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재회 세후연봉 188억원은 매력적인데' 손흥민, 페네르바체행의 관건은 이적료...레비는 471억원을 원한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관건은 이적료다.
손흥민의 튀르키예 페예노르트 이적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5일(한국시각) 튀르키예 1티어 기자로 꼽히는 야즈 사분주오글루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이 최근 직접 만났다. 대화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손흥민 선수 본인 역시 이적에 열려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페네르바체로부터 거절하기 힘든 제안를 받았다'며 '세후 연봉은 12000만유로에 달한다. 이 나이 대 어떤 선수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손흥민의 튀르키예행 관련 보도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비인스포츠'는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에게 약 1200만유로의 연봉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금액은 손흥민에게 매력적인 제안'이라며 '커리어에 변화를 원하고 있는 손흥민이 설득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 매체 'ZPOR'도 '손흥민은 페네르바체 이적과 매우 가깝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을 영입해 새 시즌 첫 메이저 영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알려진대로 손흥민은 기로에 서 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마침내 무관에서 탈출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에 성공했다.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커리어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토트넘에 17년만의 우승, 41년만의 유럽 무대 우승을 이끈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입지를 분명히 했다. 우승을 위해 떠난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과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토트넘에 남았다.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숱한 영광을 이뤄냈다.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이 모든 것을 토트넘에서 이뤄냈다. 토트넘 구단 최초 아시아 캡틴이 된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7위,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도움은 당당히 1위다.
하지만 손흥민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이후 이어온 두자릿수 득점 기록이 9시즌만에 마감됐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12골씩을 넣었다. 2019~2020시즌에는 11골, 2020~2021시즌에는 17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22~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는 17골을 넣었다. 역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7명뿐이다.
부상 등이 겹치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냉정히 뜯어보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이유가 크지만, 확실히 전성기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주저했다. 당초 손쉽게 장기 재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동행을 결정했다. 그것도 연장 옵션을 발휘하는데 그쳤다.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에 남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바뀐 모습이다.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져나왔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정리하고,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고 브렌트포드에서 성공시대를 쓰던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선임됐다. 프랭크 감독 선임에 맞춰 토트넘은 마티스 텔 완전 영입을 확정지었고, 브라이언 음뵈모 영입에 근접했다. 모두 손흥민의 자리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올 여름이 손흥민으로 이적료를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 매각에 열려 있다는 보도가 줄지어 나왔다.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알 힐랄과 접촉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손흥민은 일단 지난 쿠웨이트전 이후 "일단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기다려야 한다. 많은 분들처럼 나도 내 미래가 궁금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 어디에 있던 최선를 다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변함 없다. 최선을 다해 잘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복잡한 구도 속 최근 페네르바체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여름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았다.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무리뉴 감독은 공격진 보강을 통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전했고, 손흥민을 찍었다.
무리뉴 감독과 손흥민은 인연이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토트넘을 이끌며, 1년 반 동안 호흡을 맞췄다. 무리뉴 감독은 당시 케인을 아래로 내리고,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전술로 재미를 봤다. 손흥민은 이 기간 동안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후에도 손흥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고, 유로파리그 우승 후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적료다. 손흥민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이적료를 내야 한다. 손흥민은 연장 옵션 발동 전까지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등 수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이적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악명 높은 다니엘 레비 회장과 협상을 꺼리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레비 회장은 상업적 가치가 높은 손흥민을 보내는만큼,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최대한 많은 돈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바로미터가 나왔다. 사분쿠오글루는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과 재회를 원하고 있지만, 3,000만 유로(약 471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 때문에 성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3000만유로는 페네르바체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결국 이적료가 손흥민의 페네르바체행의 키를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5-06-17 11:2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