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변수 극복 못 한 프로야구 SSG, 준PO서 시즌 마감
정규시즌 3위 성과에도 가을 야구 첫판서 4위 삼성에 패퇴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홈 인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구에서 2025시즌을 마감했다.
SSG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2-5로 패했다.
경기 전 사령탑과 선수들은 "준PO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가겠다.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내륙에서 저지당했다.
정규시즌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3위를 차지해 준PO에 직행한 SS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뚫고 올라온 4위 삼성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밀려 PO 진출에 실패했다.
2023년에 3위를 하고서 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 3전 전패를 당해 가을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이번 준PO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정규시즌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25, 245탈삼진을 기록한 에이스 드루 앤더슨이 준PO를 앞두고 장염을 앓아 1, 2차전에 등판하지 못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미치 화이트가 2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2차전 선발 김건우는 삼진 7개를 잡긴 했지만 3⅓이닝(3피안타 2실점)만 던지고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차전 선발 앤더슨도 3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흔들렸다.
SSG의 상징인 김광현만이 4차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1피안타 1실점)을 채웠다.
양적, 질적으로 10개 구단 최강을 자부한 SSG 불펜진도 지쳤다.
정규시즌에서 33홀드를 올린 이로운은 1, 2차전에서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3차전에서 ⅔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 했다.
13일 3차전에서 공 25개를 던진 이로운은 14일 4차전(⅔이닝 2피안타 3실점)에도 등판했고, 르윈 디아즈에게 투런포, 이재현에게 솔로포를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SSG는 선발진이 집단 난조에 빠져 불펜에 부하가 걸리고, 타선마저 침묵해 정규시즌 하위 팀에 시리즈를 내주는 '업셋'을 당했다.
중심 타선 최정(12타수 2안타), 기예르모 에레디아(16타수 3안타), 한유섬(11타수 2안타)의 배트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SSG의 준PO 팀 타율은 0.173이었다.
SSG는 정규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올해 SSG는 전반기를 6위(43승 3무 41패·승률 0.512)로 마쳤다. 당시 3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는 3게임이었다.
후반기에 SSG는 승률 0.571(32승 1무 24패)을 찍고, 최종 3위로 페넌트레이스를 통과했다.
후반기 승률은 LG 트윈스(37승 1무 18패·승률 0.673)에 이은 2위였다.
부임 첫해인 2024년 kt wiz와의 5위 결정전에서 패해 PS 무대에 서지 못한 이숭용 SSG 감독은 올해 9월 3일에 '2 1년 연장 계약'에 성공하고, 9월 30일에 3위를 확정하는 기쁨을 맛봤다.
SSG가 이 감독에게 부여한 과제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잘 수행해 의미도 컸다.
최정, 에레디아, 이지영, 한유섬이 부상으로 꽤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지만, 조형우, 고명준, 안상현이 확실한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았고, 새 얼굴 류효승도 등장했다.
노경은, 이로운, 김민, 조병현으로 이어진 막강 승리조를 구축하고, 박시후, 전영준, 한두솔 등 젊은 투수를 활용해 필승조 과부하를 막고자 애쓴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감독의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경기 운영'은 장기 레이스에서 약이 됐다.
단기전에서도 이 감독은 "평소대로"를 외치며, 정공법을 택했다.
하지만, 앤더슨의 장염으로 인한 선발진 변수는 정공법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 SSG는 김광현, 최정이 다소 부진해도 정규시즌 3위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그러나 둘의 활약이 없다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없다는 현실도 확인했다.
이숭용 감독은 준PO에서 시즌을 마감한 뒤 "우리가 정규시즌 3위에 오를 거라고 생각한 분이 있었나. 우리는 해냈다"며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침이 있었지만, 저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SSG는 박수받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숙제는 남았다.
김광현의 후계자 후보는 있지만 확실한 토종 선발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주전 2루수도 찾지 못했다. 공격력은 최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9월 강자였던 SSG가 PS가 열리는 10월에도 활짝 웃으려면, 더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타격에 정답은 없다.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2025-10-15 08:56:10