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김우진·엘리슨…최강의 궁사들, 빛고을 총집결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5일 개막해 12일까지 열전
리커브 5개 전 종목 석권 도전…'올림픽 종목' 컴파운드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세계 최강의 궁사들이 빛고을에 모여 활 솜씨를 겨룬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5일부터 12일까지 광주 국제양궁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치러진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건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70여개국에서 온 500명의 궁사와 코치진 등 관계자 190명이 광주에 모여 리커브와 컴파운드 종목(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혼성 단체전)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8일간 열전을 치른다.
한국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리커브는 8∼12일,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컴파운드는 공식 연습을 포함해 5∼8일 진행된다.
각 종목 결승전은 5·18민주광장에서, 결승전을 제외한 토너먼트 경기와 예선 라운드는 광주 국제양궁장에서 열린다.
송승현 감독(남자)과 호진수 감독(여자)이 지휘하는 리커브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금메달 5개 싹쓸이를 해보겠다는 각오다.
한국 리커브 양궁은 이미 2021년 미국 양크턴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5개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이룬 바 있다.
당시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과 그와 함께 남자 단체전 우승을 이뤄낸 김제덕(예천군청)이 이번 남자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두 선수와 더불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 2023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이우석(코오롱)이 이번에도 함께한다.
여자 대표팀의 면면은 더 화려하다.
양크턴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우승에 기여한 안산(광주은행), 강채영(현대모비스)이 이번 대표팀에도 나란히 선발됐다.
'도쿄 올림픽 3관왕' 안산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 문산초, 광주체중, 광주체고, 광주여대를 졸업한 데다 현 소속팀도 광주은행이다. '광주의 딸' 안산의 활약을 140만 광주 시민이 기대하고 있다.
강채영은 도쿄 올림픽과 양크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우승에 기여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한동안 국가대표 1군에 선발되지 못했다.
4년 만에 대표 1군에 복귀한 강채영은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물오른 기량을 자랑했다.
여기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에서 연달아 3관왕에 오른 자타공인 최고의 여궁사 임시현(한국체대)이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로 나선다.
세계적인 강자들이 총집결하기에 리커브 대표팀의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거로 보인다.
김우진과 10년 넘게 경쟁해온 라이벌이자 리커브 남자 세계랭킹 1위 브레이디 엘리슨(미국), 브라질의 '양궁 네이마르' 마르쿠스 달메이다, 양크턴 대회 남자 개인전 우승자 메테 가조즈(튀르키예) 등이 우리 대표팀의 대항마다.
특히 남자 단체전에서는 올해 4차례 월드컵에서 금, 은, 동메달을 하나씩 가져가며 상승세를 보인 프랑스의 상승세가 매섭다.
여자부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대표팀은 세계 2위이자 파리 올림픽 혼성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케이시 코폴드가 주축이다.
중국 대표팀에서는 세계 5위 리자만이 올해 월드컵에서 두 차례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는 등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컴파운드에 높은 관심이 쏠릴 거로 보인다.
컴파운드가 LA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이기 때문이다.
컴파운드 보우는 도르래가 달려 리커브보다 정확도가 높다. 세트제가 아닌 누적 점수로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곧 패배로 이어지는 긴장감이 컴파운드의 매력이다.
컴파운드는 남녀 공히 한국이 최강인 리커브와 달리 전통적으로 유럽과 북미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악조건에서도 한국 컴파운드 양궁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수확했다.
다만 2020년대 들어서는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남자 대표팀의 최용희, 김종호(이상 현대제철), 최은규(울산남구청)는 올해 월드컵 4차 대회에서 7년 만의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여자 대표팀의 한승연(한국체대), 심수인(창원시청), 소채원(현대모비스) 역시 6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소채원은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하고 싶다. 이어 2028년 LA 올림픽에서도 메달까지 따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ahs@yna.co.kr
<연합뉴스>
2025-09-03 08:0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