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최소 15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국가채무 상환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기존 방식을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 동력을 마련하도록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1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정책 수립 및 예산 및 기금 편성과 집행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는 초과 세수 활용방안에 관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반적으로 세입이 예산 편성 때 전망한 것보다 많아지거나 지출이 계획보다 적어서 남는 자금(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우선 쓰고 이후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채무를 상환한다. 그래도 남는 돈은 추경 재원 등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관한 논의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해야 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초과 세수 활용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가칭)'을 새로 만드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국가재정 시스템에 따라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경우 사용처가 제한되는 데 이런 틀에 상대적으로 덜 구애받으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기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사용처가 다 정해져버리는데 그렇게 쓰기보다는 모아뒀다가 (진짜) 필요한 곳에 쓴다는 것"이라고 미래대응기금 논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적립해서 필요할 때 꺼내 쓸 수도 있고 미래세대나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거나 쓸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언급했다. 추경의 경우 국가재정법에 편성 요건이 규정돼 있고, 대체로 경제 상황이 어렵거나 급변하는 경우에 이에 대응하는 목적 등으로 사유가 제한돼 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나 성장 잠재력 확대 등은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추경 사유와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기금 등 새로운 틀이 더 주목받는다. 기금의 경우 필요시 일정 비율 내에서는 국회 심사 없이도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금을 만드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경우 국가재정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만드는 등 별도의 입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미래대응기금과 더불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도 주목받는다.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부펀드는 현세대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증식해 미래 세대의 자산으로 이어주는 투자기구로 계획되고 있다. 민간 전문가 중심의 위원회를 거쳐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어서, 기금에 비해 자유롭게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정부는 보유 중인 공기업 지분이나 상속세 물납주식 등 현물 자산을 바탕으로 약 20조원 규모의 국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영상에서 반도체 호조로 늘어나는 초과 세수에 관해 "국부펀드에도 재원으로 쟁여놓고 또 그것을 투자해서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부펀드는 정부 자금으로 각국 증시나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고, 재정 위기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최근 논의되는 미래대응기금과는 다소 결이 다른 부분도 있어 보인다. 또 해외에서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내에서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국민성장펀드와의 역할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관계 당국은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 혹은 국부펀드 어느 한쪽에만 투입할지, 혹은 양쪽에 모두 투입할지 등에 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과 세수 활용법으로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위한 추경이나, 재정 건전성 관리 차원의 국채 상환 등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국부펀드의 경우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로드맵이 더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 역시 늦어도 예산안을 국무회의에 제출하는 8월 말 전후에 미래대응기금에 관한 큰 틀의 논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부와 기획처가 협의해 더 일찍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는 여러 선택지를 놓고 밑그림을 그려보는 논의 초기 단계"라며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듣고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언제 어떻게 발표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획처와) 서로 이야기 중"이라고 언급했다. chaewon@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3:31
"아름답게 해드렸을 뿐인데, 왜 이게 불법이죠?" 의료 면허 없이 눈썹·헤어라인 등 미용 문신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받은 미용업 종사자 최소윤(41)씨가 법정에서 되물은 말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 11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4년 만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한 이후 나온 첫 무죄 확정판결이다. 이로써 최씨는 2019년 충북 청주 미용업소에서 눈썹·헤어라인 반영구 문신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7년이라는 길고 긴 법정 다툼의 늪에서 마침내 빠져나왔다. 최씨는 11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직후 기자와 만나 "법정에서 '누구를 치료해 주지도, 고쳐주지도 않았는데 이게 왜 불법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최씨를 만난 곳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KTF서초평생교육원'이었다. 문신사 단체인 대한문신사중앙회가 교육청 인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이곳은 반영구화장·타투·두피타투 교육 과정을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공간으로, 서초를 비롯해 전국에 14개 교육원을 두고 있다. 판결 확정 소식이 전해진 이날 중앙회 회원인 미용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판 관련 후일담을 나누고 최씨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이제 당당하게 영업할 수 있겠다", "블로그에도 올려야겠다" 등 판결 이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 "신고자도 몰랐고 합의할 상대조차 없어" 2012년부터 미용업에 종사해 온 최씨는 2019년 처음 피고인으로 법정에 소환됐다. 그는 "신고자가 누군지도 몰라 합의할 상대조차 없었다"며 "손님과 언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너무 억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22년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을 때만 해도 최씨는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검찰은 1심 무죄에 항소했고, 2심 무죄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다. 그렇게 사건이 2023년 9월 대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최씨의 고통은 길어졌다. 최씨는 "법을 잘 모르다 보니 1심 무죄로 다 끝난 줄 알았다"며 "검사가 항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한 번 무너져 내려 엄청나게 울었다"고 털어놨다. 재판이 이어지는 7년 동안 최씨는 반영구 화장을 설명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한 채 음지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나 소셜미디어(SNS) 홍보 시 '반영구'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단속이나 파파라치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재판 이후로 '반영구'라는 말을 못 쓰고 '아트 메이크업'이라고만 썼다"며 "광고를 올려도 누가 신고할까 봐 마음을 졸였다"고 전했다. 긴 싸움을 버티게 한 건 딸이었다. 최씨는 "딸한테 포기하지 않는 엄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앙회와 동료 문신사들도 최씨 곁을 지켰다. 회원들은 하급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 앞에서 무죄 판결 촉구 집회를 열고 탄원서 작성 운동도 벌였다. 회원 모금을 통해 변호사 선임 비용까지 함께 마련했다. 최씨는 이날 인터뷰 내내 후련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제 당당히 '눈썹 반영구'라고 쓸 수 있다"며 "처음으로 법원 앞에서 울지 않았다"고 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다시는 법원 갈 일 없어서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 문신사들 "합법화 목표 완수…이제는 제도 설계 차례" 국내에서는 대법원이 1992년 눈썹 문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한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처벌 대상이 돼왔다. 이후 문신사들의 오랜 합법화 노력 끝에 비(非)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문신사법' 제정안이 작년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돼 내년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법원 전합이 문신사들의 서화(레터링)·두피 문신 사건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문신=의료행위' 판례가 34년 만에 변경됐다. 최씨 재판은 대법원 전합 결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례다. 전합 결정이 하급심 벌금형을 파기 환송한 것이었다면 최씨 재판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대법원까지 올라온 뒤 무죄 확정을 받은 경우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합법화 운동은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는 위생·안전 체계 마련, 무자격 교육기관 난립 자정, 미용 목적 문신과 의료행위 간 경계 명확화 등 제도 설계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안전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회원들에게 위생 등에 신경 쓰도록 권고하고 캠페인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pun9@yna.co.kr 제보용 카카오톡 친구추가 ID는 'okjebo' <연합뉴스>
2026-06-14 08:33:18
한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이 반세기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는 호조 속에 커지는 변동성과 양극화에 직면하고 있다. 고성장 국면이지만 고용은 저조했다. 증시는 활황을 맞이한 가운데 등락 폭을 키우고 있으며 환율과 물가가 오르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성장의 동력을 이어가되 불균형과 비대칭성을 줄여 민생이 안정되도록 하반기 경제 정책에 총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 분기 명목 성장률 50년 만에 최고…국민총소득 기록적 증가 14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10.5%(잠정치) 성장해 1976년 1분기(13.0%)에 이어 상승률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1분기 실질 성장률은 1.8%로 집계돼 2020년 3분기 2.3%를 기록한 후 5년 6개월(22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증가하면서 작년에 실질 1.1%, 명목 4.4%에 그쳤던 성장률이 올해 대폭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한은은 올해 실질 성장률은 2.6% 수준으로 관측했으나 1분기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포인트(p) 높아짐에 따라 8월에 내놓을 연간 전망치가 적어도 2.7%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 이상을 내다보는 해외 투자은행(IB)도 있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1.0% 늘었다. GDP와 마찬가지로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질 GNI 증가율(9.2%)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경제 전반을 보면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기는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고 소득이 높아지는 등 큰 틀에서 주요 지표가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취업↓·고전하는 2030…하위 10% 가구 적자액 집계 후 최대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부문별로는 불균형과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고용이다.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명(0.1%) 감소해 비상계엄으로 경기가 위축됐던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1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3월까지 2개월 연속 2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4월에 7만4천명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달 감소로 돌아섰다. 취업자는 1∼5월 월 평균 약 11만6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월 평균 18만1천명 정도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용시장의 활력이 둔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월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p 높아졌다. 고용률은 4월에 0.2%p 내려갔고 5월에 0.5%p 떨어졌다. 지난달 하락 폭은 팬데믹의 영향을 받던 2021년 2월(-1.4%p)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취업자가 14만명이나 감소한 것이 고용 시장에 타격을 줬다. 반도체가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이 업종의 취업자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의 4% 정도에 불과해 고용 유발 효과를 그리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젊은 층이 취업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경력직 선호 및 수시 채용 확대 경향 속에 20대 취업자는 43개월 연속 감소했고 직장 초년생의 주축인 30∼34세는 실업자가 10개월 연속 늘었다. 전반적인 국민 소득은 늘었지만 가장 소득이 적은 계층의 살림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가구의 월 소득은 1년 전보다 2.4% 늘어난 548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의 경우 0.9% 감소한 73만원 남짓이었다. 1분위 소득은 작년 2·3·4분기에는 증가했는데 네 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1분위는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도 3만3천730원(6.0%) 줄었다. 모든 계층 가운데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든 것은 1분위와 8분위(-0.4%)뿐이었는데 감소율이나 감소액은 1분위가 더 컸다.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2.7% 늘어난 것과는 대비됐다. 전체 가구 평균으로 보면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값인 흑자액은 약 124만원이었지만 1분위의 경우 마이너스 82만원 정도라서 적자였다. 1분위의 월 적자액은 1년 사이에 12만원(17.2%) 정도 늘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9년 1분기 이후 적자액은 최대였다. 반면 소득이 가장 많은 10분위의 경우 월 흑자액이 1년 전보다 약 43만원(8.1%) 늘어나 574만원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처럼 반도체 특수 수혜 업종 임직원이 올해 거액의 성과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분위와 10분위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 8천피 호황 속 변동성 최고조…무리한 빚투에 반대매매 쪽박도 증시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스피는 12일 전날보다 359.67포인트(4.63%) 오른 8,123.62로 마감하면서 사흘 만에 8,000을 회복했다.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8천피'를 달성했고 그날부터 13 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8천피 기조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쏠림과 변동성이 크다. KRX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일 종가 기준으로 약 51.4%에 달했다. 1년 전에는 두 회사 주식 시총이 코스피 전체의 21.9% 수준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특정 종목 치우침이 매우 선명해졌다.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올해 3월 4일 장중 80.85까지 치솟아 코로나19가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19일 기록한 기존 최고치 71.75(장중)를 넘어섰다. 그 후에도 3차례에 더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12일에는 장중 91.94까지 올라갔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30일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한국형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12일 종가는 89.91로 이 지수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수집된 VKOSPI 데이터로 산출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최고치인 2008년 10월 29일(89.30)보다 높았다.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빚을 내서 투자(빚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81조8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천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 폭은 2024년 8월( 9조2천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달 대출 증가분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7천억원이 마이너스통장과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었다. 빚투가 늘어난 결과로 추정된다. 빚투로 쪽박을 차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지 못해 보유 주식이 강제 처분되는 반대 매매가 최근 급증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반대매매로 처분된 주식 규모는 약 1조1천986억원에 달했다. 직전 1개월간 반대매매(2천859억원)한 것보다 9천127억원(319.2%)이나 많았다. ◇ 사상 최대 경상 흑자에도 환율 급등…물가도 오른다 올해 1∼4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가 집계 후 최대 규모인 1천26억7천만달러 수준에 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는 일견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지난달 15일부터 거의 한 달째 1,500원을 웃돌고 있다. 이달 5일에는 야간 거래 중에 1,560원을 넘겨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6일 장중 고가 1,597.0원을 기록한 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에 더해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주식을 63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외환 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 및 차익실현으로 생기는 수급 외에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혹은 시장 교란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외국계 은행 등을 상대로 10일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했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상승률은 3.1%로 26개월 만에 3%를 웃돌았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상승 폭을 꽤 억제했지만, 석유류 물가가 24.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92%p 끌어올렸다. 환율 역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소로 꼽힌다. 4월 수입 물가는 달러 기준 16.8%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원화 기준 상승률은 20.2%로 더 높았다. ◇ 하반기 경제정책 초점은 민생안정·변동성 완화…"물가·고용 경각심"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고 주요 부분의 변동성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는 것이 경제 당국의 하반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성장 동력을 유지하되 물가·금리·환율 등 거시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극화의 폐해를 극복하도록 중소기업·자영업자·취약계층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고용 등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중동전쟁 영향을 최소화하고 민생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57
잘못 배달된 이웃의 택배를 돌려주지 않고 가로챈 50대가 전과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종건 부장판사는 점유이탈물횡령, 절도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5년 10월 춘천 집에 실수로 배달된 이웃 B씨의 20만원어치 건강식품 택배를 돌려주지 않고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또 다른 이웃 C씨에게 배달된 갑오징어 4㎏가 들어있던 택배를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반복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거나 횡령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 피해를 변상하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taetae@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33
최근 전국 곳곳에서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르면서 현장 대응 체계와 재발 방지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처벌은 강화됐지만, 학대 예방과 피해 동물 보호를 위한 구조 현장 대응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반복 폭행에 나뭇가지 학대까지…긴급 격리·증거 확보 과제 14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가정집에서 학대당한 반려견 2마리가 긴급 구조돼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구조된 시츄는 과거 학대로 한쪽 안구를 적출한 상태였으며 또 폭행당해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검진 결과 남아 있던 한쪽 눈마저 손상돼 시력을 잃었고 중증 빈혈과 다리 부종 증세도 확인됐다고 라이프는 설명했다. 라이프는 해당 개들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보호 중이며 관련 학대 행위에 대해 고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광주 서구의 한 도로변에서 한 남성이 반려견으로 추정되는 개를 끌고 가며 나뭇가지로 여러 차례 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며 피해 동물은 긴급 격리됐다. 광주 서구청과 라이프는 협의를 거쳐 12일 견주로부터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받아냈으며 해당 동물은 보호단체로 인계될 예정이다. 이들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지자체 간 동물 학대 대응 체계의 공백이 드러났다고 라이프는 지적했다. 라이프 측은 "학대 현장에서는 경찰과 지자체의 정보 공유와 증거 확보 등 협업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사건 발생 즉시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물학대의 고의성을 법적으로 입증하려면 사건 초기 피해 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수의학적 진단 자료가 필수적"이라며 "해외 사례처럼 경찰에 피학대 동물 긴급 격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반환 요건 강화·사육금지제 추진…정부, 재발 방지책 정비 정부는 동물학대 예방 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 학대 범죄에 대한 적정 처벌 체계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에 따라 동물 학대자로의 동물 반환 요건을 강화하고, 반환 시 사육계획서 이행 여부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학대 피해 동물의 소유자가 동물을 반환받으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보호 비용을 납부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사육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동물의 소유권은 지자체로 귀속된다. 다만 현행법상 동물이 재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학대 혐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지자체의 소유권 제한 조치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농식품부는 2027년 도입을 목표로 동물사육금지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사육금지제는 중대한 동물 학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일정 기간 동물 사육을 제한하는 제도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시행 중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동물보호단체와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와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법무부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 의견 조회를 거쳐 법률안을 마련한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절차를 거쳐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제도인 만큼 현장 상황과 실행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경찰청, 동물보호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학대 관련 자료 제공과 공동조사 등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중대 동물 학대 사건 발생 시 신속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또 동물 학대 여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지자체 수의법의검사기관 지정·운영을 확대하고 수의법의검사 체계 표준화와 전문인력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athena@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26
"예전에 CGV에서 노부부를 도와드렸었거든. 두 분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내 번호로 포인트를 적립해주셨는지, 1년에 영화를 세 번 정도밖에 안 보는 내가 VIP가 됐어."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를 모은 글이다. 글의 작성자는 지난해 영화관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던 노부부를 도운 일이 있었는데, 노부부가 이후 극장을 찾을 때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적립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미담이지만 동시에 고령층이 마주한 '디지털 소외'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부분의 생활 서비스가 스마트폰 앱과 무인 기기 중심으로 빠르게 바뀐 탓에 차표 예매·택시 호출부터 병원 진료 접수와 외식까지 고령층이 주를 이루는 디지털 취약계층은 곳곳에서 거대한 벽과 맞닥뜨린다. 김정근 강남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고령층의 디지털 취약 문제는 생활권, 더 나아가 생존권과도 관련이 있다"며 "의식주와 연결된 서비스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면서 고령층의 실질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유니버설 디자인 관점에서 버튼 위치나 글씨 크기 등 고령 친화적인 UI·UX(사용자 환경·경험) 기준을 만들고 이를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로그인까진 겨우 했는데 그 뒤로는 뭐가 뭔지…" 지난 8일 서울역 현장 매표 창구 주변에는 직원에게 열차 시간과 표 발권 방법을 묻는 고령 승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부산으로 가는 박모(75) 씨는 "딸이 알려준 대로 (예매 앱) 로그인까지는 겨우 했는데 그 뒤로는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더라"며 "옆에서 하나씩 알려줘도 어려운데 혼자 하려면 더 어렵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역무원 이모 씨는 "출·도착역 선택 이후에 눌러야 할 부수적인 버튼이 많아 어르신들이 특히 복잡해하신다"며 "물어볼 때마다 도와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표를 예매했다는 김모(69) 씨는 "옆에서 도와주는 안내 직원 덕분에 겨우 표를 끊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씨는 "직원이 '여기 누르세요, 저기 누르세요' 알려주니까 했지, 혼자 하라 그랬으면 몰라서 그냥 집에 돌아갔을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한 번 보면 기억하겠지만 우리는 돌아서면 잊는다. 화면도 자꾸 바뀌고 말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대전행 열차를 기다리던 70대 이모 씨도 "딸이 스마트폰으로 대신 예매한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줬는데, 솔직히 이것도 역무원한테 보여주면서 맞게 타는 건지 물어봐야 한다"며 "자식들이 바빠서 깜빡하는 날에는 고향 내려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디지털화된 것은 차표 예매만이 아니다. 김모(72) 씨는 역내 무인 사물함을 가리키며 "동전 넣고 열쇠로 돌리던 옛날 사물함은 다 없어졌더라. 아까 짐 넣으려다가 터치 화면이 어려워서 포기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해 8월 교육부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18~39세가 8.9%에 불과했으나 40~59세는 34.8%, 60세 이상은 77.7%로 나타났다. 택시도 앱 호출이 일반화되면서 길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고령 승객은 빈 차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서울연구원의 '2024년 택시 이용 시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20∼40대는 60% 이상이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지만, 60대 이상은 80%가 여전히 거리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택시가 계속 진입하는 기차역 앞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8일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차를 기다리던 정모(79) 씨는 "여기는 승강장이 있어 기다리면 타지만, 내가 사는 시골 길거리에서는 지나가는 택시마다 전부 '예약' 불이 켜져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급한 마음에 지역 콜택시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기사들이 모두 앱 호출만 받으러 가는 건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앱을 설치하더라도 복잡한 이용 방법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권모(68) 씨는 "카카오택시를 쓰고 싶어도 결제 카드를 등록하라는 등 요구하는 게 많고, 호출 종류도 너무 여러 가지라 헷갈려서 안 쓰게 된다"며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는 그냥 길에서 몸으로 기다리는 게 더 편하다"고 밝혔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앱 사용을 전제로 한 서비스 체계는 노인들의 이동권을 제약하는 요소가 된다"며 "이는 사회적 배제의 한 형태이며 사회참여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로부터 배제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키오스크 뒤에 늘어선 줄 보며 식은땀 났다" 곳곳에 들어서는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셀프 계산대도 고령층을 압박한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무인주문기 도입률은 2020년 3.1%에서 2025년 13%로 약 4배 확대됐다. 올해 1월부터 고령자나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배리어프리'(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키오스크 설치가 사업장에 의무화됐으나 노인들이 느끼는 체감 장벽은 여전하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최모(75) 씨는 13일 "처음 방문한 동네 병원 입구에서 커다란 키오스크를 마주하고 당황했다"며 "직원 대신 기계에 이름, 주민번호, 주소 등을 입력해 접수하고, 수납과 처방전 발급까지 키오스크로 하라니 쩔쩔맸다"고 밝혔다. 이어 "버벅거리면 뒷사람 눈치가 보여 긴장돼서 더 못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동대문구에 사는 한모(78) 씨는 "요즘은 무인 편의점도 많고, 장을 보러 가도 셀프 계산대가 많다"며 "바코드를 직접 찍고 봉투가 필요하면 화면에서 선택하고, 할인 적용도 직접 눌러야 하니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뒤에 젊은 사람이 서 있으면 내가 느린 게 미안해서 피하게 된다"며 "직원에게 매번 묻기도 미안하고, 잘못 누르면 민폐가 될 것 같아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또 관악구에 거주하는 60대 조모 씨는 "최근 동네 햄버거 가게를 갔는데 결국 사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키오스크 첫 화면부터 뭔가를 선택하라는 창이 끊임없이 나왔다"며 "잘못 눌렀는데 첫 화면으로 돌아가는 버튼도 못 찾겠고, 뒤에 늘어선 줄을 보며 식은땀이 났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5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77.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1.8%에 머물렀다. 이는 저소득층(97.0%), 장애인(84.1%), 농어민(80.6%) 등 다른 취약계층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올해 1월 설 명절 승차권 예매 때 65세 이상 고령자 등 교통약자에게 사전 예매일을 따로 배정했다. 인터넷이 낯선 이들을 위해 전용 전화 예매를 지원하고, 온라인 결제가 어려운 경우 역 창구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도 전화로 상담원이 주변 택시를 배차해 주는 '동행 온다콜택시' 시범 서비스를 도입해 디지털 소외계층의 이동권 보장에 나섰다. 정 교수는 "디지털 환경이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노인들은 키오스크 교육을 받아도 새로운 장소에 가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러한 변화의 속도 자체가 노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장 창구나 전화 통화 같은 오프라인 대체 수단이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단순히 기계를 놓는 것을 넘어, 사람이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노인 이용자에게는 큰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과도기에는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키오스크 옆에 도움을 줄 인력을 배치하는 등 사회공헌 차원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사용자가 말하면 시스템이 알아서 주문을 진행하고 결제만 확인하는 음성인식 기반의 대화형 AI 에이전트 모델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minjik@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20
성폭행 사건 약 2년 반 뒤 제출된 DNA 증거를 바탕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DNA 증거의 증명력은 엄격히 따져야 함에도 조작이나 훼손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깨고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8월 자신의 차량에서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을 해 간음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에선 피해자가 입었던 바지의 DNA 감정이 이뤄지면서 결과가 뒤집혔다. 감정 결과 피고인의 DNA가 검출됐고, 바지 일부가 손상된 것 역시 피해자가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그러나 DNA 증거의 증명력을 문제 삼으며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문제의 바지는 사건 발생 2년 이상이 지난 2024년 1월 수사기관에 제출됐는데, 피해자가 바지를 보관하는 동안 조작이나 훼손 등이 있었는지 여부나 뒤늦게 이를 제출한 경위 등에 대해 수사기관 진술이나 원심법원의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바지에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불상의 DNA가 함께 검출됐다는 점에서도 바지의 훼손 가능성을 쉽게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과학적 증거방법은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추론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해 오류의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경우로 인정돼야만 사실인정에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는다"는 법리를 들었다. 그러면서 "검사는 바지의 보관·제출 과정 등에 비춰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자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된다는 점에 대해 추가로 증명해야 하고, 원심도 이를 토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특히 그 증거방법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하거나 유력한 증거일수록 자칫 그 과학성에 대한 맹목적 신뢰로 인해 형사소송의 요체인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증명법칙이 훼손될 수 있으므로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또 대법원은 항소심이 1심 판단을 뒤집으려면 1심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다거나, 논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 항소심 심리 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경우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already@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15
농어촌지역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최소 3년 이상 장기 체류가 필요한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달리 이 사업은 농번기 등 특정 계절에만 농어업 현장에서 단기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어 특히 호응도가 높다. 이 사업은 2015년 충북 괴산군 배추산업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뒤 확대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부터 전국에서 시행됐다. 매년 전국에 배정되는 인원이 증가하는 가운데 농가에 큰 힘이 된다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인권 침해나 불법 브로커 개입 등 부작용도 잇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 실효성을 담보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령화로 일손 부족한 농촌에 '단비'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정된 외국인 계절 근로자는 9만3천503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농협이 이들을 고용해 소규모 농가에 공급하는 '공공형 계절 근로'는 지난해 91개소·3천67명에서 올해 142개소·5천39명으로 대폭 늘었다. 갈수록 일손이 줄어드는 농가에 이들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력이 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농가 인구는 194만5천명으로 사상 처음 100만명대로 줄었다. 올해 65세 이상 농가 인구 비율은 지난해(56.0%)보다 높은 56.6%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고령화와 일손 부족을 겪는 농가로서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을 배정받는지 여부가 한 해 농사에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해졌다. 경기 양평군에서 8천평가량 부추 농사를 하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4명을 고용 중인 이석종(52) 씨는 "부추 농사는 상당히 노동집약적이라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없으면 농사일을 할 수 없을 만큼 역할이 절대적이다"며 "4년 전부터 매년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꾸준히 고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외국인 계약근로자들을 위한 크고 작은 지원을 이어가며 '핵심 인력 모시기'에 힘쓴다. 제주도는 계약이 끝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계절근로자 국내·귀국항공료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은 실비 정산 방식으로 이뤄지며 지원 한도는 국내 항공료(제주↔육지부 공항) 왕복 16만원 이내, 본국행 귀국항공료 편도 30만원 이내다. 경남도는 각 시군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공항에 데리러 가는 버스 대절 비용과 3대 의무 보험(임금체불 보증보험·농어업인안전보험·상해보험) 가입비, 주거개선 비용, 농작업 도구 구입 비용 등을 지원한다. 충북에서는 시군 상황에 따라 총 16명의 통역 인원을 배치하는 한편 일부 시군(제천·영동·진천·괴산·음성·단양)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마약 검사 비용도 지원한다. 전북 군산시도 재입국 근로자의 편도 항공료 50%, 전담 통·번역사 등을 지원하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집에 정성을 들인다. ◇ 인권 침해·브로커 개입·무단이탈 등 부작용도 잇따라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법무부가 지난달 7일 발표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 보호를 위한 실태 점검 중간 결과에 따르면 전국 8개 시군 61개 사업장에서 위반사항 84건이 적발됐다. 주요 위반 유형으로는 최저임금·초과근무수당 미지급, 휴일 미보장,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위반이 25건에 이르고 핸드폰 사용 제한, 언어폭력 등 인권침해 25건, 소화기 등 화재 예방 시설 미비 18건, 주거용으로 부적합한 컨테이너 숙소 제공 16건 등이다. 전남 고흥군에서는 지난 4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임금 착취와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해 사업주와 브로커들이 형사 입건됐다. 고용노동부가 고흥군 굴 양식장 등 사업장 2곳을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외국인 계절근로자 총 26명의 임금 3천170만원 체불이 적발됐다. 중간 브로커 2명은 매월 일정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700만원을 가로챘다. 이 밖에 이들 사업장은 임금 명세서 미교부, 여성 노동자 야간근로 동의 절차 미이행, 안전난간 미설치, 사다리 설치 불량 등도 적발됐다. 노동부는 확인된 위반사항 24건에 대해 사업주와 브로커들을 형사 입건하고, 임금대장 미작성과 임금 명세서 미교부 등에는 과태료 63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달 인천에서는 체류 기간이 지난 베트남 국적 계절근로자 2명이 지역을 무단으로 이탈해 도주했다가 나흘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인천에서 전남 완도군까지 도주해 다시마 건조장에서 불법 체류·취업 중인 상태였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알선 브로커 개입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 정부·지자체, 적극 지원 속 '사업주 역할 시스템화' 필요 각 지자체는 주거 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적응 지원 등을 추진하며 이 같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강원 인제군은 필리핀 지자체와의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브로커 개입 없이 직접 업무를 추진한다. 올해도 지난 9일을 기점으로 계절근로자 705명이 모두 입국했으며,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방식으로 입국해 일손을 돕고 있는 인원은 현재 총 211명에 이른다. 정선군은 최근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공동 숙소를 지어 계절근로자들 생활 만족도를 높였다. 필리핀 국적의 욜란다 리베라(30·여)씨는 "기숙사 시설이 정말 훌륭하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세심하게 구비돼있어 머무는 동안 전혀 불편함이 없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고, 앞으로 더 많은 필리핀 근로자가 이곳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 임실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지난 4월 외국인 농업근로자 기숙사를 준공했다. 충남 논산시는 총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해 '논산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기숙사'를 건립하고 있다. 경북도와 경기 포천시 등도 기숙사를 건립해 주거 안정을 돕는다. 경기 양평군은 혹서기를 앞두고 계절근로자들 농작업 시 폭염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고용주 등을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과 인권 보호를 위한 교육을 강화한다. 법무부는 지난달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을 '중앙 계절근로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시스템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농어업은 소위 성장 산업이 아니고 계절성이 강해 내국인 인력 유입이 쉽지 않아 업주들이 이 사업을 매우 반길 만큼 취지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을 사업주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사업주가 이 사업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게 교육하는 등 역할을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수 김준범 변지철 이승형 우영식 김광호 전창해 장영은 천정인 이상학 이준영 기자) ljy@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2:01
올해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기술주 랠리를 압도하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급등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선진국들을 제치고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 증시 상승률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가총액 규모로만 보면 이미 세계 6대 증시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대접'은 다르다. 우리 증시는 여전히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s)'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해 지수를 운영한다. 현재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일본·영국 등 23개국이 포함돼 있는데, 한국은 중국·인도 등과 함께 여전히 신흥국 지수에 분류돼 있다. 덩치는 어엿한 성인인데, 여전히 고등학생 취급을 받으며 주니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오는 24일 새벽 MSCI가 발표할 '연례 시장 분류 리뷰'로 향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느냐다. 투자자 입장에서 "신흥국이면 어떻고 선진국이면 어떠냐"고 물을 수 있지만, 돈의 '질'이 달라진다. 신흥국 지수에 있으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변동성 큰 자금이 주로 들어오지만, 선진국 지수에 올라타는 순간 글로벌 초장기 안정 자금의 '기본 장바구니'에 한국 주식이 자동으로 담기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지수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최대 360억달러(한화 54조7천억원)에 달하는 장기 자금이 새롭게 유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열쇠인 셈이다. 사실 한국이 이 문을 두드린 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매번 다른 이유로 퇴짜를 맞았던 눈물겨운 '11년 낙방 잔혹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작은 창대했다. 한국은 지난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뒤 16년 만인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장이라도 승격될 것 같았던 분위기는 그러나 월가의 냉정한 시선에 가로막혔다. MSCI는 원화 환전의 어려움과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을 이유로 번번이 선진국지수 승격을 보류하더니, 급기야 2014년 관찰대상국 명단에서조차 한국을 아예 퇴출했다. 정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관찰대상국 복귀를 위해 홍콩 MSCI 사무소로 대표단을 보내고(2015년),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30분씩 연장하며(2016년) 성의를 보였다. 2023년에는 30년 넘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요 요인으로 꼽혀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MSCI는 여전히 퇴짜를 놨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에는 예기치 못한 '공매도 규제'가 핵심 걸림돌로 부상했다. 선진국 시장의 기본 조건은 자유로운 공매도 여건 보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자 MSCI는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에 매서운 감점 폭탄을 던졌다. 이렇게 '공매도' 관련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추가로 받으면서 18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를 받게 됐다. 작년에는 공매도 재개로 공매도 접근성 항목이 '플러스'로 바뀌면서, '마이너스' 항목은 총 6개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증권 이동성 ▲투자상품의 가용성 부문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연히 다르다.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의 지적 사항을 정조준한 로드맵을 완수해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상징적인 조치는 외환시장의 완전 개방이다. 정부는 오는 7월 6일부터 원·달러 외환거래를 '24시간 무중단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새벽 2시 마감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가 언제든 원화를 환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직접 원화를 운용할 수 있도록 '역외 원화 결제망'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외국인 통합계좌의 개설 주체 제한을 없애면서 관찰대상국 승격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키우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MSCI 선진지수 편입 관련 시장 접근성 리뷰 및 워치리스트 발표에서 한국은 60% 이상 확률로 긍정적 결과를 예상한다"며 "핵심적으로 작년에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외환시장 자유화'는 완전 이행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역외 원화 결제 기관 제도 도입과 7월 외환 24시간 개장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평가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공매도 자유 관련 이슈도 완전히 해결됐고, 영문 및 배당 공시도 개선되고 있으며, 외국인 통합 계좌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그간 MSCI의 지적 사항 중 "외환 시장 관련 이슈가 선진국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며 "정부의 로드맵에 외환 시장 개선안이 대거 포함됨에 따라 해당 제도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MSCI 선진 지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개선안이 아직 시행 직전이거나 초기여서 올해까지는 모니터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SCI는 지난해 연례 시장 분류 리뷰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시장으로 잠재적으로 재분류하기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24시간 외환시장 개시일(7월 6일)이 올해 리뷰 발표일 이후이고, 역외 원화결제망도 내년 가동이 목표라 당장 눈앞의 인프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최지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MSCI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었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재분류 협의를 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올해 6월의 시장 재분류 리뷰까지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기에는 시간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통신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을 최대 49%로 제한하는 규정도 여전한 걸림돌로 꼽힌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MSCI 워치리스트 등재의 핵심 기준은 원칙적으로 '모든 항목의 개선'인데, 현재 완전 해소된 항목은 공매도 하나뿐"이라며 "또한 현재 통신 등 일부 종목에 대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최대 한도 제한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말 관찰대상국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선진국 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 1년 이상의 관찰 기간을 거쳐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관찰대상국 편입이 증시에 미칠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며, 실제 선진국지수 편입 후에는 자금이 일부 유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믹소 다스(Mixo Das) JP모건 한국 주식 시장 전략 총괄은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한국이 올해 관찰대상국에 포함되더라도 실제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는 통상 3∼5년 이상의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실제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 시장의 브랜드와 위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자금 흐름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과거 사례를 보면 신흥국에서 선진국지수로 이동할 때 오히려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신흥국(EM) 시장 규모 대비 큰 반면, 선진국(DM) 지수 내에서는 해당 국가의 비중이 더 작아져 배정되는 AUM 및 자금 유입 규모가 통상 더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진국 지수는 시가총액 및 유동성 기준이 더 높아,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 수가 현재 약 77개에서 50개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약 20∼30개 종목이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고, 해당 종목들의 유동성과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ylux@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55
"떼어내라!, 떼어내라!" 금요일인 12일(현지시간) 늦은 밤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장 케네디센터 앞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소리쳤습니다. 늦은 밤에 나다니는 것이 한국만큼 안전하지 않은 미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밤 12시가 다 된 시간에 밖에 나와 있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케네디센터의 흰색 대리석 외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철거되는 걸 직접 보러온 사람들입니다. 1971년 세워져 반세기 넘게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였던 이곳이 작년 12월 '도널드 트럼프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로 바뀌었는데 법원에서 지난달 말 트럼프의 이름을 떼어내라는 판결이 나온 겁니다. 이날은 판결이 집행돼야 하는 마지막날이었습니다. 12일 밤 12시까지 외벽이든 어디에서든 '트럼프'를 들어내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장(이사장)이고, 그의 측근들이 다수 포진한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막판까지 집행정지 신청을 하며 버텼지만 법원의 판단은 같았습니다. 인부들이 비계를 세우고 '도널드 트럼프'를 떼어낼 준비를 하는 동안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반겼습니다. '당신은 존 F. 케네디가 아니야'라는 팻말을 들고 흔드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밤 12시에는 시민들이 다 같이 카운트다운을 하며 법원의 철거 시한을 기념했습니다. 암살의 비극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미국 국민에게 각별한 존재로 남은 케네디의 이름 위에 별안간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 얹히는 것을 지켜보며 느꼈을 혼란과 분노가 카운트다운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악천후로 13일 정오까지 철거 작업을 마치겠다는 케네디센터의 요청이 심야에 받아들여지면서 시민들은 아쉽게 자리를 떴습니다. 인부들이 외벽에 대형 가림막을 치고 철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월말 워싱턴DC에 부임하고 며칠 뒤 케네디센터에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마침 좋아하는 연주자의 공연이 있었고 '트럼프'의 이름이 붙은 케네디센터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앉아서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연주자와 협연하는 국립교향악단 단원들이 일어섰습니다. 국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관객들도 일어서 미국 국가를 불렀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관객도 여럿 보였습니다. 클래식 공연에 앞서 국가를 제창한다니 생소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좌석 안내를 해주던 직원에게 물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지침이 내려왔다며 착잡해했습니다. 케네디센터에서 오래 일을 했지만 이렇게 행정부의 입김이 강한 적은 없었다는 겁니다.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나 케네디센터는 일단 트럼프의 이름을 떼고 다시 제 이름을 찾았습니다. 여러 예술가가 공연을 취소해버려서 케네디센터는 7월부터 개보수를 내세워 아예 공연장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법원에서 개보수 계획도 일부 제동이 걸렸지만 이미 공연 일정은 7월부터 싹 비워진 상태입니다. 케네디센터 안에는 케네디의 흉상이 서 있습니다. 수십년간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을 맞이하던 케네디의 흉상은 한동안 혼자 외롭게 서 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케네디는 생전에 암살의 운명에 직면하게 될 줄 몰랐겠지만 사후에 이런 홍역을 치르게 될 줄도 몰랐을 겁니다. 덩달아 워싱턴DC 주민들도 공연 관람의 행복을 당분간 누릴 수 없게 됐습니다. nari@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48
올해 코스피가 '8천피'(8,000)를 돌파하며 급등했지만 국내증시에서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이 비슷할 정도로 뚜렷한 양극화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널뛰기 장세가 최근 이어지면서 전체 상장 종목 5개 중 1개가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를 동시에 기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종목 2천875개 중 올초부터 이달 12일 사이 종가를 기준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상장 종목은 총 1천508개였다. 이중 코스피 종목이 545개였고, 나머지는 코스닥과 코넥스 상장 종목이었다. 코스피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 SK스퀘어와 삼성전자우, 현대차,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HD현대중공업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달 말 또는 이달 초 52주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천763개로 더 많았다. 이 중 530개가 코스피 종목이었고, 1천172개는 코스닥 종목이었다. 특히,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와 신저가 둘 다 기록하며 큰 변동성을 보인 종목은 무려 587개(20.4%)였다. 코스피 종목이 192개였고, 383개가 코스닥 종목이어서 더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나머지 12개는 코넥스 종목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12위)가 올 1월 15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내리며 지난 8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신고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직접 발표에 나선다는 소식에 오르며 시총 전체 4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6·3지방선거 서울시장 테마주였던 에스제이그룹도 2월 신고가를 기록한 뒤 선거가 끝나며 신저가까지 떨어져, 큰 변동성을 보였다. 반면 서울반도체는 올 1월 중 52주 신저가였지만, 반도체 투심에 힘입어 넉 달 만인 지난달 중순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영향 주고 있는 중동 사태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런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 통화 정책회의가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AI발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실적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 유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중앙은행이 갑작스러운 강력한 매파적 대응을 하지만 않는다면 시장 시선은 수출과 가격 상승이 증명 중인 2분기 호실적으로 무사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ua@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42
최근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최상위급 AI 모델을 일반용과 보안 특화용으로 구분해 출시하면서 AI 접근권의 선별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까지 나서 외국 국적자의 해당 모델 접속을 전면 차단하면서, 최첨단 AI를 둘러싼 접근권 논쟁은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수출 통제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보안상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도 있지만, 최첨단 AI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제공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성능이 높고 영향력이 큰 AI일수록 검증된 기관과 조직에 우선 제공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향후 AI 경쟁 구도 역시 '누가 더 뛰어난 AI를 만들었는가'에서 '누가 그 AI를 활용할 수 있는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 최첨단 AI도 '선별 제공' 시대…미토스가 던진 신호 앤트로픽은 지난 9일(현지시간) 최상위급 미토스 계열 모델을 일반 이용자용으로 조정한 '클로드 페이블5'와 보안 특화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5'를 동시에 공개했다. 두 모델은 동일한 기반 기술을 사용하지만 접근 범위와 활용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 페이블5는 사이버보안이나 생물무기 관련 민감한 질의가 입력되면 하위 모델인 '오퍼스4.8'이 대신 응답하도록 설계됐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안전장치가 전체 사용 사례의 5% 미만에서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한이 없는 미토스5는 소수 보안 협의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통해 검증된 기관에만 제공된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이번 프로그램 확대 과정에서 접근 권한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페이블5는 출시 직후부터 과도한 제한 논란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학·생물학·화학 등 기초 과학 분야 질문까지 차단됐다는 사례가 잇따랐고, 한 면역학자는 기존 대화에 생물학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말조차 입력할 수 없었다고 공개했다. 결국 앤트로픽은 "잘못된 절충을 했고 적절한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여기에 12일(현지시간)에는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 국적자의 페이블5·미토스5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물론 앤트로픽의 외국인 직원들도 제한 대상에 포함됐고, 앤트로픽은 규정 준수를 위해 모든 고객에 대한 해당 서비스를 즉시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앤트로픽 스스로 설정한 접근권 선별화의 경계를, 국가 권력이 더 강하게 재획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안전장치를 설계하고 검증 기관을 선별해 제공하는 방식과는 별개로, 정부가 국적을 기준으로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새로운 층위의 통제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 AI 기업이 먼저 규제 요구…접근권 관리 체계 부상 AI 접근권을 제도적으로 구분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개한 에세이에서 미 의회가 최상위 AI 모델에 대한 독립적 안전성 테스트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사한 형태의 AI 감독기관 설립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는 그동안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저해한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AI 개발 기업 스스로 강력한 사전 검증 체계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컴퓨팅 자원을 사용해 개발된 초거대 AI 모델에 대해 학습 결과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가드레일을 신설한 상태다. 배경에는 AI 모델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아모데이 CEO는 미토스 공개를 미뤄온 이유와 관련해 "초기 사용 기업들 가운데는 '이건 초강력 무기다. 사용하려면 총기 허가증이 필요할 정도'라고 말한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또 "향후 6~12개월 안에 다른 AI 기업들도 미토스급 성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일부 기업은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공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기업의 선택을 넘어 산업 전반이 접근 통제와 안전성 검증 체계로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규제의 방향과 수위를 두고는 기업과 정부 사이에 온도 차가 드러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번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오해로 인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규제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되 이번 조치의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페이블5의 안전장치를 이용자들이 이른바 '탈옥'으로 우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하며, "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하며 기술적 사실에 근거한 법적 절차를 통해 안전하지 않은 AI 배포를 차단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보지만, 이번 조치는 그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AI 디바이드' 넘어 국가 경쟁력 문제로 AI 접근권이 세분화될수록 기술 격차 역시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개발사의 가격 정책에 따른 이른바 'AI 디바이드(AI Divide)' 현상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가 '2024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계층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38.7%로, 월소득 200만원 미만 계층(12.1%)보다 3.2배 높았다. 학력별로도 대졸 이상 계층(44.0%)이 초졸 이하(20.1%)의 2배 이상이었다. 앞으로 최상위 AI 접근권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보안 역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글래스윙 초기 참여 기관 약 50곳이 미토스를 활용해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결과, 불과 수 주 만에 심각도 '높음' 또는 '치명적' 등급의 보안 결함 1만 건 이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글래스윙처럼 검증된 기관에만 미토스5를 제공한다는 것은 충분한 보안 체계와 대응 역량을 갖추지 못한 조직이 최첨단 AI 활용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연매출 5천만달러 이상 기업의 보안·인프라 의사결정자 2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4년 기준 보안 아키텍트 가운데 기업 아키텍처(EA) 조직에 보고 체계를 둔 비율은 10% 미만이었으며, 17%의 기업은 전담 보안 아키텍처 조직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최상위 AI 모델에 대한 접근 권한이 보안 검증 여부나 계약 관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AI 공급 기업이 행사하는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위기감은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AI 자립 경쟁도 자극하고 있다. 외산 AI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안보·국방·공공 영역에서는 자국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을 중심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반도체, 피지컬 AI, AI 인프라 등 생태계 전반의 국산화와 자립 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최상위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AI를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그 AI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wonhy@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36
한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하위권 수익률에 머물렀던 코스닥 시장이 다시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에 올라섰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국민성장펀드, 코스닥 시장 승강제, 부실기업 퇴출 강화 등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 강세가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다만 낮은 기관투자자 비중과 시장 신뢰 회복은 코스닥의 오래된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 전장보다 32.12포인트(3.22%) 오른 1,029.05로 마감하며 다시 1,000선을 웃돌았다. 코스닥지수가 천스닥을 회복한 것은 지난 5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앞서 코스닥은 올해 1월 26일 1,000선을 넘어서며 2022년 1월 6일(1,003.01) 이후 약 4년 만에 '천스닥'에 재진입했다. 이후 이차전지와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주 강세에 힘입어 지난 4월 24일 1,203.84로 마감했다. 이는 '닷컴 버블' 시기인 지난 2000년 8월 4일(1,238.80) 이후 25년여 만에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충격과 양국 간 협상 불안, 원화 약세,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겹치며 지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급등락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일 911.39까지 밀리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장중에는 908.46까지 내려 9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다 반도체 소부장과 IT 관련 종목의 강세에 최근 지수는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코스닥150 정보기술 지수는 8.86% 올라 모든 코스닥 관련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반도체 장비 업체가 대거 포함된 코스닥 기계·장비 업종지수 역시 8.33% 올라 뒤를 이었다. 종목별로 봐도 원익IPS와, HPSP, 하이딥, 세미티에스 등 반도체 가치사슬의 일부인 종목들이 같은 날 상한가 마감했다. 그러나 최근 반등에도 코스닥은 장기 성과 측면에서 코스피와 같은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코스닥은 2024년 연간 기준 주요국 지수 가운데 최하위권인 -21.7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RTSI(-20.25%)와 브라질 BOVESPA(-10.36%)보다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9.63%)도 주요국 증시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2월까지만 해도 코스피와 나란히 수익률 상위권 '투톱'에 올랐지만, 지난 12일 기준 연초 이후 92.77% 상승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11.19%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대만 가권지수(52.50%)와 일본 닛케이지수(31.15%)보다 수익률이 낮으며, 미국 나스닥지수(11.39%) 뒤를 잇는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코스닥의 회복 여부가 단순 지수 반등을 넘어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우선 코스닥 활성화 기대를 키운 핵심 정책 중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가 있다. 150조원 규모의 정책 펀드로 2030년 12월까지 첨단전략산업 투자를 목표로 하는 만큼, 코스닥 시장의 수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코스닥 시장 승강제 도입 방안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승강제는 코스닥 상장사를 프리미엄·스탠다드 등 단계로 나눠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신뢰도를 높이려는 방안이다. 우량기업군을 별도 세그먼트로 묶을 경우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기금 등 기관 자금 유입 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부실기업 퇴출 강화도 하반기 주요 변수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다음 달 1일부터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시행한다. 낮은 주가와 작은 시가총액으로 인해 주가 조작이나 투기적 매매 대상이 되기 쉬운 종목을 정리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다음 달 1일 개설 30주년을 맞는 코스닥이 정책 기대 장세를 넘어 기관투자자 기반 확대와 우량 성장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코스닥 상승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 회사들의 상승률이 강했던 영향이 컸다"며 "코스닥 시장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와 바이오로 구성된 만큼 글로벌 반도체 장비 랠리가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이 바닥을 확인하면 좋은 뉴스 한두가지만 나와도 폭발할 정도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코스닥 시장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스닥 시장 내 승강제가 제도 개선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150은 사실상 시가총액 순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와 별도로 '프리미어리그' 같은 우량기업군이 만들어지면 ETF(상장지수펀드) 수급과 연금,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정책 기대감이나 테마성 재료에 따라 주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세그먼트화를 통해 코스닥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다만 코스닥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사인 알테오젠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처럼 코스닥이 단순히 코스피 이전을 위한 '발판'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프리미어리그 기업에 예컨대 법인세 1% 감면 같은 혜택을 준다면, 기업들이 우량기업군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도 향후 상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차세대 성장기업들이 코스닥을 선택하도록 제도적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이 코스피 이전을 위한 발판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시장에 남아있을 유인 요인이 필요하다"면서도 "같은 상장사라는 점에서 코스피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코스닥 기업에 별도 혜택을 주기 쉽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willow@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20
대구지법 형사7단독 박용근 부장판사는 거짓말로 병가를 낸 것을 숨기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해 회사에 제출한 혐의(공문서위조 등)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을 명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3월 25일 오전 자신이 다니는 회사 부서장에게 "교통사고가 발생해 출근이 어렵다"고 구두 보고를 하고 3일간 병가를 냈다. 이후 부서장이 교통사고 사실확인원을 제출하라고 하자, 대구 북부경찰서장 명의의 교통사고 사실확인원 1장을 위조해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이전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sunhyung@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1:01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공연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온 케네디센터가 건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철거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케네디센터는 이날 건물 외벽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떼어내고, 웹사이트에서도 명칭을 삭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은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지난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 앞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이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트럼프 케네디 센터'라는 새 명칭이 단순한 별칭에 불과하다고 항변했지만, 워싱턴DC연방지방법원은 이사회의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크리스토퍼 쿠퍼 판사는 "케네디센터 명칭을 변경할 권한은 의회에만 있다"며 건물뿐 아니라 웹사이트와 각종 표지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케네디센터 측은 철거 시한 직전까지 항소를 통해 판결 집행을 중단하려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케네디센터가 고용한 작업자들은 밤새 건물 외벽에 설치된 글자를 철거했다.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몰려 철거 작업을 지켜봤고, 일부는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작업 과정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케네디센터는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 의회가 추모의 뜻을 담아 법안을 통과시키고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설립됐다. 개명 전까지 정식 명칭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였다. 케네디센터의 이사회 구성원은 상당수가 현직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전통적으로 여야가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진보 진영에 대한 '문화전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18명의 이사를 물갈이하고 자신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명령에 대해 "쿠퍼 판사와 급진 좌파는 센터를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곳으로 탈바꿈하기보다 차라리 이곳이 망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koman@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0:56
지난 13일 오후 7시 59분께 경북 칠곡군 가산면 종이박스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나 6시간 만에 진화됐다. 불은 철골조 공장과 창고 일부와 종이박스 4t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6천300만원 상당 재산 피해를 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과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haru@yna.co.kr <연합뉴스>
2026-06-14 08:30:50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50대 중반 회사원 A씨는 평소 컴퓨터 업무와 회의가 많았다. 몇 달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뻐근했지만 '오십견인가 보다'하고 넘겼다. 퇴근 후 골프 연습을 하고 난 다음 날 새벽, 갑자기 찌르는 듯한 어깨 통증에 잠에서 깼다. 특히 새벽 2~3시쯤 통증이 심해졌고, 돌아눕거나 옷깃이 어깨에 스치는 것조차 괴로웠다. 팔을 들 수 없을 정도여서 아내 도움을 받아 진통제를 먹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아침이되자마자 병원을 찾은 그는 '석회성건염'을 진단 받았다. 이처럼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깨가 찢어질 듯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기조차 어렵다면 '석회성건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회전근개 힘줄 안에 칼슘 결정이 침착되는 질환이다. 흔히 '어깨에 돌이 생겼다'고 표현하지만, 통증은 단순히 석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석회가 있어도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석회는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힘줄 안에서 서서히 형성됐다가 시간이 지나며 자연 흡수되기도 한다. 다만 석회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강해지면 특별한 외상 없이도 갑자기 팔을 들기 어려울 정도의 어깨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석회가 잘 흡수되지 않고 크기가 커지거나, 위치상 회전근개와 어깨뼈 아래 공간을 자극하는 경우에는 일상적인 어깨 움직임만으로도 주변 힘줄과 조직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대부분은 비수술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다만 병의 무게에 비해 통증의 강도만큼은 가볍지 않다. 한밤중에 잠에서 깰 정도로 아프거나, 팔을 들고 돌리는 일상 동작이 어려워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연세스타병원 민슬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깨에서 석회가 발견됐다고 해서 그 자체가 곧 통증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영상검사에서 석회가 보여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작은 석회라도 주변 염증이 심하면 강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따라서 진료에서는 석회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통증 양상, 팔을 움직일 때의 제한, 초음파상 염증 소견 등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자연 흡수만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팔을 들기 어렵거나 야간통이 심하고, 머리 감기나 옷 입기 같은 일상 동작에 지장이 있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석회성건염은 오십견, 회전근개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검사 없이 구분하기 어렵다. 석회성건염은 30~60대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여성에게 비교적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대사·내분비 질환과의 관련성도 보고된다. 반복적인 어깨 사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석회성건염이 단순히 어깨를 많이 써서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힘줄 세포의 변화, 국소 혈류, 대사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상의 정도와 석회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석회성건염 치료는 대부분 비수술로 시작한다. 통증이 가벼운 경우에는 휴식, 소염진통제, 물리치료를 통해 경과를 살핀다. 통증이 심하거나 석회 주변 염증, 견봉하 점액낭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석회가 크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고려한다. 체외충격파는 석회 부위에 에너지를 전달해 통증을 줄이고, 석회가 자연 흡수되는 과정을 돕는 치료다. 필요에 따라서는 초음파로 석회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바늘로 석회를 찌르고 세척하거나 흡인하는 초음파 유도하 석회 천자·세척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드물게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민슬기 원장은 "석회성건염은 자연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석회가 보인다고 무조건 제거해야 하는 것도, 반대로 통증을 참고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석회의 크기와 위치, 염증 상태, 회전근개 손상 여부, 통증으로 인한 생활 불편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급성 통증기에는 무리한 스트레칭이나 자가 운동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석회가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지 확인한 뒤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와 운동 범위를 안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6-13 14:42:25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선수 중 '과학적인 꽃미남' 6위에 올랐다. 이강인은 해당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분석기업 드림AI SRL(DreamAI SRL)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선수 가운데 구글 검색량이 높은 축구선수 150명을 대상으로 얼굴 황금비율 분석을 진행했다. 황금비율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이 아름다움을 수치화하기 위해 고안한 개념으로, 얼굴 각 부위의 비율이 '1.618(파이·Phi)'에 가까울수록 조화롭고 미적으로 균형 잡힌 얼굴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 파울이 74.18% 점수로 '월드컵 최고 미남 선수' 1위에 올랐다. 2위는 독일 대표팀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74.10%), 3위는 잉글랜드의 노니 마두에케(73.29%)가 차지했다. 이어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73.27%), 브라질 유망주 엔드리크(73.25%)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코디 각포(네덜란드),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 알리송 베케르(브라질),네이마르(브라질), 주드 벨링엄(영국) 등이 상위 25위 안에 포함됐다. 특히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일부 세계적인 스타들보다 높은 6위에 올랐다. 이강인도 15위를 차지해 브루노 페르난데스(16위)와 아르다 귈러(튀르키예, 17위)를 제쳤다. 20명 순위 중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유일하다. 반면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70.98% 점수로 45위에 그쳤다. 디미트로프 드림AI 최고경영자(CEO)는 "호날두는 세계에서 가장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쓰는 축구선수 중 한 명이지만 황금비율은 스타일, 자신감, 스타성 등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오직 얼굴 비율만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축구선수들의 점수는 할리우드 배우들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성형외과 전문의 줄리언 드 실바 박사가 실시한 별도 분석에서는 영국 배우 애런 테일러 존슨이 93.04%로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남성' 1위에 올랐다. 이어 루시엔 라비스카운트(92.41%, 영국 출신 가수·배우), 폴 메스칼(92.38%, 아일랜드 출신 배우), 로버트 패틴슨(92.15%, 영국 출신 배우) 순이었다. 드 실바 박사는 "얼굴의 모든 요소를 측정한 결과 애런 테일러 존슨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며 "만약 그가 차기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게 된다면 역대 가장 잘생긴 본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6-13 12:53:1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튀르키예항공 여객기가 공항 착륙 직후 이동 중 레이더 구조물과 충돌해 기체 측면이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좌석에서는 산소마스크가 떨어지면서 승객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출발한 튀르키예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안탈리아 공항 착륙 후 게이트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오른쪽 날개가 공항 내 레이더 구조물(마스트)과 충돌했다. 충격으로 기체 측면 외벽(동체)에 큰 구멍이 생겼고, 일부 머리 위 수하물 보관함이 떨어졌다. 또한 여러 좌석에서 산소마스크가 갑자기 내려오면서 승객들이 놀라는 상황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촬영된 영상과 사진에서는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동안 좌석 위 산소마스크가 매달린 모습이 포착됐다. 항공사 측은 탑승객 267명 전원을 안전하게 대피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항공 측은 "경상을 입은 승객 1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고와 관련한 기술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고 여객기는 기종 도입 후 약 17년 된 보잉 777로 알려졌다. 초기 점검 이후 공항 주기장으로 견인됐으며, 오른쪽 날개와 동체 부위에 상당한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공항 유도 과정에서 구조물과 충돌하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6-13 12:21:08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역사적인 상장에 성공함에 따라 직원과 투자자들의 인생 역전 이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각) 주당 150달러에 뉴욕 증시에 데뷔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중 하나로 평가된다. 상장 첫날 주가는 한때 176.52달러까지 치솟았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2조 달러(약 3038조 4000억원)를 넘어섰다. 머스크 개인 자산도 급증하면서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런 가운데 평범한 현장 직원들까지 하루아침에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뉴욕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가장 극적인 인생 역전 사례 중 하나는 멕시코 출신 전직 용접공 후안 에르난데스(42)다. 그는 2015년 시간당 28달러(약 4만원)를 받는 용접공으로 스페이스X에 입사했다. 당시 친구 추천으로 회사를 알게 됐지만, "그때는 스페이스X가 뭔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과 급여 공제를 통한 주식 매입이 예상 밖의 결실을 낳았다. 상장가 기준으로 그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88만 달러에 달했고, 상장 당일 주가 상승으로 자산 규모는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부 지분을 매각해 텍사스 부동산을 구입하고 아내와 소규모 사업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스페이스X를 떠나 현재는 경쟁사인 '블루 오리진'에서 일하고 있다. 전직 발사 시스템 엔지니어 트레버 하이스(37)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2011년 스페이스X 인턴십을 선택했다. 당시 부모는 안정적인 대기업인 GE 취업을 권유했지만, 그는 신생 스타트업에 승부를 걸었다. 하이스는 12년 동안 근무하며 10만주 이상의 회사 지분을 축적했다. 결혼식 비용과 주택 계약금 마련을 위해 일부 주식을 매도했지만 남은 지분만으로도 IPO 가격 기준 최소 1350만 달러(약 205억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회사를 떠난 그는 현재 부동산 투자자로 활동하며 사실상 '반은 은퇴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직 엔지니어 J. 앙드레 라부아(63)는 약 2800만 달러(약 385억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를 활용해 이탈리아 북부에서 운영 중인 호텔 리모델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오랜 측근이자 초기 투자자들은 훨씬 더 큰 수익을 올렸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안토니오 그라시아스(55)는 자신이 이끄는 투자사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를 통해 약 680억 달러(약 103조 3000억원)에 이르는 평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스페이스X의 2대 주주다. 초기 벤처투자자들의 수익도 엄청났다. 투자사 파운더스 펀드는 2008년 스페이스X에 6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현재 지분 가치는 약 500억 달러로 불어났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상장으로 스페이스X의 현직 및 전직 직원 4400명 이상이 백만장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약 400명은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장 이전 지분을 가진 직원과 투자자들은 대량 매도를 막기 위한 '보호예수(lock-up)' 규정에 따라 수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팔 수 없다. 일부 직원들은 이르면 7월부터 일부 물량 매각이 가능할 전망이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2026-06-13 11:4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