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흑해로 연결되는 다르다넬스 해협의 선박 통행이 산불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튀르키예 일간 사바흐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튀르키예 북서부 차나칼레주(州)의 한 농촌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주변 숲으로 빠르게 번졌다. 산불로 피어오른 짙은 연기가 인근 다르다넬스 해협을 덮으면서 시야가 일부 가려질 정도가 됐다. 해운업체 트리베자는 소방용 항공기가 화재 진압을 위해 바다에서 물을 퍼야 하는 이유로 선박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지역에서 가까운 차나칼레공항도 소방·구조용 항공기를 제외한 다른 비행기의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튀르키예는 기온이 높고 건조한 여름철에 산불이 자주 발생했다. 지난달 서부 에스키셰히르에서 산불 진압에 나선 대원 10명이 숨지기도 했다. dk@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4:01
미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기대출 의혹 사건 재판과 관련해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AP 통신 등 미 매체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북부연방지검은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가족기업인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하 트럼프그룹)이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 사건 재판과 관련해 제임스 검찰총장이 민권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소환장을 발부했다. 연방 검찰은 또 미국 내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의 웨인 라피에어 전 최고경영자(CEO)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 재판과 관련해서도 제임스 총장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제임스 총장의 변호인인 애브 로웰 변호사는 NYT에 이번 수사에 대해 "행정부가 대통령의 정치적 보복 캠페인을 수행하는 가장 노골적이고 절망적인 사례"라며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것에 대해 처벌하려고 법무부를 무기화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이번 행정부의 위험한 확전"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제임스 총장에 대해 정치적 동기로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했다며 비판해왔다. 소환과 관련된 두 재판 모두 제임스 총장이 주도해 제기한 민사소송이다. 1심 법원인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이 자산 부풀리기 방식 등을 통해 사기 대출을 받았다고 보고 이자를 포함해 수천억원대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라피에어 전 CEO도 협회 돈을 마음대로 유용한 사실이 인정됐고, 소송 과정에서 CEO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pan@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3:32
사임 압박을 받는 미 반도체 기업 인텔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중국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탄 CEO는 전날 전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을 둘러싼 중국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탄 CEO가 이해 충돌 문제가 크다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다른 해법은 없다"고 그의 사임을 압박했다. 앞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공화·아칸소) 의원은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탄 CEO가 중국공산당 및 중국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기업들과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가 중국의 군 현대화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중국 대학 등에 민감한 기술을 이전해 수출통제 규제를 위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당시 이 회사의 CEO는 탄이었다. 탄 CEO가 운영하는 벤처펀드 월든 인터내셔널이 수백개의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과 커넥션 의혹은 커졌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내가 40년 이상 살아온 '고향'(home)"이라며 "이 나라를 사랑하며 내가 받은 기회들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태생 중국계 미국인인 탄은 반도체 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지냈으며 지난 3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새 CEO로 임명됐다. 이어 "월든 인터내셔널과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에서의 과거 역할에 대한 많은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40년 넘는 업계 경력 동안 전 세계와 다양한 생태계 전반에 걸쳐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항상 최고 수준의 법적·윤리적 기준을 준수해 왔다"고 자부했다. 또 "나의 평판은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는 말한 대로 실천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내가 인텔을 이끌어가는 방식과 같다"고 강조했다. 탄 CEO는 "우리는 행정부와 협력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국가 및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헌신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그의 리더십에 감사드린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인텔을 사랑한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인텔을 이끈다는 것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특권"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인텔의 강점을 회복하고 미래 혁신을 창조하는 것은 내 경력에서 가장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와 갈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 CEO가 회사의 주요 경영 전략을 두고 이사회 내부에서도 갈등을 겪어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사회는 우리가 회사와 고객을 위해 혁신을 추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현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하반기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탄 CEO는 "하반기 미국에서 가장 미세하고 정밀한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한 제품 양산을 시작하게 돼 특히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이는 인텔이 미국 기술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입증하는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jong75@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3:27
"제가 이빨이 흔들려서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7월31일 이재명 대통령) "제가 피곤해지면 잇몸에 문제가 생기는 편이다. 여섯 달 전에 치아 2개를 빼고 임플란트했다."(6월30일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 최근 유명인들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졌다고 고백하면서 치아 건강에 대한 주의 환기가 이뤄지고 있다. 얼마나 힘들면 생니가 빠질까. ◇ 소설 쓰다가·격무에 시달리다가… 앞서 소설가 김훈은 장편소설 '칼의 노래'를 쓰던 2001년 겨울, 원고 집필 중 치아가 8개나 빠졌다고 밝힌 바 있다. 2005년 독서신문에 따르면, 김훈 작가는 그해 10월 '수요문학광장-만나고싶었습니다'에 연사로 나와 "본래 이가 튼튼하지 못했는데 동편제 우조의 절벽을 문장으로 기어오르려니까, 이가 솟아서 아무런 통증도 없이 바람 새어나가듯 비실비실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으로 일할 당시 격무에 시달린 탓에 치아를 뽑은 경험을 적어 놓았다. 문 전 대통령은 "나는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면서 "나뿐 아니라 이호철 비서관과 양인석 비서관을 비롯해 민정수석실 여러 사람이 치아를 여러 개씩 뺐다"고 소개했다. 이어 "웃기는 것은 우연찮게도 나부터 시작해서 직급이 높을수록 뺀 치아 수가 많았다"며 "우리는 이 사실이야말로 (치아 건강에)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적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수감 시절 치아 상태가 악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2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무엇보다도 본인의 건강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됐던 것 같다"며 "깊은 내막을 잘 알 수 없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치아가 굉장히 안 좋아서 씹어서 음식물을 삼킬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협상 막바지에 현지 보고를 받느라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달 31일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는 "이빨이 흔들린다"고 언급 했다. 황동혁 감독은 각본 작업부터 총 6년에 걸친 '오징어게임' 대장정에 몸도 마음도 지쳤다면서 임플란트 사실을 두 차례 공개했다. 2021년에는 "시즌1 하면서 이가 6개 빠져서 임플란트하고 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고, 지난 6월 시즌3이 공개된 후에는 "제가 피곤해지면 잇몸에 문제가 생기는 편이다. 여섯 달 전에 치아 2개를 빼고 임플란트했다. 살도 59㎏까지 빠졌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세간에는 '집을 지으려면 이가 몇 개 빠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인이 직접 설계부터 시공, 인테리어 등 자신의 집 짓는 일에 나서는 일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 "스트레스로 무의식중 이 악무는 습관 생기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종엽 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차기회장은 9일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받으면 무의식중에 이를 악무는 습관이 생기고, 이에 따라 치아에 과도한 힘이 가해진다"며 "이러한 힘이 누적되면 '외상성 교합'(치아가 교합 시 지나치게 많은 힘을 받는 상태)이 발생해 치아나 잇몸에 손상을 주고, 치아가 파절되거나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아를 지탱하는 뼈인 치조골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서서히 흡수되며, 이에 따라 치아의 동요가 심해지는 것이다. 김창성 연세대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신체 염증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촉진된다"며 "이는 질환의 심도를 더욱 높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치아 손상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김 차기회장은 "나이가 들면 치아는 자연스럽게 마모되면서 치아의 교합 면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치아끼리 맞닿는 면이 평평해지고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힘이 한곳에 집중돼 더 강하게 이를 악물게 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또한 치아 마모가 심한 상태에서의 외상성 교합은 치조골 손상을 가속할 수 있다. 여기에 흡연, 음주, 구강 위생 부족 등 복합적인 생활 습관 요인이 결합하면 치아 건강은 더욱 빠르게 악화한다. 아울러 치아가 하나 빠졌을 때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그 자리에 걸리던 힘이 인접 치아에 가중돼 도미노처럼 추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김 차기회장은 "하나가 빠졌을 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주변 치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구강 질환자, 암에 걸릴 확률 높게 조사돼 수명이 길어지면서 먹고 사는 문제를 좌우하는 치아 건강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흔히 치아 건강을 '오복' 중 하나로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사실 오복을 처음 규정한 유교경전인 '서경'(書經)에서는 장수·부유함·건강·덕행·편안한 죽음을 인간의 다섯 가지 복으로 명시했다. 여기에 치아는 없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민간에서는 콕 집어 치아 건강이 오복에 포함된 것으로 회자하며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하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에 따르면, 구강 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대장암은 13%, 간암은 9%, 위암은 8%, 폐암은 4% 더 많이 발생했다.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8%와 7% 증가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마찬가지였다.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은 14%, 폐암은 8% 증가했다. 치은염도 간암 사망률을 11%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차기회장은 "이가 흔들리거나 뭔가 불편함이 느껴질 때,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다고 넘기지 말고 반드시 검진받아야 한다"며 "조기 진단과 예방이 치아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치주 질환과 교합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경우, 반드시 염증 치료에 교합 조정 및 안정 치료가 동반돼야만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haemon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3:13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애플을 필두로 한 대형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6.97포인트(0.47%) 오른 44,175.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45포인트(0.78%) 오른 6,389.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07.32포인트(0.98%) 오른 21,450.02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애플은 지난 6일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강세 흐름을 지속하며 이날도 4.24% 급등, 나스닥은 물론 3대 지수를 모두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상호관세가 미국 동부시간 7일 0시1분(한국시간 7일 13시1분) 본격 시행된 뒤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관세에 대한 예외 적용 기대감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호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되 미국 내에서 제조하는 기업에는 예외를 둘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 이사에 '트럼프 충성파'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한 것도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며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돌리는 데 기여했다. 체리레인 인베스트먼츠 릭 메클 파트너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는 가운데 연준과 맞서지 말자는 생각을 갖는 투자자들이 분명히 있다"며 "관세가 어떻게 될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관세 결정이 빠르게 번복될 수 있음을 알면서 공매도하려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3:07
다음 주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는 남양주 왕숙 신도시의 청약이 이어진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둘째 주에는 전국 7개 단지에서 4천233가구(일반분양 2천245가구)가 공급된다. 주요 단지별로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남양주진접2A4 신혼희망타운'과 '왕숙푸르지오더퍼스트 1·2단지', 경기 구리시 '구리갈매역세권A1 신혼희망타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써밋리미티드남천'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왕숙신도시는 이번 주 A1(공공분양)·A2(신혼희망타운)를 시작으로 첫 본청약에 나선 데 이어 다음 주에도 본청약을 이어간다. 왕숙푸르지오더퍼스트 1·2단지는 총 1천147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사전청약분을 제외한 전용면적 74·84㎡ 301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1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5개 동, 총 560가구로 조성되며 이번에 사전청약분을 제외한 124가구가 청약에 나선다. 2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5개 동, 총 587가구 규모로 이번에 사전청약분을 뺀 17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단지는 세종포천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가까워 차량 이동이 편리하며 단지가 위치한 왕숙지구에는 지하철 9호선, 4호선 연장선과 더불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정차할 예정이다. 단지 앞에는 유치원과 초·중·고교도 들어설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 주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사이버), 경기 과천시 주암동 '디에이치아델스타', 강원 원주시 무실동 '원주역우미린더스텔라' 등이 개관할 예정이다. 다음은 8월 둘째 주 공급 일정. ┌─────────────────────────────────────┐ │◇ 11일(월) │ ├──┬───────────────────────────┬──────┤ │접수│제주 제주시 화북일동 제주화북(행복주택) (~8/14) │1600-1004 │ ├──┼───────────────────────────┼──────┤ │계약│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르엘리버파크센텀 (~8/13) │1533-9988 │ │ ├───────────────────────────┼──────┤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여골드클래스 (~8/13) │041)408-8881│ │ ├───────────────────────────┼──────┤ │ │충북 청주시 장성동 신분평더웨이시티제일풍경채(1BL) (~8│1533-6100 │ │ │/13) │ │ ├──┴───────────────────────────┴──────┤ │◇ 12일(화) │ ├──┬───────────────────────────┬──────┤ │접수│경남 김해시 삼계동 김해삼계동일스위트 1순위 │055)335-9900│ │ ├───────────────────────────┼──────┤ │ │부산 수영구 남천동 써밋리미티드남천 1순위 │1599-3121 │ ├──┼───────────────────────────┼──────┤ │발표│강원 춘천시 동면 춘천동문디이스트어반포레 │1588-0654 │ │ ├───────────────────────────┼──────┤ │ │경남 창원시 자은동 트리븐창원 │055)286-0880│ │ ├───────────────────────────┼──────┤ │ │전북 전주시 평화동2가 전주라온프라이빗퍼스티브 │1660-0507 │ │ ├───────────────────────────┼──────┤ │ │전북 정읍시 상동 정읍상동예다음2차 │063)533-0053│ │ ├───────────────────────────┼──────┤ │ │충북 청주시 사직동 청주센텀푸르지오자이 │043)262-2228│ │ ├───────────────────────────┼──────┤ │ │ │ │ ├──┴───────────────────────────┴──────┤ │◇ 13일(수) │ ├──┬───────────────────────────┬──────┤ │접수│경기 구리시 갈매동 구리갈매역세권A1신혼희망타운(공공분│031)554-0560│ │ │양) (~8/14) │ │ │ ├───────────────────────────┼──────┤ │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남양주진접2A4신혼희망타운(공공분 │1600-1004 │ │ │양) (~8/14) │ │ │ ├───────────────────────────┼──────┤ │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왕숙푸르지오더퍼스트1단지(B1) (~8│1577-4599 │ │ │/14) │ │ │ ├───────────────────────────┼──────┤ │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왕숙푸르지오더퍼스트2단지(B2) (~8│1577-4599 │ │ │/14) │ │ │ ├───────────────────────────┼──────┤ │ │경남 김해시 삼계동 김해삼계동일스위트 2순위 │055)335-9900│ │ ├───────────────────────────┼──────┤ │ │부산 수영구 남천동 써밋리미티드남천 2순위 │1599-3121 │ │ ├───────────────────────────┼──────┤ │ │충북 충주시 연수동 충주연수경남아너스빌센터원 1순위 │1866-0243 │ ├──┼───────────────────────────┼──────┤ │발표│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제기동역아이파크 │02)957-3411 │ ├──┴───────────────────────────┴──────┤ │◇ 14일(목) │ ├──┬───────────────────────────┬──────┤ │오픈│강원 원주시 무실동 원주역우미린더스텔라(AC5) │033)745-0700│ │ ├───────────────────────────┼──────┤ │ │경기 과천시 주암동 디에이치아델스타 │02)6254-0880│ │ ├───────────────────────────┼──────┤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1551-0216 │ ├──┼───────────────────────────┼──────┤ │접수│충북 충주시 연수동 충주연수경남아너스빌센터원 2순위 │1866-0243 │ ├──┴───────────────────────────┴──────┤ │◇ 15일(금) │ ├──┬───────────────────────────┬──────┤ │오픈│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파크드림에디움 │053)321-8922│ ├──┴───────────────────────────┴──────┤ │◇ 16일(토) │ ├──┬───────────────────────────┬──────┤ │계약│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월드메르디앙그랑블루 (~8/18) │051)468-2502│ └──┴───────────────────────────┴──────┘ ※ 왕숙푸르지오더퍼스트 1·2단지는 1개 단지로 취급 [부동산R114 제공] redfla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2:51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도경완, 장윤정 부부의 8살 딸 하영이가 비혼을 선언했다. 8일 유튜브 채널 '도장TV'에는 "인생 8년차에 비혼 선언한 딸?과 아빠보다 방송 잘하는 아들"이라면서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 도경완은 연우, 하영이에게 짜장면을 만들어준 뒤, 이를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도경완은 "아빠 주변 사람들이 미국에서 하영이랑 연우가 뭐 먹고 뭐 하고 놀고 뭐 공부했는지 궁금해하더라. 뭐 했냐"고 물었다. 이에 아들 연우는 "하영이랑 캠프를 갔다"고 했고, 하영이는 "나는 거기서 안 배웠다. 놀았다"며 당당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자 도경완은 "아빠가 돈을 냈는데 학교에서 배운 게 없냐"며 당황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연우는 "미국가서 몇 가지 다짐을 하고 왔다. 게임 줄이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엄마, 아빠 말 잘 듣고"라고 했고, 하영이도 "엄마 아빠 도와주고 빨래 접고 그런 거 도와주고 옷도 내가 스스로 입고"라며 미국에서 한 다짐을 전했다. 이를 들은 도경완은 하영이에게 "잠은 이제 혼자 잘거냐. 언제까지 아빠랑 잘거냐"고 물었지만, 하영이는 단번에 "아니다. 백년이 지날 때까지 아빠랑 잘거다"라고 했다. 이에 도경완은 "결혼하고 나서도 아빠랑 잘거냐"고 물었고, 하영이는 "결혼 안 할거다"며 비혼을 선언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하영이는 "왜? 결혼해야 되냐. 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도경완은 "그럼 아빠랑 계속 살아야 되지 않냐. 그게 좋은거냐"고 했고, 하영이는 "그게 좋은거다"고 해 도경완을 웃게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
2025-08-09 08:42:48
OK저축은행이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금융당국과의 약속을 어기고 계열사에서 대부업을 영위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OK저축은행이 과거 계열사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 영업양수도 인가를 받으면서 한 약속을 어기고 계열사에서 대부업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기관경고, 과태료 3억7천200만원을 통보했다. 금융사 제재 종류에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이 있는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OK저축은행은 2023년 6월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조건으로 계열사인 러시앤캐시가 보유한 자산과 부채 등을 흡수·합병하는 영업양수도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검사 결과 OK금융그룹 내 계열사 두 곳 등에서 지난해까지 대부업을 영위하는 등 인가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OK금융그룹은 올해 초 해당 계열사를 모두 폐업하고 현재는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상태다. OK저축은행은 또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계열사 내 대부업체 정보를 일부 누락해 자료를 허위 제출했으며, 경영공시에서도 해당 업체들 정보를 누락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고객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포함됐다. OK저축은행 직원 A씨는 2021년 3월부터 10월까지 예적금 만기가 지난 장기 미연락 고객 6명의 예적금을 임의로 해지해 1억6천900만원을 횡령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다른 고객이 제출한 실명확인증표 사본을 이용해 이 고객 명의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한 뒤 자신의 횡령금 입출금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다른 지점 소속 직원 B씨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인 등 5명의 통장과 도장, 비밀번호를 직접 관리하면서 이를 이용해 2억5천300만원을 횡령했다. wisefool@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2:41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3∼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2.2원 오른 1천669.9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 대비 4.7원 상승한 1천742.3원, 가격이 가장 낮은 울산은 1.3원 오른 1천639.4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천679.2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천639.3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4.1원 오른 1천538.3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인도 관세 부과 등 관세 정책에 대한 시장 우려 심화, 미·러 정상회담 개최 논의에 따른 양국 관계 개선 기대 등으로 하락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3.2달러 내린 70.3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8달러 하락한 77.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4.0달러 내린 88.2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상승했으나 몇 주간 안정권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다음 주 기름값은 국제 제품 가격 상승 여파로 소폭 오를 수 있지만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urnin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2:31
[※ 편집자 주=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5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첫번째인 이번 기사는 군의 기초장비 등을 다뤘습니다. 나머지 기사는 군의 훈련, 병역의무, 신세대 병사, 이외의 군 문제 등을 순서대로 다룰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송고 시기는 유동적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성장 스토리와 개인의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우리 한국군은 전투기, 함정 등 첨단 무기에서는 북한보다 우수하지만, 기초장비가 부족합니다. 군인이 작전할 때 무전기가 충분하지 않아서 소대 단위에서는 카톡을 사용하는 일이 있습니다. 텐트, 발전기, 보안경, 청력 보호장비 등도 충분히 공급돼야 합니다. 첨단 무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초장비가 잘 갖춰져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전인범 전(前) 특전사령관은 지난 7월 20일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국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국방 예산은 충분히 배정돼야 한다"면서 "국방예산은 지금의 2배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쟁에 철저히 대비해야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정부와 군은 국회의 영향을 받고, 국회는 국민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국민이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전인범 전(前)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전투부대 대대장과 사단장을 거쳐 한미연합사령부 작전 참모차장, 육군 특전사령관(중장) 등을 지냈다. 1983년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 당시 이기백 합참의장의 부관(중위)이었던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 의장을 살려낸 공로로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다. 그가 군 생활 중에 받은 훈장은 모두 11개에 달했다. 전역 후에는 미군 육군협회 석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 세미나 등에 적극 참여해 한미 동맹 강화 등에 노력하고 있다.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도 국방력 향상에 대한 국회와 정부,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많아 동물자유연대 이사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 고향은 어디인가. ▲ 서울이다. 1958년 서울 위생병원에서 태어났다. --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 황해도 출신인데, 남북한이 분단되기 전에 한국으로 내려오셨다. 아버지는 미국에서 의학 공부를 하다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자 귀국하셨다. 아버지는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성공적으로 운영하지는 못하셨다. 아버지는 선한 성품을 가졌던 분인데,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사업에 실패했던 것 같다. -- 사업가 할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 할아버지가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선생 덕분이었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에 왔다가 고향인 황해도 평산으로 되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유일한 선생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유일한 선생은 아버지의 외국어 능력 등을 보고는 유한양행의 북경지사 대표를 맡기셨다. 일제 말기에 유일한 선생은 하와이에 갔다가 나오지 못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일본과 전쟁에 돌입하면서 자국에 있는 일본인들을 억류했는데, 유일한 선생은 서류상으로는 일본인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할아버지는 유한양행 대표직을 맡아서 회사를 이끌었다. -- 할아버지는 유한양행으로부터 독립해서 사업을 크게 벌였다고 하던데. ▲ 유한양행에서 나온 할아버지는 전신양행, 전신운수 등을 설립하셨다. 전신운수는 한때 보유 선박이 80척에 달할 정도로 번창했다. 할아버지는 키가 크고, 배짱이 있었으며, 사업 감각도 남달랐다고 한다. 할머니가 전해준 이야기다. -- 어머니(홍숙자)는 어떤 분이었나. ▲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었고, 애국심이 강하셨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나를 임신한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정확한 임신 개월 수를 속이면서까지 비행기에 탑승했다. 한국에서 나를 낳기 위한 것이었다. 어머니가 이렇게 한 것은 당신의 자식은 한국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유학생들의 목표 중 하나가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미국 시민권 획득을 위해서다. 나의 어머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 1968년 '김신조 사건' 당시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만약에 공비가 나를 포로로 잡고 협박하면 나를 희생하더라도 굴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데, 보통 어머니와는 다른 듯하다. ▲ 그때 나는 10살밖에 안 됐는데,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하시니 무서웠다. 아무튼 어머니는 애국심이 강한 분이었다. 만약에 내가 국가를 위해 죽었다면 슬퍼하셨겠지만, 자랑스러워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신조 사건'은 1968년 1월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속속 공작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목적으로 청와대 근처인 세검정까지 침투한 사건을 말한다. 공작원 29명은 사살됐고, 1명은 미확인이며, 김신조는 투항했다.) -- 중고등학교 시절은 어떠했나. ▲ 서울 종로의 덕수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금호동에 있는 대경중학교를 거쳐 경기고에 들어갔다. 그때 경기고는 시험이 아닌 추첨 방식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였다. 나는 고등학교에서도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당시는 외우는 게 많았고, 나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니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았다. -- 당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갈 정도이면 고교 학업성적이 우수했을 듯한데. ▲ 1977년도 370명의 육사 입교생 가운데 나는 꼴찌에서 두 번째로 들어갔다. 당시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였다. 첫 번째 과목인 국어시험을 볼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두 번째 시간은 영어 과목이었는데, 잘하면 100점을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육사 교수들이 100점을 줄 수 없어서 99.9점을 줬다고 한다. 수학 점수도 좋지 않았다. -- 영어 과목의 점수가 좋아서 다른 과목의 부진을 만회한 것인가. ▲ 그랬던 것 같다. 당시 경기고에서 30∼40명이 육사에 지원했지만 2명만이 합격했다. 당시 우리 고등학교의 한 선생님은 "전인범이 육사에 합격한 것은 사람에게 초지일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 언제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나. ▲ 어렸을 때부터 군인을 동경했었던 것 같다. 당시 미국 드라마 '전투(Combat)'를 많이 봤는데, 주인공 손더스 중사에 푹 빠지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삼촌과 함께 국군의날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간 적이 있다. 삼촌은 "인범아, 너도 저렇게 군인이 되고 싶지 않아?"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육사에 가야 해"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육사가 뭔지도 모르고 육사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육사 생활은 어떠했나. ▲ 나는 눈치가 빨랐다. 그래서 선배들이 나를 좋아했다. 그런데 2학년의 한 선배가 우리들의 뺨을 때리곤 했다. 얼굴을 때리는 것은 모욕적인 행위라고 판단돼서 나를 포함한 우리 동기생 7~8명이 4학년 선배한테 찾아갔다. 이게 문제가 됐다. 그 2학년 선배는 4학년 선배한테 한 소리 들었고, 곧바로 우리들을 집합시켰다. 그는 우리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고는 4학년 선배에게 일러바친 놈은 손을 들라고 했다. 나 혼자만 손을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고난이 시작됐다. 반복적인 괴롭힘과 얼차려를 받았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 육사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 본인은 육사 2학년 때부터 후배들에게 엄격한 규정 이행을 요구했다고 하던데. ▲ 나 스스로가 규정을 철저히 지켰다. 4학년이 되면 단화도 잘 닦지 않지만 나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육사 시절 내내 거의 웃지도 않았을 정도다. 나는 후배들이 규정을 위반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때 내 별명이 '잔인범'이었다. -- 육사 시절 본인의 성적은 어떠했나. ▲ 1∼2학년 때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3학년 때는 전공으로 전사과(전쟁역사과)를 선택했는데, 전쟁사는 의외로 흥미로웠다. 감화받는 순간도 있었다. 다른 생도들과 달리 나는 영어로 된 책까지 구해서 열심히 읽었다. 그러니 지식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당연히 전쟁사 점수가 좋았다. 나는 4년 평균 기준 종합성적으로는 중간 정도의 등수로 졸업할 수 있었다. -- 전쟁사에서 감화받는다고 했는데, 어떤 경우인가. ▲ 전쟁사를 공부하다 보니 반드시 이긴 전투만이 위대한 전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더라도 멋있게 지는 전투가 있다. 열심히 끝까지 싸우는 전투가 그런 전투다 -- 육사 37기 중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도 있었다고 하던데. ▲ 그는 중고교 시절에 청와대 경호원이 항상 따라다니니 괴로웠던 것 같다. 자유를 위해 육사에 들어왔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그도 불쌍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다른 동기생 몇 명과 어떤 규정을 위반해서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을 돌았던 적이 있다. 문제는 그걸 마치고는 완전군장 상태로 교문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총까지 들고 있었다. 어떤 철도원이 놀라서 신고했고,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그들은 아이스크림 또는 다른 것을 사 먹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 본인은 육사 졸업 후 육군 소위, 중위를 거쳐 오랫동안 지휘관 생활을 했는데, 한국군의 무기는 전반적으로 북한군보다 뛰어나다는 의견에 동의하나. ▲ 한국군은 전투기, 함정 등에서 북한군에 우위다. 그렇지만 북한은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사이버전에서는 북한군이 한국군보다 강하다고 본다. 북한은 드론 전에서도 우리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로봇에서의 우열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 전력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해군이 없는데도 러시아 해군을 거의 무력화시켰는데, 이는 드론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 북한군의 기초장비는 어떤가. ▲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군의 기초장비는 괜찮다. 북한군이 가진 AK 계열 소총의 신모델은 성능이 좋다. 북한군의 기관총은 우리 것보다 무겁긴 하지만 펀치력(화력)이 강하다. 북한군은 분대별로 사거리 400∼500m의 저격 소총도 갖고 있는데, 실제 전투할 때 상당히 위협적이다. 북한군은 분대별로 1∼2개의 RPG(대전차 로켓)도 갖고 있다. RPG는 원래 탱크를 파괴하는 무기였는데, 이제는 하늘에 있는 헬리콥터를 쏘아 떨어트리고, 부비트랩이 설치된 건물 벽을 뚫고 들어가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다목적으로 진화된 무기다. -- 한국군도 이런 장비를 많이 갖고 있는 것 아닌가. ▲ 분대 단위에는 이런 무기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한국 육군의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북한군에 대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북한 육군이 선제적으로 기습 공격을 한다면 특정 전선에 군사력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선제공격의 이점이다. 예를 들어 북한군 10명, 남한군 10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남한군 1명이 지키는 곳을 북한군 5명이 집중적으로 선제공격하면 남한군 1명은 버틸 수 없다. 일단 1곳이 뚫리면 전체 군대 심리가 흔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군인들이 버티려면 부대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통신도 잘 돼야 한다. 그래야 지원과 협력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지상군은 이 두 가지가 부족한 듯하다. --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 ▲ 한국의 지휘관들은 경상도, 전라도, 육사 출신, 3사(육군3사관학교) 출신 등의 파벌로 갈라져 있다. 이러니 전쟁 시 제대로 협조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통신 수단도 문제다. 무전기가 충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 -- 무전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예를 들어 부대에 무전기 100대가 필요하면 110∼120대를 지급해야 한다. 고장 나고 분실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80대만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무전기는 왜 충분히 지급하지 않나. ▲ 예산 문제 때문인 듯하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소대장이 중대장한테 보고할 때 카톡을 사용하는 일이 적지 않다. 군인들이 카톡을 사용하면 군사비밀이 유출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그건 전쟁 시 군 통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적군이 가장 먼저 공격하는 대상 중 하나가 통신 중개소이기 때문이다. 이러니 카톡으로 전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대대급 이상은 위성통신을 사용해서 나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아래의 중대, 소대, 분대에서는 여전히 통신의 문제가 있다. 전투할 때는 상황에 따라서는 무전기로 비행기를 불러서 특정 지점에 폭탄을 떨어트리도록 해야 하는데, 카톡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 현재 작전 훈련 때 무전기가 부족하면 어떻게 하나. ▲ 다른 부대에 가서 빌려오는 경우가 있다. 발전기도 마찬가지다. 무전기 충전을 하려면 발전기가 필요한데 지금은 부족한 상황이다. 작전 훈련을 위해 텐트를 빌려오는 일도 있다. -- 한국군 무전기의 기술 수준은 어떠한가. ▲ 무전기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군에 할당된 주파수 밴드가 충분하지 않다. 과거와 달리 현대전에서 무전기는 동영상, 사진,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주파수 밴드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게 원활하지 않게 된다. 정부와 군은 이 문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이밖에 부족한 군사 장비가 있다면 ▲ 우리 군이 보유 중인 포탄과 총탄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야간투시경, 쌍안경, 나침(나침반)도 부족하다. 보안경과 소음방지 장비도 충분히 지급했으면 한다. 보안경이 없으면 미세한 파편에 의해서도 실명(失明) 할 수 있다. 소음방지 장비는 전투 중에 총소리와 포탄 소리는 잘 안 들리고 사람 목소리는 잘 들리도록 해준다. -- 전투복도 개선해야 한다고 했는데. ▲ 전투복에 불이 붙으면 피복이 녹아서 살에 붙고, 이걸 떼어내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이런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전투복은 4만원대로 알고 있는데, 이를 10만원짜리로 바꿔줬으면 한다. 전투할 때 군인은 땅바닥에서 기어 다니기도 하니 전투복 재질은 좋아야 한다. 군화는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 방탄조끼는 모든 군인에게 지급되나. ▲ 전방의 군인들에게는 모두 지급됐다. 후방의 군인들에게는 100%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방탄조끼는 완벽하게 몸을 보호하기는 어렵다. 방탄조끼를 개량하면 이걸 뚫는 총탄이 또 개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탄조끼는 군인 전체에게 지급하는 게 맞다. -- 예비군에 지급할 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예비군이 300만여명인데, 지급할 M-16 소총은 100만정 안팎인 것으로 알고 있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투가 진행 중인데 3교대로 총을 사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예비군용 탄띠와 헬멧도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국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안보에는 여야(與野)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야에 안보가 없는 것 같다. 적어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정치인들의 단결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 정부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 군(軍)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빨리 고쳐나갔으면 좋겠다. 지금 시작하더라도 10년은 걸릴 문제들이다. -- 군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지금 군이 어려운 상황이란 것을 잘 안다. 군인들은 서로 존중해주고 좀 더 용기를 내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노력했으면 좋겠다. -- 국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많은 선조와 선배들의 희생에 의한 것이다. 우리 후손들이 자유롭게 살려면 지금 우리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적어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keunyoun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2:24
"한국은 문화유산 보존·관리 분야에서 선두 역할을 하며 경험도 많습니다.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아루나 프란체스카 마리아 구즈랄 국제문화유산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이하 이크롬) 사무총장은 "앞으로 한국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6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구즈랄 사무총장은 "한국은 이크롬의 운영과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파트너 국가 중 한 곳"이라며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부를 둔 이크롬은 138개 국가가 가입한 국제기구다. 문화유산 보존·복구 분야에서 정부 간 협력을 위해 1959년 발족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및 세계유산 협약과 관련한 자문기구 역할을 한다. 세계유산 등재 심사 및 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함께 유산(heritage) 분야 3대 국제기구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2012년 이크롬과 신탁기금 약정을 체결한 이후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 교육·연구를 지원하면서 '콜아시아'(CollAsia)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2년에는 세계 23개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유산 현장 관리자 등이 참여하는 교육을 서울과 부여에서 열기도 했다. 구즈랄 사무총장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연 '세계의 고고학 : 쓰레기 고고학' 국제 학술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쓰레기는 우리보다 앞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기록이자 증언"이라며 "생각할 거리가 많은,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학술회의 주제를 평가했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묻자 그는 "모든 것이 놀랍다"며 환히 웃었다. 그는 특히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을 둘러본 경험을 언급하며 "굉장히 앞선 (과학) 기술이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쓰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한국의 역량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며 한국 정부와 이크롬 간 인적 교류·파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크롬에서는 한국인인 조유진 세계유산 리더십 프로그램 매니저가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17년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이크롬 본부 정식 직원이 됐다. 이크롬 측은 국가유산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와 협의해 2022년부터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다만, 문화유산 정책을 담당하는 실무진급 파견 근무나 교류는 아직 없다. 일본은 2년마다 1명씩, 20년 가까이 문화유산 담당 공무원을 이크롬에 보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인사혁신처와 파견 근무와 관련한 내용을 논의 중이다. 구즈랄 사무총장은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전문가가 이크롬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국제 업무 경험을 쌓아간다면 상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문화대 역시 현재는 1∼2명 수준으로 인턴십을 진행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지원 및 교류 확대를 바랐다. 사실 구즈랄 사무총장은 이크롬 66년 역사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2024년 1월 이크롬의 첫 여성 수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18년 이상 근무하며 국제 개발 및 공공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크롬에 합류했다. 구즈랄은 자신이 "이크롬의 11번째 사무총장이지만 첫 여성 사무총장"이라며 "문화유산 분야에서 많은 여성이 활동하고 있으나 리더(지도자) 자리에는 그 수가 많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늘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유산을 보존하는 것은 매우 역동적이며 사회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순히 보존을 위한 보존이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 혹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웃음) 구즈랄 사무총장은 한국이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유치한 것과 관련해선 "문화유산 보존·관리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계유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보존 정책을 고민하는 관리자들을 모은 포럼 등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위한 준비를 전폭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yes@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2:04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인공지능(AI)이 인류를 위협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냈다. 극 중 AI 시스템 '스카이넷(Skynet)'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핵전쟁을 일으키고 기계 군대를 조직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끈다. 30여 년 전 만들어진 이 디스토피아적 상상은 한때 공상과학(SF)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군사 시스템과 로봇 무기가 현실에 등장하면서 "스카이넷이 정말 현실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이상 허황한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 스카이넷의 경고…자율 AI의 위험성 영화 속 스카이넷은 인간이 만든 AI가 스스로 진화하며 인간의 개입 없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명령받지 않아도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행동을 취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를 제거하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내재한 결과, 결국 인간과 적대하는 존재가 됐다. AI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도 자율성을 갖춘 AI의 위험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AI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목표물을 식별·타격하는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는 본질적으로 선악 개념이 없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이 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으로 지적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동화(Automated)'와 '자율(Autonomous)'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자동화된 시스템은 미리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작동한다. 반면, 자율 시스템은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현재 많은 군사 시스템은 자동화된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을 향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스카이넷과 같은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 현실로 다가온 자율 무기…AI가 사람을 공격하는 시대 이미 현실 세계에서는 AI가 탑재된 자율 무기 시스템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은 AI로 표적을 식별·추적하는 '로열 윙맨(Royal Wingman)' 드론을 시험 중이며, 러시아는 AI 기반 무인 전차 '우란-9'을 실전 배치했다. 이스라엘은 '하피(Harpy)'라는 자폭형 드론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 드론은 목표 지역에서 스스로 표적을 탐색하고 식별해 공격한다. 2020년 리비아 내전에서는 터키산 Kargu-2 드론이 인간의 명령 없이 자율적으로 표적을 추적·타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UN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자율 무기가 이론적인 위협을 넘어 실제 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실제 자율 공격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0여 개국이 자율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무기들의 공통 목표는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전장의 속도를 높이고 인명 손실을 줄이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 법적, 통제적 문제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 글로벌 규제 논의…'킬러 로봇' 금지 목소리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제사회는 자율 무기 규제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유엔은 2014년부터 '치명적 자율 무기 시스템(LAWS)' 금지 여부를 두고 특정 재래식 무기 협약(CCW)의 틀 안에서 회의를 이어왔다. 2018년에는 26개국이 LAWS 전면 금지를 촉구했지만 미국·러시아·중국 등 강대국들이 반대하며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완전한 금지보다는 규제와 책임에 대한 논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AI가 인간의 생사를 판단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인간 통제권 유지(human-in-the-loop)'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인간 개입'은 인간이 시스템의 결정을 실행 전에 개입하고 무효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LAWS 논의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치명적 자율 무기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보편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국가와 조직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규제 또는 금지 노력이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유엔 총회는 2023년 말 LAWS 관련 결의안을 채택해 향후 국제 규범 마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AI 통제 기술…'킬 스위치'와 안전성 연구 AI의 자율성을 통제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킬 스위치(kill switch)'다. 이는 AI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일 때 즉시 시스템을 종료하는 장치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AI가 킬 스위치를 무력화하지 못하도록 설계하는 '중단 안전 강화학습(interruption-safe RL)'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킬 스위치조차 완전한 안전장치는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AI가 스스로 코드를 수정하고 진화해 킬 스위치를 우회하거나 제거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킬 스위치 외에도 AI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AI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적 안전장치뿐만 아니라 법과 제도를 통한 다층적 보호망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SF의 상상이 현실 되지 않으려면…인간 역할 중요 영화 속 스카이넷처럼 인류에 등을 돌린 AI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AI가 점점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가운데 국제사회의 규제 논의와 기술적 안전장치 개발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AI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자, 정책 입안자, 시민 사회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AI가 진화할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배치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국내외적인 법적, 윤리적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넷과 같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는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의사결정 실패와 사회적 통제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 president21@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1:52
배우 겸 소설가 차인표 씨가 최근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차 씨는 SNS에 올린 소감에서 "42세에 첫 소설을 출간했는데 58세에 신진작가상을 받는다. 인생은 끝까지 읽어봐야 결말을 아는 장편소설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2009년 소설 '잘가요 언덕'을 펴내며 작가로 데뷔한 후 '그들의 하루', '오늘예보' 등을 썼다. 특히 '잘가요 언덕' 개정판으로 출간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영국 옥스퍼드대 필수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 배우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소설가로 인생의 새 페이지를 써가고 있는 셈이다. 그의 인생 결말이 궁금해진다. 차 씨가 언급한 대로 인생이 장편소설에 비유되는 건 우리의 삶이 그만큼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이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수많은 장면이 만들어지고 이야기가 복잡다단하게 전개된다. 처음부터 줄거리나 결말을 짐작하기 어렵다. 인생도 돌발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실패와 도전이 거듭되고, 새로운 기회들이 이어지며 그 속에서 사람들이 변하고 성장한다. 그래서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젊은 날 한순간의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삶을 긴 여정으로 보라는 격려의 의미에서도 이 비유가 쓰인다. 얼마 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은 '쉬었음' 청년층(2030세대) 인구가 월평균 7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인구는 작년 상반기보다 4만명 이상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쉬었음' 인구는 별다른 이유없이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사람을 말한다. 이 중 재취업을 못 해 경력 단절이 1년을 넘긴 청년도 30만명에 달했다. 무엇이 그들에게 구직조차 포기하게 했을까. 그들에게 '인생은 장편소설'이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까 싶다. 한국 사회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도전을 무모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자원은 부족한데 인구밀도가 높아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한 사회다 보니 '실패=재도전 불능'이라는 공식이 사람들의 뇌리에 쉽게 자리 잡아서인지 모른다. 극심한 경쟁을 치른 기성세대들은 선뜻 자식들에게 과감한 도전에 나서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이런 문화 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대체로 안전한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성적 우수 학생들이 안정된 '기대 소득'이 보장되는 의대를 선호하는 것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달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2부작 '인재전쟁'은 한국과 중국의 이공계 인재 양성의 현실을 극명하게 대비해 뜨거운 반응을 낳았다. 공학 천재가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받는 중국의 현실과 최상위 인재가 의대에 몰리는 한국의 '의대 만능주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이 다큐는 '인재들이 부(富)만 좇는 나라에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공대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곳이고, 의대는 보상이 보장된 곳인데 그 갈림길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길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나무랄 수 없다고 했다. 수십년간 형성돼온 사회 분위기를 한꺼번에 바꾸긴 어렵다. 젊은 날의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고 성공이나 성장의 과정으로 여기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사회를 꾸준히 만들어가야 한다. 많은 젊은이가 과감한 도전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지금도 최고의 시험 성적을 들고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도전과 선택이 현실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그들의 신념을 지켜줘야 한다. 그들이 제2의 '이해진' '김범수'가 될 수 있는 사회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런 시대에 '인생은 장편소설'이라는 말이 청년층에만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사회에서 1차 은퇴하는 5060세대에게도 이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노후에 대한 걱정이 많겠지만 아직 인생의 많은 페이지가 남아 있다. 장편소설의 2막을 이제 써 내려가야 한다. 소설의 결말은 아무도 모른다. bondon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1:46
55년 전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아폴로 13호의 선장 짐 러블이 미 일리노이주 레이크 포레스트 자택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가 8일 밝혔다. 향년 97세. NASA의 유인 우주 탐사 계획 '아폴로 프로젝트'에 투입된 해군 테스트 파일럿 출신 러블은 1968년 12월 지구 밖 천체를 탐사한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의 사령선 조종사로 인류 역사상 처음 달 궤도를 비행한 인물이다. 그는 1970년 4월 '달 착륙' 미션을 부여받은 '아폴로 13호'의 선장으로 우주를 비행하다 발사 사흘째 되던 날 사령선의 산소탱크가 폭발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그는 다른 두 대원과 함께 비좁고 추운 달 착륙선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러블은 1994년 아폴로 13호의 귀환 과정을 담은 회고록 '잃어버린 달 : 아폴로 13호의 위험한 항해'를 출간했다고, 이 이야기는 이듬해인 1995년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아폴로 13'으로 제작됐다. 사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NASA 본부 소재지에 알린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라는 한 마디는 불후의 명대사로 여겨진다. 러블은 아폴로 13호 생환 공로를 인정받아 우주인 명예 훈장과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훈장 등을 받았다. 숀 더피 NASA 국장 대행은 이날 성명에서 "짐의 인격과 확고한 용기는 우리 국가가 달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됐고, 잠재적인 비극을 우리가 엄청난 것을 배웠던 성공으로 바꿨다"며 "우리는 그의 업적을 기념하면서 그의 별세를 애도한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1:18
"더욱 친절한 응대로 보답하겠습니다." 지난 8일 오후 강원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은 평소보다 조용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체 점포 중 절반 정도만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날은 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친절 서비스'와 '바가지 근절'을 약속하는 자정 결의대회를 연 날이다. 최근 언론 보도와 유튜브 영상에서 난전이 '불친절 논란'에 휘말리자 상인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문이 닫힌 점포들이 많아 혹시나 논란 여파 때문인지 묻자 한 상인은 "오늘은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아 영업을 쉬는 곳이 많다"고 답했다. 이날 문을 연 점포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찾은 직장인 이진아(34)씨는 "최근 유튜브나 기사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해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와보니 분위기도 활기차고 오징어 요리가 신선하고 맛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징어 2마리 가격은 2만9천원. 수협에서 조업 상황에 따라 매일 가격을 난전 입구에 표기해 점포별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인근 시장에 비하면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 이번 논란의 불씨는 지난 6월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다. 영상 속에는 한 점포 주인이 유튜버에게 식사를 재촉하거나 가게 안쪽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권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오징어 난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오징어 난전과 관련해 '바가지', '불친절', '위생' 같은 평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싱싱한 회를 바로 먹을 수 있다", "오징어포 뜨는 솜씨가 일품"이라는 호평도 적지 않다. 유튜브 영상에는 한 점포가 주로 등장했지만, 난전 전체로 논란이 확대된 이유다. 결국 상인들은 이날 오전 수협 회의실에서 특별 친절 교육을 받은 뒤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논란을 빚은 점포 주인이 상인들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낭독했다. 난전은 속초 관광 산업의 얼굴이자,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한 축이다. 강정호 강원도의원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속초 오징어 난전을 찾기 위해 멀리서 오는 분들도 많다"며 "여러분은 지역경제를 이끄는 자랑스러운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난전이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늘어나는 관광수요에 대비해 상인들이나 지자체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와 상인 등은 난전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문제의 점포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전체 점포는 오는 17∼22일 문을 닫는다. 관광객 발길이 끊기지 않도록, 그리고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다. ryu@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1:12
9일부터 이틀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에서는 K푸드의 향연이 펼쳐진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 기관들은 세계 각국 농업 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음식과 술의 진수를 알린다는 방침이다. 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저녁 열리는 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 만찬의 건배주로 농업회사법인 좋은술의 '천비향 약주 15도'가 선정됐다. 천비향 약주 15도는 국내 유일의 정부 주관 전통주 경연대회인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올해 최고상(대통령상)을 받은 술이다. 국내산 쌀로 빚었으며 은은한 과일 향과 섬세한 단맛,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농식품부는 장관 회의 만찬장에서 올해 우리술 품평회에서 증류주 부문 대상을 받은 다농바이오의 '가무치소주 25도'를 이용한 칵테일도 선보인다. 또 종교나 건강 등의 이유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참가자를 위해 무알코올 칵테일도 제공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주 시장을 크게 본다"며 "식량안보 장관회의에서도 전통주 만찬주에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산하 기관인 한식진흥원은 행사장에서 장관 대기실과 의장실 등에 한식 다과상을 제공하고 다식과 강정 등을 선보인다. 한식진흥원은 지난 4일부터 행사장에서 한식 다과 홍보존을 운영하면서 떡과 강정, 오미자화채 등을 소개했다. 또 전문 해설과 함께 약과, 곶감쌈, 매작과 등을 시식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해왔다. 한식진흥원은 APEC 장관회의 만찬이 열리는 이날과 회의가 열리는 10일에도 행사장에서 강정, 인삼편 등을 선보이고 시식 행사를 연다.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세계 각국의 리더들에게 한식을 알릴 좋은 기회"라며 "특히 전통 다과는 미식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우리 고유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어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지난 4일부터 행사장에서 농식품 홍보관을 운영하며 K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홍보관 내 수출농식품관에서는 라면과 냉동 김밥, 떡볶이 등 주요 수출 품목과 간편 비빔밥, 식혜 등 유망 가공식품, 딸기·파프리카 등 신선 농산물을 전시했다. 전통식품관에서는 장류와 전통차, 전통주 등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만든 우수 제품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전기찬 aT 수출식품이사는 "앞으로도 국제회의와 다자외교 행사 등 공공외교 무대를 적극 활용해 K푸드의 가치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열리는 식량안보 장관회의에는 APEC 21개 회원경제체가 참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식량 안보와 농식품 시스템 혁신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나라는 의장국으로서 각국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인공지능(AI) 활용을 위한 협력 방안을 주제로 제시한다. 또 기후 위기와 공급망 불안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한 해법으로 기술과 정책의 혁신을 강조하는 장관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sun@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1:06
"우리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입찰에서 제외됐으니 너무 억울하죠. 조달청이 중소기업을 진짜 보호하는 기관이 맞나요…" 춘천에서 폴리에틸렌(PE) 하수관 전문 제조업체 '월드케미칼'을 운영하는 박재희(53) 대표는 2021년 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가 조달청 나라장터에 낸 관급자재 제안공고를 보고 입찰 제안서를 냈다. 월드케미칼을 비롯해 35개 업체에서 제안서를 냈지만, 박 대표는 입찰을 따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전판정제외'라는 탈락 결과였다. 물품 다수공급자계약(MAS) 업무처리 규정과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제안공고 운용요령에 따라 수요기관이 2단계 경쟁 시 제안서 평가에 앞서 제품 규격 등을 기준으로 참여업체를 사전 판정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었는데, LH 경남지역본부가 '월드케미칼의 물품은 규격이 다르다'고 판단해 제외했기 때문이다. 규격에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고도 제안서를 본격적으로 평가하기도 전에 LH 경남본부가 임의로 배제하는 바람에 박 대표를 포함한 12개 업체의 제안서는 휴지통에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조차 없어 문제 삼을 수도 없었다. 이는 곧 규격 착오라든가 업무 미숙,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적격한 업체가 부당하게 제외되어 피해를 보더라도 전혀 구제받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도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기관과 마찰을 빚었다가는 앞으로 입찰을 따내기 어렵다거나 보복성 제재 등에 대한 두려움에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달라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상황이었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결심한 박 대표는 2023년 8월 열린 '기업호민관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기업규제 현장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봤는데도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조달청의 부작위를 지적하며 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기업호민관'은 강원도가 규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위촉해 법령과 제도로 인해 기업 운영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한 제도다. 기업호민관을 맡고 있는 이주연 아주대 교수는 그해 10월 행정안전부에 중앙규제 개선 과제로서 공식 건의하고, 이듬해 2월 중소기업 옴부즈만 제도를 통해서도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12월 조달청으로부터 '수용 의견'을 끌어냈다. 이후 지속적인 협의와 조정을 거쳐 규제 개선을 건의한 지 1년 11개월 만인 올해 6월 물품 다수공급자 업무처리규정에 '2단계 경쟁 사전판정에 대한 기업의 이의제기 절차 신설'로 이어졌다. 이로써 앞으로는 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에 참여하는 전국 모든 기업이 사전판정에서 '부적격' 판정받았을 때 이의신청을 통해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 대표와 강원도가 끈기 있게 낸 작은 목소리가 만들어낸 큰 변화다. 이주연 기업호민관은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월드케미칼 외에 전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마땅히 해결되어야 할 건의 사항이라고 생각했다"며 "중앙부처 관련 규제이다 보니 오랜 협의 끝에 관련 규정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복호화' 프로그램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달청은 입찰 제안서를 암호화해서 보관하는데, 제안서 평가 기간에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복호화'를 통해 열람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복호화가 불가하다. 만일 입찰이 종료된 뒤 수요기관의 비리가 밝혀지거나 뒤늦게 입찰에서 부당하게 탈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제안서를 열 수가 없기에 피해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박 대표는 LH 경남본부의 관급자재 구매 입찰에서 부당하게 제외된 사례를 들어 그간 조달청에 복호화 프로그램을 개선해달라고 수년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조달청은 유사한 입찰 공정성 훼손 사례가 없다거나 개발 실익이 없으며, 차세대 나라장터 개통을 준비 중이므로 기존 나라장터 시스템의 변경은 중단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조달개혁 방안 마련 지시에 따라 개설한 소통 창구 '조달개혁 과제 사서함'에는 다수공급자계약과 관련한 제도 개선 등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박철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은 "박 대표만의 손톱 밑 가시가 아니라 기업인들이 그동안 얼마나 속앓이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달행정이 많이 발전해오긴 했지만, 현장의 속도보다 늦다 보니 민원이 많다"며 "수요자들과 기업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길 바란다"고 했다. conanys@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0:58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가자시티 점령 계획이 위험한 확전을 초래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스테파니 트렘블레이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위험한 확전을 의미하고 수백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미 파멸적인 상황을 더욱 심화할 위험이 있으며 남은 인질들을 포함해 더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추가 확전은 추가적인 강제 이주와 살상, 대규모 파괴를 초래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가중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직후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8일 가자지구 북부의 도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오전 10시 긴급 브리핑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결정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달 의장국인 파나마 유엔대표부가 밝혔다. 이번 회의는 영국,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슬로베니아가 소집을 요청했으며 알제리, 러시아, 중국, 소말리아, 가이아나, 파키스탄, 한국, 시에라리온 등의 지지를 받았다고 파나마 대표부는 전했다. 의장국인 파나마를 제외하면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미국만 회의 소집에 지지를 표하지 않았다. 당초 안보리는 9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사국 간 추가 논의를 거쳐 개최일을 하루 늦췄다고 의장국은 설명했다. pan@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0:53
여성가족부의 명칭에 대한 오랜 억측이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가부의 '여'가 '여성 여'(女)가 아닌 '같을 여'(如)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9일 여가부 등에 따르면 부처 명칭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여가부의 영문명이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성평등가족부)이기 때문에 여가부의 '여'는 '같을 여'(如)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인데, 이는 억측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명칭을 둘러싼 오해가 몇십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가부의 '여'는 여자를 뜻하는 여(女)가 맞다"고 일축했다. 여가부의 '여'가 여성을 의미한다는 것은 부처 조직 개편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여가부는 1988년 설치돼 여성정책 총괄·조정을 담당한 정무장관(제2)실에서 출발했다. 정무장관(제2)실은 1998년 2월 28일 정부조직법에 따라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로 위상이 바뀌었다. 여성특위의 영문 명칭은 'The Presidential Commission on Women's Affairs'로, 여성(Women)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그러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2000년 1월 신년사에서 "21세기에 그 역할이 크게 증대될 여성의 시대에 대비하겠다"며 여성특위를 '여성부'로 승격하고 여성 업무를 일괄적으로 관리·집행토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여성부 신설을 두고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2000년 12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듬해 1월 여성부가 공식 출범했다. 초대 여성부 장관으로는 한명숙 당시 새천년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신설된 여성부의 영문명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로 결정됐다. 한글명을 그대로 번역한 'Ministry of Women's Affairs'로 정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백경남 당시 여성특위 위원장이 영문명에 남성의 상대어인 여성(Women) 대신, 사회가 기대하고 규정하는 성 역할과 정체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인 '젠더(Gender)'를 사용하자는 의견을 냈고, 그의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성부는 참여정부 때인 2005년 6월 여성가족부로 개편됐다. 이는 2004년 6월 복지부로부터 영유아 보육 업무를 이관받은 데 이어 가족정책까지 추가로 맡게 되면서 역할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여성부의 기능이 확대된 데는 당시 전통적인 가족구조가 무너지면서 이혼 등으로 나타난 가족해체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여성가족부는 보건복지부와 통폐합 기로에 놓였다가 극적으로 존치됐다. 하지만 가족정책 기능을 다시 복지부에 돌려주면서, 여성가족부가 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2008년 2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초미니' 부처인 여성부로 회귀했다. 그러다 여성부는 보건복지가족부의 가족·청소년 업무를 다시 이관받아 여성부로 축소된 지 약 2년 만에 '여성가족부'로 다시 확대됐다. 이는 정부와 여당인 당시 한나라당이 여성부 업무는 청소년 육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부처가 담당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부처 개편이 너무 잦다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후 여가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가부 폐지' 공약 추진에 따라 부처가 증발할 위기에 처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명맥을 유지했다. 다만 전 정부 때 여가부 기능이 축소됐고, 장관 자리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6개월째 공석이다. 이처럼 굴곡진 역사를 가진 여가부는 '성평등가족부'로 한단계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성평등은 통합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 가치"라며,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가부의 정책적 지향점이 성평등인 만큼,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개편을 통해 부처의 성평등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dindong@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0:46
이스라엘이 국내외의 비판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 대한 완전 점령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 점령 계획을 비판하고 제재를 가하겠다고 나선 국가를 향해 "우리의 결의를 꺾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적들은 강력하게 단결된 이스라엘과 마주하게 될 것이며,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가자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마스에서 해방시키려는 것"이라며 계획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며 팔레스타인 당국이나 하마스, 혹은 다른 어떤 테러 조직이 아닌 평화로운 민간 정부가 수립될 것이고, 이는 인질 구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날 새벽 가자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스라엘의 계획이 "더 많은 살상과 참을 수 없는 고통, 무의미한 파괴행위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더한 유혈사태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독일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장비 수출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난을 더 심화할 것"이라고 했고, 튀르키예 외무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가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질 가족 포럼은 "이번 결정이 인질과 이스라엘군에 모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이스라엘 인질 중 생존자는 20여명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점령 계획에 대해 "새로운 전쟁 범죄"라며 "이스라엘이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shiny@yna.co.kr <연합뉴스>
2025-08-09 08: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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