한 언어를 고민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업의 본질과 핵심에만 집중하니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에는 '최복동'이라는 말이 있다"며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뜻으로, 좋은 동료와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문화가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조직 문화는 외부 평가에서도 일정 부분 확인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가 지난해 1월∼12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설문 응답 23만6천106건을 분석한 결과, 토스는 전체 4위에 올랐다.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는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과 함께 이른바 '네카라쿠배당토'로 묶이며, 개발 직군뿐 아니라 전 직군에서 구직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표 혁신 기업으로도 꼽힌다. 토스 내에서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토스는 매주 금요일 'AI 서프 데이'(AI Surf Day)를 운영한다. AI라는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파도를 타듯 업무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토스는 최근에는 서초동 오피스를 방문한 교육부 '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원을 대상으로 토스 조직 문화와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30:03
"해외여행을 가야 해서 프로젝트를 탈퇴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모 대학교의 스터디룸. 팀원 A씨의 돌발 선언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들은 교내 한 개발 동아리에서 함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여기는 왜 정신병자밖에 없지? 탈퇴는 안 돼요." 팀원들이 격하게 반응했지만, A씨도 물러서지 않았다. "저 정신병자 맞으니 지금 그냥 나갈게요." A씨는 재차 탈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팀원들은 스터디룸 출입문을 가로막고 "탈퇴 규칙을 지키고 나가라", "탈퇴하려면 탈퇴비 30만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실랑이가 이어졌지만, 팀원들은 "대체자를 구해라, 인수인계가 규칙이니 그것까지만 지켜라"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의 대치는 A씨가 탈퇴비를 낼 때까지 7시간 30분 동안이나 계속됐다. 대학생들 간 단순 갈등으로 보이는 이 사건은 A씨가 공동감금 및 공동공갈 혐의로 팀원들을 고소하며 다시 불붙었다. 팀원들이 A씨를 강제로 감금하고, 나아가 겁을 주며 금전까지 갈취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3월 이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명시적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했지만,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이 오가지 않았다"며 "팀원들의 행위가 스터디룸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심리적·무형적 장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탈퇴비에 대해서도 "A씨가 이미 동의하고 인지하고 있었으며, 교부 과정에 폭행이나 협박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며 "팀원들이 A씨를 공갈할 고의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학가에선 동아리에서 가입비나 탈퇴비를 요구하는 관행이 조금씩 확산 중이다. 특히 취업 준비 성격이 강한 동아리의 경우 구성원의 갑작스러운 이탈을 막기 위해 더 빡빡한 규칙을 둔 곳이 많다고 한다. 취업난과 진로에 대한 불안이 대학 동아리 문화마저 각박하게 바꿔놓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writer@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48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노래방에서 지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로 6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5시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노래방에서 알고 지내던 50대 B씨, 40대 C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B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C씨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A씨는 현장을 벗어난 C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A씨가 말다툼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vodcast@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44
"사룟값부터 소모품까지 안 오르는 게 없잖아요.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가성비 제품에 손이 갑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의 한 다이소 반려동물 코너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반려인 이 모 씨는 사료와 간식, 배변패드를 장바구니에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여름용 냉감 의류를 3천원이면 살 수 있고, 하네스(가슴줄)나 영양제, 목욕용품도 대부분 1천∼5천원대라 부담이 덜하다"며 "저렴한 대용량 상품군도 다양해져 자주 찾는다"고 만족해했다. ◇ 물가 부담에 실속형 제품으로 발길 돌리는 반려인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에도 '실속형' 바람이 불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반려동물용품 생활물가지수는 120.15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9.37)를 웃돌았다. 반려동물용품 물가는 올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2.8%, 2월 3.5%, 3월 2.7% 각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며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넘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제품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품귀 현상까지 빚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다이소에서 출시된 5천원 상당의 '접이식 반려동물 카시트'는 온라인몰과 전국 매장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기존 브랜드 제품이 10만∼30만원대를 형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최대 60배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흥행 요인으로 풀이된다. ◇ 유통업계, 실속형 라인업 강화…'알뜰 펫족' 정조준 유통업계는 가격 장벽을 낮춘 라인업을 보강하며 이른바 '알뜰 펫족'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F&B는 2019년부터 다이소에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입점시킨 데 이어, 최근 뷰티·케어 브랜드 '아르르' 제품군 15종을 추가로 선보이며 품목을 확장했다. 동원F&B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까지 뉴트리플랜 등 펫푸드 관련 제품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약 2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입점 제품 수는 33% 늘어난 70여종이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 3월부터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다이소에 입점시켜 운영 중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매장별로 반려동물용품 전용 코너를 강화하고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자체 브랜드(PB)와 직매입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쿠팡은 사료·간식 및 배변 패드, 고양이 모래 등 반복 구매가 잦은 소모품 위주로 대용량 및 실속형 제품군을 늘리는 추세다. 배달의민족 또한 PB 및 단독 상품 노출을 확대하며 가성비 반려동물 제품군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관련 상품 수는 100여종에 이른다. ◇ '양극화' 되는 반려동물 시장…소모품 중심 가격 경쟁 심화 반려인 입장에서 쉽게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건강기능식품 영역에서도 가격 낮추기 움직임이 시작됐다. 농심의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반려다움'은 다음 달까지 주요 제품 4종의 가격을 한시적으로 최대 43% 인하한다. 농심 관계자는 "수익 창출보다는 고물가 속 반려 가구의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반려동물 시장이 '초고가 프리미엄'과 '극가성비 실속형'으로 갈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양제나 개모차(강아지 유모차), 프리미엄 식사 서비스 등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는 동시에 소모품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찾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반복 구매 품목은 가격 경쟁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일종의 '부익부 빈익빈'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적 부담이 큰 가구는 제품의 수량과 질을 함께 줄이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유 소비층은 구매 횟수를 조절하더라도 품질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대조적"이라고 진단했다. athena@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38
'과외 선생님이랑 엄마의 충격 비밀'·'내 남편의 체리녀'·'여자친구 어머니랑 비밀친구가 됐다'·'내 엄마가 내 남편을 뺏었다'…. 지난달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뜨는 콘텐츠 제목이다. 제목에서 대충 '감'이 잡히는 이들 콘텐츠의 공통점은 '과일을 의인화해서 인공지능(AI)으로 만든 50초~1분30초 정도의 짧은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다. 2~4부작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각각 수십~수백만 조회수를 올리며 유행 중이다. '아침 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상파 TV 아침 드라마들이 선정적인 내용으로 '막장 드라마'의 산실로 불렸던 것에 빗댄 것이다. 선정적이고 패륜적인 내용이 과일을 내세운 만화 같은 장난스러운 외피를 입은 채 별도 주의 문구 없이 SNS에서 퍼져 나가면서 청소년, 어린이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이를 소비하고 있다. '과일 드라마'는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틱톡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영어나 프랑스어 등 외국어로 제작된 AI 과일 콘텐츠가 올라왔다. '#aifruit'(AI 과일)·'#fruitstory'(과일 이야기)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산부인과 의사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이야기, 과외 선생과 학부모의 불륜, 아내가 불륜으로 다른 종의 과일 아이를 낳는 내용 등 흔히 보아온 '막장 드라마' 소재를 다룬다. 지난달 17일 틱톡 해외 이용자 'mo***'가 올린 1분30초짜리 영어 영상은 '딸기 여성'이 '바나나 여성'의 얼굴에 몰래 약물을 주입해 순식간에 노화시키고 '바나나 여성'의 남편을 독차지하는 내용이다. 버림받은 '바나나 여성'은 해독약을 먹은 뒤 '딸기 여성'에게 복수한다. 보름만에 조회수 1천43만여회, 하트 44만1천여개를 기록했다. 10일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과일AI'로 검색하면 유사한 영상들이 줄줄이 뜬다. 대놓고 자극적인 제목이 붙어 있거나, 과일들이 입을 맞추며 "어머니 저랑 과일 주스 만들기 놀이 하셔야죠"·"나 얼른 브로콜리씨랑 딸기야채주스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요즘은 아침 드라마를 인스타에서 보는구나", "이거 다음편 어디서 보나요 급해요", "솔직히 저거 보면 하트 누르고 팔로우까지 하고 싶은데 좀 애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고민하다가 결국 안 함" 등의 '호응'이 잇따른다. 일부 영상에서는 신체 부위를 자르는 엽기적인 모습도 나온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co***'는 "이거 가끔 트위터에서 영상 보다가 내리다 보면 나오는데 막 발가락 잘라가고 코 잘라가고 내용이 엽기적인데 항상 다 봄"이라 적었다. 이러한 '막장 영상'이 별다른 필터링 없이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경고등이 켜진다. 특히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이들 영상을 활용해 리액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만들어 내면서 해당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청소년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리액션 밈은 'POV'(Point Of View·1인칭 시점)라는 문구를 붙인 채, '과일 드라마'에 몰입해 있는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다. 영상 상단에는 인플루언서의 얼굴이, 하단에는 인플루언서가 시청 중인 드라마가 배치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리액션 밈 영상에는 자막으로 "POV: 씻고 잘 준비해야 하는데 AI 과일 불륜 만화 때문에 도파민 터져서 못 씻고 있는 나", "POV: 내일 새벽 출근인데 과일들 불륜 때문에 못 자는 나. 뻔한데 계속 보게 되는…" 등의 설명이 붙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어린 나이에 선정적일 뿐 아니라 비윤리적인 이러한 콘텐츠에 많이 노출된다면 당연히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가 없다"며 "청소년 시기는 직접적 경험이 아닌 간접적 경험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기"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로 만 6세에서 12세까지 전두엽 발달이 왕성하게 이뤄지지만, 만 14세 이상 청소년도 뇌 발달이 이뤄진다고 보기 때문에 부모가 관여하는 등 청소년이 SNS에서 비윤리적인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32
6·3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전국 선거구가 이색 경력을 가진 후보들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가 퇴직 공무원이나 지역 토착 정치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면 이번 선거는 배달 노동자, 예술인, 전직 프로선수, 개그우먼 등 우리 사회 곳곳의 '살아있는 현장'을 대변하는 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양상이다. ◇ "내가 곧 정책의 현장"…전세 사기 대책위·플랫폼 노동자 도전 이번 선거의 뚜렷한 특징은 거창한 담론보다 생활 속 부조리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약진이다.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전세 사기 사건 피해자들을 대변해온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민주당 기초의원 후보로 나섰다. 안 위원장은 "전세사기 피해자뿐만 아니라 세입자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낼 사람이 필요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시 기초의원 '차' 선거구에 출마한 정의당 길한샘(33) 후보는 현직 배달라이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충북지회장인 그는 "200만원을 벌어도 오늘을 지키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을 누비며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주와 충북에서도 '주민 행복 배달부'를 자처하는 택배 배송 기사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원 선거에 나선 진보당 송경남(60) 후보와 청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진보당 이복규(56) 후보는 수년간 시민의 문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며 체감한 골목길의 민심을 의회에 직접 전달하겠다고 강조한다. 제주도의원 오라동 선거구에 나선 진보당 부람준(42) 후보는 택시 기사로, 택시 노동자 처우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요양보호사 출신인 제주도의원 강순아(41) 후보는 "어르신이 편안하고 아이들이 안전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 모델을 완성하겠다"며 복지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간호사 출신인 김혜란(49) 후보와 돌봄 노동자 최경미(59) 후보가 현장의 경험을 입법 활동으로 연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 '웃찾사' 개그우먼부터 '골키퍼'까지…문화·체육계 인사의 '인생 2막' 대중에게 친숙한 인지도와 성실함을 무기로 정계에 입문하려는 인사들도 화제다. 경기 성남시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민영(39) 후보는 SBS 공채 개그우먼 출신이다. 과거 인기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활약했던 그는 10여년간 꾸준히 이어온 봉사활동 현장에서 제도적 한계를 느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며 이번 도전을 준비해왔다. 체육계 인사들의 도전도 활발하다. 경북도의원 선거에 나선 민주당 임민혁(32) 후보는 2023년까지 전남 드래곤즈 등에서 활약한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이다. 그는 은퇴 당시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계를 꿈꾼다"는 글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를 정치 현장에서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경남 김해에서는 현역 경륜 선수인 개혁신당 문현진(39) 후보가 시의원에 도전한다. 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간을 이식해 준 효자로도 잘 알려진 그는 선거운동 현장에서도 주황색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비며 "4년의 임기를 올림픽 준비하듯 열정적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세 딸을 키우는 워킹맘인 국민의힘 윤보영(40) 후보가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담은 정책을 내세우며 엄마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최연소·최고령·최다 출마" 연령과 기록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후보들이 대거 등판했다. 제주와 부산에서는 만 19세 청년들이 도전장을 내밀어 'Z세대 정치'의 시작을 알렸다. 정근효(19) 제주도의원 후보는 청년 정책 1호로 매달 15만원의 청년 수당과 교통비 지원을 내걸었고, 권민찬(19) 부산 금정구의원 후보는 과학고 출신의 이공계 인재로서 데이터에 기반한 행정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관록의 후보들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경남 의령에서는 무소속 김규찬(74) 후보가 7선 고지를 노린다. 1992년부터 선거에 나서 25년째 의령군의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일꾼"임을 자임한다. 대구에서는 서중현(74) 전 서구청장이 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인생 19번째 선거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는 국회의원을 지낸 손혜원(71) 전 의원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이른바 '체급 낮추기' 도전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거물급 인사의 기초의원 도전이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권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이름으로 각인…'김대중·윤석열·박정희·박근혜' 동명이인 후보들 전직 대통령들과 이름이 같은 후보들은 인지도 면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포항의 윤석열(61) 시의원 후보는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와 관심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줄 서는 정치가 아닌 주민 곁에 서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한다. 대구시의회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박정희(56) 후보는 무용을 전공한 예술가로, 위안부 할머니와 사회운동가들을 위한 추모 무대를 이어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군산에서도 전북도의원에 도전하는 박정희(66) 후보가 있어 호남과 영남에서 동시에 '박정희'라는 이름이 투표지에 오르게 됐다. 김천의 박근혜(53) 시의원 후보는 선친이 지어준 이름에 담긴 뜻을 이어받아 지역 혁신도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북 정읍시장에 나섰던 김대중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익산의 김대중 예비후보는 전북도의원 3선에 도전한다. 충남 태안에서는 고 윤형상 전 군수의 아들인 윤희신(58) 국민의힘 후보가 2대째 민선 군수에 도전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 화려한 이력 뒤 가려진 '전과 기록'…유권자 현미경 검증 비상 하지만 이색적인 배경과 화려한 경력 뒤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는 유권자들이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상당수 후보가 다수의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의령의 김규찬 후보는 폭력, 특수절도, 공무집행방해 등 총 8건의 전과가 있으며, 제주와 경남·전남 지역의 일부 기초단체장 및 의원 후보들 역시 무면허·음주운전, 상해, 도박장 개장 등 적게는 5건에서 많게는 15건에 달하는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 기초의원에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김병연 예비후보는 건축법 위반, 사기, 상해, 공무집행방해, 음주운전 등 15건의 전과 기록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특히 광역의원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들은 과거 시의원 시절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숨겼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미 한 차례 군수직을 상실한 이력이 있음에도 다시 출마해 도덕성 검증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양지웅 천정인 우영식 전지혜 전창해 차근호 이준영 김준범 박철홍 이우성 손대성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21
초크포인트(chokepoint)란 용어를 요즘 해외 언론이나 보고서에서 흔히 접하게 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노출 빈도가 잦아졌다. 호르무즈가 주요 초크포인트에 속해서다. 초크포인트는 직역하면 조임목, 즉 '숨통을 조이는 지점'이다. 이 용어를 자주 쓰는 지정학에선 '해상 병목 지점' 정도로 통상 의역한다. 물동량이 많아 전략적으로 중요하나 지리적 폭이 좁은 해협과 운하를 지칭하는 말이다. 막히면 타격이 크나 쉽게 막을 수 있으니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 세계 4대 해상 병목으로는 믈라카 해협,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가 대체로 꼽힌다. 세계 해상 운송량의 3분의 2가량이 이들 4대 해상 병목 중 1곳을 통과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세계의 굴뚝'으로 불리는 중국이다. 에너지를 수입해 제조한 공산품을 수출해 먹고사는 중국은 전체 해상 물동량의 70~80%가 4대 해상 병목을 지나야 한다. 특히 에너지 수입 운송 경로의 최대 90%가 4대 해상 병목 중 하나를 통과하게 돼 있다. 예컨대 중국이 전체 에너지의 절반가량을 수입하는 중동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배로 들여오려면 호르무즈와 믈라카를 잇달아 거쳐야만 한다. 중국이 지닌 한계는 4대 병목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나라가 미국이란 점이다. 미국의 호르무즈 봉쇄는 안 그래도 침체한 중국 경제에 악재로 불거졌다. 중동 원유 수입 길이 막히자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에너지 위기론까지 나온다. 최근엔 설상가상으로 중국에 더 민감한 소식이 전해졌다. 물동량 1위인 믈라카 해협에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영향력을 키워온 미국의 통제권이 강화될 조짐이 포착된 것이다. 동남아 4개국이 공동 관리하는 믈라카에서 가장 넓은 영해를 보유한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주요국방협력동반자'(MDCP) 협약을 맺으면서다. MDCP는 미국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수준의 군사적 신뢰를 쌓은 나라에만 주는 지위로, 첨단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 기술을 공유하며 훈련과 작전도 함께 하는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다. 미국의 주요 MDCP로는 인도가 꼽힌다.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까지 참여한 인도네시아와 군사 협력을 격상한 이유는 분명하다. 믈라카의 실질적 통제권을 굳혀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중국으로선 상당히 뼈아픈 사건이다. 남중국해 출구인 믈라카 해협에서의 주도권을 미국에 완전히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믈라카는 중국에 생명줄 같은 바닷길이다. 만약 믈라카 해협이 유사시 봉쇄되면 중국은 현재 이란이 당하는 어려움을 그대로 겪을 수 있다. 원유 수입의 80%가 감소해 에너지난을 넘어 안보 위기에 처하고 유럽, 중동, 아프리카로 향하는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실제로 중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믈라카 딜레마'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에너지 수입 통로 대부분이 말라카에 집중된 상황을 경계해왔을 정도다. 심지어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영공까지 열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의 경제 지원을 받았고 군사 훈련까지 함께한 적이 있는 나라다. 그랬던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이 정도 수준의 협약을 맺는 동시에 영공 개방까지 검토하고 나섰다는 건 미국이 믈라카 해협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는 국제법적 토대를 쌓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선 총체적 안보 위기다. 중국은 미·중 사이에서 중립을 표방했던 인도네시아가 방향타를 틀어 미국의 안보 우산 속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충격과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믈라카 관련국 가운데 인도네시아처럼 '안미경중'(安美經中 : 안보 지원은 미국에서 받고 경제 공조는 중국과 한다) 기조를 보여온 말레이시아, 태국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들 나라가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해온 데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강한 경고음을 내왔다. 미국이 믈라카 해협까지 장악할 경우 4대 해상 병목을 모두 통제하며 중국의 숨통을 틀어쥘 수 있게 된다. 수에즈와 파나마 운하는 이미 미국과 그 동맹국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고, 호르무즈 역시 미국이 언제든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에서 입증됐다. 만약 믈라카마저 미국에 넘어간다면 중국은 해상에서 미국의 포위망 속에 갇히게 된다. 국제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처럼 4대 병목 봉쇄에 공을 들이는 것이 직접적 전쟁을 피해 중국의 항복을 받아낼 가장 강력한 카드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국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믈라카 딜레마를 피하려고 러시아·중앙아시아 육로 확대, 태국 크라 운하 건설 검토, 에너지 비축량 확대 등 다각적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해상 물동량 규모를 육로 운송으로 대체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대항해 시대부터 진리였던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leslie@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12
체중 감량에 성공한 후 3~5년 안에 줄었던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약 8천500보를 꾸준히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모데나·레조에밀리아대 마르완 엘 고크 교수팀은 9일 국제 학술지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체중 감량 무작위 대조 연구 18건에 대한 체계적 검토와 메타 분석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엘 고크 교수는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감량 단계부터 이후 유지 단계까지 꾸준히 하루 8천500보를 걷도록 권고해야 한다"며 "하루 8천500보 걷기는 체중 재증가를 막는 단순하고 비용 부담이 적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는 매일 걷는 걸음 수를 늘리라는 권고가 자주 포함되지만, 걷기가 체중 감량과 감량 후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 도움이 된다면 어느 정도 걸어야 하는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엘 고크 교수는 "체중 감량에 성공한 과체중·비만인 사람 중 약 80%가 3~5년 안에 감량 체중의 일부 또는 전부가 다시 증가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전략을 찾는다면 임상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과체중·비만 성인 3천758명이 참여한 무작위 대조시험 14건 등 총 18건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메타분석 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53세였고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1㎏/㎡였다. 연구에서는 생활 습관 교정(LSM) 프로그램에 참여한 1천987명과 식이요법만 하거나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 1천771명을 비교했다. 생활 습관 교정 프로그램에는 식이 조절과 함께 걷기 증가 및 걸음 수 기록이 포함됐다. 연구 시작 시점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생활 습관 교정군이 7천280보, 대조군 7천180보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체중 감량 단계(평균 7.9개월)가 끝났을 때 생활 습관 교정군의 하루 걸음 수는 평균 8천454보로 증가했고 체중도 평균 4.39%(약 4㎏) 감소했다. 이어진 체중 유지 단계(평균 10.3개월)에서도 생활 습관 교정군은 하루 평균 8천241보를 걸었고, 연구 종료 시점에 평균 3.28%(약 3㎏)의 체중 감소 상태를 유지했다. 반면 대조군은 어느 시점에도 걸음 수와 체중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추가 분석에서는 체중 감량 단계에서 걸음 수를 늘리고 이후 유지 단계에서도 걸음 수를 지속한 경우 체중 재증가가 적게 나타나는 등 하루 걸음 수 증가와 장기적 체중 유지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다만 하루 걸음 수 증가 자체가 체중 감량 단계에서 더 큰 체중 감소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체중 감량 단계에서는 칼로리 섭취 감소 같은 식이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엘 고크 교수는 "이 연구는 생활 습관 교정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루 8천500보를 꾸준히 걷는 게 감량 체중 유지와 재증가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Marwan El Ghoch et al., 'Daily Steps During Nutritional Lifestyle Modification Programs for Obesity Manage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https://www.mdpi.com/1660-4601/23/4/522 scitech@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07
코스피가 '7천피'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70% 이상 올랐지만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의 고민이 짙어지고 있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올라타지 못한 데 따른 '포모'(FOMO·소외 공포감)에서부터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수익률이 하락했거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 따른 소외감, 또 '삼전닉스'를 갖고 있지만 계속 가지고 가야할지 매도해야 할지 등 다양한 고민들을 쏟아내고 있다. 포모에 시달리고 있는 개미들은 지금이라도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10일 한 30대 직장인은 "SK하이닉스가 160만원을 찍고 나니 포모가 온다. 80만원대일 때 고민하다 안 넣었더니, 제자리걸음인 스스로를 보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 8월 집을 팔고 전세금을 빼면 8천만원 정도가 남는데, 모아둔 돈의 전부"라며 "뒤늦게라도 월 50만원씩 ETF에 넣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수익률이 높지 않은 개미들의 한탄도 나온다. 지난 8일 커뮤니티서 한 이용자는 "요즘 주식 때문에 정말 힘들다. 불장에도 내 주식만 폭락, 하락장에는 몇배로 폭락"이라고 털어놨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6)는 한 달 전 반도체 중심으로 대형주를 2천만원어치 사서 보유,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일 주식 창을 열어보며 마음을 졸인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빠르게 올라서 갑자기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항상 있다. 원래였으면 팔았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유행 때는 소극적으로 투자했다가 후회한 경험이 있어서 '좀 더 오를 때까지 갖고 가야 하나' 싶은 생각도 교차한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급상승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언제 팔 것인지를 묻는 글에 "이미 했다", "(삼성전자)26만원에 했다"는 사용자도 있는 반면, "올해는 버틴다", "죽기 전"이라며 낙관하는 사용자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모습이다. 한 사용자는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직후 약 1억4천만원을 '올인'했다며 4천500만원 수익을 봤다는 '인증샷'을 올리는가 하면, 또 다른 사용자는 진입 타이밍이 늦었다며 "올해는 계속 상승장일 것 같아 2배짜리 레버리지 매집하고 있다"고 썼다. 연일 상승만 이어오는 코스피에 '도박판'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개미도 적지 않다. 한 투자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코스피가 도박장이 따로 없다. 단기 과열이 심각하다"며 "조정이 크게 와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또 "무서워서 200만원 익절로 하이닉스 팔았다"며 되레 공포에 손 터는 개미도 나온다. 개미들의 고민은 최근 매매행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7천피' 달성 직전과 당일인 지난 4·6일에 총 5조3천500억원가량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가, 7∼8일엔 10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차익실현을 했다가 다시 매수에 나섰거나 포모로 뒤늦게 매수행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8일에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7,498.00)를 기록했지만, 이때 거래량은 4거래일 중 고점 대비 47% 줄어들면서 관망세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kua@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9:03
7일(현지시간) 오후 방탄소년단(BTS)을 만나러 가는 길에 떠오른 노래는 비틀스 마지막 앨범 수록곡 '길고도 구불구불한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이었다. 곡 내용처럼 '그대가 기다리는 문'(Your door)으로 가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고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퇴근 시간 무렵 멕시코 교통체증은 악명이 높은 데다 공연장 주변에선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어 예상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 평소면 30분이 걸릴 길이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물어물어 간신히 공연장 입구를 찾았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여러 번의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의심과 짜증이 솟구치는 가운데 공연이 시작할 즈음에야 가까스로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공연장 '에스타디오 GNP 세구로스'는 신세계였다. 거개가 10대와 20대 여성인 관객들은 BTS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멕시코는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었지만, 해발 2240m의 높은 산에 위치한 분지라, 저녁에는 선선했다. 시원한 바람이 이들의 열기를 살짝 식혀줬다. 공연이 펼쳐진 스타디움은 공항 근처였다. 제법 많은 비행기가 날아다녔다. 그들이 그리는 자취인 '비행운'의 흔적도 서울 하늘보다는 가깝게 보였다. 마치 손만 뻗으면 닿을 듯이. 맑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운은 곧 사라지지만, 때론 격렬한 감정적 잔상을 남기곤 하는데, 이날 BTS의 공연이 그랬다. 통상 공연은 시간의 예술이라, 시간이 흘러가며 사라진다. 실제 많은 공연이 그렇다. 그러나 어떤 공연들은 우주의 중력과 같은 절대적 힘인 '시간'을 거스르고, 마음속에 봉인되곤 하는데, 이날 '방탄'의 공연이 그랬던 것 같다. 고백하자면 기자는 BTS의 팬이 아닐뿐더러 '방탄'의 노래도 거의 모른다. 일부 빌보드 1위를 한,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그런 몇 곡 정도만 흥얼거릴 수 있는 '방탄 알못'(BTS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중의 한명일 뿐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뿜어내는 기세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내지르는 소리에 약한 고막은 금세 고장 났다. 팬들은 웃고, 즐기기도 했지만, 울며 서로를 끌어안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그들의 감정은 격렬했다. 그 젊음이 내뿜는 에너지는 분명,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몇 곡만 듣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곧 이상야릇한 감정이 발을 붙들어 맸다. 물론 그렇지 않겠지만 필자의 시야에서 한국인은 나 혼자인 듯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리지널' 한국인인 나만 한국어를 못했다. 6만5천여명의 팬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한국말로 된 랩 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따라 했다. 멕시코인에 포위된 채, 모든 멕시코인이 한국말을 하는데, 한국인인 나만 그 가사를 따라 하는 것은 물론, 알아듣지도 못했다.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에 둘러싸인 채 정작 한국인인 나만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험은, 뭔가 비현실적이었다. 현대적인 우리 노랫말을, 게다가 '아리랑'처럼 오래전부터 우리가 불러온 민요를, 수많은 멕시코 청춘이 따라 하는 장면은 뭔가 이상한 '부심'을 불러일으켰다. 시쳇말로 '국뽕이 차오르는 느낌'이랄까. 그런 경험 속에서 결국 공연을 거의 완주했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옆자리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자리를 슬며시 빠져나갔다. 이 많은 인파가 '우버'를 타고 집에 갈 텐데,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보니 일부 관객들이 벌써 뛰고 있었다. 공연장은 멕시코시티 동쪽 끝에 있었고, 집은 서쪽 끝에 있었다. '이러다 오늘 집에 못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싫었지만 나도 뛰었다. 그런데, 가다 보니 팬들이 뛰는 방향이 조금 달랐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우버를 탈 수 있는 도로변이 아니었다. BTS의 공식 굿즈를 파는 '굿즈 샵'이었다. buff27@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8:54
행정체제 개편으로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인천시 제물포구의 공무원 배치를 두고 중구와 동구가 갈등을 빚으면서 행정 공백 및 민원서비스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인천시 중구와 동구에 따르면 동구의 전체 11개 행정동과 중구의 내륙 7개 행정동이 합쳐져 신설되는 제물포구의 정원은 720명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가 기준인건비를 토대로 산정한 수치다. 이에 따라 동구 공무원(정원 640명)은 모두 제물포구 소속이 되고, 행정안전부가 산정한 정원을 기준으로 하면 중구 공무원 80명이 제물포구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제물포구에서 일할 중구 공무원의 규모를 놓고 중구와 동구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간부급 공무원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된 상태다. 중구는 내륙 7개 행정동에 일하는 동장급 5급 공무원 7명과 팀장급 6급 공무원 14명을 포함해 행정복지센터 근무자 총 94명을 제물포구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는 내륙과 영종도에 있는 1·2청사에 중복 부서가 많아 자체적인 인력 조정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동구는 중구 요구를 수용할 경우 과원 문제가 생긴다며 난색을 보인다. 현재 정원과 승진 적체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중구에서 제물포구로 이동할 수 있는 5·6급 공무원은 각각 6명과 10명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중구와 동구는 올해 초부터 관련 논의를 이어왔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조만간 인천시와 함께 3자 협의회를 열고 이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례 제정 등 남은 절차가 있어 이달 중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중구의 영종도 지역은 영종구로 출범한다. hwan@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8:43
공공부문 인공지능(AI) 시장이 지난 10년 사이 11배 넘게 성장하며 연간 3조원 규모에 육박했다. 다만 일부 중앙부처와 대형 사업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적 편중이 여전하고, 생성형 AI 전환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공공 전반의 확산과 질적 고도화가 과제로 떠오른다. ◇ 공공 AI 10년, 3조원 시장으로 도약 8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5년 공공부문 AI 도입 현황 연구'에 따르면, 2015~2024년 공공부문 AI 관련 용역 계약 금액은 2천443억원에서 2조8천207억원으로 11.5배 증가했다. 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221건에서 1천215건으로 5.5배 늘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용역 전체 규모(23조9천395억원·5만4천714건)에서 각각 11.78%, 2.2%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총 AI 도입 계약 건수는 6천975건으로, 조사된 412개 공공기관 중 65.0%에 해당하는 268개 기관이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수준도 점차 고도화되는 흐름이다. 초기에는 광학문자인식(OCR)과 텍스트 음성 변환(TTS) 중심의 단순 기능 적용이 주를 이뤘지만, 2024년 기준 챗봇 적용이 325건, 기계학습이 208건, 딥러닝이 176건에 달하는 등 서비스 개발과 운영 단계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공공부문이 초기 AI 수요를 창출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시장 성장과 기술 확산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앙부처 집중…생성형 AI 전환도 초기 단계 다만 시장 확대 이면에는 아직 소수 중앙부처와 대형 사업 중심으로 수요가 쏠리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난다. 공공 AI 계약 규모는 2023년부터 2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방부 지능형 플랫폼 구축 사업(약 160억원),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서비스 플랫폼 사업(약 240억원) 등 일부 대형 사업이 전체 시장 규모를 끌어올리는 구조로 분석된다. 실제 건당 평균 계약 금액은 국가기관이 20.5억원, 준정부기관이 23.3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지자체는 10.8억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 AI 관련 사업 가운데 기존 시스템 유지관리가 48.6%를 차지해 신규 구축이나 고도화 투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공급기업 측면에서도 대기업 쏠림이 확인된다. 중소기업 1천509개사가 전체 계약 건수의 87.6%를 낙찰받았지만, 건당 평균 계약 금액은 12억원에 그쳤다. 대기업 25개사의 평균은 110억원으로 중소기업의 9배에 달했다. 생성형 AI 전환도 아직은 더딘 수준이다. 챗GPT 등장 이후인 2023~2024년 2년간 공공 부문 생성형 AI 도입 계약은 총 66건에 불과했으며, 2024년 기준 전체 AI 계약의 3.5%에 머물렀다. 이처럼 시장 규모 자체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실질적인 AI 도입 효과가 공공 전반으로 균형 있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와 중소기업이 생성형 AI 중심의 기술 전환 흐름에서 뒤처질 경우 공공 서비스 품질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공 AI 시장이 초기 수요를 창출하며 마중물 역할을 해온 것은 분명하다"며 "최근에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시스템통합(SI) 중심 공공 IT 사업 구조도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시범사업이나 유지관리 수준을 넘어 실제 행정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공 전반의 AI 활용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예산과 정책 지원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wonhy@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8:35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및 복지 서비스에 도입되며 시민 편의를 높이고 있다. 전통시장의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주는 로봇부터 수목원 도슨트(해설), 외국어 통역,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로봇까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체감형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 전통시장의 AI 짐꾼·도심 '순찰 로봇' 10일 경기도 내 지자체에 따르면 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오는 8~10월 모란전통시장에 'AI 짐꾼 로봇'을 도입해 실증에 나선다. 이 사업은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전통시장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시장 입구에 배치된 짐꾼 로봇이 QR 코드를 스캔하면 로봇이 이용자를 따라다니며 최대 20㎏의 짐을 대신 운반한다. AI 기반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기술이 적용돼 위성항법장치(GPS) 없이도 복잡한 시장 골목과 점포 위치를 오차 범위 ±30cm 이내로 안내할 수 있다. 성남시는 향후 짐꾼 로봇에 할인 상품과 특가 정보 연동 기능 등을 추가해 전통시장 자생력 강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판교와 야탑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4곳에 움직이는 CCTV 역할을 하는 AI 순찰 로봇 '뉴비'를 배치했다. 뉴비는 치안 사각지대를 모니터링하고 보행자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공공청사 안내·외국어 통역·수목원 도슨트까지 수원시는 공공시설 이용객 편의를 위해 2024년 11월부터 시청 본관과 일월수목원에 AI 안내 로봇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청사 본관 로비에 배치된 로봇 '새로'는 자율주행하다가 이용을 원하는 방문객이 나타나면 화면과 음성으로 안내한다. 방문객과 동행하며 화면에 지도를 띄워 시설을 안내하고 필요한 민원 절차를 알려준다. 베테랑 공무원 호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영어, 일본어 등 9개 언어를 인식하고 통역할 수 있어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 일월수목원 방문자센터 1층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로봇 '일월이'는 관광 코스 안내와 식물 해설(도슨트)을 맡아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주변 볼거리·먹거리 정보도 제공한다. ◇ 전국 최초 '로봇 재활' 서비스 화성시는 2019년 전국 장애인복지관 최초로 관내 장애인복지관 2곳에 재활 로봇을 활용한 재활서비스를 도입했다. 로봇을 활용한 재활치료는 기존 물리치료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비용 부담도 적어 현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고정형 보행로봇, 웨어러블 보행보조로봇, 상지재활로봇 등 다양한 첨단 로봇을 활용해 장애인의 재활훈련도 지원하고 있다. 로봇재활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맞춤형 로봇재활센터'를 구축해 로봇재활의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시는 효과적인 로봇 재활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시 장애인복지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지난 1월 '로봇재활 임상지침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 AI·IoT 기반 건강관리 용인시는 AI와 사물인터넷(IoT), 돌봄 로봇을 결합한 어르신 건강 관리 사업을 확대하며 예방 중심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 활동량계, 혈압계, 혈당계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건소 전문 인력이 맞춤형 상담과 건강관리 미션을 제공한다. 경기남부 지자체의 한 AI 부서 관계자는 "가장 최신의 기술로 가장 오래된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 '사람 곁의 인공지능'(AI)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자체에 도입된 AI 로봇은 향후 공공분야 피지컬 AI 기술의 안전 기준과 경쟁력 확보 기반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gaonnuri@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8:20
아내와 이혼한 뒤 친딸을 약 8년간 수백회 성폭행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남성이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박광서 고법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 A씨가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했다. 2014년 이혼한 A씨는 경남 한 지역에서 양육하던 친딸 B양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8년간 200회 넘게 성폭행했다. 첫 범행 당시 B양 나이는 6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고아원에 보내겠다"며 B양을 협박하거나, 성 착취물도 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B양과 함께 양육하던 친아들 C군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도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면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과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는 보호와 양육 책임이 있는 자녀를 성욕 충족의 도구로 삼았고, 최초 범행 당시 B양 나이는 6세에 불과했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재범 가능성이 작다는 취지로 판단해 기각했다. 이 같은 1심 판결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검찰은 형량이 가벼운 데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 기각이 잘못됐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A씨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항소심에서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을 넘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까지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항소 기각이유를 밝혔다. jjh23@yna.co.kr <연합뉴스>
2026-05-10 08:28:11
미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이른바 '미확인 비행물체(UFO) 파일'을 대거 공개했다. UFO의 존재를 공식 확인한 것이 아닌, 존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자료들이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미확인 이상현상'(UAP·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관련 파일 161건을 게시했다. 194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각지는 물론, 우주 공간과 달에서 수집된 자료도 포함됐다. 미국의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미션'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달 표면에서 기이한 현상을 목격했다고 귀임 후 보고했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비행사들의 보고를 보면, 조종사 버즈 올드린은 달에 가까워질 무렵 "상당한 크기"의 물체를 봤으며, 달에서도 "몇 분 간격으로 나타난" 섬광들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아폴로 12호 비행사들은 착륙 지점에서 달 표면을 바라봤는데, 지평선 위 상공에 수직 형태의 미확인 형상이 포착됐다. 아폴로 17호도 달 표면 상공에서 빛나는 물체 3개를 촬영했다. 인류 최초 달탐사 우주비행사인 고(故) 프랭크 보먼은 제미니 7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던 중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우주비행센터(현 존슨우주센터)와 교신에서 "보기(bogey·미확인 항공기)를 봤다"며 수백개의 작은 입자들로 이뤄진 잔해들이 4마일(약 6.6㎞) 정도 거리에 있으며, "검은 배경을 등지고 태양 속에 밝게 빛나는 물체"가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UFO를 봤다는 사람들의 증언, 그리고 정찰이나 작전 도중 UFO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봤다는 미군 보고도 기밀이 해제돼 공개됐다. 미국뿐 아니라 구소련이나 프랑스·일본·독일 등에서 입수한 자료도 포함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여러 목격자가 2023년 하늘에서 130∼195피트(약 40∼60m) 길이의 타원 형태 청동색 금속 물체가 나타났다가 순간적으로 사라진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또 1947∼1968년 UFO 수사 기록 등에선 미 테네시주에서 비행접시가 목격됐다. 미 공군 등이 세계 각지에서 UAP를 관측했다는 보고도 다수 담겼다. 한 보고서는 2024년 "약 434노트의 속도"로 날아가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비행체를 발견했으며, 기내 탑재 단파 적외선 센서를 통해 약 2분 동안 관측됐다고 보고했다. 이번 파일 공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월 지시에 따른 것으로, 국방부를 비롯해 항공우주국(NASA)과 FBI 등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들이다. 국방부는 국가정보국(DNI)과 협조해 수십 년간 축적된 수천만건의 기록을 검토하고 기밀을 해제해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파일 분량이 방대해 앞으로 몇 주 간격으로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여기에 보관된 자료들은 미해결 사건들로, 이는 정부가 관측된 현상의 본질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자료를 토대로 한) 민간 부문의 분석, 정보 및 전문지식의 적용을 환영한다"며 "해결된 UAP 사건들에 대해선 별도 보고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완전하고 최대한의 투명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는 내 행정부에 외계 및 외계 생명체, UAP, 그리고 UFO와 관련된 정부 파일들을 식별하고 제공하도록 지시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들이 이 주제에 대해 투명하지 못했던 반면,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문서들과 영상들을 통해 국민들은 스스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미있게 보고 즐기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zheng@yna.co.kr <연합뉴스>
2026-05-09 08: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